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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나쁘지도, 희망적이지도 않다’…다우존스 0.23%↓[데일리국제금융시장]
증권 해외증시 2023.04.20 05:55:41뉴욕증시 투자자들은 1분기 주요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는 않지만 전망이 밝지도 않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주요 지수는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1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다우존스종합지수는 79.62포인트(-0.23%) 하락한 3만3897.0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35포인트(-0.01%) 내린 4154.5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3.81포인트(+0.03%) 오른 1만2157.23에 장을 마감했다. 모건스탠리의 1분기 주당순이익(EPS)은 1.7달러로 시장 전망치(1.62달러)를 상회했다. 장 종료 후 발표된 테슬라의 1분기 매출은 233억30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232억1000억 달러를 상회하고, EPS는 85센트로 전망치에 부합했다. 다만 순이익이 25억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4% 급감하면서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2% 하락 거래됐다. CNBC는 “많은 회사들이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미래 예측을 낮추는 등 뭔가 잘못된 점도 포함되면서 주가를 낮췄다”며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은 소용돌이 치고 있다”고 총평했다. 연준이 이날 발표한 베이지북은 최근 몇 주 간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실패로 대출이 줄어든 동시에 전반적인 경제 활동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과열된 고용시장과 인플레이션은 일부 완화됐다는 내용을 담았다. 베이지북은 연준의 정기 경제 조사다. 베이지북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6주간 기업과 가계의 대출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SVB가 기반을 둔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대출 활동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보스톤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일부 응답자들은 소규모 은행들이 유동성 문제로 대출을 제한해 경제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기술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물가상승률이 둔화되는 것 같다”는 평가도 포함됐다. 다만 이날 시장에서는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인 9.8%를 넘어 10.1%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한동안 경직된 채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bp(1bp=0.01%포인트) 상승한 3.595%에 거래됐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5bp 오른 4.252%에 거래됐다. 이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높이, 더 오래’ 유지해야 할 요인이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시장 책임자인 수재너 스트리터는 “기준금리가 계속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가 금융 시장에 만연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추가 긴축이 경기 침체의 가능성을 높이고 세계적인 파급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3개월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와 달리 4bp 하락했다. 이는 공화당이 부채 한도 관련 대안 법안을 제시하면서 위험프리미엄이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3개 월 물은 최근 정부가 부채 한도에 다다르는 시기와 겹치면서 위험 프리미엄이 붙어 수익률이 높게 유지됐다. 공화당은 부채한도를 1조5000억 달러 높여 1년 동안 채무 불이행을 막도록 하고 대신 정부의 재량 지출은 줄이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제외하면 국채 시장은 금리 인상 전망에 반응해 수익률이 상승했다. 암호화폐도 금리 인상 전망 속에서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3% 하락한 2만9276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더리움은 4.7% 하락한 198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 밖에 리플과 라이트코인은 각각 4.8%, 7.3% 하락 거래 중이다. 뉴욕유가는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70달러(2.10%) 하락한 배럴당 79.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
벤처 활성화 힘 싣는 당정…10조 성장 자금 추가 공급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3.04.19 18:13:29국민의힘과 정부가 벤처·스타트업에 10조 원 규모의 성장자금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모태펀드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복수의결권 허용 등 입법 지원에도 적극 나설 방침을 밝혔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 경기 침체 여파로 벤처·스타트업 업계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당정이 위기 극복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신성장 동력 확충을 위한 벤처·스타트업 지원 대책 민·당·정 협의회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당정은 최근 벤처 투자 감소 등 어려움에 대응해 신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벤처스타트업 자금 대책 등 총력 대책을 마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정은 10조 원 이상을 추가 지원해 초기 기업에 대한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보증을 추가 공급하고 성장 단계 지원을 위한 세컨더리펀드와 글로벌펀드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지원 대상 기업은 약 70만 개에 달한다. 당정은 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 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우선 올해 하반기까지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한 복수의결권을 허용할 방침이다. 현재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벤처기업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또 민간 벤처모태펀드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민간 벤처모태펀드에 출자하는 법인에 대한 세제 혜택을 담은 법안을 이른 시일 내에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 역시 2027년 일몰되는 벤처기업법 일몰을 폐지해 상시 지원 체제로 전환하는 법안을 6월까지 국회에 전달할 방침이다. 이날 논의된 내용은 20일 총리 주재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최종 확정 뒤 발표된다. -
"금융위기 대응" 머리 맞대는 한일 예금보호기관 수장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3.04.19 18:13:18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예금보험기관 수장이 다음 주 만나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 대응책 및 예금자 보호 방안 등을 논의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미쓰이 히데노리 일본 예금보험공사(DICJ) 사장과 25일 서울 중구 예보 본사에서 회동할 계획이다. 양측 인사가 대면하는 것은 2019년 이후 4년여 만이다. 그간 양 기관은 수시로 상대국을 방문해 대면 교류를 이어왔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왕래가 끊겼다. 예보 관계자는 “우리 쪽에서 먼저 제안을 보내 만남이 성사됐다”면서 “양국의 예금자보호제도 전반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기관은 이번 만남에서 한일 양국의 예금자보호제도 현황을 공유할 계획이다. 특히 뱅크런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양국의 컨틴전시플랜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각국의 은행권을 향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만큼 상대국의 보호 제도 중 벤치마킹할 만한 점을 찾기 위한 취지다. 이번 만남이 당정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예금자보호제도는 금융회사가 파산해 맡은 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됐을 때 예금보험공사가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2001년부터 보호 한도를 5000만 원으로 묶어두고 있는데 주요 선진국에 비해 보호 수준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일본의 보호 한도는 1000만 엔(약 9900만 원)으로 우리나라보다 배 가까이 높다. 경제 규모 차이를 배제해 실질적인 보호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예금자 보호 한도를 봐도 일본은 2.2배로 우리나라(1.3배) 보호 수준을 크게 웃돈다. -
[뒷북 글로벌] 4%대 고금리 저축상품 낸 애플, 미국 금융가 '메기 효과' 낼까
국제 경제·마켓 2023.04.19 07:00:0017일(현지 시간) 미국 금융가에 두 가지 소식이 교차했다. 하나는 애플이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출시한 연 이율 4.15%의 저축 상품이었고, 다른 하나는 찰스슈와브 등 미국 금융회사 3곳에서 올 1분기 예금이 총 572억 달러 감소했다는 소식이었다. 애플이 고유 브랜드 파워와 막대한 현금 보유량은 물론 상품의 높은 이율, 편리한 서비스 등의 특징을 내세워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중소형 은행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미국 금융 소비자들을 파고들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판을 흔드는 일종의 ‘메기 효과’를 낼지 미국 금융 업계 안팎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애플은 이날 공식 블로그에 글을 올려 애플 카드 저축 계좌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골드만삭스와 협력해 저축 계좌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발표한 지 6개월 만이다. 제니퍼 베일리 애플 부사장은 상품 출시를 알리며 “우리는 이용자들이 금융 생활을 더 건강하게 영위할 수 있게 돕는 도구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애플이 제시한 연 이율 4.15%는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집계한 미 전역 은행 금리 평균치인 0.37%의 10배가 넘는다. 앨리뱅크와 골드만삭스 계열인 마커스가 내놓은 인기 상품의 이율도 각각 3.75%, 3.9%인 점을 고려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입출금 수수료, 최소 예치 금액 등 타 은행들이 내거는 최소한의 요구 사항도 없다. 계좌를 만들고 나면 애플 카드로 결제한 금액의 최대 3%를 캐시백 형태로 돌려주는 ‘데일리 캐시’ 혜택도 있다. 계좌 개설과 관리 모두 아이폰 ‘월렛’ 애플리케이션으로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이다. 테드 로스먼 뱅크레이트 선임애널리스트는 “이번 저축 상품의 출시로 애플의 금융 서비스가 탄력을 받게 됐다”며 “애플은 가장 높은 우선순위에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앞서 지난달 ‘선구매 후지불(BNPL)’ 서비스인 ‘애플페이 레이터’를 출시하면서 이용자들의 신용도를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심사와 승인을 100% 자회사인 ‘애플 파이낸싱 유한책임회사(LLC)’에서 맡도록 해 단기 대출 업무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여기에 저축 상품까지 출시하면서 금융업의 핵심인 수신(예금)과 여신(대출) 업무에 모두 진출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통 은행에 대한 새로운 위협 신호”라고 전했다. 애플이 보유한 막대한 현금과 브랜드 파워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밍 마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번 애플의 저축 상품 출시에서 가장 특별한 부분은 주체가 애플이라는 점”이라며 “누구나 애플을 알고 있고 상당수는 이미 애플 카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의 이런 움직임이 다른 금융회사에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SVB 사태 이후 미국 내 대다수 은행에서 예금액이 감소했다. 미국의 10위 금융회사인 찰스슈와브는 1분기 말 기준 예금액이 3257억 달러로 지난해 말(3667억 달러)보다 410억 달러(11%) 줄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감소 폭은 30%에 이른다. 찰스슈와브는 1분기에 순이익은 16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 늘었지만 예금 유출은 막지 못했다. 찰스슈와브는 지난해 말 기준 장부상 채권 손실이 약 280억 달러에 이르러 SVB 사태 발발 이후 뱅크런 우려가 큰 곳으로 꼽혔다. 자산 규모 12위 은행인 스테이트스트리트 역시 이날 1분기 예금액(2240억 달러)이 전 분기 대비 118억 달러(5%),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고 밝혔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주요 20개국(G20)이 선정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글로벌 은행(G-SIBs)’ 30곳 중 한 곳이다. 이 은행은 특히 2분기에도 무이자 예금 40억~50억 달러가 추가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투자자에게 미리 밝혔다. 이 밖에 M&T은행은 예금 잔액이 1분기 1591억 달러로 전 분기 말보다 44억 달러(3%) 줄었다고 전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3곳의 금융기관에서 1분기 동안 빠져나간 예금액은 572억 달러에 이른다. 이 같은 흐름에 비춰 앞서 예금이 늘었다고 밝혔던 JP모건·웰스파고·씨티그룹 등 톱5 은행을 빼면 대다수가 SVB 사태 이후 예금 유출을 겪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FT는 “분기 실적과 함께 발표되는 예금 추이는 지난달 은행 사태 이후 금융기관들의 피해에 대한 완전한 그림을 제공하고 있다”며 “지난달 예금이 빠져나간 속도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예금 감소가 신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주식전략가는 “각종 데이터를 보면 신용 경색은 이미 시작됐다”며 “SVB 사태 이후 최근 지표가 안정된다고 해서 이를 괜찮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진단했다. -
“VIX의 하락 조용(?)한 시장”…“불러드, 금리 더 많이 올려야”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증권 해외증시 2023.04.19 06:18:47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대형 은행의 실적이 엇갈린 가운데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추가 금리인상 발언에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04%,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03% 내린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0.09% 상승했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침체 우려에 한때 연 3.55%까지 떨어졌지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 물은 4.23%까지 뛰었습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실적이 예상을 웃돌면서 4대 은행 모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는데요. 골드만삭스는 주당순이익(EPS) 8.79달러로 시장 예상치(8.10달러) 대비 높았지만 매출이 월가 기대를 밑돌고 분기 순이익이 1년 만에 18% 급감하면서 주가가 하락(-1.7%)했습니다. 장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넷플릭스는 1분기 가입자 수가 175만 명으로 예상(241만 명)을 크게 밑돌았는데요. 오늘은 은행권 상황과 주요 지역 연은 총재 발언, 증시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모니한, 미국 다음 3개 분기 GDP -0.5~-1% 예상”…“불러드·보스틱, 경기침체 예상 안 해” 우선 은행 실적 간단하게 보죠. 이날 실적을 내놓은 2위 은행 BofA는 1분기 매출이 263억9000만 달러로 레피니티브 집계 월가 예상치 251억3000만 달러를 웃돌았는데요. 주당순이익(EPS)도 94센트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82센트)를 상회했습니다.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순이자이익이 144억 달러로 전년 대비 29억 달러(25%)나 폭등했는데요. 시장에서는 24%를 점쳤습니다. 1분기 대손충당금은 9억3100만 달러로 지난해 4분기(10억9200만 달러)보다 감소했습니다. 예상치 11억8000만 달러보다도 적은데요. 관심인 예금도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3월 말 기준 1조9100억 달러로 작년 말보다는 약 200억 달러 적지만 월가 예상치(1조8800억 달러)보다 300억 달러가량 많은데요. BofA의 순이자이익이 예상을 웃돌았다는 점과 3월 은행 혼란 속에서 대형 은행에 예금이 몰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금 부분은 은행이 되레 스스로 수위를 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BofA의 주가는 0.63% 상승했는데요. BofA는 부실 대출(NPL)비율이 0.38%로 지난해 4분기(0.37%)보다 살짝 높지만 전년 동기(0.47%)와 비교하면 낮았습니다. 다만, 같이 봐야 할 부분이 있는데요. 이날 BofA까지 4대 미국 은행의 1분기 개인대출 대손상각 규모가 1년 전보다 73% 급등한 34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대손상각이란 대출금을 못 돌려받을 것이라고 판단해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면서 대차대조표에서 제외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상각을 하면 연체율이 낮아지지만 이런 행위가 많아진다는 것 자체가 소비자 대출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하기에 좋은 건 아닙니다. 앞서 JP모건체이스는 신용카드 부실 대출이 1분기에 9억2200만 달러로 1년 새 82% 증가했고, 1분기에 12억 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웰스 파고는 신용카드 대출기준을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는데요. 아직은 괜찮고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하지만 문제는 경제가 더 나빠질 경우입니다. 지금 기준으로 겉만 봐서는 안 되죠. 에리카 나자리안 UBS 애널리스트는 “경제 상황이 계속 나빠지면 올해와 내년에 걸쳐 신용시장을 압박할 수 있다”며 “이전 침체 때 경험한 최고치보다는 낮겠지만 다가오는 경기침체를 감안하면 결국 이에 따른 손실이 팬데믹 이전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연장선에서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브라이언 모니한 BofA 최고경영자(CEO)도 완만한 침체 전망을 유지했습니다. 그는 “소비가 침체를 보일 만큼 빠르게 둔화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가 강하다”면서도 “기업 고객들이 점점 더 몸을 사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모든 지표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침체를 가르키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모니한 CEO는 미국 경제가 플러스 성장으로 되돌아가기 전 앞으로 3개 분기에 걸쳐 GDP가 연율 기준 -0.5~-1.0%가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실무진들이 은행 위기 이후 하반기 완만한 침체를 예상한 것과 같은데요. 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인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총재의 생각은 다릅니다. 그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월가는 6개월 뒤에 침체가 올 것이라는 생각에 빠져 있는 듯하지만 지금처럼 경제가 확장할 때는 정말로 맞지 않는 얘기”라며 “노동시장이 매우 매우 강한 듯하며 전통적으로 강한 고용시장은 강한 소비를 이끌고 이는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올 하반기에 침체를 예측할 때가 아닌 것 같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美 1분기 근로자 주당 벌이 6.2% 인플레(5.8%) 앞질러”…“CNBC, 미 국민 3분의2 침체거나 침체로 가고 있어” 미국은 소비가 경제의 3분의2입니다. 고용시장에 금이 확실히 가기 시작했지만 실업률이 여전히 3.5%인데요. 둔화하더라도 지금처럼 느리게 둔화하면 인플레이션을 잡는 동안 경제가 버티면서 침체까지 피할 수 있다는 게 불러드의 구상인 거죠. 20일로 예정된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전망치는 24만 건으로 전주(23만9000건)보다 1000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인지 불러드는 이날도 기준금리를 5.50~5.75%까지 올리고 이를 더 오래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다시 폈습니다. 크게 △은행 문제가 잦아들고 있고 △노동시장이 강하고 팬데믹 초과저축 아직 남음 △인플레이션이 높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그는 “경기침체 예측은 금리가 너무 빨리 올랐다는 부분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둔 데서 나온다”며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고 있지만 월가가 예상하는 것만큼 빠르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은행 문제가 심각해졌으면 세인트루이스 연은 금융스트레스지수가 4~5 가까이 갔겠지만 지금은 0 수준이라고 하기도 했죠. 실제 미국의 물가는 갈 길이 남았는데요.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현재 전월 대비 0.1%(3월 0.3%), 근원의 경우 0.3%(0.3%)로 예측되는데요. 0.3%만 해도 1년이면 3.6%죠. 블룸버그통신 집계치에 따르면 28일에 나올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전기 대비 1.1%로 지난해 4분기(1.0%)보다 다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날 노동통계국은 1분기 풀타임 근로자의 주당 수입 중앙값이 전년 대비 6.1% 올라 같은 기간 인플레이션(5.8%)보다 높았다고 했는데요. 이는 불러드 말대로 침체에 빠지지 않을 요인이 되면서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불러드와 방향성이 비슷합니다. 그는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시장 생각처럼 빨리 내려오지 않을 것이다. 나는 아마도 3% 아래로 내려올 거라고 보지 않으며 3%는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돈다”며 “한 번 정도 더 움직이면(금리 0.25%p 인상) 통화정책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흥미로운 건 보스틱도 침체를 예상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금리가 5.00~5.25%가 된 다음에 한동안 유지해야 한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인데요. 기본적으로는 연준 내 이코노미스트들과 지역 연은 총재들의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총재들의 경우 정책적 의지를 좀 더 담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데요. 연준의 사정에 정통한 월가의 한 관계자는 “회의록에 나오는 스탭 리뷰(Staff Review)는 이코노미스트들이 한 것이기 때문에 위원 의견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들이 최고 수준인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시장 안팎에서는 침체 우려가 크긴 한데요. 리암스 자산운용의 토드 톰슨은 “연착륙이 좀 더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주장했지만, 27억 달러 규모의 콜롬비아 토털 리턴 채권펀드를 운용하는 제이슨 캘런은 “연준이 이번 사이클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이며 인플레이션을 관리한다는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착륙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봤습니다. 미 국민들도 그렇습니다. 미 국민의 69%가 미국 경제를 부정적(negative)으로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미 경제 방송 CNBC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미국인의 약 3분의2는 미국이 경기침체로 치닫고 있거나 이미 침체에 빠졌다고 답했습니다. 응답자의 81%는 인플레이션 탓에 유흥이나 여행 비용을 줄이고 저축을 꺼내 쓰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금이 주식하기 좋은 시기’라는 응답은 24%에 그쳐 조사 17년 역사상 최악이었다고 합니다. “캐신, VIX 17 아래에서 거래 앞으로 2주가 중요”…“RBC, 1945년 이후 처음으로 증시 침체 신호 무시 가능성” 증시 상황 보겠습니다. 변동성지수(VIX)가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로 17을 밑돌았는데요.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아트 캐신 UBS 객장담당 디렉터는 “시장이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거래량도 꽤 적었다. VIX가 17 아래에서 거래됐다”며 “그것은 마치 모든 사람들이 약간 최면에 빠져 있는 것 같다”고 봤습니다. 이어 “시장이 이렇게 조용할 때는 사람들은 평소에 하던 것들을 한다. 그렇게 나쁜 것은 없지만 다음 2주가 중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이날 VIX는 16.7 안팎까지 내려가기도 했죠. 짐 스미기엘 SEI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의 은행 위기를 고려하면 상충되는 신호를 내보내는 시장의 고요함이 놀랍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를 두고 스트래테가스는 VIX가 역사적인 중위값 17.9 아래로 움직이고 있는 건 좋은 의미라고 봤는데요. 지금 상황은 1년 기준 S&P500 수익률이 약 9%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VIX가 떨어지면서 증시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말인데요. 하지만 걱정스럽게 보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RBC 캐피털 마켓의 최고 전략가 로리 칼바시니는 “2차 세계대전 시기인 1945년 이후 처음으로 증시가 침체에 관한 모든 신호를 무시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며 “당시 정부의 전쟁 자금이 많이 풀렸고 전시 폐쇄 경제에서 정상으로 전환하고 있었는데 이는 코로나19 이후와 닮았다”고 전했는데요. 그때도 시장이 침체 가능성을 무시했는데 이번에도 비슷할 수 있다는 거죠. 칼바시니는 “사람들이 경기침체에 관해 듣는 것에 지쳤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연말 S&P 전망치를 4100으로 잡고 있는데요. 아직 불확실성이 다 가신 게 아닙니다. 월가에서 잔뼈가 굵은 아트 캐신이 약간 의아할 정도면 좀 더 본다고 해서 크게 나쁠 건 없을 텐데요. UBS는 “VIX가 17 밑이고 국채 MOVE 지수가 SVB 영업정지 이전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시장의 변동성이 줄면서 계속 진행 중인 불확실성을 가리고 있다”며 “우리는 하방위험이 감소했다고 믿기 어려우며 주식보다는 등급이 높은 채권을 선호한다”고 했습니다. BofA의 글로벌 펀드매니저 조사에서도 주식 대비 채권투자 비중이 14년 만에 최고치라고 하는데요. 지역은행의 어려움도 여전합니다. 블룸버그는 아직 분기보고서를 내지 않은 60개 지역 은행의 예금이 1년 전보다 730억 달러 증가했는데, 이는 이전 12개 분기 평균 4260억 달러를 크게 밑돈다고 했는데요. 재러드 번스타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의회에 이날 상업용 부동산 이슈가 워치리시트에 올라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추가로 남가주대 마셜 비즈니스 스쿨의 에리카 지앙 교수와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그레고르 마트보스 교수 등이 내놓은 연구를 보면 은행 자산의 약 6%만이 금리스와프를 통해 금리상승의 위험을 헤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계속 오를 때 상장 은행의 약 4분의1이 되레 헤지를 줄였다고 하는데요. 물론 국채금리 하락에 평가손실 부분이 상당히 줄었습니다. 채권 보유량이 많은 BofA만 해도 3개월 전 대비 95억 달러나 감소했죠. 하지만 리스크 관리능력이 부족한 지역은행들은 이게 아니더라도 어딘가 구멍이 있을 수 있는데요. 토니 로스 윌밍턴 트러스트의 CIO는 “아직 어닝 시즌의 초기이기 때문에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말하기 어렵다”며 “지역은행들의 경우 며칠, 또는 몇 주 내 보고서를 내놓을 것이기 때문에 이를 보면 지역은행 상황이 어떤지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여름이 다가올수록 연방정부 부채한도도 좀 더 신경을 쓰게 만들텐데요. BofA의 펀드매니저 조사에서 응답자의 80%가 부채한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답했던 데서 보듯 디폴트 가능성은 낮지만 정치적 협상 과정이 지난할 수 있지요. 골드만삭스는 “올 들어 이달까지 걷히는 세금이 생각보다 적어 6월 상반기에 부채한도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습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이 1년 간 부채한도를 유예하고 대신 연방정부 예산을 대폭 삭감하려고 하고 있는데 디폴트에 가까이 가는 것만으로도 미국에 해를 미친다고 비난했는데요. 어닝 시즌과 함께 상황을 조금 더 두고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네이버 기자구독을 하시면 월가와 미국 경제, 연준에 관한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중소銀 위기 틈타 고금리 승부수… 자금시장 '블랙홀' 되나
국제 경제·마켓 2023.04.18 21:53:16애플이 17일(현지 시간) 출시한 연 이율 4%대의 고금리 저축 상품이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판을 흔드는 일종의 ‘메기 효과’를 낼지 미국 금융 업계 안팎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애플이 이를 계기로 금융 서비스에서도 영향력을 급속히 넓힐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전후로 미국 금융회사에서 예금 인출이 발생한 것과 맞물려 이번 저축 상품이 높은 이자를 원하는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애플이 골드만삭스와 협업을 통해 출시한 이번 저축 상품에서 제시한 연 이율 4.15%는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집계한 미 전역 은행 금리 평균치인 0.37%의 10배가 넘는다. 앨리뱅크와 골드만삭스 계열인 마커스가 내놓은 인기 상품의 이율도 각각 3.75%, 3.9%인 점을 고려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입출금 수수료, 최소 예치 금액 등 타 은행들이 내거는 최소한의 요구 사항도 없다. 계좌를 만들고 나면 애플 카드로 결제한 금액의 최대 3%를 캐시백 형태로 돌려주는 ‘데일리 캐시’ 혜택도 있다. 계좌 개설과 관리 모두 아이폰 ‘월렛’ 애플리케이션으로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이다. 테드 로스먼 뱅크레이트 선임애널리스트는 “이번 저축 상품의 출시로 애플의 금융 서비스가 탄력을 받게 됐다”며 “애플은 가장 높은 우선순위에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앞서 지난달 ‘선구매 후지불(BNPL)’ 서비스인 ‘애플페이 레이터’를 출시하면서 이용자들의 신용도를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심사와 승인을 100% 자회사인 ‘애플 파이낸싱 유한책임회사(LLC)’에서 맡도록 해 단기 대출 업무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여기에 저축 상품까지 출시하면서 금융업의 핵심인 수신(예금)과 여신(대출) 업무에 모두 진출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통 은행에 대한 새로운 위협 신호”라고 전했다. 애플이 보유한 막대한 현금과 브랜드 파워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밍 마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번 애플의 저축 상품 출시에서 가장 특별한 부분은 주체가 애플이라는 점”이라며 “누구나 애플을 알고 있고 상당수는 이미 애플 카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의 이런 움직임이 다른 금융회사에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SVB 사태 이후 미국 내 대다수 은행에서 예금액이 감소했다. 미국의 10위 금융기관인 찰스슈와브는 1분기 말 기준 예금액이 3257억 달러로 지난해 말(3667억 달러)보다 410억 달러(11%) 줄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감소 폭은 30%에 이른다. 찰스슈와브는 1분기에 순이익은 16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 늘었지만 예금 유출은 막지 못했다. 찰스슈와브는 지난해 말 기준 장부상 채권 손실이 약 280억 달러에 이르러 SVB 사태 발발 이후 뱅크런 우려가 큰 곳으로 꼽혔다. 자산 규모 12위 은행인 스테이트스트리트 역시 이날 1분기 예금액(2240억 달러)이 전 분기 대비 118억 달러(5%),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고 밝혔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주요 20개국(G20)이 선정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글로벌 은행(G-SIBs)’ 30곳 중 한 곳이다. 이 은행은 특히 2분기에도 무이자 예금 40억~50억 달러가 추가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투자자에게 미리 밝혔다. 이 밖에 M&T은행은 예금 잔액이 1분기 1591억 달러로 전 분기 말보다 44억 달러(3%) 줄었다고 전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3곳의 금융기관에서 1분기 동안 빠져나간 예금액은 572억 달러에 이른다. 이 같은 흐름에 비춰 앞서 예금이 늘었다고 밝혔던 JP모건·웰스파고·씨티그룹 등 톱5 은행을 빼면 대다수가 SVB 사태 이후 예금 유출을 겪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FT는 “분기 실적과 함께 발표되는 예금 추이는 지난달 은행 사태 이후 금융기관들의 피해에 대한 완전한 그림을 제공하고 있다”며 “지난달 예금이 빠져나간 속도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예금 감소가 신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주식전략가는 “각종 데이터를 보면 신용 경색은 이미 시작됐다”며 “SVB 사태 이후 최근 지표가 안정된다고 해서 이를 괜찮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진단했다. -
무디스 "디폴트 기업, 2년 반만에 최대"
국제 국제일반 2023.04.18 16:28:22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파산의 여파로 지난달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한 기업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한 가운데 은행권 불안까지 가세하며 저신용 기업의 위기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 시간)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무디스의 평가 기업 가운데 15곳이 지난달 디폴트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이 숫자는 올해 1월 6곳, 2월 12곳에서 꾸준히 증가했다. 2023년 1분기 동안 디폴트를 선언한 무디스 평가 기업은 총 33곳으로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많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SVB와 시그니처은행 파산 이후 디폴트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FT는 전했다. 은행권 불안이 번지면서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결국 디폴트가 잇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는데 실제로 확인된 것이다. 무디스는 “올해 1분기에는 고금리 환경으로 인한 긴축적 재정 상황이 (SVB 파산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미국 저등급 기업의 연체율이 올해 2월 기준 2.5%에서 내년 2월 5.4%로 두 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는 장기 평균인 4.7%보다도 높은 수치다. 경기 침체, 실업률 증가, 신용 스프레드(국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이) 확대라는 요인들이 겹쳐 저신용 기업의 디폴트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무디스의 진단이다. 무디스 레버리지 금융 실무 책임자인 크리스티나 패젯은 “모든 (관련) 요소들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것이 디폴트를 부추기는 도화선이 될지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1분기 美 3개 은행서 572억弗 이탈
국제 경제·마켓 2023.04.18 16:16:28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미국 내 지역 중소형 은행뿐 아니라 대형 은행에서도 고객 예금 유출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극소수 초대형 은행을 제외한 대다수 은행에서 예금액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실상 미국 내 신용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현지 시간) 미국의 10위 금융기관인 찰스슈와브는 1분기 말 기준 예금액이 3257억 달러로 지난해 말(3667억 달러)보다 410억 달러(1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감소 폭은 30%에 이른다. 찰스슈와브는 1분기에 순이익은 16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 늘었지만 예금 유출은 막지 못했다. 찰스슈와브는 지난해 말 기준 장부상 채권 손실이 약 280억 달러에 이르러 SVB 사태 발발 이후 뱅크런 우려가 큰 곳으로 꼽혔다. 미국 자산 규모 12위 은행인 스테이트스트리트 역시 이날 1분기 예금액(2240억 달러)이 전 분기 대비 118억 달러(5%),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고 밝혔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주요 20개국(G20)이 선정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글로벌 은행(G-SIBs)’ 30곳 중 한 곳이다. 이 은행은 특히 2분기에도 무이자 예금 40억~50억 달러가 추가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미리 투자자에게 예고했다. 이 밖에 M&T은행은 예금 잔액이 1분기 1591억 달러로 전 분기 말보다 44억 달러(3%) 줄었다고 전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3곳의 금융기관에서 1분기 동안 빠져나간 예금액은 572억 달러에 이른다. 이 같은 흐름은 앞서 지난주 JP모건체이스가 1분기에 예금이 370억 달러 증가했다고 발표한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씨티그룹 역시 1분기 전체로는 예금이 2.5% 줄었지만 3월에는 300억 달러가 늘어나 1조 33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사실상 톱5 은행을 제외한 미국의 은행 대다수가 SVB 사태 이후 예금 유출을 겪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기 실적과 함께 발표되는 예금 추이는 지난달 은행 사태 이후 금융기관들의 피해에 대한 완전한 그림을 제공하고 있다”며 “지난달 예금이 빠져나간 속도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예금 감소는 신용 위축 요인이다. 예금이 줄면 은행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수익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높이는 등 여신 기준을 높이게 된다. 모건스탠리의 최고주식전략가인 마이크 윌슨은 “각종 데이터를 보면 신용 경색은 이미 시작됐다”며 “SVB 사태 이후 최근 지표가 안정된다고 해서 이를 괜찮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진단했다. 기업과 가계의 자금 확보가 더 어려워지면서 미국 경제가 불황에 빠질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다. 국제금융협회의(IIF)의 팀 애덤스 회장은 “은행 혼란은 위기가 아니라 일종의 난기류”라면서도 “리스크는 현실이고 얼마나 깊은지 모른다”고 말했다. -
애플, 연 4.15% 예금 출시…美은행에 메기 역할할까
경제·금융 은행 2023.04.18 14:49:49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은행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애플이 연 이율 4%대의 고금리 저축 상품을 내놓았다. 금융 서비스에서 애플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장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애플은 17일(현지 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애플의 신용카드인 애플 카드 이용자는 연 이율 4.15%의 저축성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니퍼 베일리 애플 부사장은 상품 출시를 알리며 “우리는 이용자들이 금융 생활을 더 건강하게 영위할 수 있게 돕는 도구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와의 협업을 통해 출시한 이 상품이 제공하는 연 이율 4.15%는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집계한 미 전역 은행 금리 평균의 10배가 넘는다. 앨리뱅크와 골드만삭스 계열인 마커스가 내놓은 인기 상품의 이율이 각각 3.75%, 3.9%인 점을 고려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일종의 메기가 등장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애플의 이번 상품은 입출금 수수료, 최소 예치 금액 등 타 은행들이 내거는 최소한의 요구 사항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계좌를 만들고 나면 애플 카드로 결제한 금액의 최대 3%를 캐시백 형태로 돌려주는 ‘데일리 캐시’ 혜택도 있다. 계좌 개설과 관리 모두 아이폰 ‘월렛’ 애플리케이션으로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다. 테드 로스먼 뱅크레이트 선임애널리스트는 “이번 저축 상품의 출시로 애플의 금융 서비스가 탄력을 받게 됐다”며 “애플은 가장 높은 우선순위에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달 ‘선구매 후지불(BNPL)’ 서비스인 ‘애플페이 레이터’를 출시하면서 이용자들의 신용도를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심사와 승인을 100% 자회사인 ‘애플 파이낸싱 유한책임회사(LLC)’에서 맡도록 해 단기 대출 업무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여기에 저축 상품까지 출시함으로써 금융업의 핵심인 수신(예금)과 여신(대출) 업무에 모두 진출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SVB 파산 이후 은행의 지급 불능 상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고객들이 막대한 현금 보유량과 브랜드 파워를 가진 애플로 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밍 마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번 애플의 저축 상품 출시에서 가장 특별한 부분은 주체가 애플이라는 점”이라며 “누구나 애플을 알고 있고 상당수는 이미 애플 카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계획이 항상 순조롭지만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애플페이 레이터는 지난달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까지 숱하게 연기됐었고 저축 상품도 지난해 10월 출시 계획을 공개한 뒤 정식으로 나오기까지 6개월이 더 걸렸다. 애플 카드도 아직은 미국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
금감원장 "시장 교란행위 차단 총력 기울여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4.18 11:13:56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시장의 불안요인 해소와 교란행위 차단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18일 서울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임원회의에 참석해 “최근 대내외 경제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일부 금융업권이나 금융회사의 건전성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특정 회사에 대한 허위사실이 시장을 교란시키는 사례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를 위해 금감원내 전담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악성루머 유포행위 집중 감시 △악성루머 관련 금융회사 건전성 현황의 정확한 전달을 통한 시장혼란 최소화 △불공정거래 행위 확인 시 조사 착수 등을 지시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및 크레디트스위스 사태 등이 전개된 상황을 보면 불안 요인에 대한 선제 대응이 매우 중요한데 디지털화된 시장환경에서도 작동될 수 있도록 치밀하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불안 요인 관리 및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한은·예보 공동 검사, 스트레스테스트 실시 등 관계기관과 유기적인 상호 협력 및 소통체계를 강화해달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리스크 취약 저축은행에 대한 검사 확대를 위해 예금보험공사와 MOU 개정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며, 조속히 MOU 개정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설명했다. 금감원과 예보는 자산 2조원 이상 저축은행에 대해 2년마다 의무적으로 공동검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자산이 2조 원 미만이라도 리스크 관리가 취약한 저축은행에 대한 공동검사까지 확대·강화하기로 했다. -
찰스슈왑 등 미 금융사 3곳서 1분기 예금 600억弗 가까이 빠졌다
국제 정치·사회 2023.04.18 11:13:29미국 증권사 찰스슈왑이 17일(현지 시간) 올해 1분기 동안 순이익이 16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14%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예금이 410억 달러(약 54조 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실적을 공개한 스테이트스트리트 은행, M&T도 예금이 감소했다고 밝혔으며, 이들 세 금융회사에서 빠져나간 예금은 600억달러에 육박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이날 찰스슈왑이 실적발표를 통해 1분기 예금 잔고가 3257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0% 감소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찰스슈왑은 지난 달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 은행이 잇따라 파산한 후 다음으로 위기가 찾아올 수 있는 금융사로 지목됐고, 예금 인출 사태에 시달려야 했다. 이날 함께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중소형 은행들도 이 기간 예금이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은행은 올 1분기 예금이 118억 달러 줄었다고 밝혔으며, M&T 은행은 1분기 예금이 전분기대비 44억 달러(3%) 줄어든 1591억 달러라고 전했다. 이들 세 금융사에서 빠져나간 예금은 약 572억달러에 이른다. FT는 이들 은행의 1분기 예금 수준에 대해 “SVB와 시그니처 은행 등의 파산에 따라 중소형 은행들이 입은 피해 수준을 더 가시적으로 보여준다”고 전했다. 중소형 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웰스파고·JP모건·씨티그룹 등 좀 더 안정적인 대형 은행으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수십억 달러의 예금을 긁어모았다고 밝힌 바 있다. 혹은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예치된 상태다. 문제는 2분기 실적이다. 스테이트스트리트 측은 고객들이 고금리 환경에서 더 높은 이자율을 제공하는 금융상품으로 갈아타는 일이 벌어지면서 2분기 순이자마진이 5~10% 추가로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찰스슈왑의 예금 잔고 감소 폭에 대해 “시장 예상보다는 심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
"수수료·한도 없어요" 애플, 4%대 고금리 통장도 내놨다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국제 경제·마켓 2023.04.18 07:31:21애플이 연이율 4%대의 고금리 저축 상품을 내놓았다. 애플이 지난 달 후불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 레이터(Apple Pay Later)를 내놓은 이후 본격적으로 금융 업계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애플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애플 신용카드인 애플 카드 이용자는 연이율 4.15%에 달하는 저축성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애플은 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조사하는 전국 은행 평균 금리의 10배 이상에 달하는 이율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에게 인기 높은 고금리 저축 상품의 경우도 최대 이율이 3.75~3.9%대로 형성돼 있어 애플 카드 이용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이용자 층이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골드만삭스와 협업해 2019년 처음 신용카드인 애플 카드를 출시한 이후 4년 만이다. 애플이 내놓은 저축성 계좌의 경우 입출금 수수료나 최소 예치액 한도 등 요구사항이 없어 누구나 쉽게 소액으로도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제니퍼 베일리 애플 페이 및 월렛 부사장은 "이용자들은 카드 사용의 혜택으로 지급 받는 캐시백인 데일리 캐시를 한 곳에서 관리하고 저축할 수 있다"며 "저축성 계좌를 통해 우리 이용자들이 애플 카드의 최대 혜택으로 여기는 캐시백 서비스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들 뿐만 아니라 매일 손쉽게 저축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지난 달 애플페이 레이터를 출시하면서 이용자들의 신용도를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심사와 승인을 ‘인하우스’로 해낼 수 있게 됐다. 올 하반기부터는 일종의 대출 서비스인 후불 결제 심사 결과도 애플 파이낸싱 유한책임회사(LLC)에서 직접 금융 당국에 제출하게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제 애플이 저축 상품까지 내놓게 되면서 애플은 금융업의 핵심인 수신(예금)과 여신(대출) 업무에 모두 진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이후 은행의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현금을 가진 이들이 막대한 현금 보유량과 브랜드 파워를 가진 애플로 향하게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컬럼비아대의 이밍 마 교수는 "이번 애플의 저축 상품 출시에 있어 가장 특별한 부분은 주체가 애플이라는 점"이라며 "누구나 애플을 알고 있고 상당수는 이미 애플 카드를 갖고 있다"고 짚었다. -
케뱅, 중·저신용자 연체율 3배 치솟아…빚투에 차주·은행 부실 악순환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4.17 17:58:05접근성이 쉬운 인터넷은행 신용대출이 암호화폐 투자 자금줄이 된 가운데 빚투에 나섰던 차주들의 연체액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1위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 이용자에게 신용대출을 많이 내준 케이뱅크의 관련 연체율이 1%대로 치솟으면서 부실의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여타 시중은행과 달리 신용대출이 가계대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차주와 은행 모두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코인 빚투’에 연체율 1년 만에 3배 급등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 은행권 중 가장 높은 0.86%에 달했다. 전년(0.41%) 대비 2배 이상 급등한 수치로 전체 국내 은행 연체율(0.24%)과 비교하면 3.5배나 높다.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같은 시기 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마찬가지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이 30% 이상인 다른 인터넷은행과 비교해도 높았다. 케이뱅크 연체율이 급등한 것은 상당수의 차주들이 암호화폐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 총가계대출(10조 6812억 원)에서 신용대출(8조 2140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76.9%에 달했는데 이 중 5조 원에 육박하는 금액이 업비트 연계 계좌를 보유한 차주에게 나간 대출이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2020년 6월부터 업비트 이용자에게 원화 투자가 가능한 실명 계좌를 발급해주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이 고꾸라지면서 투자자 개인의 부실이 은행의 부실로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케이뱅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업비트 연계 계좌를 보유한 차주에게 케이뱅크가 내준 신용대출 연체율은 전체 신용대출 연체율을 0.03%포인트 상회하는 1.01%에 달했다. 암호화폐 가격이 크게 뛰었던 2021년 말의 경우 업비트 연계 계좌 보유 차주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0.31%에 그쳤지만 1년 만에 0.7%포인트나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신용점수가 KCB 기준 820점 이하인 중·저신용자의 연체율은 2021년 말 1%에서 지난해 말 2.96%로 치솟았다. 케이뱅크 측은 “연체율 상승이 암호화폐 투자와 관계가 있는지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비트 연계 계좌가 없는 차주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0.15%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암호화폐 시장이 2021년 급등했다가 2022년 급락한 사이 연계 계좌 미보유 차주의 연체율은 소폭 오른 반면 연계 계좌를 보유한 차주의 연체율은 3배가 뛴 것이다. ◇은행-코인 연계성 밀접해져 리스크 전이↑ 케이뱅크에서 돈을 빌린 투자자가 업비트로 향하고 케이뱅크는 업비트가 예치한 투자자들의 돈을 다시 대출 재원으로 쓰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도’는 다소 줄긴 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총원화예수금 대비 업비트가 맡긴 법인예수금 비중은 여전히 전체 예수금의 4분의 1 이상인 26%로 높았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암호화폐 시장 리스크가 은행 등 전통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달 10일 미 금융 당국이 실리콘밸리은행(SVB)을 폐쇄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이 커지자 암호화폐 관련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시그니처은행은 불과 이틀 만인 12일 폐쇄됐다. 시그니처은행의 파산 원인은 주 예금 고객이 몸담았던 암호화폐 업황 악화 및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었다. 이와 관련해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지난달 24일 국민의힘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가 개최한 ‘제7차 민·당·정 간담회’에서 “SVB 사태로 주목해야 할 점은 은행 등 전통 금융 시스템과 암호자산 간의 연계성이 밀접하다는 점”이라며 “이번 사태는 암호자산이 은행 및 전통 금융 시스템 안정에 영향을 미칠 만큼 커졌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진단한 바 있다. 김한규 의원은 “시장 침체기 속 코인 시장을 향한 과도한 ‘빚투’가 은행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은행이 대출 규모 및 수수료 수익 확대를 위해 위험 부담을 차주에게 전가하거나 심사를 소홀히 하지는 않았는지 등도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리스크 및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상품 운용에 보수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
美 부채한도 협상 장기화에 …4400억弗 MMF 인출 우려
국제 국제일반 2023.04.17 16:23:40미국 은행권 불안 이후 막대한 투자 자금을 흡수한 ‘머니마켓펀드(MMF)’가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 한도 상향 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MMF 자금의 상당 부분이 집중된 초단기 미국 국채 시장에서 ‘인출 러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방정부 디폴트(채무 불이행) 예상 시점과 만기가 비슷한 초단기 국채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는 등 시장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 시간) “연방정부 부채 한도 상향을 둘러싼 교착이 길어지면 미국 초단기 국채의 매입과 매각이 어려워질 수 있으며 이는 MMF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MMF는 금융기관이 고객의 돈을 받아 만기 1년 이하의 초단기 국채, 양도성예금증서(CP),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단기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데이터 제공 업체 EPFR에 따르면 은행권 불안이 번진 3월 초부터 현재까지 MMF에는 무려 4400억 달러(약 577조 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을 기점으로 투자자들이 미국 중소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해 MMF로 옮겨 담은 영향이다. 문제는 MMF 투자 자금의 상당 부분이 미국의 초단기 국채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올해 1월 법정 한도에 도달했지만 의회가 한도 상향 합의에 실패해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의회예산국이 예상한 연방정부의 현금 고갈 시점, 즉 디폴트 시점은 7~9월이다. RBC글로벌자산운용의 안제이 스키바 수석위원은 “부채 한도 이슈는 정부 MMF에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은행권 불안 와중에 연방정부의 차입 능력이 고갈되면 MMF에 상당한 변동성이 발생하고 인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디폴트 가능 시점과 시기가 겹치는 7~8월 만기 국채 투자를 기피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개월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17일 새벽 기준 4.98%로 6개월 이상~30년 이하 국채 수익률 중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FT는 “이번 주 3개월물 국채에 대한 수요가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미국의 디폴트가 일어난다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그런 재앙이 일어나도록 사태를 방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앞서 2011년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공화당의 국가부채 한도 상향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처음으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했다. 이는 미국 주가 폭락을 비롯해 전 세계 경제에 큰 파장을 낳았다. -
[투자의 창] SVB發 亞 금융시장 파장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3.04.17 15:34:24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낳은 안타까운 결과물이었다. 아시아 지역의 물가 상승 압력은 다른 대륙에 비해서는 억제될 여지가 크다. 하지만 재정정책을 긴축에서 중립으로 전환하고 이를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해야 할 부담이 이전보다 커진 것도 사실이다. 아시아 각국의 금융 당국은 시장 안정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처지다. 아시아 중앙은행들도 통화 변동성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최근 미 달러화 강세는 헤지(위험 회피)하지 않은 달러 부채에 대한 아시아 시장 내 채무자들의 상환 능력을 저하시켜 더 큰 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이는 미국 달러에 대한 인위적 수요를 증가시켜 달러 접근성을 제한할 뿐 아니라 리스크 회피 기조를 고착화할 수 있다. 미 달러화 부채는 미국 내보다 해외에 더 많이 산재해 있다. 실제로 중저소득 국가들의 대외 채무는 2015년 6조 3900억 달러에서 2021년 9조 3000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대부분이 미 달러화 채무다. 은행을 매개로 한 아시아 채무자와 채권자 간의 복잡한 관계는 자금 흐름이 중단될 경우 포트폴리오 유출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신흥시장과 아시아권 국가의 자금 조달에서 채권 시장과 비은행 금융기관의 역할이 중대해져 경제 충격의 완충제로서 미 달러의 유동성은 더욱 중요해졌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미국 은행권 위기에 이르기까지 최근 발생한 대형 사건들은 유동성의 수요와 공급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채권 시장의 규모뿐 아니라 수요에 맞춰 유동성을 제공하는 투자 펀드의 역할도 커지면서 유동성에 대한 수요는 급증했다. 그러나 은행을 통한 시장 유동성 공급만으로는 이 같은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새로운 유동성 공급자가 그 공백을 메울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충분한 ‘스트레스테스트(건전성 평가)’를 거치지 않아 불안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시작되자 아시아 은행 대부분은 충분한 완충 자본 유지와 레버리지 관리에 집중해왔다. 여기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완화된 통화정책에 힘입어 은행들은 완충 자본을 확충하고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줄일 수 있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은행들은 자본 여력이 충분한 데다 중국 본토 은행들을 필두로 대부분이 바젤Ⅲ 레버리지비율에 있어 2022년 상반기 기준 전년보다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유동성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성장 지향적인 통화정책을 앞세워 역내 채권 시장에 보다 건설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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