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4.7% 오른 1만 1500원(시급)으로 인상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올해도 노동계가 고율 인상을 주장한 가운데 경영계가 5년 연속 동결을 제안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최초요구안을 공개했다. 양대 노총은 저소득층 삶의 질 개선과 소득 불평등 완화를 위해 14.7% 인상 요구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초요구안은 최저임금위에 제출된다.
14.7%는 2000년도 최저임금을 정할 때 제출한 12.8% 요구안 이후 2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동안 노동계는 평균 20~30%대 인상을 요구해왔다. 지난해에는 27.8% 인상안을 꺼냈다. 최저임금 심의는 이 요구안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수준이 결정된다. 노동계의 지난해 최종 요구안은 2.6% 인상이다.
다만 경제위기 상황에서 노동계가 올해도 고율 인상안을 꺼냈다는 지적은 불가피하다. 최저임금은 올해 1.7%, 지난해 2.5% 올랐다. 2019년도 이후 최저임금이 10% 선 밑에서 결정됐다. 경영계는 동결로 맞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위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1차 전원회의에서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최저임금을 지불할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극심하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는 17일 5차 전원회의를 연다.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를 결정하고 수준 심의를 할 예정이다. 매년 8월 5일 고시일을 고려해 7월 중순까지 심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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