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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협 냉각에도…일본선 '3차 한류' 뜨겁다

영화 '기생충'이 한류 다시 불붙여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등

韓드라마 넷플릭스 타고 日서 인기

K팝·K문학까지 전방위 관심 높아져





tvN ‘사랑의 불시착’에 출연한 현빈과 손예진. /사진제공=tvN


tvN ‘사랑의 불시착’ 포스터. /사진제공=tvN


“한류 드라마 열풍이 재연되고 있다.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쓰’가 열풍을 견인하는 중이다.” (일본 아사히신문)

“대인기 한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겨울연가’ 붐을 넘어설 수 있을까?” (일본 데일리 신초)

일본에서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쓰’ 등 한국 드라마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3차 한류’의 거센 파도를 일으키고 있다. 1년째 이어지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관계는 경제·외교 양면에서 꽁꽁 얼어붙었지만 일본에서 한국 문화 콘텐츠의 인기는 어느 때보다도 고조된 상태다. ‘사랑의 불시착’ 주연배우인 현빈이 일본 유력 주간지의 표지 모델로 발탁되는 등 일본 언론의 조명이 집중되는 것은 물론 일본 유명 연예인들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드라마에 대한 감상평을 적극적으로 나누고 있다. 최근에는 드라마뿐 아니라 한국 영화와 K팝·K문학의 인기도 고조되고 있어 2~3년 전 소비재 인기로 시동을 건 3차 한류의 열기가 문화계까지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일본 주간지 슈칸아사히 표지를 장식한 현빈.


◇영화 ‘기생충’·넷플릭스로 다시 불붙은 3차 한류=일본 내 한류 흐름은 2000년대 초 드라마 ‘겨울연가’와 배용준이 일으킨 ‘1차 한류’, 2010년 무렵 동방신기 등 K팝이 주축이 된 ‘2차 한류’, 2018년부터 화장품과 치즈닭갈비 등 소비재가 중심이 된 ‘3차 한류’로 나뉜다. 지난해 잠시 주춤했던 3차 한류 열풍에 다시 불을 붙인 것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석권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었다. 황선혜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비즈니스센터장은 “‘기생충’이 전 세계, 특히 북미와 유럽에서 주목받으면서 일본에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며 “‘기생충’ 덕분에 한국 콘텐츠의 자막방송에 대한 일본 내 위화감 역시 사라졌다”고 평했다.

웹툰 ‘이태원 클라쓰’의 일본어 버전 ‘롯폰기 클라쓰’. /사진제공=카카오페이지




‘기생충’을 이어받아 3차 한류의 거센 2차 파고를 일으킨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쓰’의 성공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역할도 주효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일본 시청자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고 몰아보기 등도 가능해지면서 파급력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tvN ‘사랑의 불시착’의 경우 전형적인 한국 로맨스 드라마가 갖는 매력에 더해 북한 소재라는 점이 일본 시청자들의 눈길을 더욱 끌었다. 황 센터장은 “일본은 한국 다음으로 북한에 관심이 많은 나라”라고 설명했다. ‘이태원 클라쓰’는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원작인 웹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지난해 3월 픽코마(카카오재팬의 만화 플랫폼)에서 연재가 끝난 웹툰 ‘롯폰기 클라쓰’는 지난 6월 기준 전년 대비 매출이 454% 증가했고 월간 누적 열람자 수 역시 392%가 증가했다. ‘롯폰기 클라쓰’는 현지화 전략에 따라 ‘이태원 클라쓰’ 일본판에 붙은 이름이다.

세븐틴. /사진제공=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 K팝·K출판까지 전방위로 확산된 한류=K팝의 인기도 여전히 뜨겁다. 일본 오리콘 엔터테인먼트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아티스트 전체 판매량 톱10 중 트와이스가 4위, 방탄소년단(BTS)이 5위를 차지하는 등 K팝 가수들이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 뒤를 이은 보이그룹 세븐틴은 지난달 22일 발매한 미니 7집 ‘헹가래’로 일본에서 10만1,000장 이상의 판매량을 달성해 오리콘 주간 앨범 랭킹(6월22~28일 집계 기준) 1위를 차지했다. 세븐틴은 일본에서 선보인 세 앨범 연속 오리콘 앨범 랭킹 1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해외 남성 아티스트로는 1977년 ‘베이 시티 롤러스’ 이후 42년 11개월 만이며 K팝 남성 아티스트로서는 사상 최초다.

걸그룹 ‘니쥬’.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Sony Music Entertainment (Japan) Inc.


JYP엔터테인먼트와 일본 최대 음반사 소니뮤직이 함께 만든 걸그룹 ‘니쥬(NiziU)’도 주목할 만하다. ‘니쥬’는 일본인 멤버들로 구성됐지만 K팝 소속사의 시스템을 도입해 JYP가 소니뮤직과 함께 멤버 선발부터 트레이닝, 기획·제작·매니지먼트까지 모든 과정을 진행했다. 황 센터장은 “이들이 K팝 가수냐 하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K팝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전 세계적으로 작동됐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일본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오른 김수현 작가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던 K출판 분야도 점차 관심을 끌고 있다. 2018년 발간된 ‘82년생 김지영’부터 ‘아몬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등이 일본 출판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김수현 작가의 에세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BTS 멤버 정국이 읽은 책으로 알려지면서 베스트셀러로 등극했고 김 작가의 신작 에세이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는 일본에 한국 출판물 사상 최고가인 2,000만엔(약 2억2,000만원) 이상의 선인세로 수출이 확정됐다. 학습만화 분야에서도 김도윤 작가의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가 지난달 일본에 출간돼 일본 아마존에서 학습만화 분야 1·2위를 차지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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