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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은행 신용경색發 경기둔화 우려"
국제 경제·마켓 2023.05.09 19:12:5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신용 경색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연준은 8일(현지 시간) 발간한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경제 전망과 대출 부실, 유동성과 관련한 우려로 금융기관들이 경제에 공급하는 신용을 추가로 줄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안정보고서는 미국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과 리스크를 진단하고 이에 대한 연준의 시각을 담은 정기 보고서다. 이번 보고서에는 올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이후 발생한 은행권의 혼란 상황이 반영돼 있다. 연준은 보고서에서 “(은행들이 대출 기준을 강화하는 등) 신용 여건이 급격히 위축되면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고 이는 경제 둔화로 이어지게 된다”며 신용 경색의 파급 효과를 우려했다. 뱅크런 가능성 여부를 두고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봤다. 연준은 “현재 금융권은 보유 유동성이 충분하고 (연준의 비상 대출 프로그램 등) 단기 도매금융의 의존도도 낮다”면서도 “단기 자금조달 시장에는 구조적인 불안정성이 남아 있으며 머니마켓펀드(MMF)·스테이블코인 같은 현금 투자처에서 인출 요구가 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이 밖에 생명보험사도 위험자산과 비유동성 자산 보유 비중이 높아 금융 시스템의 약한 고리라고 지목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연준이 보고서의 일환으로 내놓은 25개 기관 대상의 설문조사에서도 역력하다. 은행권의 스트레스가 미국 금융 시스템의 주요 리스크라는 응답은 지난해 11월 12%에 불과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전체의 56%로 4배 넘게 증가했다. 물가와 통화 긴축 문제, 미중 갈등이 각각 56%의 응답률을 보인 것과 동일하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신용 경색, 적어도 신용 위축이 시작됐다”며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세부 투자 자산 가운데 상업용부동산(CRE)을 우려했다. 재택근무로 사무실 공간에 대한 수요가 줄어 부동산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연준은 “부동산 가치의 조정 규모가 상당할 수 있다”며 “이는 상업용부동산 대출 차주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준은 이에 대응해 상업용부동산 대출과 관련한 은행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한투운용, 금현물 ETF 순자산 700억원 돌파
증권 국내증시 2023.05.09 13:51:09국내에서 유일하게 금 현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액이 700억 원을 넘어섰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KRX금현물 ETF’의 순자산액이 8일 기준 707억 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달 초 600억 원을 돌파한 후 약 한 달 만에 100억 원을 추가로 끌어모은 것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미국 지역 은행 줄도산 우려가 커지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1년 12월 상장한 이 ETF는 한국거래소가 산출·발표하는 ‘KRX금현물지수’를 추종한다. 해당 지수는 한국거래소의 KRX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 현물 1㎏ 가격 수익률에서 보관 비용을 뺀 순수익률을 반영해 산출한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16.26%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2.38%)을 웃돈다. 국내 상장된 금 ETF 중 유일하게 선물이 아닌 현물에 투자하는 것도 강점이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현물 ETF 특성상 롤오버(월물 교체) 비용을 피할 수 있다”며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금 ETF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남용수 한투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올해는 실질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가 전망되는 만큼 금 가격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현시점에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적절한 투자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
美 은행 불안 언제까지?…한은 “수익성 악화 우려에 당분간 지속”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5.09 11:59:44올해 3월 초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로 촉발된 미국 은행권 불안이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C) 파산 위기까지 이어지면서 두 달 가까이 전개되고 있다. JP모건이 FRC를 인수한 이후에도 미국 지역은행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은행을 둘러싼 우려는 좀처럼 가시질 않고 있다. 미국 은행 불안 문제가 유동성 위기(liquidity risk)에서 신용 위기(credit risk)로 전환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번 사태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9일 외자운용원 운용전략팀은 ‘최근 미 은행 불안 배경 및 향후 전망’을 통해 미국 은행 불안의 배경 중 하나로 은행 수익성 악화 우려 지속을 꼽았다. 외자운용원은 “3월 초 SVB 사태 발생 시엔 대체로 유동성 문제로 인식했으나 점차 수익성 또는 신용 리스크가 우려되는 상항으로 전개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먼저 급격한 금리 인상을 바탕으로 장기 국채의 미실현손실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만기보유증권의 미실현손실을 반영할 경우 미국 은행권 전체 대출자산 가치는 장부상 가치보다 2조 2000억 달러 적어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협할 정도다. 연준이 유동성을 지원하는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 제공에도 만기보유증권 미실현손실 우려는 여전하다. 또 예금이탈에 대한 대응 필요성 등으로 소형은행 수익성이 악화되면 다시 예금자나 투자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예금유출을 막으려면 예금금리를 상향 조정하거나 고금리의 정책 당국 자금 차입을 늘려야 하는데 이로 인해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 수익성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여기에 경기하강 국면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 연체율이 오르면서 대출자산 건전성과 수익성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소형은행 대출을 뜯어보면 경기 변동에 취약한 지역 내 영세기업체 비중이 높다. 특히 소형은행 대출자산에서 43%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용 부동산이 재택근무 확산이나 고금리 기조 등으로 침체되면서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나타난 미국 은행 주가 급변동은 투기세력이 가세하면서 쏠림현상이 가속화되고 변동성이 더욱 확대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밈(meme) 주식처럼 소셜네트워크(SNS)에 떠도는 소문에 따라 부실은행으로 지목되면 여기에 공매도, 풋옵션 등 투기적 거래가 집중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식이다. 외자운용원은 연준의 유동성 공급이 1차적 방어수단인 점, 지역은행 대부분 규모가 작고 가계예금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은행 불안이 시스템적 리스크로 파급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상당기간 지속(higher for longer)되는 한 고수익 추구를 위한 예금 유출, 자산 부문에서의 미실현 손실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김주영 외자운용원 과장은 “최근 은행권 사태는 은행 수익성 등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 없이도 급속히 시장불안심리로 파급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은행주식에 대한 공매도 제한,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 등 불안 심리를 제어할 제도적 해결책이 없는 한 금융 불안이 산발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했다. -
[투자의 창] 시장 공포와 투자 타이밍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3.05.08 18:40:32불안과 공포라는 심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어린 시절 한국 공포 영화의 주인공은 주로 영적 존재인 ‘귀신’이었다. 귀신의 등장은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즉 공포라는 심리는 우리에게 현실을 위협할 수 있는 ‘비현실적 시간’이 곧 시작될 수 있다는 것에서 생겨난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를 공포로 몰 수 있는 ‘비현실적 시간’은 무엇일까. 단순히 경기 침체라는 용어 하나는 투자자를 크게 위협하지 못한다. 여름을 전후해 생길 수 있는 공포는 이미 힌트가 나와 있다. 3월에 등장했던 미국의 은행 불안 이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가 4월에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과 팩웨스트 지역 은행 파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지역 은행의 문제가 아니라 고금리 환경이 1년 이상 유지됐을 때 경제 주체의 기초 체력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부분적 위기가 다른 경제 주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이는 통제하기 쉽지 않은 악재로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을 수 있다. 미국 금융 불안 이슈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는 것은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틀어막은 것도 이해가 된다. 미 정부는 2008년 같은 금융위기의 재발을 허용하지 않겠지만 가까운 미래에 바뀔 수 있는 변화를 무시하고 넘어가지도 않을 것이다. 과연 고금리가 경제 주체에 미친 영향은 무엇일까. 경제의 3대 주체 중 정부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늘려놓은 부채를 관리하고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빨리 갖추는 것이 요구된다. 미 행정부의 디폴트 위험이 제기되는 것도 몇 년 사이 급증한 공공 부채와 재정 이자 부담을 해결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에 한정된 문제도 아니어서 주요 선진국도 부채 관리 능력에 따라 재정 위기가 다시 엄습할 수도 있다. 폭발적인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는 개발도상국 중에는 부채 상환 능력을 상실해 채무 불이행 선언을 하거나 외환위기에 빠지는 나라가 생겨날 수도 있다. 기업도 재무 상황에 대한 진단이 중요하다. 단기적으로 영업 환경의 변화만 체크할 것이 아니라 치솟은 생산 비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에 따라 보유 현금의 가치는 다르게 평가받을 수 있다. 가계는 낮은 실업률과 임금 상승으로 고금리 충격이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시차를 두고 고용 상황이 악화할 경우 경기 침체 국면에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실물경제는 주식시장만큼 빠르게 변화하지 않는다. 침체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물론 공포를 기다리는 것은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타이밍을 찾기 위함이다. -
어렵게 금융위기 전으로 회복한 미 은행주, 매도 행렬에 또 하락 위기
국제 경제·마켓 2023.05.08 11:10:24실리콘밸리은행(SVB), 퍼스트리퍼블릭 등이 무너진 여파로 투자자들이 미국 은행주를 대거 매도하면서 어렵사리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주가가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S&P500 금융주 지수가 2021년 이후 줄곧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중반의 510을 웃돌고 있지만, “최근 매도 행렬이 임계치 아래로 끌어내림으로써 고통을 줄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금융주 지수는 지난 한 주 동안 2.7% 가까이 하락한 536.83을 기록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이 무너지면서 지역 중소형 은행들에 대한 우려가 확산했고, 팩웨스트와 웨스턴얼라이언스가 각각 43%, 27% 급락했다. 블룸버그가 지목한 S&P500 금융주 지수의 임계치는 2007년 중반 기록했던 고점인 510이다. 통신은 지수가 그 아래로 내려갈 경우 기술적으로 주식시장 전반에 추가 하락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봤다. 이 경우 은행들의 대출 축소 경향이 심해지면서 경기 침체 우려를 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은행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급속히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위기에 극도로 취약해졌기 때문에 주가 하락을 견딜 수 없다는 것이다. 로펠 자산관리의 헤지펀드 매니저 짐 로펠은 “은행주가 하락하면 강세장이 나올 수 없다. 올림픽 출전 선수가 다리에 콘크리트 블록을 달고 있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낸시 텡글러 래퍼탱글러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부 은행주들을 추격 매수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떨어지는 칼날은 떨어지게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
美 자금줄 말라가나…신용경색 가늠자 ‘슬루스’ 주목[뒷북 글로벌]
국제 경제·마켓 2023.05.08 07:07:11미국 월가의 눈이 8일(현지 시간) 발표될 예정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분기 고위대출책임자의견조사(Senior Loan Officer Opinion Survey·슬루스)에 쏠리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이후 이어지는 은행 혼란이 신용 경색으로 이어지는 지 여부가 미국 경제 향방을 키를 쥐고 있는 가운데, 1분기 슬루스가 현재 미국 신용 상황의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슬루스는 연준이 분기마다 금융권 대출 담당자를 대상으로 가계와 기업 대출 등 신용 기준 변동을 조사해 내놓는 보고서다. 지난해 4분기에는 기업의 신용 기준을 강화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약 56%로 과반을 기록했다. 만약 올 1분기 조사에서 대출을 옥죄는 추세로 돌아설 경우 침체 시계는 빨라질 수 있다. 서틀이코노믹스의 창립자 필 서틀은 “대출 긴축의 역풍으로 연내 침체가 올 것”이라며 “(이 경우) 기준금리를 3%까지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 셈법은 복잡해지고 있다. 은행권 불안으로 신용 긴축이 가시화한다면 침체 속도가 빨라질 수 있지만 고용과 물가 기준으로는 여전히 침체 징후가 없기 때문이다. 연준 안팎에서는 물가나 고용보다 신용 경색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빙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신용 문제의 변동성이 큰 시점에서 통화 정책이 어떻게 가야 할지 결정하는 것은 아직 성급하다”며 신용 추이를 더욱 지켜보라고 주문했다. 파월 의장도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현 시점에서는 중소은행들의 대출 축소 등 신용 기준 강화가 경제를 둔화시킬지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6월 금리 동결 결정의 핵심 요인은 신용 경색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신용경색의 우려가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이날 “고용시장은 매우 타이트하고 경제의 기본 시나리오는 불황이 아니라 성장 둔화”라며 “은행 혼란의 영향도 침체에 이를 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고용시장은 예상 외로 강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5일 미 노동부에 따르면 4월 비농업 고용은 25만 3000명 늘어나 전월(23만 6000명)보다 증가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망치인 18만 5000명도 웃돈다. 특히 3월에 3.5%였던 실업률은 3.4%로 더 낮아져 1969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할 수 있는 인력은 모두 일을 하고 있어 고용시장의 인력 공급 여력이 작다는 의미다. 이에 4월 시간당 임금도 전년 대비 4.4% 올라 전월(4.3%)보다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적정 수준으로 보는 임금 상승률 3%를 웃도는 수치다. 신용 경색이 구체화되지 않는 한 침체가 임박하지는 않았다는 신호다. 물가도 여전히 높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올 들어 5.5~5.6%대에서 정체돼 있다. 일각에서는 강한 고용과 높은 물가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 금리 동결을 확신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4월 전망치도 5.5%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미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체 CPI 수치로는 인플레이션이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파월 의장이 안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버핏의 경고 "은행 혼란 안 끝나…금융위기때보다 신중"
국제 경제·마켓 2023.05.07 16:45:08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투자 기업들의 성장 둔화를 예고했다. 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전날부터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우리가 투자하는 사업체의 대다수가 지난해보다 올해 실적이 감소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의 믿을 수 없는 시간은 지난 6개월여를 거치며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1년 이상 이어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최근 발발한 은행권 불안의 여파가 본격화한다는 진단이다. 그는 은행권 위기에 대해 “앞으로도 혼란이 더 일어날 수 있다”며 “사람들이 돈을 빠르게 옮길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버크셔는 (은행업에 대해)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신중해졌다”고 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식음료와 운송·통신·금융·정보기술(IT) 등 미국의 주요 산업을 망라하며 지난 수십 년간 미국 경제 성장과 궤를 같이해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버핏의 포트폴리오를 ‘미국 경제의 건전성 지표’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FT는 “높은 금리와 경제 성장 둔화는 아이스크림 업체인 데어리퀸부터 비행기 부품 제조 업체인 프리시전캐스트파츠, 철도 업체인 BNSF에 이르기까지 사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버핏 회장은 “고용이 벼랑 끝에서 떨어진다든지 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경제는) 6개월 전과 확실히 다른 환경에 처해 있다”며 “버크셔의 많은 매니저들이 놀라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재고가 너무 많이 쌓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버핏 회장의 오랜 파트너인 찰리 멍거 부회장도 “더 어려운 경제 환경에 따라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가치투자자들도 더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덜 버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버핏 회장은 애플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버핏 회장은 “(애플은) 우리가 보유한 어떤 사업체보다 더 나은 기업이 되고 있다”며 “철도도 좋은 사업이지만 애플만큼 좋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에 대해서는 당국의 개입으로 재앙을 피했다고 평가했다. 버핏 회장은 “보험에 들지 않은 예금자들을 내버려뒀다면 모든 은행에서 뱅크런과 이로 인한 대참사가 일어났을 것”이라며 “두려움은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은행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인공지능(AI)과 관련해 “세상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날이 올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러나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설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캐나다 TD뱅크, 美 퍼스트호라이즌 인수 접는다
국제 경제·마켓 2023.05.04 21:05:44캐나다 2위 은행인 토론토도미니언은행(TD뱅크)이 작년 2월부터 추진해 온 미국 중소형 은행 퍼스트호라이즌의 인수를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캐나다 은행의 미국 진출이라는 점에서 합병을 승인 받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해서 제기되는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퍼스트호라이즌 주가가 이 소식에 급락 중이다. TD뱅크와 퍼스트호라이즌은 4일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합병 작업을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TD뱅크는 작년 2월 퍼스트호라이즌을 약 134억 달러에 인수한 후 합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계획대로 합병을 완료했을 경우 TD뱅크는 미국 은행업계 6위로 도약할 것이 유력했다. 합병을 취소함에 따라 TD뱅크는 합병 계약의 일부로서 퍼스트호라이즌에 지급해야 하는 2500만달러 규모의 수수료 외에 2억 달러를 추가로 지불할 예정이다. 양측은 합병을 취소하기로 한 배경으로 규제 불확실성을 꼽았다. 두 은행은 성명에서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규제당국의 전제조건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분명해지자 이를 취소했다고 언급했다. 퍼스트호라이즌의 주가는 합병 취소 소식이 전해지자 개장 전 시간외거래에서 한때 41%나 급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합병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미 규제 당국이 자국 내 지역 은행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해외 은행에 어떤 역할을 맡길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며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후 미국 은행들이 가파른 주가 하락과 예금 유출을 겪는 가운데 이에 대한 의문에 답하는 게 시급해졌다”고 지적했다. -
파월 "위기해결" 언급에도…팩웨스트주가 60% 폭락
국제 국제일반 2023.05.04 15:52:17미국 지역은행인 팩웨스트뱅코프가 매각 등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시간외거래에서 60% 가까이 폭락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은행 위기와 관련해 “극심한 스트레스가 해결됐다”고 한 날에 벌어진 일이다. 이에 따라 미국 지역은행의 위기가 증폭되고 있다. 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팩웨스트가 3월에 발표한 유동성 확대 계획이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 매각, 자본금 확충, 해산(breakup) 등 전략적 선택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은행 측은 사업에 관한 장기 계획을 평가하기 위해 조언을 구하고 있으며 선제적으로 해법을 찾아 최근 파산한 다른 지역은행들과 같은 운명을 피하기를 희망한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팩웨스트는 미국 내 53위 은행으로 주로 캘리포니아주에서 활동하며 약 70개 점포를 갖고 있다. 이미 도산한 다른 지역은행과 마찬가지로 저금리 시절에 매입한 채권의 가치가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하락한 반면 고객들의 예금 인출 요구는 급증하면서 휘청거리고 있다. 이 은행은 지난주 실적 발표 때 1분기 예금이 50억 달러 이상 줄었지만 3월 31일부터 4월 24일까지는 7억 달러 늘었다면서 예금 유출 압력이 안정을 되찾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주가도 잠시 진정 국면을 보였다. 하지만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 예금에 대한 두려움과 상업용 부동산 관련 우려, 강화되는 은행권 규제, 공매도 세력의 압력 등에 투자자의 불안감까지 겹치며 주가가 급락했다. 이 은행의 주가는 장중 거래에서 최근 5일 연속 하락했고 3월 8일 지역은행 위기가 불거진 뒤로는 거의 90%나 폭락했다. 3일 시간외거래에서는 최대 58%나 미끄러졌다. 이에 따라 최근 두 달 새 문을 닫는 네 번째 미국 은행이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팩웨스트의 시간외 주가 급락은 파월 의장이 은행권 위기가 최악 국면을 지났다고 평가한 날 나타나 역설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파월 의장은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시장의 불안감 확산을 차단하려는 듯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다”며 “극심한 은행 스트레스는 해결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팩웨스트뿐 아니라 다른 지역은행인 웨스턴얼라이언스의 주가도 시간외거래에서 최대 29%, 자이언스방코프와 코메이카 등도 약 10%나 빠졌다. 리서치 업체 KBW의 미국 은행 부문 담당인 크리스토퍼 맥그래티는 “시장은 실리콘밸리은행(SVB)·시그니처은행·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다음 도미노를 찾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모바일뱅킹이 발달해 예금자가 앞다퉈 예금을 인출할 경우 한 은행이 무너지는 데 몇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과거 금융위기 때보다 무서운 점이라고 맥그래티는 강조했다. -
"美 금리 인상 끝났다"…환율 하루새 15원 뚝
국제 경제·마켓 2023.05.04 15:21:32미국 은행권의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0.2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번 인상으로 경제에 미치는 금리 부담은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동시에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1.5~1.75%포인트로 사상 최대로 벌어졌지만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되레 15원 이상 급락했다. 연준이 당분간 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3일(현지 시간) 연준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존 4.75~5.0%였던 기준금리를 5.0~5.25%으로 0.25%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 이후 열 차례 연속 인상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5%를 넘어선 것은 2007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연준은 이번을 끝으로 1년 2개월에 걸친 기준금리 인상 행진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성명문에서 ‘추가적인 (긴축) 정책 공고화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기존 문구를 삭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에 대해 “특정 방향을 예상하지 않는 중요한 변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파월 의장은 또 “시작보다 끝이 훨씬 더 가까워졌다“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진행되는 긴축을 다 합치면 (필요한 금리 수준에) 거의 다 왔거나 혹은 도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내 금리 인하에는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그렇게 빨리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며 “이 전망대로라면 금리 인하는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준의 이번 조치로 한미 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인 1.75%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됐다. 하지만 금리 격차 확대에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로 예정된 금통위에서 다시 금리 인상의 페달을 밟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가파른 금리 인상의 원인이 됐던 소비자물가가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진 데다 계속되는 수출 부진으로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고조된 금융위기 가능성도 한은의 금리 인상을 억제하는 요인이다. 또 최근 연일 연고점을 경신해온 원·달러 환율이 FOMC 이후 오히려 하락한 것 또한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낮추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5.4원 내린 1322.8원에 거래를 마쳤다. -
집값·금리쇼크 선방했지만…'무역적자·세수펑크' 위기 넘어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5.03 19:07:45윤석열 대통령 취임 첫 1년은 경제사에 길이 남을 고강도 통화 긴축기와 맞물린다. 고인플레이션 위기에 한국과 미국은 불과 1년 만에 금리를 각각 200bp(1bp는 0.01%포인트), 400bp씩 올려 대응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의 부작용으로 레고랜드발(發) 단기금융시장 불안,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등 나라 안팎에는 경제·금융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9월에는 환율이 달러당 1400원을 넘어서면서 금융·외환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불안이 고조됐으나 적절한 대처로 큰 어려움 없이 넘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지만 위기가 끝났다고 단정하기에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하나둘이 아니다. 국가경제의 대표적 펀더멘털 지표인 경상수지는 올해 1~2월 누적 적자만도 47억 3000만 달러에 이른다. 반도체 업황 부진과 대중(對中) 수출 급감으로 무역수지는 올 4월까지 14개월 연속 적자다. 지난해와 다르게 달러에 힘이 빠졌는데도 환율이 5개월 만에 1340원을 돌파한 것도 이상 징조다. 4월 물가가 4% 아래로 낮아졌다 해도 목표 수준(2%)보다는 아직 높고 불확실하다. 물가 때문에 금리를 낮출 수 없는데 세수 부족으로 재정마저 여유롭지 않다. 윤 대통령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高)’ 등 어려운 대외 환경에서 ‘수출’과 ‘재정’이라는 무기도 없이 2년 차 임기를 맞이하게 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3일 외신 인터뷰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했던 1.6%보다 소폭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이날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의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까지 내렸다. ‘상저하고’에 대한 기대감은 점차 사라지고 더 나빠지지만 말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수출 부진은 심각하다. 올 4월까지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250억 6000만 달러로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의 52% 남짓까지 왔다. 중국 경제 및 반도체 업황 회복 등을 돌파구로 여기고 있지만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 등으로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정부의 향후 과제는 수출 회복”이라며 “앞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수출이나 생산 의존도를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중동·인도·동남아시아 등을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금리로 소비·투자가 점차 위축되는 만큼 내수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완화적 재정정책이 필요한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특히 임기 5년 동안 10번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는 재정 여력이 바짝 메말라 있다. 2022년 말 기준 국가채무는 1067조 7000억 원으로 전년(970조 7000억 원)보다 97조 원 늘며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 정부 5년간 현금 살포 등을 위해 국채를 발행하면서 올해부터 5년 동안 갚아야 할 국채만 373조 원이다. 경기 침체로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가 일제히 줄면서 ‘세수 펑크’ 우려도 커졌다. 정부는 3월까지 총 87조 1000억 원의 국세를 걷었는데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24조 원이 적다. 정부의 올해 연간 국세수입 예상액(400조 5000억 원) 대비 3월까지 세수 진도율은 21.7%에 그쳤다. 올해 걷으려 한 세금의 5분의 1만 들어왔다는 얘기다. 이 비율은 해당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저치다. 공공요금 인상을 미뤄두면서 지난해 문제가 됐던 한전채발 자금 시장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공공요금을 올리지 않으면 공기업 부채가 문제되지만 인상할 경우 물가가 다시 불안해지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패인 부동산 문제만큼은 집값이 하향 조정되면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그렇지만 전세 사기와 역전세 등으로 서민 주거 불안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는 “눈에 보이는 위기 관리에 급급하다 보니 경제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 임기 2년 차에는 성장 동력을 찾는 노력이 최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
이창용 “환율 불안은 4월 외국인 배당금 영향…이후 개선될 것”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5.03 11:16:45원·달러 환율이 1340원을 넘어서면서 연고점을 돌파한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환율 불안에 대해 4월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영향으로 풀이했다. 따라서 외국인 배당 이슈가 사라지면 환율 불안도 점차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 우리나라는 변동금리 비율이 높아 금리 인상 부담이 최종 소비자에게 있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같은 금융기관 부실이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이 총재는 3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가 열리는 인천 송도에서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변동환율제를 채택한 만큼 환율 변동에 크게 신경쓰지 않지만 큰 변동성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4월은 전통적으로 외국인 투자자에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압력을 받고 있지만 이후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와의 통화스와프에 대해선 여전히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창용 총재는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그동안 기준금리를 300bp(1bp는 0.01%포인트) 인상한 만큼 영향을 살펴볼 시기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로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목표 수준을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멈춰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정책 전환을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데이터에 달려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특히 주요국 통화정책을 변수로 꼽았다. 이 총재는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지만 근원인플레이션은 스티키(sticky·끈적한)하다”며 “선진국 중앙은행이 몇 번 더 금리를 올릴 수 있겠지만 인상 사이클 종료에 가까워졌다”고 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도 평가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채권 만기 구조가 훨씬 짧고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 대출이 많아 금리 변동 위험을 최종 소비자가 부담해 금융기관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라며 “다만 금리가 높아지게 되면 최종 소비자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연체율 등을 살펴본 결과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도 덧붙였다. 암호자산과 관련해서는 유럽중앙은행(ECB) 등과 마찬가지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선 중앙은행이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선진국에선 일반적인 암호자산이 아닌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선 중앙은행이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스테이블 코인은 통화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한은이 규제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
4월 만장일치 금리 동결한 금통위 “필요시 추가 인상 고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5.02 17:25:09지난달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중 일부가 물가나 주요국 통화정책에 따라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통화정책 긴축 효과가 충분히 반영되는 만큼 금리를 동결하면서 상황을 지켜보자는 의견도 맞서는 상태다.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한 의견은 갈렸어도 긴축 기조를 이어가자는 데는 의견이 모였다. 한은이 2일 공개한 4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이같은 발언이 제기됐다. 4월 금통위에선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이 이뤄졌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간담회에 참석해 자신을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당시 의결에 참여했던 금통위원 중 주상영·박기영 위원이 임기만료로 퇴임한 만큼 금통위원들의 의견이 달라졌을 가능성도 있다. 먼저 한 금통위원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하락 속도에도 많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물가안정을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다만 국내외에서 금융안정 리스크 역시 높아진 상황이라 이번엔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했지만 필요시 추가 인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의견을 낸 다른 금통위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를 상회하는 상황이 오래 지속되고 근원물가가 아직 경직적인 모습을 보여 인플레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점에 대해선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며 “향후 통화정책 긴축기조를 지속하고 인플레이션 둔화속도, 주요국 통화정책변화 등을 점검하면서 필요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향후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해 물가 측면에선 근원 인플레이션의 하락 속도와 함께 연준을 비롯한 선진국 중앙은행의 인상 기조가 아직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락하더라도 디스인플레이션 속도가 한은의 ‘중기적 시계’ 2% 목표에 맞춰 내려오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금통위원도 눈에 띈다. 한 금통위원은 “통화긴축의 효과가 자산가격 경로와 신용 경로를 통해 작동하고 있음은 분명하다”며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빠르게 안정시키려는 의도의 추가 긴축은 경기를 과도하게 위축시키고 금융불안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등 금융안정 상황이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서 하나의 변곡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환율에 주목하는 금통위원도 등장했다. 한 금통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최근 들어 무역수지 적자 지속 등 국내 요인에 주로 기인해 다른 통화에 비해 평가절하되고 있다”며 “향후 국내 요인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요인이 복합 작용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우려가 있는 만큼 환율 움직임을 유의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
美 역대 부실은행 1·2위 인수…장관이 SOS치는 금융위기 '소방수' [글로벌 후]‘
국제 경제·마켓 2023.05.02 16:48:10‘금융위기 최후의 승자,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에 대한 수식어들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실패한 금융기관들을 인수하고 이를 통해 당시 3위 은행이었던 JP모건을 미국 최대 금융기관으로 키운 그의 지난 15년간 행보를 담은 표현들이다. 다이먼 회장은 2023년에도 은행이 혼란을 겪는 현장의 한가운데 서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이후 번지는 혼란을 잠재우는 소방수 역할을 자처하다 결국 미 예금보험공사(FDIC)의 요청으로 고사 위기에 처한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C)을 인수하게 됐다. 다이먼 회장의 이번 FRC 인수 결정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행보와 닮아 있다. 당시 다이먼 회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재무부의 요청으로 파산 위기를 맞은 베어스턴스를 24억 달러에 인수했다. 몇 달 뒤인 2008년 9월에는 파산한 미국 최대 저축은행 워싱턴뮤추얼을 19억 달러에 사들였다. JP모건은 이 두 금융기관을 인수해 시가총액 1위 은행으로 올라섰다. 다이먼 회장도 위기를 진화한 업계의 리더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그러나 다이먼 회장은 훗날 당시의 결정을 후회한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문제 은행을 인수한 대가로 각종 소송과 추가 비용에 시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가 쓴 2014년 주주편지에는 “아니요. 우리는 베어스턴스 때와 같은 일을 다시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사회도 이제 제가 그런 전화를 받도록 허용하지 않을 겁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2023년 SVB가 붕괴하자 다이먼 회장은 또다시 전화를 받았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지원 요청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워싱턴뮤추얼 인수로 상처를 받았지만 다이먼 회장은 요청에 동의했다고 한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다이먼 회장은 수십 통의 전화와 미팅을 통해 은행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NYT에 따르면 최종 지원 금액이 240억 달러 규모로 가닥이 잡힌 순간에도 다이먼 회장은 다시 작은 은행에 전화해 참여를 권유하며 최종 지원 금액을 300억 달러로 늘렸다. 이 같은 행보에는 다이먼 회장 개인의 평소 신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9년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JP모건 최고경영자(CEO)이기 전에 한 명의 애국자”라며 “이것이 내가 정책 관련 활동에 엮인 이유”라고 말했다. 다만 각종 인수 결정은 애국심보다 사업적 이해득실에 따른 판단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번 FRC 인수도 JP모건에 남는 장사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WSJ 등에 따르면 FRC는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이 180억 달러 수준으로 자산이 더 많다. 더욱이 FDIC로부터 5년간 500억 달러의 신용 제공과 130억 달러의 손실 보전을 받게 된다. 다이먼 회장은 “기본적으로 가장 깨끗한 방법으로 매우 깨끗한 은행을 얻게 된다”고 평가했다. FRC 고객들이 대부분 부유층으로 대출 채권의 부실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고액 자산관리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된 점이 최대 성과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젊은 시절 다이먼은 자산 자문 비즈니스를 한 경험도 있고 2019년부터 이 분야에 힘을 실어왔지만 여전히 JP모건에는 경쟁 은행에 도전할 만한 자문단이 없다”며 “FRC의 자산관리 사업을 합병하고 지점 일부를 자산센터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2.14% 오른 JP모건 주가는 다이먼 회장의 판단에 대한 시장의 우호적 평가를 반영한다. 반면 입찰 경쟁 은행이었던 PNC파이낸셜 주가는 -6.33%, 시티즌스파이낸셜은 -6.85%나 하락했다. 저금리 대출 채권 처리나 소송, 추가 비용 리스크는 과제다. 다이먼 회장 역시 “저금리 모기지를 빠르게 없애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은행권의 혼란을 줄이는 역할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자평했다. 그는 “작은 곳에서 문제가 더 있을 수 있지만 이번 조치로 대부분의 문제를 풀게 된 것”이라며 “위기의 이번 단계는 끝났다”고 말했다. -
‘제2의 SVB 막아라’… JP 모건, FRB 인수
블록체인 블록체인 2023.05.02 15:49:51미국 최대 규모의 은행 JP 모건이 퍼스트리퍼블릭 은행(FRB)를 인수하기로 했다. FRB는 지난 3월 미국 내 지역은행 금융위기의 진원지 중 하나다. 1일(현지 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JP 모건은 FRB와 자산 및 부채이전 방식의 계약을 맺으며 모든 자산과 예금을 인수하기로 했다. 지난 3월 기준 FRB는 2330억 달러의 자산과 1039억 달러의 예금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파산으로 인한 금융 위기를 우려한 캘리포니아 금융보호혁신부(DEPI)는 FRB를 압류해 매각 절차를 밟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지정한 후 JP 모건의 인수를 승인했다. JP 모건 이외에도 시티즌스 파이낸셜 그룹 둥 다양한 대형 은행들이 FRB 인수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뱅크런 사태로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뱅크 등 거대 은행이 연달아 파산하며 FRB도 그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위기에 빠졌다. 이후 규제 당국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등의 유동성 지원에도 불구, 지역은행 고객들이 예금 보호 상한선을 넘긴 금액을 인출하며 주가가 폭락했다. 지난주 발표된 1분기 사업보고서에 SVB 사태 당시 FRB에서 빠져나간 예금이 1000억 달러 이상이라는 사실이 공개됐고 주가가 급락하며 금융 당국이 개입해 강제 매각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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