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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CEO "미국 반도체법, 미중 경쟁 전환점…이젠 반도체 시설이 '유전'"
국제 국제일반 2023.01.18 17:17:40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반도체 칩과 과학법(반도체법)’에 대해 “(미중 경쟁의) 전환점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아울러 미래에는 반도체 생산 시설이 과거의 석유 매장지와 같은 지정학적 의미를 지닐 것이라며 공급망 재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겔싱어 CEO는 17일(현지 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반도체법은 (미국이) 반도체 산업을 되찾고 직접 제조에 나서겠다는 명시적 선언이었다”며 이 법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강국’인 대만에 대한 의존도를 줄임으로써 세계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법은 중국과 경쟁 중인 미국이 제조업과 공급망을 강화한다는 목적하에 지난해 8월 승인한 법안이다. 반도체 생산 보조금 등에 5년간 527억 달러(약 65조 2000억 원)를 지원하고 반도체 기업에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그는 또 “지난 50년간 석유 매장지가 지정학을 규정해왔지만 향후 50년은 첨단 기술 공급망과 반도체 생산 시설이 있는 곳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공급망의 상호 의존성 회복 및 재편을 강조했다. 겔싱어 CEO는 “공급망이 한 곳에 집중되면 한 번의 지진, 자연재해, 봉쇄, 팬데믹으로 전 세계 공급망에 심각한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며 “우리에게는 탄력적인 공급망이 필요하고 미국에 대한 투자도 그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인텔은 200억 달러를 들여 미국에 2개의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으며 900억 달러 규모의 유럽 공장 신설 계획도 공개하는 등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겔싱어 CEO는 “올해 경제 전망이 비관적이지만 미국 반도체와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투자는 올해 하반기가 아니라 2030년에야 효과가 나타날 장기 투자”라며 “더 많은 민관 협력과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
TSMC, 日 파격 혜택에 2공장 검토…용인클러스터는 4년간 첫삽도 못떠
산업 기업 2023.01.16 17:53:59반도체 한파에도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TSMC가 일본·미국·유럽 등에 추가 생산 기지를 잇따라 건설하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2위 기업 삼성전자(005930)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각국 정부·의회의 파격적인 혜택에 힘입은 결과다. 반면 한국에서는 SK하이닉스(000660)가 120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 각종 규제 문제로 4년이 다되도록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16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일본에 두 번째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웨이 CEO는 제2 공장 진출의 중요한 요소로 정부의 지원을 들었고 일본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 환영의 입장을 냈다. TSMC는 이미 지난해부터 일본 구마모토현에 12~28㎚(나노미터·10억 분의 1m) 반도체 공정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통상 5년가량 걸리는 공사 기간을 일본 정부의 도움을 받아 2년 정도로 대폭 줄였다. 일본 정부는 공장 건설에 필요한 투자금 1조 2000억 엔(약 11조 6000억 원) 가운데 40%인 4760억 엔(약 4조 6000억 원)을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협력은 결국 TSMC의 제2 공장 건설 구상까지 끌어냈다. 최근 TSMC의 세계 진출은 일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TSMC는 2024년 4㎚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공장을 짓고 있다. 또 독일 드레스덴에 유럽 내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독일 정부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갈등 속에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국에서도 난징의 28㎚ 생산 시설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TSMC는 기술 부문에서도 올 2분기 2㎚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연구개발(R&D)센터를 건설해 초격차를 꾀하기로 했다. 1㎚ 공장도 이르면 2026년 착공, 2027년 시범 생산, 2028년 양산 과정을 밟을 예정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최첨단 메모리반도체 생산 기지로 낙점한 용인 클러스터의 상황과 크게 대비된다. 이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가 2019년 2월 사업 추진을 공언한 지 4년이 됐음에도 정부·국회·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얻지 못해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토지 보상, 공업용수 인허가 등 각종 문제가 겹겹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에는 윤석열 대통령 참석하에 열릴 예정이던 착공식도 돌연 무산됐다. -
반도체 자립선언 유럽…'59조 지원법' 의회 승인만 남아
산업 기업 2023.01.16 17:52:31반도체 자립을 선언한 유럽도 자체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2배로 확대한다는 목표하에 59조 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에 나선다. 유럽연합(EU) 27개국 담당 장관들은 지난해 말 430억 유로(약 59조 원)를 투자하는 EU반도체법(Chips Act)에 합의했다. 민관 합동으로 430억 유로의 기금을 조성하고 최첨단 공정의 반도체 기술 역량 확보와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전방위적으로 투입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기업 투자 금액의 약 20~40%를 지원해주는 방안도 검토한다. EU는 과감한 반도체 산업 지원을 통해 현재 10%에 불과한 전 세계 반도체 생산 시장점유율을 20%까지 높여 아시아·미국 등에 대한 반도체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럽의 반도체 수요 비율이 20%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반도체 완전 자급을 목표로 하고 있는 셈이다.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2월 이 법안을 제안한 후 10개월 만에 합의에 이르러 현재 유럽의회의 표결을 남겨두고 있다. 해당 법안은 5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뿐만 아니라 범용 반도체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EU의 노력은 이미 결실을 거두고 있다. 미국 인텔은 유럽에 향후 10년간 반도체 생산과 연구개발(R&D) 등을 위해 800억 유로(약 110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3월 “인텔의 투자는 스페인에서 폴란드까지 EU 전체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170억 유로를 들여 반도체 허브 공장을 지을 계획이며 파리 인근에는 R&D센터를, 이탈리아에는 포장 및 조립 시설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대만 TSMC도 독일 드레스덴에 유럽의 첫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독일 정부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레스덴 공장은 이 지역 자동차 업계의 반도체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의 자동차 부품 1위 회사인 보쉬도 독일 드레스덴의 기존 반도체 칩 제조 공장에 2억 5000만 유로를 투자해 공장을 증설하는 등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
美텍사스주에 '삼성 고속도로' 생겼다…"테일러 반도체 공장 연내 완공"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1.15 21:50:34미국 텍사스주에 ‘삼성 고속도로’가 생겼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윌리엄슨카운티는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공장 부지와 기존 고속도로를 잇는 새 도로의 이름을 ‘삼성 고속도로(Samsung Highway)’로 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약 22조 원)를 투자해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은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약 500만㎡(150만평) 규모로 조성된다. 삼성전자는 이 공장에서 5G,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 등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최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윌리엄슨카운티의 빌 그라벨 카운티장으로부터 ‘삼성 고속도로’라고 적힌 영문 도로 표지판을 선물 받았다. 경 사장은 지난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행사 사진을 올리고 “올해면 팹(공장)이 완공되고 내년이면 그곳에서 미국 땅에서 최고 선단 제품이 출하될 것”이라고 밝혔다. -
“일본은 애리조나를 꿈꾸고, 미국은 불침항모를 원한다”[윤홍우의 워싱턴24시]
국제 정치·사회 2023.01.15 16:02:30“반도체 전성기 때 일본의 공장들은 주로 교외에 자리했습니다. 지금은 낙후된 그 지역들이 미국 애리조나처럼 반도체 산업으로 다시 살아나기를 일본은 원합니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만난 일본의 한 소식통은 최근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협력이 확대되는 것을 두고 이 같은 기대를 드러냈다. 한때 첨단 기술로 세계시장을 지배했던 일본은 반도체 산업을 빼앗긴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세계 1위 반도체 기업 TSMC와 인텔의 공장이 들어서는 미국 애리조나의 변화는 그런 일본을 더 자극하고 있다. 척박한 기후 조건에도 불구하고 애리조나는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에 힘입어 반도체 제조 메카로 변신 중이다. 지난해 기자와 만난 카일 스콰이어스 애리조나주립대(ASU) 공대 학장은 “이곳은 전 세계 반도체 인재와 산업의 블랙홀”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한 반도체 공급망 재편의 거점이 애리조나이기도 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TSMC 공장을 찾아 “(이곳에서 생산될) 지구상에서 가장 발전된 칩들이 아이폰과 맥북에 전원을 공급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반도체 공급망이 취약한 일본 입장에서는 부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런 차원에서 최근 일본과 미국의 반도체 밀월 관계는 주목할 만하다. 반도체 제조업은 쇠락했으나 기술과 장비·소재를 지배하는 두 나라 간의 협력이기 때문이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과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5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회담에서 첨단 2㎚(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반도체를 공동 개발·양산하는 데 뜻을 모았다. 이 막중한 역할을 맡은 곳은 미국의 IBM과 일본의 라피더스. 라피더스는 일본 메모리를 대표하는 기옥시아를 비롯해 소니·덴소 등 대기업 8곳이 뭉친 연합군이다. 1980년대 무역 분쟁을 겪은 미국과 일본 반도체 기업들이 부활을 위해 다시 뭉친 것이다. 2나노는 삼성전자와 TSMC도 아직 양산하지 못한 영역이다. 이와 별도로 TSMC의 일본 투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일본 구마모토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인 TSMC는 일본 내 두 번째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TSMC의 첫 공장 건설에만 투자비의 절반에 가까운 4조 6000억 원을 지원했다. 자국 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려는 미국과 일본, 지정학적 위험을 분산하려는 TSMC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진 결과다. 물론 이 같은 움직임만으로 반도체 시장의 재편을 거론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미국 내 한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IBM의 반도체 기술력은 압도적이나 파운드리와 메모리 시장 모두 TSMC·삼성·SK가 완벽히 지배한 상태에서 일본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설사 기술이 있다 해도 2나노 양산을 위해서는 수십조 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일본이 그 리스크를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현실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안보’로 끈끈히 밀착하며 첨단 기술 패권을 다시 쥐려는 일본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일본은 지난해 말 안보 문서 개정을 통해 ‘반격 능력’ 확보를 천명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불침항모(不沈航母)가 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대대적인 방위비 증액으로 미국의 환심을 사고 일본 내 전략적 요충지에는 미군 항공모함을 위한 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중국 견제’라는 미국의 목표에 적극 호응하며 미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경제 블록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 이번 미일정상회담을 통해 구체화됐다. 일본의 반도체에 대한 집념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장 대중 반도체 수출규제 등 우리 기업들의 생사를 좌우할 이슈도 미국과 일본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반도체·배터리로 엮인 한미 경제동맹이 워낙 끈끈하지만 결코 방심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미일 동맹이 이렇게 가까웠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
삼성, 170억弗 반도체 공장 세우자…美 테일러시, ‘삼성 하이웨이’ 선물
산업 기업 2023.01.13 18:31:45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미국 테일러시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을 직접 찾아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렸다. 테일러시는 공장 부지 앞 도로를 ‘삼성 하이웨이’로 명명하고 공고한 반도체 공급망 협력과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총괄하는 경 사장은 삼성전자가 미국 내 건설 중인 테일러 반도체 공장 부지를 방문했다. 이달 5일(현지 시간)부터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 방문 직후 테일러 현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경 사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테일러 신규 공장 공사는 잘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설비가 완공되고 내년이면 미국 땅에서 최고 선단 반도체가 출하될 것”이라며 부지 현황을 전했다. 경 사장은 이번 출장에서 테일러시를 관할하는 윌리엄슨 카운티의 수장인 빌 그라벨 카운티장도 만났다. 그라벨 카운티장은 경 사장에게 테일러 공장 앞 도로를 ‘삼성 하이웨이’라고 명명했음을 알렸고 이곳에 걸어둘 도로 표지판을 선물했다. 삼성전자의 초대형 설비 투자에 감사함을 표하면서 앞으로 테일러시가 공장 운영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2021년 11월 170억 달러(약 21조 460억 원)를 들여 테일러에 최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또한 회사는 지난해 5월 반도체 공장 9곳 투자 계획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 신청서인 ‘챕터313’을 신청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향후 1676억 달러(약 207조 원)를 추가 투자해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지난해 12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독립교육구 이사회는 이를 승인했다. -
'생산지 다변화' TSMC, 일본에 공장 또 짓나…유럽 첫 공장도 고려
국제 경제·마켓 2023.01.13 16:51:40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일본에 두 번째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TSMC는 유럽에도 첫 번째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TSMC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웨이저자 TSMC CEO는 전날 온라인으로 열린 2022년 결산 기자회견에서 “일본 내 반도체 수요가 충분하고 일본 정부가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공장 추가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TSMC는 소니와 협력해 구마모토 현에 일본 내 첫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날 “(TSMC의 2공장 건설은) 대환영이다. 어떤 지원이 가능한지 생각하겠다”며 반색했다. 웨이 CEO는 또 “유럽에서 자동차 기술에 특화된 전문 반도체 공장을 신설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언론의 유럽 1공장 신설 검토 보도를 확인했다. 웨이 CEO는 “결정된 내용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지만 유력 입지로는 독일이 거론된다. 주요국들은 반도체 주문 제작 능력이 최고 수준인 TSMC 공장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에서 애리조나주에 첫 공장을 건설 중인 TSMC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주 정부의 적극적인 ‘구애’에 지난해 12월 “미국에 공장 하나를 새로 더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원래 120억 달러로 예정했던 미국 투자 규모도 400억달러로 3배 이상 늘렸다. 한편 TSMC는 지난해 4분기에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2959억 대만달러(약 12조1100억원)를 거뒀다. 웨이 CEO는 “올해 전체 반도체 산업은 다소 하향세를 보이겠지만 TSMC는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진격의 TSMC “日에 반도체 2공장 설립 검토 중”
국제 경제·마켓 2023.01.13 10:26:37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일본에 반도체 2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 영문판인 니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웨이저자 TSMC CEO는 이날 온라인으로 열린 2022년 결산 기자회견에서 “일본 내 반도체 수요가 충분하고 일본 정부의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공장 추가를 고려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TSMC는 현재 일본 구마모토 현에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데, 웨이저자 CEO가 공장 추가 계획을 밝힌 것이다. 그는 또 “유럽에 첫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도 들여다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국들은 반도체 주문 제작 능력이 최고 수준인 TSMC 공장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애리조나주에서 공장을 건설 중인 TSMC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주 정부의 적극적인 ‘구애’에 지난해 12월 “미국에 공장 하나를 새로 더 짓겠다”고 발표했다. 또 원래 120억달러로 예정했던 미국 투자 규모를 400억달러로 3배 이상 늘리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달 열린 애리조나주 1공장 장비 반입식에 팀 쿡 애플 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빅테크 거물들을 모두 대동해 참석해 TSMC의 투자 확대에 화답했다. 한편 TSMC는 지난해 4분기에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2959억 대만달러(약 12조1100억원)를 거뒀다. 웨이 CEO는 “올해 전체 반도체 산업은 다소 하향세를 보이겠지만 TSMC는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반도체 홀대 '초라한 자화상'…TSMC 4분기 영업익 13조 , 삼성의 10배 [View&Insight]
산업 기업 2023.01.12 18:24:27대만의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TSMC가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005930)의 10배 이상 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도 두 분기 연속 삼성전자를 추월했고 격차도 더 크게 벌렸다. 한국 정부·국회가 지원에 머뭇거리는 사이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의 입지가 삼성전자에서 TSMC로 완전히 넘어간 셈이다. ‘대기업 특혜’에 대한 비뚤어진 도그마가 초래한 결과다. TSMC는 12일 자사 홈페이지에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으로 6255억 3200만 대만달러(약 25조 6029억 원)의 매출과 3250억 4100만 대만달러(약 13조 3136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게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2.8%, 77.8% 늘어난 액수다. 매출액은 3분기보다도 2%가량 더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52%를 기록했다. 이는 최악의 실적을 낸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의 성과와 명백히 대비된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70조 원의 매출과 4조 3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이달 6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5% 줄었고 영업이익은 69%나 급감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반도체 부문의 매출이 19조~20조 원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했다. 메모리반도체까지 포함한 매출이 비메모리반도체 하나에만 주력한 TSMC의 80%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매출 세계 1위에 올랐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그 자리를 TSMC에 내줬다. 더욱이 TSMC는 시스템반도체 하나로 삼성전자가 반도체·스마트폰·가전 등 전 사업 부문에서 번 돈의 3배 이상을 벌었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고작 1조 원 안팎 수준일 것으로 추산했다. 전자 업계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사실상 공기업인 TSMC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데 반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각자도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
초격차·세제지원·공급망 '3개 화살' 앞세운 TSMC…K반도체에 '넘사벽' 되나
산업 기업 2023.01.12 17:57:42삼성전자와 TSMC의 매출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반도체 분야 주요 업종이 다르기 때문이다. TSMC는 시장 등락에 영향을 덜 받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정보기술(IT) 시장 업황에 큰 영향을 받는 메모리 분야에서 강한 면모를 띠고 있다. 금리 인상, 물가 상승 등으로 세계 IT 수요가 꽁꽁 얼어붙자 특성이 다른 두 업체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린 셈이다. 게다가 반도체 산업 지원에 사활을 건 대만 정부와 달리 삼성전자를 보유한 한국의 지원 분위기는 냉랭한 편이다. TSMC는 고객사의 시스템반도체를 대신 생산해주는 칩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에서 50% 이상의 점유율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칩 파운드리 사업은 ‘선 주문 후 생산’ 방식으로 진행된다. 고객사가 TSMC에 생산하고자 하는 칩 스펙을 알려주면 공장 라인 가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재고가 덜 남는 방식이다. 또한 시스템반도체에는 수천 가지 종류의 칩이 있어 특정 업종에 불황이 찾아오더라도 TSMC 매출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낮아진다. 또한 1987년 설립된 TSMC는 30년 이상 칩 제조 공정 노하우로 다양한 고객사에 대응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TSMC는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부터 0.2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까지, 즉 첨단 칩부터 구형 반도체 생산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애플·엔비디아·AMD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세계 최대 IT 회사부터 중소 팹리스(칩 설계) 기업까지 고객사로 둘 수 있다. 최근 이 회사는 이윤이 많이 남는 7나노 이하 극자외선(EUV) 공정에 투자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TSMC는 네덜란드 ASML이 독점 생산하는 EUV 노광 기기를 100대 이상 보유한 유일한 회사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TSMC는 지난해 4분기 매출 가운데 32%를 차지한 5나노 공정 라인 확보에 집중 투자하면서 고객사 확보에 공을 들인다. 대만 정부의 화끈한 반도체 지원책도 TSMC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만은 이달 7일 ‘산업 혁신 조례 수정안’을 통과시키고 반도체 업체 연구개발(R&D) 투자비의 25%, 설비투자의 5%를 세액공제해주기로 하는 등 통 큰 지원책을 발표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다만 메모리반도체의 영업 특성은 ‘선 생산 후 주문’ 방식이다. 일단 최첨단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완료하고 고객사의 수요대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메모리 시장 내 지배력이 아무리 공고하더라도 수요가 꺾이는 순간 삼성전자 제품 보관 창고에는 재고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메모리 제품군이 D램·낸드에 한정된 것 역시 삼성전자 실적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1분기도 계절적 비수기, 거시경제 악화 등으로 D램과 낸드가 각각 18%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향후 반도체 분야에서 안정적인 성장 기조를 확보하려면 파운드리 사업 투자에도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파운드리 2위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3나노 파운드리를 양산하는 등 2019년 발표한 ‘2030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 실현을 위해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TSMC에 비해 고객사 수가 적고 제조에 필요한 설계자산(IP) 수가 턱없이 부족해 보다 공격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촉박한 상황에 힘을 보태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국회는 시설 투자액 중 단 8%만 세액공제한다는 내용의 반도체특별법(K칩스법)을 통과시켰다. 기존 추진했던 20%와는 큰 차이를 보인 결과였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세제 지원 강화 방안을 통해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8%에서 15%까지 올리기로 발표했지만 이 역시도 국회를 통과해야 적용할 수 있다. -
애플 脫중국에…대만 PSMC, 인도에 반도체 공장 짓는다
산업 기업 2023.01.12 16:01:08공급망 재편에 나선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대체할 시장 중 하나로 인도를 주목하는 가운데 대만의 3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파워칩반도체제조공사(PSMC)가 인도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 12일(현지 시간) 연합신문망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황충런 PSMC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애플의 인도 생산량이 늘고 있다”며 “인도 정부와 공장 건설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과 그 최대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이 지난해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생산 차질을 겪은 뒤 인도 생산량을 늘리는 데 따른 결정이라는 얘기다. 애플 전문가인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애플은 장기적으로 인도에서 아이폰의 40~45%를 출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애플의 대만 협력 업체인 위스트론을 비롯해 폭스콘·페가트론 등이 줄줄이 인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인도 국민기업인 타타그룹은 위스토론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도 최근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 투자하는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제공하는 등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아이폰·아이패드·맥북 등 애플 제품의 중국 생산 비중은 96.3%에 달했으며 인도 3.1%, 베트남은 1.1%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정저우 공장의 생산 차질로 인도가 6~7%, 베트남은 2% 안팎으로 늘었으나 여전히 중국 비중이 절대적이다. -
건설노동자 '한줄기 빛' 반도체 공사 일감이 사라진다 [뒷북비즈]
산업 기업 2023.01.12 07:00:00충북 청주의 SK하이닉스(000660)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은 최근 마무리 공사를 맡고 있는 인력 정도 외에 근로자들이 모두 빠져나가 한산한 분위기를 풍겼다. 한때 주차 공간이 모자랐던 주차장은 이제 텅 비어가는 수준이다. M17 공장 착공으로 일거리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던 근로자들은 이제는 방을 빼고 그나마 일거리가 있는 평택 고덕 현장으로 대부분 이동한 상황이다. 한 근로자는 “요즘에는 신규 인력은 아예 받지 않고 있는 사람들도 내보내는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005930) 평택 고덕 현장도 사정이 다소 나을 뿐 예전만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조공뿐 아니라 경력이 있는 준기공 인력도 정리하는 협력 업체들이 늘고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일자리가 부족해졌다. 주간 하루 8시간을 일하면 ‘1공수’라고 하는데 이게 일당의 기준이다. 이후 2시간을 더 하면 1.5공수, 여기서 2시간을 더 하면 2공수다. 철야 작업까지 하면 하루 최대 4공수까지 할 수 있다. 예전에는 1.5공수 이상이 필수에 가까웠으나 요새는 공수를 늘리기가 예전보다 크게 어려워졌다. 일당이 준 데다 근무시간까지 예전만 못하니 월 수익이 “반토막이 났다”는 호소가 나오는 실정이다. 겨울이 건설 현장의 비수기인 영향도 있지만 최근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다’는 불안감이 더 크다. 일감이 계속 밀려들었던 지난해 겨울과 비교하면 체감하는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줄줄이 감산과 설비투자 축소를 선언한 데다 삼성전자도 비용 절감 압박을 받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건설 현장의 일거리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반도체 공장 공사 현장은 현장직 근로자들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상대적으로 수입이 적고 힘든 조선소나 고된 일반 건설 현장보다 업무 난도는 비교적 낮으면서 수입이 높아 양질의 일자리로 입소문을 탔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생산량 증대와 첨단 기술 확보 경쟁이 불붙으면서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왔다. 이로 인해 고수익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학생들까지 몰릴 정도로 얼어붙은 구직 시장에 소금 역할을 톡톡히 했었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의 다운사이클(하강 국면)이 찾아오면서 건설 현장의 구직난도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회사들의 투자 감축이 회사 자체의 경쟁력 문제 외에 심각한 파급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각 기업들은 자체 채용 인력 조정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하지만 투자 위축으로 인한 외부 채용 시장에 대한 영향은 이미 시작됐다는 반응이다. 문제는 반도체 업계의 바닥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DS) 부문에서 1조 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관측된다. 낸드 사업에서는 적자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 1분기에는 반도체 부문의 적자 전환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SK하이닉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시장에서는 회사가 지난해 4분기에 8000억 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조 단위로 적자 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7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실적 악화에 직면한 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의 절반 이상 줄이기로 했다. 마이크론도 전년 대비 30% 이상 설비투자 감축에 나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설비투자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시장 불황의 골이 예상보다 깊어 기조 변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전면적인 투자 감축 기조로 돌아서지 않아도 현재 상황에서 보듯 반도체 공장의 공사 속도를 조정하거나 비용을 줄이는 식의 대응을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산업의 침체가 채용 시장 등에 미치는 파급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시장 침체 속에서도 투자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동력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액공제 등 당근책을 적극적으로 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이 효과가 국내 경제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낙수효과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 상향 조치(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를 하루 빨리 국회에서 통과해 실행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시설 투자 지원을 대기업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중소기업, 일반 근로자 등 모두에게 흘러간다는 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지원책 미비로 기업이 투자를 망설이면 그 피해는 해당 기업뿐 아니라 경제 전체가 입게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월급 반토막"…'반도체 한파'에 공장건설 일용직의 눈물
산업 기업 2023.01.11 17:57:56반도체 업계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한때 인기를 누렸던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 근로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몇 개월 전만 해도 단순보조작업자(조공)도 한 달에 500만~600만 원을 벌 수 있다는 입소문과 함께 구직자들이 대거 몰렸지만 최근에는 임금이 줄고 연장 근무가 축소되면서 수입이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11일 반도체와 건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의 협력 업체 현장 채용 상황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005930)의 평택고덕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에서는 매주 평균 1000명 가까운 신규 근로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지만 최근에는 200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올해 ‘설비투자 감축’을 선언한 SK하이닉스(000660) 현장은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특히 별다른 기술 없이 숙련공을 보조하는 조공의 일거리와 수입이 크게 줄었다. 최근 각 협력 업체 등이 모집하는 공고를 보면 한때 최대 16만 원까지 올랐던 일당은 최근 13만 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과거에는 ‘기본’이었던 연장·철야 근무가 대폭 줄거나 사라지면서 월 소득이 300만 원이 채 안 된다는 하소연도 곳곳에서 나온다. 팀을 꾸려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한 근로자는 “요즘은 완전 신입은 뽑지도 않고 기존 인력까지 줄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때 사람이 부족해 조선소 등 다른 업종의 근로자까지 웃돈을 주고 데려올 정도였던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이 급변한 것은 업계에 몰아친 업황 부진의 여파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69% 하락한 영업이익을 잠정 발표했고 SK하이닉스는 4분기 적자가 기정사실화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4조 3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었던 청주 공장 증설을 보류했다. 삼성전자는 설비투자 규모를 줄이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각종 운영비를 줄이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투자 위축의 부정적 여파가 실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기업의 빠른 투자로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각종 파급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며 “정부가 발표한 설비투자 세액공제 상향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기업들의 투자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일감 없어 있던 사람도 내보내"…반도체發 불황 전방위 확산
산업 기업 2023.01.11 17:53:14충북 청주의 SK하이닉스(000660)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은 최근 마무리 공사를 맡고 있는 인력 정도 외에 근로자들이 모두 빠져나가 한산한 분위기를 풍긴다. 한때 주차 공간이 모자랐던 주차장은 이제 텅 비어가는 수준이다. M17 공장 착공으로 일거리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던 근로자들은 이제는 방을 빼고 그나마 일거리가 있는 평택 고덕 현장으로 대부분 이동한 상태다. 한 근로자는 “요즘에는 신규 인력은 아예 받지 않고 있는 사람들도 내보내는 중”이라며 “예전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이제는 출퇴근 시간에도 한산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005930) 평택 고덕 현장도 사정이 다소 나을 뿐 예전만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조공뿐 아니라 경력이 있는 준기공 인력도 정리하는 협력 업체들이 늘고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일자리가 부족해졌다. 주간 하루 8시간을 일하면 ‘1공수’라고 하는데 이게 일당의 기준이다. 이후 2시간을 더 하면 1.5공수, 여기서 2시간을 더 하면 2공수다. 철야 작업까지 하면 하루 최대 4공수까지 가능하다. 예전에는 1.5공수 이상이 필수에 가까웠으나 요새는 공수를 늘리기가 예전보다 크게 어려워진 상황이다. 일당이 준 데다 근무시간까지 예전만 못하니 월 수익이 “반토막이 났다”는 호소가 나오고 있다. ◇‘반도체 겨울’ 채용 시장에 직격타=겨울이 건설 현장의 비수기인 영향도 있지만 최근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다’는 불안감이 더 크다. 일감이 계속 밀려들었던 지난해 겨울과 비교하면 체감하는 격차가 커서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줄줄이 감산과 설비투자 축소를 선언하고 있고 삼성전자도 비용 절감 압박을 받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건설 현장의 일거리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반도체 공장 공사 현장은 현장직 근로자들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상대적으로 수입이 적고 힘든 조선소나 고된 일반 건설 현장보다 업무 난도는 비교적 낮으면서 수입이 높아 양질의 일자리로 입소문이 났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생산량 증대와 첨단 기술 확보 경쟁이 불붙으면서 공장 건설에 속도를 냈다. 이로 인해 고수익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학생들까지 몰릴 정도로 얼어붙은 구직 시장에 소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도체 업계의 다운사이클(하강 국면)이 찾아오면서 건설 현장의 구직난도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에서만 6만 명이 넘는 근로자가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회사들의 투자 감축이 회사 자체의 경쟁력 문제 외에 심각한 파급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각 기업들은 자체 채용 인력 조정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하지만 투자 위축으로 인한 외부 채용 시장에 대한 영향은 이미 시작됐다는 반응이다. ◇삼성도, 하이닉스도 적자로=문제는 현재 상황을 보면 반도체 업계의 바닥에는 아직 닿지도 않았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DS) 부문에서 1조 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 사업에서는 적자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 1분기에는 반도체 부문의 적자 전환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SK하이닉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시장에서는 회사가 지난해 4분기에 8000억 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조 단위로 적자 폭이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7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실적 악화에 직면한 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의 절반 이상 줄이기로 했다. 마이크론도 전년 대비 30% 이상 설비투자 감축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설비투자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시장 불황의 골이 예상보다 깊어 기조 변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전면적인 투자 감축 기조로 돌아서지 않아도 현재 상황에서 보듯 반도체 공장의 공사 속도를 조정하거나 비용을 줄이는 식의 대응을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산업의 침체가 채용 시장 등에 미치는 파급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시장 침체 속에서도 투자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동력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액공제 등 당근책을 적극적으로 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이 효과가 국내 경제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낙수효과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정부가 내놓은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 상향 조치(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를 하루 빨리 국회에서 통과해 실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시설 투자 지원을 대기업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중소기업, 일반 근로자 등 모두에게 흘러간다는 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지원책 미비로 기업이 투자를 망설이면 그 피해는 해당 기업뿐 아니라 경제 전체가 입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기옥시아·WD 합병설 '솔솔'…삼성 '낸드 아성' 흔들리나
산업 기업 2023.01.11 17:48:20글로벌 소비 둔화로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치는 가운데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2위 기업 기옥시아와 4위 웨스턴디지털(WD) 간 합병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반도체 빙하기를 틈타 ‘규모의 경제’를 노린 업체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하면서 또다시 ‘치킨게임’이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해당 ‘빅딜’이 성사될 경우 삼성전자(005930)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세계 1위 자리를 내줄 위기에 처하게 된다. 11일 전자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기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은 합병 논의를 지난해 말 재개했다. 현재 기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은 기술 개발, 생산 시설 운영 등 넓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두 회사는 2020년 1조 엔(약 9조 4000억 원)을 들여 일본에 신공장을 짓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과거 불황기 때마다 대형 인수합병(M&A)과 출혈경쟁이 반복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대폭적인 시장 재편 과정이 뒤따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동아시아 금융위기가 불거졌던 1999년에는 일본의 NEC와 히타치의 메모리 사업부가 합병해 엘피다로 거듭났다. 2000년에는 미쓰비시도 엘피다에 D램 사업을 넘겼다. 현대전자와 LG반도체도 1999년 하이닉스로 통합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에는 D램 2위 기업이었던 독일 키몬다가 파산했다. 3위였던 엘피다는 2012년 법정관리 대상이 된 뒤 2013년 미국 마이크론에 인수됐다. 기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합병에 성공할 경우 이들의 점유율은 현 1위인 삼성전자를 추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시장조사 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31.4%다. 기옥시아(20.6%)와 웨스턴디지털(12.6%)의 단순 합산 점유율(33.2%)보다 적다. 3위 SK하이닉스(000660)의 점유율은 18.5%, 5위 마이크론은 12.3%이다. 다만 두 회사 간 합병 논의 수준은 초기 단계로 알려졌다. 합병에 최종 합의한다 해도 각국 경쟁 당국의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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