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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진 산업1차관 "반도체 소부장 취약 부문에 5300억 투입"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3.02.01 14:42:52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취약 부문에 5300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장 차관은 1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리는 ‘세미콘코리아2023 인더스트리 리더십 디너’에 참석해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투자 위축, 자국우선주의, 에너지 위기 지속 등 거시경제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보기술(IT) 수요가 감소해 반도체 산업과 그 후방산업인 소부장 분야에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엄중한 경제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정부·기업이 한 팀이 되어 모든 역량을 결집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세미콘코리아는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개최하는 국내 최대 반도체 장비·재료 국제전시회로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 글로벌 마케팅 기회 및 최신 기술·시장 정보를 제공한다. 부대행사인 ‘인더스트리 리더십 디너’에는 아짓 마노차 SEMI 사장과 곽노정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 대표 및 임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장 차관은 이어 “반도체 소부장 등 반도체 생태계 취약 부문에 정책금융 5300억 원을 투입하고 3000억 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조성할 것”이라며 “수요기업 연계 소부장 기술 실증지원을 위한 기반구축사업 ‘미니팹’을 추진하고 반도체 아카데미 운영으로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소부장 미래전략기술 개발을 지원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美 반도체 기업 AMD 실적 '선방'했지만…1분기 10% 하락 경고
국제 국제일반 2023.02.01 10:40:14미국 반도체 기업 AMD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을 소폭 웃돌았다. 다만 사측은 올 1분기에는 매출이 10%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이날 AMD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56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은 0.69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각각 55억달러와 0.67달러를 소폭 웃도는 것이다. 이 같은 실적은 AMD의 경쟁 업체인 인텔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다. 지난주 인텔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40억달러로 전년 보다 32%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AMD의 실적을 보면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17억달러로 전년 보다 42% 급증했다. 반면 PC분야가 포함된 고객부문 매출은 9억 300만 달러로 51% 급감했다. AMD 측은 "PC제조사가 너무 많은 반도체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전체 PC 시장이 올해 10%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AMD 측은 올해 1분기 매출이 53억달러로 전년보다 1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 예상치인 54억 7000만달러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
4분기 영업익 97% 급감에도 삼성전자 "인위적 감산 없다" 왜 [뒷북비즈]
산업 기업 2023.02.01 07:00:00삼성전자(005930)가 메모리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270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97% 급감했지만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1일 김재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부사장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메모리 시황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투자 축소 또는 지연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설비투자(CAPEX)는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해 필수 클린룸을 확보하고자 한다”며 “최근 반도체 시황 약세가 당장의 실적에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미래를 철저히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관심사로 떠오른 감산 이슈와 관련해 명확하게 ‘감산은 없다’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기존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SK하이닉스(000660)·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메모리반도체 경쟁사들이 감산·투자 감축을 선언한 상황에서 양적 우위를 유지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올해에도 메모리 수요 위축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기조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물론 설비 재배치 등을 통한 ‘자연적 감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반도체 사업이 적자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고강도 출혈 경쟁을 이어가기에는 부담스러운 만큼 차기 공정 전환을 감안해 자연스러운 감산으로 흐름을 가져가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최고의 품질과 라인 운영 최적화를 위해 생산 라인 유지 보수 강화와 설비 재배치 등을 진행하고 미래 선단 노드로의 전환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설비투자 내 연구개발(R&D) 항목 비중도 이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으로 27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부문의 실적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업계 예상치였던 1조원대를 크게 밑돈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8조8400억원)보다 96.94%나 감소한 것이다. 이는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극악한 경영 환경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은 물가·금리가 동시에 상승하면서 유례없는 수요 부진 현상을 겪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월 올해 PC용 DDR4 D램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81달러로 전년 동기 제품 값(3.41달러)에서 반토막이 났다. 삼성전자 측은 하반기 수요 부진 현상이 올해 1분기에도 지속돼 반도체 사업 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올해 1분기 메모리 사업 전망에 대해 “서버용 D램의 경우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고객사 재고 조정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며 “모바일·PC용 메모리의 분야에서도 소비 심리 약세로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사업의 또다른 중요한 축인 파운드리 사업은 지난 4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같은 기간 대만 TSMC의 영업이익이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의 50배 수준인 13조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평가다. 문제는 한국 반도체 사업 업황이 고꾸라지는 상황에서도 국회는 여전히 미온적인 상황이라는 점이다. 개별 기업이 혼자서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국회는 정쟁과 ‘재벌 특혜 논리’로 반도체 지원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올해 초 정부에서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8%에서 15%,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해당 개정안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사법 절차가 선행돼야 하지만 여당의 당 대표 선거와 야당의 입장 차로 2월 개정안 통과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야당은 반도체 지원 방안이 삼성, SK 등 반도체 대기업에 특혜가 돌아갈 것이라며 세제 범위 조정을 원하고 있다. 국내 정부의 시큰둥한 분위기와는 달리 미국, 일본, 대만 등 세계 반도체 주요국은 반도체 지원 방안과 보조금 마련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서며 반도체 패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은 소니 등 자국 대기업 8개가 힘을 뭉쳐 만든 반도체 회사 ‘라피더스’에 700억엔(약 66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고 앞으로도 추가 자금을 대기로 했다. 미국은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25% 세액공제를 해준다. 반도체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R&D) 등에 520억달러(약 73조원)를 지원한다. 막대한 지원에 삼성전자부터 TSMC, 마이크론 등이 미국에 수백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대만 역시 지난 1월 연구개발(R&D) 투자에 최대 25%의 세액공제를 해주는 반도체 산업 지원책을 통과시켰다. TSMC는 정부의 정책 발표 이후 곧바로 R&D 비용을 늘리며 화답했다. TSMC 측은 최근 열린 실적 발표회에서 기술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올해 R&D 투자를 지난해보다 20% 늘릴 것”이라며 “정부의 세금 인센티브가 원래대로 종료됐다면 세율이 18~19% 수준이었을 텐데 정부 수정안으로 세율이 15% 수준으로 떨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
[사설] 삼성 반도체 영업익 TSMC 50분의 1, 국가 지원이 승부 갈랐다
오피니언 사설 2023.02.01 00:00:00삼성전자가 31일 지난해 4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2700억 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1조 원 내외였던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어닝쇼크’다. 전년 동기의 8조 8400억 원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96.95%나 급감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쇼크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메모리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영향이 컸다. 반면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TSMC는 펄펄 날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3250억 4100만 대만달러(약 13조 3136억 원)에 달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TSMC의 50분의 1가량에 불과한 셈이다. 삼성전자와 TSMC의 승부를 가른 최대 변수는 국가 지원과 규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만 정부는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세제·인프라 등 전방위에서 통 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20년 기준 TSMC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11.5%로 삼성전자(21.5%)의 절반 수준이다. 대만 정부는 최근 TSMC의 새 공장이 들어서는 타이중시에 450억 대만달러(약 1조 8300억 원)를 쏟아부어 부지를 조성한 뒤 기업에 넘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1년 가뭄 때는 TSMC 반도체 공장에 물이 동나자 정부가 인근 농민들을 직접 설득해 논으로 들어가는 물길을 공장으로 돌리기도 했다. 대만에 비하면 한국의 반도체 지원은 답답할 지경이다. 반도체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 상향 법안이 한참 방치돼 있다가 지난해 말에야 대기업 기준 6%에서 8%로 찔끔 올린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법인세 최고 세율도 25%에서 24%로 내리는 데 그쳤다. 규제도 여전해 삼성전자가 평택에 반도체 공장 증설을 위한 송전선을 설치하는 데 5년이나 걸렸을 정도다. 대만은 정부와 기업이 ‘원팀’이 돼 반도체에 사활을 거는데 우리는 지지부진하니 전략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거대 야당은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추가 상향하려는 정부 방침이 ‘재벌 특혜’라며 어깃장을 놓고 있다. 경제와 안보까지 좌우하는 핵심 전략산업 지원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
DS부문 1분기엔 '적자 벼랑'…K반도체 추락하는데 정치권 '뒷짐'
산업 기업 2023.01.31 17:52:51삼성전자(005930)가 31일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27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히자 업계는 크게 술렁이는 분위기다. 반도체 부문의 실적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업계의 예상치였던 1조 원 안팎을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국내 수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크게 흔들리면서 무역 전선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지만 야당은 ‘대기업 특혜’라는 이유로 국내 반도체 산업 지원을 외면하고 있다. 미국·일본·대만 등 반도체 주요국들이 기술 확보를 위해 다양한 세제 정책과 보조금을 마련하는 움직임과 대비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8조 8400억 원)보다 무려 96.95%나 감소한 수준이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지난해 4분기 시장의 예상을 훨씬 하회하는 실적을 거둔 것은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사업이 극악의 경영 환경을 맞은 탓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은 물가·금리의 동시 상승으로 유례없는 수요 부진을 겪고 있다. 전자기기와 서버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재고 증가와 제품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 1월 PC용 DDR4 D램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81달러로 전년 동기(3.41달러) 대비 반 토막이 났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부별 영업이익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문이 이미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나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이 분기 최대 매출을 올리면서 적자를 겨우 모면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메모리반도체만 주력으로 삼는 SK하이닉스(000660)의 경우 4분기 1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 1분기 이후부터는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 이후 파운드리 시황까지 꺾이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의 영업실적 전체가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유력하게 나온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적자를 기록하게 되면 이는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NH투자증권·BNK투자증권이 예상한 1분기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손실액은 각각 2조 4770억 원, 1조 3220억 원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대표 반도체 회사들의 부진은 국가 경제 경쟁력 약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에서 반도체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8.9%로 수출 2·3위인 석유제품·석유화학을 합친 것보다 많다. 반도체 사업이 하반기부터 흔들리자 우리나라 수출은 역대 최악의 무역적자를 나타내기도 했다. 문제는 한국 반도체 사업 업황이 고꾸라지는 와중에도 정치권은 여전히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개별 기업 혼자서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국회는 정쟁과 ‘재벌 특혜 논리’로 반도체 지원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지난해 말 업계의 눈높이에 한참 모자란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킨 데 이어 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추가 세액공제 지원 법안도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8%에서 15%,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야당은 반도체 지원 방안과 관련해 삼성·SK 등 반도체 대기업에 특혜가 돌아갈 것이라며 세제 범위 조정을 원하는 눈치다. 여당 역시 당 대표 선거 등 다른 이슈에 휩쓸려 논의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국내 정부의 시큰둥한 분위기와 달리 미국·일본·대만 등 세계 반도체 주요국은 반도체 지원 방안과 보조금 마련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서며 반도체 패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은 소니 등 자국 대기업 8개사가 힘을 합쳐 만든 반도체 회사 ‘라피더스’에 700억 엔(약 6600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으며 앞으로도 추가 자금을 대기로 했다. 미국은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25%의 세액공제를 해준다. 또 반도체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R&D) 등에 520억 달러(약 73조 원)를 지원한다. 이 같은 막대한 지원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TSMC·마이크론 등이 미국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대만 역시 1월 연구개발(R&D) 투자에 최대 25%의 세액공제를 해주는 반도체 산업 지원책을 통과시켰다. TSMC는 정부의 정책 발표 이후 곧바로 R&D 비용을 늘리며 화답했다. TSMC 측은 최근 열린 실적 발표회에서 “기술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올해 R&D 투자를 지난해보다 20% 늘릴 것”이라며 “정부의 세금 인센티브가 원래대로 종료됐다면 세율이 18~19% 수준이었을 텐데 정부 수정안으로 세율이 15% 수준으로 떨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
[줌업CEO]"반도체 부품 품질혁신으로 4년새 수출 세배"
산업 중기·벤처 2023.01.30 17:09:34“한국의 가장 큰 경쟁력은 역시 반도체입니다. 83년 모기업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고의 반도체 관련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일부 고객사에서는 주문 내용보다 더 높은 질의 제품 사양이라고 말할 정도죠.” 엄재철(사진) 한국쿠제 대표는 30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외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설비 회사에게 품질과 기술적 측면에서 품질 우위의 독보적인 메이커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면서 “고객이 안심하고 제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 설립된 한국쿠제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인접한 경기도 평택시 포승공단 외국인투자단지 내에 위치한다. 이 회사에서는 반도체 생산설비 및 디스플레이 생산설비에서 가장 중요한 가스 라인을 연결하는데 사용되는 심레스 스테인리스 크린튜브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엄 대표는 1991년 아남전자에 입사해 10년 간 근무한 후 2008년 한국쿠제로 자리를 옮겼고, 2014년 상무이사로 승진한 후 2015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2019년부터는 경기도외국인투자협의회 수석 부회장도 겸임하고 있다. 아남전자 재직 시절부터 구매와 영업업무를 주로 담당했던 그는 오랜 기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신뢰를 얻어 코로나 팬데믹도 버틸 수 있었다. 엄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은 국민 개개인은 물론 모든 기업들을 힘들게 했는데 다행히 그 동안 쌓아온 신뢰와 임직원의 열의로 위축된 무역 환경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며 “2018년 1000만불 수출의탑, 2020년 2000만불 수출의탑 수상 이후 2년 만인 지난해 ‘제59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는 3000만불 수출의탑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쿠제가 경기도 품질혁신지원사업에 선정된 이후 엄 대표는 품질향상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경기도가 주최하는 품질혁신지원사업은 중소기업의 품질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한국표준협회 경기강원지역본부가 전담기관으로서 품질불량, 현장개선, 공정개선 등을 진행한다”며 “제조업 회사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고 있는 이 사업을 통해 한국쿠제 역시 더욱 좋은 제품을 만들어 품질혁신을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엄 대표의 요즘 고민은 단축된 근로시간 등 근무환경 변화다. 엄 대표는 “주52시간 근무제는 회사로서는 인건비 상승과 직원 채용난이라는 어려움을 가져왔는데, 직원입장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급여가 줄었다”며 “내국인이 좀처럼 채용되지 않아 외국인을 고용하려해도 이들은 주52시간 근로가 아닌 더 긴 근무시간을 원하고 있어 인력난에도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한국쿠제는 이제 기업들에게는 필수가 된 환경·사회적 책임·기업 지배구조(ESG)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아남전자 재직 시절부터 친환경에 관심을 가져온 엄 대표는 “ESG가 우리사회 변화를 이끄는 대표적인 기업경영의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ESG를 모르면 기업이 성장을 못하고 투자자는 돈을 벌수 없게 됐다”며 “전기차 구입, 태양광 설치 등 구체적인 실천도 중요하지만 한국쿠제는 회사 전사적으로 ESG 인식저변확대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곧 ESG 전담 조직을 만들고 ESG 이행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며 “기업의 이윤만 추구하지 않고 소비자·지역사회와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매년 사회공헌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
[사설] 도지사마저 “활주로 드러눕겠다” 절규해야 하는 규제 공화국
오피니언 사설 2023.01.30 00:00:01규제 사슬이 신성장 동력을 얼마나 가로막고 있는지에 대해 현직 광역자치단체장이 현장의 목소리를 절절하게 전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28일 페이스북에 ‘대통령님 저 정말 미치겠습니다’라는 호소문을 올려 규제 철폐를 호소했다. 그는 첨단 산업단지 유치, 청남대 개발, 청주공항 활용 등을 가로막는 규제의 문제점들을 꼼꼼히 지적하면서 “봄이 오면 머리띠 두르고 오송과 청주공항 활주로에 드러눕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는 “(규제 철폐를 위해) 감방 갈 각오를 하고 있다”는 말까지 했다. 김 지사는 먼저 ‘청주 오송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 조성 사업’ 문제를 꺼냈다. 2018년 충북 오송읍 일원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결정됐지만 농지 전용과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불가 입장을 보이며 지지부진한 상태다.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와 관련해서도 “별장 주인들이 다 하늘나라로 가셨는데 55만 평 정원에 커피숍과 호텔 하나를 못 짓는다는 말인가”라며 “단 1㎝의 규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바다가 없어 오직 항공 물류에 의존하는 청주공항에서 단 한 대의 화물항공기를 띄우지 못하고 있다”며 활주로 길이 규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규제 장벽으로 피가 마르는 것은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에 나선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2014년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증설에 필요한 송전선 설치에는 무려 5년이나 걸렸을 정도다. 대만 국영기업인 대만전력이 지난해 반도체 기업 TSMC의 2나노 공장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고압발전소를 추가로 짓겠다고 선제 발표한 것과 대비된다. 이러니 해외에서는 정부와 기업, 여야 정치권이 ‘원팀’처럼 뛰는데 우리는 되레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데도 거대 야당은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혁파와 세제 지원 방안 등에 대해 “재벌 특혜”라며 어깃장을 놓고 있다. 성장 동력을 재점화하려면 ‘규제 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부는 일관되게 규제 혁파에 나서고 국회는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규제 혁파보다 규제 신설을 더 많이 하는 잘못된 입법 관행도 타파해야 한다. 도지사가 규제 때문에 못 살겠다며 절규하는 나라가 정상은 아니지 않은가. -
오유경 "임상 기획 단계부터 맞춤형 지원…K바이오의 R&D 코디 될것"
산업 바이오 2023.01.29 18:04:07“의약품 임상시험은 설계나 방향 설정을 할 때 조금만 실수해도 바로잡으려면 굉장히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서류만 받아 검토할 것이 아니라 이른 단계, 즉 기획 단계부터 머리를 맞대고 함께 이야기를 해나간다면 신약 개발 비용과 시간은 줄이고 성공률은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29일 서울 목동 서울식약청 처장 집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식약처는 K바이오의 연구개발(R&D) 코디네이터가 되겠다”고 힘줘 말했다. 오 처장은 한 시간 넘게 진행된 인터뷰에서 식의약 ‘규제 기관’의 수장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진흥 정책’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현재의 자리에 주어진 소명인 국민 건강 지킴이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과거 제약사 연구원, 약학대 교수 등 다양한 민간 영역에서 경험했던 규제 기관의 한계를 혁파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담=김민형 바이오부장 kmh204@@sedaily.com 윤석열 정부는 출범 첫해인 지난해 ‘바이오·디지털 헬스 글로벌 중심 국가 도약’을 국정 과제로 선정했다. 2년 차에 접어든 올해 과제 수행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로 2027년까지 연 매출 1조 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2개 창출, 의료기기 수출 세계 5위 달성 등을 내걸었다. 오 처장에게 우리나라가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보유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를 물었다. “우리나라의 기초 역량은 다 좋아졌습니다. 학계에는 우수한 기술을 개발하는 브레인이 많이 늘었습니다. 업계 역시 36개의 자체 개발 신약을 만들어냈을 정도로 신약 개발 역량을 갖췄죠.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글로벌 백신·치료제 등을 다루면서 역량이 향상됐습니다. 각각의 역량은 다 좋아졌는데 이 세 가지 원석을 잘 아우르는 연계성은 여전히 부족한 점이 아쉽습니다.” 구슬 서 말을 꿰는 역할을 식약처가 할 수 있다는 게 오 처장의 지론이다. 그는 “국내 제약사는 글로벌 빅파마들처럼 여러 신약 후보 물질(파이프라인)을 동시에 개발하기가 힘들다”면서 “보유 자금이 적기 때문에 소수의 파이프라인에 거의 ‘올인’하면서 개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임상 설계 등에서 실수할 경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진단했다. 식약처가 업계의 이런 실수를 줄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오 처장의 판단이다. 그는 “식약처는 기업이 비임상 단계부터 R&D 코디네이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놓았다”며 “업계는 식약처를 너무 무섭다고 하지 말고 ‘친절한 식약처’로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식약처는 파이프라인 개발부터 허가에 이르는 전 단계를 효율적으로 연계하기 위해 △개발 단계에서 R&D 코디 △제품화 단계에서 맞춤 상담 ‘위드유(With-U)’ △시장 진입 단계에서 신속심사(GIFT)를 지원하고 있다. 기술 개발부터 제품화까지 맞춤형 규제 지원을 하는 것이다. 특히 국가 R&D 과제의 경우 사업단에 식약처가 일원으로 들어가는 방식 등으로 규제의 정합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범부처 과제에는 7~8년짜리 미래를 바라보는 장기 과제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과제 수행 결과 좋은 기술이 개발돼 새로운 차가 나왔다고 생각해봅시다. 7~8년 후의 기술을 잘 알 수 없는 식약처가 그제서야 ‘새로운 기술이 나왔네’라며 규제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면 그 차는 이미 출시됐는데도 달릴 수 없죠. 차를 설계할 때부터 식약처가 길과 내비게이션을 함께 만들어놓아야 새로 개발되는 즉시 시장에 판매돼 속도전에서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같은 고품질 규제 설계와 제품화 지원을 위해서는 식약처의 심사 인력 확대와 능력 향상이 필수다. 오 처장은 특히 융복합 규제 역량을 갖춘 인재가 육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의료 기기 등 융복합 제품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가 학교 다닐 때 융복합 규제 역량을 배운 사람은 없다”며 “식약처는 전국 8곳의 대학원에 규제과학 과정을 개설해 2027년까지 융복합 규제 역량을 갖춘 규제과학 석박사 600명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이 인재가 식약처에 들어온다면 훨씬 앞에서 스타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또 산업현장 규제 전문가 2만 4120명 등을 육성한다. 식의약규제과학혁신법 제정을 추진하고 한국규제과학센터의 기능도 확대해 규제과학 허브의 역할을 정립한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공급망 악화에 따른 감기약 등 의약품 부족 현상을 수차례 경험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국가 과제로 추진하는 우리나라의 위상에는 걸맞지 않은 모습이다. 전문가들과 제약 업계는 이런 현상의 근본적 이유 중 하나로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을 꼽는다. 저렴한 약을 많은 국민들에게 공급해 건강을 지키고 국민건강보험의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려는 정책 방안에는 공감하지만 과도한 약가 인하 정책은 신약 개발 의지마저 꺾는다는 지적이다. 오 처장은 이에 대해 “식약처가 약가 정책의 주무 부처는 아니기 때문에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지난해 말 발생했던 감기약 대란 때 정부가 ‘약가 인상+감기약 생산량 확대’ 패키지를 시행한 결과 공급이 늘어 감기약 판매량 제한 같은 극단적 조치 없이 무난히 넘긴 일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아세트아미노펜 650㎎의 약가는 1996년 114원에서 지난해 51원까지 떨어졌다. 제약 업계는 이 가격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어 생산량을 줄였다. 감기약 대란이 발생할 조짐을 보이자 보건복지부는 약가를 26년 만에 처음으로 70~90원으로 인상했고 이후 제약 업계는 생산을 늘려 위기를 넘겼다. 오 처장은 “첨단 바이오 의약품을 만드는 우리나라에 아세트아미노펜 합성 기술이 없지 않은데 왜 원료 의약품을 중국·인도에 의존하는지 짚어봐야 한다”며 “국민 의약품인데도 보험 약가가 50원 미만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수출 세계 5위 달성을 위해서는 ‘K의료 제품 메가(MEGA·MEdical product Go Abroad) 프로젝트’를 가동해 전략적인 수출 지원에 나선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 수출 규모는 2019년 37억 1000만 달러에서 2020년 66억 4000만 달러로 급등했다. 2021년에는 86억 3000만 달러로 80억 달러마저 돌파했다. 수출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고는 있지만 아직 세계 10위권 밖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수출 비교 우위에 있어 글로벌 신수요 창출이 가능한 3개 제품군, 30개 품목에 3년간 국내외 행사 연계 정책과 제품 패키지 홍보, 해외 인증 애로 해소를 위한 규제·품질 관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333 수출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3개 제품군으로는 디지털·신개발 의료기기 등 신기술 의료기기, 체외진단 의료기기, 영상진단장비 등이 거론된다. 오 처장은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 접목이 열쇠가 될 것으로 본다. 지난해 식약처장으로는 처음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나라는 바이오나 화학 의약품 등 제약 분야에서는 추격 국가지만 반도체나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디지털 의료 제품 분야에서는 ‘퍼스트무버’입니다.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디지털 경쟁력을 활용하면 우리가 디지털 의료 기술에서는 국제 규제를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임상부터 사후까지 의료기기가 가진 특성에 맞는 규제의 틀을 새롭게 마련하고 다양한 규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습니다.” 이미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식약처가 개발한 AI 의료기기 허가 심사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5월 미국·유럽·영국·캐나다 등 11개국이 국제 규제 공조를 위해 만든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IMDRF)에서 공식 채택됐다. AI 의료기기 허가 심사 가이드 라인을 발간한 것은 우리나라 식약처가 처음이다. 오 처장은 “국내 기업이 만든 의료기기가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안전하고 효과적인 혁신 제품을 개발해야 하고 세계에서 통용되는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며 “만약 세계 기준이 우리나라의 규제 기준과 같다면 우리 기업이 그 기준을 넘기가 훨씬 쉬울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 의료기기 단일심사프로그램 등 협의체 가입을 통해 우리 역량을 세계적으로 입증하고 규제 당국 간 다자 협력과 양자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 처장은 2021년 7월 서울대 약대 106년 사상 첫 여성 학장으로 선임됐다. 이듬해 5월 윤석열 정부의 초대 식약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20년 넘게 항암제 등 의약품을 표적세포로 전달하는 약물 전달 연구 분야를 개척해온 약학 전문가다. 식약처 외부 전문가로 수장을 맡은 지 8개월이 지났다. 그는 “식약처에 대해 소통이 잘되지 않고 허가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시간을 끈다는 부정적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막상 내부에 들어와 일을 해보니 직원 한 명 한 명이 최선을 다하고 있고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하는 기관도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스크가 부족할 당시 한 달 동안 집에 가지 못한 직원들의 이야기를 전할 때는 눈시울을 살짝 붉혔다. 이에 오 처장은 올해 대국민 소통과 홍보 강화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그는 “식약처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애쓰고 산업 발전을 위해 힘을 쏟는 모습이 국민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정책은 성공한 정책이 아니기 때문에 식약처는 올해 울타리 밖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he is… △1965년 경남 창원 △1986년 서울대 약학과 △1988년 서울대 약학 석사 △1988년 보령제약 개발부 △1994년 미국 뉴욕주립대 약학 박사 △미국 하버드대 의대 세포생물학과 연구원 △1996년 SK케미칼 생명과학연구개발실 △1997년 특허청 약품화학과 심사관 △1999년 차의과학대 의학과 교수 △2005년 고려대 생명과학대 교수 △2009년 서울대 약대 교수 △2013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2021년 서울대 약대 학장 △2022년 한국약제학회 회장 △2022년 5월~ 식약처장 -
반도체 '2나노 전쟁'…삼성·TSMC 2025년 생산 선언에 인텔 2024년 도전장
산업 기업 2023.01.29 17:10:28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정을 둘러싸고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양산을 시작하자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도 곧바로 3나노 양산에 돌입했다. 이에 미국과 일본 기업이 한층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2나노를 들고 나오며 미세 공정을 겨냥한 파운드리 업계의 경쟁이 더 격화하는 양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반도체 회사 라피더스가 최근 2나노 공정 개발을 선언하며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라피더스는 일본 도요타·기옥시아·소니·NTT·소프트뱅크를 포함한 8개사가 뭉쳐 지난해 말 설립한 법인으로 2027년까지 2나노 공정을 개발해 반도체 칩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양산에 들어간 공정을 기준으로 가장 앞선 기술은 3나노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양산을 시작했으며 이어 TSMC가 같은 해 12월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1위 TSMC와의 격차가 커 이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강력하게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가 집계한 지난해 3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6.1%로 압도적 1위이며 이어 삼성전자가 15.5%로 2위다. 이에 삼성전자는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한다는 로드맵에 따라 3나노 공정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 TSMC도 2025년 2나노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파운드리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TSMC와 삼성전자가 벌이던 경쟁에 미국의 인텔이 가세했다. 인텔은 수십 년간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중심으로 업계 선두를 지키다가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파운드리 주도권을 TSMC와 삼성전자에 내줬다. 그러던 인텔이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발표하고서 2023년 하반기에 3나노, 2024년에 2나노, 2025년에 1.8나노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인텔은 200억 달러(약 24조 7000억 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오하이오주에도 200억 달러를 들여 첨단 반도체 공장 2개를 짓기로 했다. 여기에 1980년대 세계시장을 석권한 일본이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노리며 파운드리 경쟁에 ‘참전’했다. 일본 반도체의 부활을 위해 전략적으로 설립된 라피더스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10년간 5조 엔(약 48조 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네덜란드·日, 美 대중 반도체 통제 합류…삼성·SK 中 공장 영향권
국제 정치·사회 2023.01.29 07:42:44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들을 보유한 네덜란드와 일본이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방침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 ASML, 일본 니콘 및 도쿄일렉트로닉스 등이 생산하는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유입이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3국은 지난 27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 주재 고위급 협상에서 이같은 방안에 합의했다. 다만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으며, 세부 사항도 불분명하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0월 미국 기술과 장비를 활용한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가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되고 있다는 이유로 고강도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단행했다. 당시 미국은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서도 미국 기술이 활용됐다면 상무부가 수출 통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Foreign Direct Product Rules)’을 적용했는데, 이는 반도체 제품에만 적용됐다. 이에 따라 미국은 규제를 촘촘히 하기 위해 네덜란드와 일본 등을 상대로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번 합의가 실행되면 네덜란드 ASML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는 이미 반도체 초미세공정의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의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차단했으나, 미국은 이보다 낮은 단계 기술인 DUV 의 수출통제까지 요구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다만 일본과 네덜란드가 새로운 규제를 시행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편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의 수출 통제에 동참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정부는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수출통제 조치를 1년 유예한 바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장비가 들어오지 못하는 이상 일본과 네덜란드의 장비 만으로 첨단 반도체 제조를 할 수는 없다"면서도 "양국과도 잘 협의해서 우리 기업들의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日·네덜란드, 美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가세…삼성·SK 타격 불가피
산업 기업 2023.01.27 17:53:30일본과 네덜란드가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반도체 장비 시장을 과점한 3국이 대중국 공동전선을 구축하기로 하면서 첨단 기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패권 전쟁이 한층 격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일본·네덜란드 당국자들이 이날 워싱턴DC에서 만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한 협의를 벌였으며 27일 최종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일본 도쿄일렉트론과 니콘, 네덜란드 ASML 등의 대중국 수출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조치를 공개 발표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ASML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에 이어 구세대인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 수출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ASML은 미국의 요구를 받은 자국 정부의 조치에 따라 2019년부터 EUV 장비의 중국 수출을 중단했지만 자동차·스마트폰·PC 등에 들어가는 범용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DUV 장비 수출은 유지해왔다. 이번 조치로 DUV 장비 수출까지 막히면 중국은 최첨단 반도체는 물론 범용 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 생산까지 차질을 빚게 되는 셈이다. 일본 정부도 이번 합의로 자국 반도체 기업인 니콘에 유사한 수출 제한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3국 간 이번 합의는 미국이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1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과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 이하 로직칩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기업에 첨단 반도체 장비를 판매하려는 미국 기업은 수출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일본과 네덜란드에도 동참을 요구해왔다. 반도체 장비 시장의 큰손인 일본과 네덜란드의 참여 없이는 수출 통제 효과가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반도체 규제 동참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ASML의 페터르 베닝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의 수출 규제는 중국의 자체 반도체 장비 개발만 촉진시킬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일본과 네덜란드의 조치가 실행되면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도 장기적으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수출 통제 조치와 관련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의 중국 소재 공장에 대한 규제를 1년 유예한 상태지만 DUV 장비까지 수출 통제 대상이 되면 중국 공장으로의 장비 반입이 더욱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공장, 다롄에 인텔로부터 인수한 낸드 부문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초 우시 D램 공장에 DUV 장비를 도입해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
건설사 빅3 심기일전…'해외·비주택' 띄운다
부동산 건설업계 2023.01.24 17:50:58금리 인상 여파로 국내 주택 경기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주요 건설사들이 연초부터 ‘비주택 신사업’에 방점을 찍은 인재 채용에 나서 눈길을 끈다. 특히 이번 채용은 해외 인프라 개발이나 태양광발전, 석유화학 플랜트 등에 쏠려 있으며 이는 주택 시장의 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나온 전략으로 분석된다. 24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다음 달 8일까지 해외개발사업 부문 경력직 채용에 나선다. 지난해 1조 9000억 원 규모의 필리핀 남부도시철도와 2200억 원 규모의 쿠웨이트 슈웨이크 항만 공사 등 굵직한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서 승전보를 올린 현대건설은 세계 여러 현장을 무대로 ‘제2의 중동 붐’을 현실화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해외 인프라 개발 부문과 해외 부동산 개발 부문 등 크게 두 영역에 나눠 계동 본사에서 일할 정규직 수 명을 뽑는다. 해외 인프라 개발 부문에서는 사업성을 검토할 수 있는 프로젝트매니저(PM)를, 해외 부동산 개발 부문은 해외 자산관리 경력 3년 이상에 수주한 프로젝트를 관리해본 사람을 찾는다. 이번 채용 공고를 두고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올 한 해 해외를 무대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대형 프로젝트의 추가 수주를 위한 밑작업에 돌입했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임기 내 해외 건설 수주 연간 500억 달러를 정책 목표로 내세운 가운데 고유가로 곳간이 넉넉해진 중동 지역 국가들에서 대형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될 조짐이 있다”며 “해외 사업이라는 특정 영역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는 경력직 공채는 향후 진행될 사업 수주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룹 관계사인 삼성전자의 경기도 평택 반도체 공장 건설에 힘을 보태고 있는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 연구 시설 분야를 비롯해 에너지솔루션·신사업기술 등에서 다음 달 5일까지 경력 채용을 진행한다. 네옴시티에서 발주할 모듈러 주택 프로젝트를 의식한 듯 모듈러 공급망관리(SCM) 채용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근무 경험이 있는 이를 우대한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에너지솔루션 분야에서는 삼성물산이 신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는 태양광발전, 에너지 저장 직무 경험자를 찾는 공고가 다수를 차지했다. 아울러 한때 사업성이 떨어졌던 플랜트 부문에 대한 구조 조정을 실시하며 소속 직원들을 건축·주택 부문으로 재배치했던 GS건설은 최근 플랜트 기계설계와 배관 설계, 시공 등의 분야에서 신입 사원 채용에 나서며 ‘비주택’ 역량 강화에 나섰다. -
"美 자국산업 보호에 '제2 IRA' 나올 것…韓, 선제적 대응해야"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3.01.24 17:50:49“이제 경제가 안보와 직결되는 시대입니다. 미국의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발동과 같은 상황을 앞으로 더 많이 보게 될 것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랜드(RAND)연구소의 에릭 모브랜드 한국 석좌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제 안보주의를 경계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로 70주년을 맞는 한미 동맹의 건설적 발전 방향을 여러 번 강조하는 한편으로 미국의 이 같은 보호주의가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의 파트너십에 미칠 영향을 경계했다. 외교 면에서는 한미 양국이 각자 보완하거나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했다. 그중 하나가 한국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이다. 모브랜드 석좌는 “투자와 무역·관광 분야에서 한국은 미국과는 다른 방식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 연결돼 있다”며 “한국이 동남아시아·남아시아에서 미국과는 차별화된 경제적 접근에 나선다면 미국과 한국, 해당 지역 국가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브랜드 석좌는 한국의 인태 전략이 “미국의 전략과 상당히 비슷하다”면서 “한국의 인태 전략이 지금 한국이 갖고 있는 이 지역과의 관계에 기반을 둔 게 아니라는 데 놀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인태 전략은 워싱턴 것의 메아리”라며 “심지어 이름도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인태 전략은 자유와 평화, 번영을 기본 틀로 하며 바이든 행정부는 자유와 개방, 번영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둘 다 한미일 삼각 협력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인도 등과의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북핵 같은 안보 문제를 고려하더라도 한국이 지역 내에서 갖는 강점이 드러나지 않고 실질적·경제적 측면의 접근이 아쉽다는 뜻이다. 그는 “한국은 인태 지역에서 미국이 하지 않는 많은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캄보디아와 라오스를 포함해 많은 지역에서 인프라 개발 지원을 하는데 미국은 최근에는 이런 것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모브랜드 석좌는 “한국과 미국이 동남아와 남아시아에서 함께 (차별화된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면) 미국과 한국, 해당 지역 국가 모두에 이익”이라면서 한국이 전해줄 수 있는 차별화된 항목으로 첨단 기술과 민주주의, 국가 개발 노하우 등을 꼽았다. 그는 “나는 한국의 인태 전략에 이런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끊임없이 논란이 되는 한국 내 핵무기 보유 주장에 대해서는 경제적 대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존중하는 게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관련 논란이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은 상태다. 모브랜드 석좌는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어떤 결과를 낳느냐가 중요한데 NPT를 위반하거나 탈퇴하면 매우 심각한 경제적 피해가 있을 것”이라며 “나는 한국이 핵무기 보유를 진지하게 추진한다면 이에 앞서 여론조사와 토론을 해야만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북한과의 긴장 완화가 시급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모브랜드 석좌는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원하지만 협상 시작부터 이를 현실화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긴장을 낮추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서 갈등이 악화하는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긴장감이 높아질수록 실수 가능성이 커지며 그것이 가장 큰 위험이다. 긴장을 낮추기 위한 대화가 없다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주장했다. 미중 갈등과 쿼드(Quad), 칩(Chip)4 동맹 같은 서방 진영의 중국 배제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동남아시아의 많은 국가들, 필리핀과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 같은 나라들은 오랫동안 이런 압박을 느껴왔고 최근 더 심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프레임을 만드는 것은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모브랜드 석좌는 “최선은 한국이 중국 때문에 경제적 취약성이 있다는 것을 미국에 설명하는 것”이라며 “한국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스스로를 강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며 이를 미국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먼저 나서 중국과의 관계에 선을 긋기보다는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미국 측에 설명하고 이해를 구함으로써 경제 체질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맥락에서 바이든 정부의 IRA를 포함한 자국 산업 보호 움직임을 경계하기도 했다. 모브랜드 석좌는 “한국은 전기차 관련 대미 투자를 한미 동맹과 미국의 안보에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한 반면 미국의 IRA는 미국 내 경제 문제(자국 산업 보호)만을 다루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IRA 같은 사태가 또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 분석과 대응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8월 미 의회를 통과한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대당 7500달러(약 926만 원)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도록 돼 있다. 미국 정부는 리스 같은 상업용 차량은 북미에서 조립하지 않아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우리 측 요구를 일부 반영했지만 개인 판매용 전기차에 대해서는 해당 요건이 남아 있어 국내 업체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모브랜드 석좌는 “미국의 경제정책, 예를 들면 반도체는 좀 더 정교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 바이든 정부는 미국이 뒤처진 반도체 제조에서 앞서나가길 원하는데 20~30년 전 미국은 한국과 대만 업체들에 제조를 맡기고 미국은 반도체 디자인을 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지금에 와서 갑자기 미국이 제조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서명할 당시 “30년 전에는 미국에서 전체 반도체의 30%가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10%도 되지 않는다”며 반도체의 미국 내 생산을 노골적으로 주문했다. 미국 정부의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Made in USA)’ 전략에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5나노 공장을 짓고 있고 삼성전자도 텍사스주에 20년간 250조 원을 들여 반도체 공장 11개를 건설하기로 했다. 모브랜드 석좌는 이대로라면 미국이 세계화의 장점을 스스로 깨는 측면이 있다면서 미국이 혼자 모든 제품을 다 만들 수도 있겠지만 국제 분업을 하면 모두가 승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반도체 정책 변화는 갑작스럽고 놀랍다”며 “복잡한 국제경제 관계 속에서 안보를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미국 정부가) 더 많은 고민을 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
'반도체 한파'에 감산 선택한 SK하이닉스…올해 더 춥다 [뒷북비즈]
산업 기업 2023.01.21 06:00:00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한파에 결국 SK하이닉스(000660)가 ‘감산 카드’를 꺼내들었다. SK하이닉스 외에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감산, 설비투자 등에 잇따라 나서면서 고육책에 나설 계획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유일한 해외 D램 생산 기지인 중국 우시 공장의 반도체 생산량을 10~20% 가량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우시 공장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19만 장의 생산 능력을 가진 곳으로, SK하이닉스 전체 D램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SK하이닉스의 감산 결정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보기술(IT) 시장 한파가 거세지면서 재고가 대폭 불어나 공급량을 조절할 필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금리와 물가 상승으로 전방 산업이 불황을 겪자 SK하이닉스의 주력인 메모리 사업이 직격탄을 맞은 것. ‘선(先) 생산 후(後) 판매’ 방식을 택하는 메모리반도체 특성상 글로벌 IT 기기 수요 악화가 재고 증가로 고스란히 이어지자 칩 제조사가 감당하기 힘든 초과 공급 현상에 직면한 것이다. 심각한 시장 불황 속에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10년 만에 영업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감산 실행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시장 수요 급감에 따라 수익성 낮은 제품들을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감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레거시(구형) 제품 위주의 우시 공장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수요 위축에 대응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은 2021년 4분기 대비 42%나 감소한 108억 118만 달러(약 13조 3470억 원)를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재고 수준은 20주(약 5개월)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한참 넘어서면서 메모리 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SK하이닉스의 결정을 시작으로 글로벌 반도체 업체의 감산이 속속 이어질 전망이다. D램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은 웨이퍼 투입량을 지난해보다 20% 줄이기로 결정했다.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기옥시아는 지난해 10월부터 웨이퍼 투입량을 기존 대비 30%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또 기옥시아와 함께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는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낸드 설비 투자를 20% 축소한다고 선언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감산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005930) 역시 사상 초유의 메모리반도체 불황으로 생산량 조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빙하기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지난해 11월 낸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세계 D램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5.8% 줄어든 611억92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트렌드포스 측은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은 지난해보다 13.6% 줄어든 527억 21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
[단독]"창고에 5개월치 쌓여"…메모리 수출 '분기 100억弗' 깨진다
산업 기업 2023.01.20 17:00:37SK하이닉스(000660)가 중국 우시 공장 감산 전략을 택한 것은 올해 사상 초유의 정보기술(IT) 시장 약세 때문이다. ‘선(先) 생산 후(後) 판매’ 방식을 택하는 메모리반도체 특성상 글로벌 IT 기기 수요 악화가 재고 증가로 고스란히 이어지자 칩 제조사가 감당하기 힘든 초과 공급 현상에 직면한 것이다. 업계는 올해 말까지 PC·스마트폰·서버 등 전방 산업에 대한 수요 둔화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업체들이 추가적인 투자 축소와 감산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재고 수준은 20주(약 5개월)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재고 수준은 반도체 제조사들이 완제품을 판매하기 전까지 제품을 창고에 저장해두는 시간을 뜻한다. 20주의 재고 수준은 지금으로부터 5개월이 지나도 현재 창고에 쌓인 제품을 모두 판매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통상 적정 재고 수준은 5~6주가량이다. 이 재고 수준이 10년 만에 최대라는 분석이 나올 만큼 상황은 심각하다. 재고 수준이 늘어나는 이유는 전방 산업 악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PC, 서버, 모바일 기기 시장은 물가 상승과 금리 상승 등으로 수요가 약화되고 있다. 한 예로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PC 출하 대수는 전년 동기보다 28.5%나 급감했다. 가트너 측은 수요 침체가 2024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창고에 완제품이 쌓이는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하자 반도체 제조사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메모리당 가격도 하락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PC용 DDR4 D램, 128Gb(기가비트) 낸드플래시 고정 거래 가격은 2.21달러, 4.14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4%, 13% 폭락했다. 판매량과 가격 모두 떨어지다 보니 세계 메모리반도체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의 수출액도 급감할 수밖에 없었다. 관세청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한국의 메모리반도체 수출액은 108억 118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190억 7897만 달러)보다 42%나 감소했다. 메모리 불황기였던 2019년 4분기에 기록했던 수출액(122억 4350만 달러)보다도 낮은 수치다. 이렇게 극악한 시장 상황에 직면한 SK하이닉스가 D램 가격과 재고 수준을 방어하기 위해 우시 공장의 생산량을 줄여나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해 10월 회사가 수익성이 낮은 제품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을 재검토한다고 공언한 만큼 구형 제품에 속하는 10나노급 1세대·2세대 D램 위주의 우시 공장 가동률을 조절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최신 공장인 이천 M16은 10나노급 4세대(1a) 제품을 생산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생산량 감축뿐만 아니라 신규 설비투자 축소까지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은 2022년도 3분기 실적 발표회를 통해 “현재로서는 50% 정도를 조금 웃도는 수준의 시설 투자 감소를 생각하고 있다”며 “장비 투자와 인프라 투자 비율도 줄어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주요 메모리 생산 공장인 국내 이천·청주 공장과 중국 우시·다롄(솔리다임) 공장의 반도체 제조 장비 반입 방침을 상당히 보수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외에도 세계 곳곳의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감산이나 투자 축소를 통해 수요 악화에 대응하고 있다. 세계 D램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은 웨이퍼 투입량을 기존보다 20% 줄이고 설비투자는 30% 축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낸드플래시 강자인 일본 기옥시아는 지난해 10월 제품 생산량을 30%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기옥시아와 함께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는 미국 웨스턴디지털은 낸드 설비 투자를 20% 축소한다고 선언했다. 다만 메모리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3분기 실적 설명회,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 2023’ 전시회 현장에서 열렸던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자 간담회 등을 통해 인위적인 반도체 감산이나 투자 축소는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반도체 업황 악화가 지속된다면 삼성전자 역시 생산량 조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올해 메모리 빙하기로 D램·낸드 시장은 크게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가 지난해 11월 낸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세계 D램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5.8% 줄어든 611억 92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트렌드포스 측은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의 경우 지난해보다 13.6% 줄어든 527억 21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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