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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어주고 주가 올리고’… 개미 홀리는 ‘주식 리딩방’ 기승

유사투자자문 온상 된 카톡 오픈채팅

주식 정보 제공 명목으로 시세조작 등 불법 행위도

금융당국, 각별한 주의 요구





최근 증시가 출렁이면서 개인들의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카카오톡 등 메신저 단체 채팅방에서 종목을 추천해 주는 이른바 ‘주식 리딩방(리딩방)’이 늘어나고 있다. 특정 종목을 집어준 후 일정한 수익이 나면 자연스럽게 유료 회원방으로 유도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리딩방 중에는 허가받지 않은 투자 자문이나 사기 등 각종 불법 행위도 벌어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카카오톡에서 ‘주식리딩’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나오는 오픈채팅방은 그룹채팅만 약 500여개다. 검색이 500개까지 되는 만큼 실제로 주식리딩을 하는 그룹채팅방은 그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각 채팅방의 회원 수는 적게는 10명 안팎이지만 많은 경우 1,500여 명에 이르기도 한다.



‘집어준 종목 샀더니 수익이 났다’… 주식리딩방을 아시나요?







주식리딩방은 그룹채팅방에 모인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투자 자문’을 한다. 투자자문을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리딩방에서는 대개 그를 ‘전문가’라고 부른다. 리딩방은 전문가가 장 시작과 함께 종목을 추천하고 매수해야 할 가격과 비중 등을 알려주면 참여자들이 각자 자신이 가진 자산 중 해당 비중만큼 매수하고 인증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종목은 코스닥 중소형주가 대부분이고 추천 이유는 뉴스를 조금만 검색해 보면 알 수 있는 쉬운 정보다. 하지만 참여자들의 전문가에 대한 신뢰도는 높다. 리딩방에는 실제로 전문가가 추천해준 종목으로 40~50%의 수익을 냈다는 이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하루에도 몇 차례나 수익을 인증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루 무료로 종목을 추천해 준 후 전문가는 참여자들에게 유료회원방을 소개한다. 회원방 가입비는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에 이르지만 한두 차례 주가 상승을 경험한 이들은 유료회원방에 선뜻 비용을 지불하고 참여하기도 한다.



주가조작·불법대출…제도권 밖 유사투자자문은 위험





문제는 이 같은 주식리딩방 속 전문가의 신분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주식리딩방을 이끄는 이들 중 상당수는 투자자문을 위한 자격을 갖추지 않은 ‘유사투자자문업자’다. 금융감독원은 자격요건을 갖추지 않은 이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투자 조언을 하는 업종을 유사투자자문업으로 정의하고 엄격한 요건을 통과한 후 당국에 등록된 ‘투자자문업체’와 구분한다. 현재 국내에는 약 1,800여 곳에 이르는 유사투자자문업체가 있으며 금감원은 ‘신고제’로 이들을 관리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인정하는 제도권 내 투자자문 업체는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식 리딩방은 각종 불법 투자자문의 온상이 되고 있다. 금감원이 지난 해 하반기 진행한 유사투자자문 조사에 따르면 회원들에게 추천 예정인 종목을 미리 매수한 후 회원들의 매수로 주가가 상승하면 매도해 수천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거나 비상장 주식 매수를 위한 자금을 직접 대출해주는 등의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또한 제도권 금융기관을 사칭하거나 자금이 없는 투자자들에게 대부업체를 소개해 대출을 받게 한 곳도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이 모든 유사투자자문업체를 일일이 관리 감독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신고된 곳만 1,800여 곳인 데다 신고하지 않은 업체는 더 많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금융당국은 투자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금감원은 “유사투자자문업은 신고제로 누구나 자유롭게 사업영위가 가능하지만 당국에 인가받거나 등록한 금융회사는 아니다”라며 “신고시 법정 자본금, 전문인력 확보 및 물적 설비 등에 대한 제한이 없어 금융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사람도 자유롭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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