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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외교'에 속타는 한일 산업계

日소재 의존도 높은 국내기업들

연일 컨틴전시플랜 다듬기 몰두

"외환위기 때만큼 韓사업 힘들어"

국내 진출한 日기업들도 하소연





11일 한국 주재 일본 기업들의 이익단체인 서울재팬클럽(SJC) 이사회는 한국에서 사업을 철수하는 7개 기업의 회원 탈퇴 안건 처리를 무기한 연기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한일관계 상황에서 회원 탈퇴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SJC 회원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한일관계가 어려워지면서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계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부쩍 잦아졌다. 지난 1997년 설립된 SJC의 회원사는 7개 기업이 탈퇴하면 380개로 줄어든다.

한일관계 급랭으로 한일 기업인 모두 경영 악화를 호소하고 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 기업들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만큼 힘들다”고 말할 정도다. 일본산 소재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정보기술(IT) 기반 업체들은 경영 불확실성에 연일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다듬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한일관계 악화는 한국 경제의 대들보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로 전기전자 산업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6.26%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디스플레이의 경우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용 플레이트와 LCD 차광시트 등 주요 소재의 49%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에 따른 한일 양국 간 입국제한 조치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업계의 미래 사업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또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초미세공정에 필요한 소재는 대부분 일본에 의존하고 있어 한일관계 악화 시 ‘반도체 코리아’의 위상도 흔들릴 수 있다. 반도체 장비 분야 글로벌 4위 업체인 일본의 도쿄일렉트론이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에 식각장비 등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반도체 산업은 한일 인적교류 제한에 따른 영향을 다방면에서 받을 수밖에 없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중국산 부품 조달에 차질이 생긴 상황에서 이번 한일 간 입국금지 조치는 반도체 등 주요 제품 생산에 차질을 줄 수밖에 없다”며 “이번 입국제한에 경제나 방역 논리 외에도 정치적 논리가 개입돼 있다는 점에서 산업계가 느끼는 불확실성 관련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40여년간 사업을 해왔다는 한 일본계 기업 대표는 “한국과 일본이 경제적으로 부딪힐 경우 주변국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며 “업계에서는 몇 달 있으면 종식될 것 같은 코로나19보다 계속되는 한일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가 더욱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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