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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구에선... 인체 지방서 콜라겐 추출·뇌파로 치매측정...미래 금맥 캔다

[혁신 꿈틀대는 규제자유특구]

36개 기업·기관, 첫발떼기도 어려웠던 신기술 개발 한창

"한번 터지면 대박" 벤처캐피털도 4개업체에 51억 투자

"미래 산업 우리가 주도" 침체일로 지역경제도 다시 활기

대구광역시 동내동에 자리한 엔도비전의 연구원이 인간의 지방에서 콜라겐을 추출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엔도비전




대구광역시 동내동에 자리한 엔도비전의 연구원들이 인간의 지방에서 콜라겐을 추출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엔도비전


지난 11일 찾은 대구광역시 ‘스마트웰니스’ 규제자유특구에 속한 ‘혁신의료지구’. 동대구역에서 지하철로 10여분 거리의 동내동에 자리한 이곳에 입주해 있는 엔도비전은 대구·경북 첨단산업진흥재단과 손잡고 인체 지방에서 콜라겐을 추출하는 실증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성형시술의 일종인 지방흡입술 등을 통해 버려지는 지방에서 콜라겐을 추출하는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각종 법규제에 막혀 첫발조차 떼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구에 ‘스마트웰니스’ 규제자유특구가 생기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정부는 ‘웰니스’ 특구에 207억원을 지원했고 엔도비전을 포함해 36개 기업과 기관이 혁신의료기술에 대한 실증사업을 각각 벌이고 있다.

인체 지방에서 콜라겐을 추출할 수 있게 되면 그동안 동물 피부나 인간 사체에서 콜라겐을 뽑아 쓰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고가의 제품을 양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민호 엔도비전 대표는 서울경제와 만나 “(지방흡입술을 통해) 버려지는 지방에서 콜라겐을 뽑게 되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콜라겐을 수출할 수도 있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물에게서 추출한 콜라겐과 달리 인체 지방에서 추출한 콜라겐은 국내 생산이 어려워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는데 가격이 0.75㎎당 70만~80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고가여서 소비자들이 부담을 고스란히 안아왔다. 엔도비전은 제품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마치는 내년 1월쯤 인체 지방에서 추출한 콜라겐으로 만든 창상피복재(인공피부) 시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는 척추 내시경수술 관련 의료기기 판매가 주력이지만 앞으로는 1조5,000억원 규모의 인간 콜라겐으로 만든 창상피복재 시장에 도전하는 등 바이오 소재 업체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순수 연구용으로 인체 지방에서 콜라겐을 추출하는 것이지만 엄격한 윤리성 심의도 거쳤다. 또한 엔도비전과 첨단산업진흥재단은 지난해 7월 특구 사업 시작과 함께 1년간 콜라겐 추출의 기술적 문제를 포함해 윤리적·사회적 부작용을 막기 위한 총체적 시스템 구축을 끝내놓은 상태다. 인체 지방에서 나오는 콜라겐이 고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곰에게서 웅담을 불법으로 추출하듯 인체 지방을 매매하려는 불법도 생겨날 수 있어 미리 방지대책을 만들 필요가 있어서다.

엔도비전과 같은 도전이 계속되면서 섬유 산업에 의존하던 대구 전체가 활기를 찾고 있다. 섬유 산업이 사양길에 들어서면서 대구 경제는 침체를 겪었지만 바이오 관련 신기술·신산업을 주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겨나고 있다. 김희천 중소벤처기업부 규제자유특구단장은 “실증사업을 통해 관련 규정 자체가 없는 경우는 새로 마련하고 기존 규제는 손보면서 사업화를 추진해 지방경제 활성화 및 국가 경쟁력 강화를 꾀할 것”이라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고 자신했다.



벤처캐피털(VC)들도 미래 사업화 가능성이 큰 기업에 대한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규제프리를 통한 자유로운 신기술 실증과 VC라는 자본이 합쳐져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비슷한 투자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VC들은 엔도비전이나 제나·하이디어솔루션즈·휴원트 등 4개 업체에 51억원을 투자하면서 성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천동 첨단산업지구 내에 있는 제나는 뇌파측정을 통해 인지장애나 우울증을 측정해 결과를 알려주는 기기를 개발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정희경 테크노파크 실장은 “국내 치매센터 등에서 쓰고 있는 미국 기기의 경우는 해외 환자의 데이터를 활용해서 만든 것”이라며 “국내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기기를 만들면 진단이 더 정확해 수입품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규제자유특구에서 실시하는 실증사업이 실질적인 규제 완화 등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강력한 입법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연구원의 노민선 박사와 정 실장은 한목소리로 “(규제자유)특구에서 사업화에 따른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규제 완화를 위해 국회와 정부 부처가 미리 입법에 대한 긴밀한 협력을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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