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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논란’ 의대 軍위탁교육…10명 중 7명 의무복무 10년 채우고 전역[이현호의 밀리터리!톡]

의무 복무 기간 채우고 전역 76.2% 달해

‘의사면허 취득 기회’ 인식 위탁생 지원자↑

2023학년도 60명→2025학년도 105명

필수 분야 외면, 외과·응급의학과 17%뿐

연합뉴스




군이 부족한 전문 의료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한 장기 군의관 양성 프로그램인 ‘의대 군위탁 교육’ 제도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별로 수천만 원의 정부 예산을 받고 의대 교육을 받은 후 의사가 된 군의관 4명 중 3명이 군대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이 국방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대 군위탁 제도’를 통해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수련을 한 뒤 10년의 의무 복무 기간만 채우고 곧바로 전역하는 군의관이 7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월 기준으로 10년 의무 복무 기간(2016~2025년)이 끝난 군의관 42명 가운데 32명(76.2%)이 군문(軍門)을 떠났다. 이들 가운데 의무 복무 기간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전역한 군의관은 14명으로 절반에 가까운 43.7%에 달한다.

군에서 오래 복무할 수준 높은 의사 양성과 부족한 의료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막대한 정부 예산이 지원되는 사실상 특혜 정책이 일부 군인들의 ‘의사 면허 취득’ 경로로 이용돼 ‘먹튀’ 논란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서울대와 연세대 의대 2곳은 국방부와 협약을 맺고 ‘의대 위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의대 군위탁 제도는 매년 10명 안팎의 초급 장교(소위부터 대위까지)를 선발해 세금으로 의대 교육을 시켜주고 군의관으로 10년 간 의무 복무하는 제도다. 의대 예과(2년)는 건너뛰고 본과 4년, 전공의 수련 5년 등 9년간의 위탁 교육을 마치면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특히 국방부 장관의 추천을 통해 최상위 수험생 간 입시 경쟁도 없이 의대 또는 치대에 입학할 수 있고, 정부 지원으로 당연히 입학금과 등록금 등 학비도 무료다. 의대 재학 중에 소위→중위→대위로 진급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계급에 해당하는 군인 월급도 수령한다. 심지어 병원에서 수련하는 인턴과 레지던트 기간에는 400만 원에 가까운 월급까지 추가로 받는다.

이 때문에 명문대 의사 면허 따고 40대 초 개원 가능한 초이득 제도라는 얘기가 초급 장교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군 월급에 레지던트 월급까지 수령 ‘특혜’


이처럼 의대 위탁교육이 손쉽게 의사면허를 취득하는 기회로 알려지면서 의대 위탁생 지원자가 급증하고 있다. 2023학년도 60명에서 2024학년도 66명, 올해 105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엘리트 군인을 양성하는 사관학교 출신들의 지원이 유독 많아지고 있다. 육·해·공군 사관학교와 육군3사관학교, 국군간호사관학교 출신 의대 군위탁 지원자는 2023학년 29명에서 2025학년도 79명으로 3배 가량 늘었다.

사관학교 출신들의 합격률도 높다. 올해 서울대 의대에 선발된 3명은 모두 육사 출신이고, 연세대 의대 선발자 11명 중 8명(육사 2명·해사 1명·공사 2명·간호사관 3명)이 사관학교 출신이다.

교육부 자료를 봐도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SKY(스카이) 대학의 2025학년도 ‘군위탁 편입학 전형’ 지원자 수는 27명이다. 이들 가운데 ‘의과대학 의학과’에 원서를 넣은 인원은 18명으로 모두 연세대다. 연세대 전체 군위탁 지원자 26명 중 약 70%인 18명이 의대를 지원했다.

무엇보다 군 병원 필수 진료과를 선택한 군 위탁생은 전체의 20%에 불과한 실정이라 제도의 취지가 무색할 정도다.

군 병원의 필수 과목은 ‘외과’와 ‘응급의학과’다. 총상이나 화상 등을 입은 군 장병, 중증 외상·응급 후송 환자를 치료한 전문 의료 인력이 가장 많아야 한다. 하지만 정작 군 위탁생들이 선택하는 진료과 대부분이 군 밖에서 비인기 필수의료 분야에 지원하는 전공의가 없는 것처럼 군 밖에 인기과로 편중돼 있는 게 현실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공의 수련 중인 군 위탁생 가운데 외과·응급의학과는 7명으로 전체(35명)의 20%에 그치고 있다. 군 병원 필수 과목을 선택하는 군 위탁생이 5명 중 1명인 셈이다. 지난 2010년부터 2023년까지 10여 년간 응급의학과를 선택한 군 위탁생은 총 8명, 외과는 14명에 불과했다. 전체 졸업생(126명)의 17% 수준이다.

강대식 의원은 “군에 남을 이들이 의대 교육을 일종의 신분 상승으로 여기고 이른 전역을 결심하고 있다”며 “장기 복무할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취지와 달리 상당수가 의무 복무만 마치고 전역해 군의료 체계의 ‘허리’가 붕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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