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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끝났다’ 인식 확산…금리 전망 26개월 만에 최저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4.26 06:00:00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4.2%로 1년 만에 가장 낮은 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하자 사실상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6개월 뒤 금리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크게 위축되면서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집값 상승 기대도 되살아나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4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1로 전월 대비 3.1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1월 90.7에서 2월 90.2로 소폭 떨어졌으나 3월 92.0으로 반등한 뒤 이달 들어 크게 상승했다. 다만 지수 수준이 100을 하회하는 만큼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한 상태다. 소비 심리가 되살아난 것은 경기 부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지속되면서 긴축에 대한 기대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물가가 안정된다고 생각하면서 오락·문화·외식 등을 중심으로 소비 흐름이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가 연속 동결되면서 추가 긴축 기대도 크게 완화됐다. 금리 수준 전망은 111로 전월 대비 9포인트 하락하면서 2021년 2월(104)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금융 부문의 리스크가 커지고 경기 하방 위험도 나타나면서 금리를 더 올리지 못할 것이란 인식이 퍼진 영향이다. 1년 뒤 집값에 대한 전망을 묻는 주택가격 전망은 7포인트 상승한 87을 기록했다. 2022년 6월(98)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가격 하락 폭이 축소되고 주택매매 거래량도 반등하면서 집값이 오를 수도 있다고 보는 심리가 회복되는 상황이다. 물가 하락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은 3.7%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년간 물가 인식을 묻는 물가인식은 4.9%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떨어졌다. -
퍼스트리퍼블릭 예금 134조 '뚝'…美 은행권 우려 재점화
국제 국제일반 2023.04.25 14:51:45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위기감이 커진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예금이 134조원이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을 웃도는 규모로 투자자들의 우려도 재점화하고 있다. 2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퍼스트리퍼블릭은 1분기 실적보고서를 통해 예금 보유액이 작년 말보다 720억달러(40.8%) 감소한 1045억달러(약 140조 원)라고 밝혔다. 시장의 1분기 예상 예금액 평균치는 1450억달러였지만, 이보다 뱅크런(현금 대량 인출 사태) 규모가 훨씬 컸던 것이다. 특히 예금 보유액에는 지난달 JP모건 등 대형 은행 11곳으로부터 지원받은 300억달러가 포함돼 실제 감소액은 1000억달러(약 133조 6300억원)가 넘는다. 수익성도 나빠져 1분기 순이익은 2억 69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 감소했다. 매출은 13% 축소된 12억달러였다.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는 지난달 초 이후 90% 가깝게 폭락했고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한때 22% 급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퍼스트 리퍼블릭의 분기 실적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재점화시켰다"고 평가했다. 닐 홀랜드 퍼스트리퍼블릭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보고서에서 "대차대조표를 재조정하고 지출과 단기 차입금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을 20~25% 줄이고 임원 급여도 삭감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미국의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가자 퍼스트리퍼블릭 고객들은 적은 이자에 만족하지 못해 고금리의 다른 대안으로 돈을 옮기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달 SVB의 파산으로 퍼스트리퍼블릭 고객의 예금 인출은 한층 가속화했다. WSJ은 퍼스트리퍼블릭이 ‘산송장’(Living Dead)대열에 합류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22일 현재 퍼스트리퍼블릭이 연방준비은행(FRB)과 연방주택대출은행(FHLB) 등으로부터 받은 대출 잔액은 1040억달러에 달한다. 1분기에 이 대출에 대해 3.0~4.9%의 금리로 이자를 지불했다. 하지만 1분기 퍼스트리퍼블릭 여신의 평균 금리는 3.73%에 그쳤다. 퍼스트리퍼블릭이 받은 대출에 대한 이자 비용이 내어준 대출로 벌어들인 이자 수익보다 많은 암울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웨드부시증권의 데이비드 치아베리니는 "퍼스트리퍼블릭이 향후 몇년 동안 영업 손실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퍼스트리퍼블릭은 매각이나 외부 자본 투입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은행 측은 "전략적 선택지들을 추구한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
스탠다드차타드 "비트코인, 내년 말 10만 달러" 전망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4.25 06:57:47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 말 10만 달러(1억335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스탠다드차타드 제프 켄드릭 애널리스트는 24일(현지시간) "가상화폐의 겨울은 끝났다"며 "우리는 2024년 말까지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의 약 4배 수준이다. 미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4시 30분(서부 오후 1시30분) 현재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0.24% 하락한 2만7442달러(3663만원)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은 0.57% 내린 1839달러(245만원)에 거래됐다. 켄드릭 애널리스트는 "현재 전통적인 은행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는 비트코인에 매우 도움이 된다"며 "비트코인이 탈중앙화하고 희소성이 있는 디지털 자산이라는 원래의 전제를 입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등 은행이 위기를 겪으면서 전통 화폐의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크게 상승했다. 그는 "이를 고려할 때 비트코인이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현재 약 45%에서 향후 수개월 안에 50∼60%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미국 달러와 1대1로 고정돼 있는 스테이블 코인 USDC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 역시 비트코인에는 호재라고 설명했다. 스테이블 코인도 흔들리면서 비트코인이 더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USDC는 발행사 서클 인터넷 파이낸셜이 SVB에 33억 달러(4조4000억원) 묶여 있다고 밝히면서 0.8달러대까지 하락한 바 있다. 켄드릭 애널리스트는 향후 통화 긴축 완화도 비트코인의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그는 "위험 자산의 안정화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 긴축을 완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결합하면서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수준으로 가는 길이 더 명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상화폐 거래소 FTX 파산 등으로 1만6000 달러선까지 급락했던 비트코인은 올해 반등에 성공하며, 한때 3만1000 달러(4138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
“퍼스트리퍼블릭 예금 40% 급감”…“원데이 VIX, 은행위기 더 잘 반응”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증권 해외증시 2023.04.25 06:42:00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본격적인 빅테크 실적 발표를 앞두고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29% 내린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09%, 0.20% 올랐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한때 연 3.514% 정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날은 퍼스트리퍼블릭뱅크 실적 발표가 있었습니다. 어닝 공개 전 12.32% 올랐던 퍼스트리퍼블릭은 실적을 내놓은 뒤 20% 넘게 하락했죠. 코카콜라는 어닝과 매출이 월가의 예상을 깼지만 소폭 하락(-0.16%) 마감했는데요. 디즈니는 이날부터 두 번째 단계의 정리해고를 시작, 지금까지의 감원 규모가 4000명에 달합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독일 경제가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요. 오늘은 지역은행 상황과 상업용 부동산, 증시 전망 알아보겠습니다. “대형 은행 300억 달러 공동예금 없었으면 예금 반토막”…“지역은행 위기, 7회가 아닌 2~3회” 우선 지역은행부터 보죠.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이번 주 어닝에서는 빅테크 기업의 비용절감 조치가 (실적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와 코카콜라처럼 강력한 브랜드와 점유율을 갖고 있는 기업의 가격 결정력, 퍼스트리퍼블릭 뱅크 등 3가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퍼스트리퍼블릭은 예금 안정과 자금 조달비용 증가, 대손충당금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가 중요하며 이 세 가지는 앞으로 몇 달, 몇 분기 동안 지속될 요소”라고 분석했는데요. 퍼스트리퍼블릭은 3월 은행 위기 때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피해를 가장 크게 본 곳 중 하나입니다. 엘 에리언이 이번 주 세 가지 핵심 포인트 가운데 하나로 꼽을 정도인데요. 이날 나온 퍼스트리퍼블릭의 실적을 보니 예금이 1044억7400만 달러로 지난해 말(1764억3700만 달러)보다 무려 40.78%나 급락했습니다. 팩트셋은 1분기 말 퍼스트리퍼블릭의 예금잔액을 1400억 달러, 블룸버그는 1370억 달러로 예측했는데 그보다 훨씬 안 좋은 겁니다. 중요한 것은 이 1044억 달러에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 같은 대형 은행의 공동예금 300억 달러가 포함돼 있다는 건데요. 이를 제외하면 감소율이 57%를 넘습니다. 1분기 순이자이익은 9억2300만 달러로 지난해 4분기(11억7400만 달러)를 비롯해 작년 1분기(11억4500만 달러)보다 줄었고, 순이자마진도 1.77%로 지난해 4분기(2.45%) 대비 급감했죠. 은행 측은 “3월27일 주부터 예금이 안정화했고 4월21일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4월21일 기준 예금은 1027억 달러로 3월 말보다 1.7%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해명했는데요. 앞으로 대차대조표를 줄이고 전략적 옵션을 고민하고 있다고도 했죠. 전략적 옵션이란 매각이나 외부 투자유치, 증자 등이 될 텐데요. 최근 예금이탈이 잦아들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지난 달 뱅크런 규모가 생각보다 컸으며 두고두고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실제 지역은행 문제는 단기전이 아닌 중장기전인데요. 많은 지역은행들이 예금인출 사태가 다소 잠잠해지더라도 ‘예금 조달금리 증가→은행 이익 감소→대출 축소→경기둔화→연체 증가→은행 이익 감소’의 악순환을 겪을 수 있습니다. 예금 감소는 그 자체만으로도 대출 축소 요인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은행은 돈을 벌어 자본을 늘리고 충당금을 쌓으며, 대출을 늘리려고 하는데요.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은행 수익성이 10% 하락하면 대출이 2% 줄어듭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0.3~0.5%포인트(p) 감소할 수 있다고 하죠. 로버트 카플란 전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국적으로 일어 나고 있는 일은 지역은행들이 대출을 동결하거나 앞으로 축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은행으로부터 올 연말에는 더 이상 대출을 해줄 수 없거나 대출금리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전화를 받고 있다”며 “지금의 은행 위기는 (야구로 따지면) 7회가 아니라 2회나 3회에 있다”고 전했는데요. ‘3분 월스트리트’에서 계속 말씀 드리지만 이 대출 축소 움직임에 상업용 부동산이 빠질 수 없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스타 그룹에 따르면 1분기 미국 사무실 공실률이 12.9%로 2008년 금융위기를 넘어 2000년 조사 시작 이래 최대”라며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깊은 침체를 피하고 금리가 빠르게 떨어진다면 1990년대 초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상업용 부동산 문제가 덜 심각할 수도 있다고 보지만 재택근무와 전자상거래로 인한 사무공간 수요감소가 겹치면서 상업용 부동산 문제는 과거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짚었는데요. 코스타는 이메일과 줌(Zoom), 드롭박스(Dropbox) 덕에 직원 1인당 사무 점유 공간이 2015년보다 12% 줄었다고도 했습니다. 이 자체가 부동산 수요 감소요인이라는 거죠. “무디스, 은행 위기 끝난 것 같지만 이제 경제적 영향 시작”…“옥스포드, 연준 일자리 10만 개·임금 인플레 3.5% 밑으로 떨어져야 만족” 지역은행의 여파는 중소기업에도 큽니다. 종업원이 100명 미만인 기업의 경우 상업 및 기업대출의 70%를 자산 규모 2500억 달러 미만 은행에서 받고 나머지 30%는 100억 달러 미만 은행에서 빌린다고 하는데요. 지난해 말 현재 자산규모 12위인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자산규모가 2980억 달러, 13위 시티즌스 뱅크가 2264억 달러로 중소기업 대부분이 지역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고 보면 됩니다. 100명 미만 기업은 미국 민간고용의 약 3분의1, 총생산의 4분의1을 차지하는데요. 지역은행이 상업용 부동산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및 일자리와도 연관돼 있는 겁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은행 위기는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경제적 영향은 이제 막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동성이 제한되고 자본이 감소한 은행들은 훨씬 더 조심스러워질 것이며 대출 기준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며 “은행들은 중소 주택 건설업체와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는 △은행 시스템 취약 △임대료 하락 △차량 가격 연말께 둔화 △슈퍼코어 인플레이션 큰 틀 하락 △고용 둔화 등을 이유로 금리인상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 인상을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만큼 지역은행 문제가 작지 않다는 건데요. 마크 잔디는 “우리는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p 올려 기준금리가 5%를 넘을 것이라고 보지만 연준이 5월에 금리를 동결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은행 위기의 여파는 연준이 2~3번 0.25%p의 금리를 인상한 것과 같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현실은 무디스도 인정했듯 5월 0.25%p 인상, 상황에 따라서는 추가로 한 번 더 올릴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쪽에 가까운데요.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5월 0.25%p 인상 확률이 오후3시8분 현재 91.4%로 90%를 넘습니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관건인데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이날 “만약 여러 분이 저를 섬에 두고 1년 동안 거기에 머무르라고 한 뒤 1년 뒤에 와서 저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할 수 있다’고 한다고 해보자”며 “이 질문은 미국 경제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말해 줄 것이며 나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어떻게 됐느냐’고 물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업데이트된 클리블랜드 연은의 인플레이션 나우 캐스트를 보면 4월 CPI가 전월 대비 0.59%, 전년 대비 5.17%로 예측되는데요. 근원 CPI는 전월이 0.46%, 전년이 5.56%로 추정됩니다. 여전히 너무 높죠. 블룸버그는 헤지펀드들이 국채금리 상승에 베팅하고 있으며 공매도가 역대 최대 수준이라 했습니다. 최근 5주 연속 공매도가 증가하고 있다는데요.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이날 “연준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 둔화를 위해) 월 10만 명 이하의 일자리 증가와 함께 임금 인플레이션이 전년 대비 3.5% 수준으로 떨어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3월 기준 최근 3개월 평균은 일자리가 34만5000개, 임금 상승률이 5%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갈 길이 남았다는 건데요. 연장선에서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타깃(2%)으로 확실히 돌아가는 것을 보기 원하며 이를 위해 올해 내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본다”며 “1970년대의 실수를 피하기 위해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높은 금리가 더 오래 유지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SVB·시그니처 뱅크 파산 때 VIX 38.8%↑, 원데이 VIX 162.7%↑”…“강세장 이야기 무너지고 있어 vs 기회는 계속 존재” 웰스 파고 역시 “여전히 경기침체가 가능하며 5월 0.25%p 금리인상이 한 번 있은 뒤 연말까지 동결하게 될 것”이라며 “만약 은행 위기가 없었다면 몇 번 더 금리인상이 있었을 수 있지만 금융부문의 어려움이 추가 인상 필요성을 감소시켰다”고 전했는데요. 하지만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는 지속하고 있죠. 금리선물시장은 연말까지 0.5%p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책정하고 있는데요. 이와 맞물린 달러약세 전망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마크 해펠레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 CIO는 “3월 공급관리협회(ISM)의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보면 미국 경제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어 성장 프리미엄이 줄어들 것이다. 미국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도 냉각되고 있다”며 “연준은 5월에 금리를 0.25%p 인상할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주요 중앙은행보다 금리를 먼저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이 때문에 달러 하락세가 가팔라질 것이며 향후 6~12개월 간 유로화 대비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했는데요. 가장 선호하는 통화는 호주 달러라고 하기도 했죠. 시장 상황 더 보겠습니다. 내일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시작으로 대형 기술주 실적 발표가 시작돼 이날은 투자자들이 상황을 지켜본 측면이 있다고 하는데요. 크리스 자카랠리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주 투자자들은 빅테크 기업들의 어닝이 어떻게 되는지를 지켜보고(wait and see) 있다”면서도 “이미 올해 상당히 상승했기 때문에 어닝 때문에 더 오르기 위해서는 좋은 소식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헤지펀드 매니저인 댄 나일스는 “빅테크 어닝이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죠. 걱정의 목소리는 더 있는데요. 대표적인 약세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은 “어닝에 대한 우리의 비관적인 전망을 고려할 때 주가에 단기적인 위험이 있다”고 했고, 오펜하이머의 수석 투자 전략가 존 스톨츠푸스는 “연준이 언제까지 금리를 인상할지, 그 전에 침체에 빠질지 같은 두 가지 불확실성이 시장에 남아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메인 스트리트 리서치의 CIO 제임스 덴머트의 생각은 약간 다른데요. 그는 “베어마켓의 막바지 단계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은 기회와 리스크를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며 “과대평가됐거나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는 기업이 있을 수 있지만 베어마켓은 거의 끝났고 새롭고 흥미로운 불마켓이 하반기에 기다리고 있다”고 점쳤습니다. 부크 리포트의 저자인 피터 부크바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끝났다는 데서 시작하는 랠리를 놓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반면 리사 샬렛 모건 스탠리 웰스 매니지먼트 CIO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막바지이며 소프트랜딩이 가능하고 인플레이션이 떨어질 것이라는 강세장에 대한 이야기가 무너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준의 통화긴축과 지역은행의 대출 감소에 따른 후폭풍이 기업들의 어닝 가이던스에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추가로 이날부터 하루짜리 새 변동성 지수(VIX)가 나온다는 것, 전해드렸는데요. VIX1D로 이름이 붙었습니다. WSJ은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뱅크 파산 과정에서 VIX는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오르지 않았었다”며 “당시 VIX는 38.8% 올랐는데 시험 삼아 해본 VIX1D로는 162.7% 폭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소 과장될 수는 있지만 VIX1D가 시장 상황을 좀 더 정확히 전달해줄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죠. 오늘도 마이크 쿠드질 핌코의 매니징 디렉터는 “경기침체가 다가오고 있다”고 했는데요. 우선은 빅테크 어닝을 잘 봐야겠지만 계속 불안한 거시경제 요인에서 눈을 떼지 말아야겠습니다. ※네이버 기자구독을 하시면 월가와 미국 경제, 연준에 관한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박철범 칼럼]美 금리 인하 전망이 성급한 이유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3.04.25 06:00:00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달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했다. 한국의 인플레이션율이 목표치보다 여전히 높지만 경제성장 전망이 비관적이고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이제 다음 달 2~3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의 기준금리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돼 1.25-1.5%포인트의 차이를 보이고 있음에도 급격한 달러 강세 또는 자본유출이 대량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참가자들은 FOMC가 조만간 미국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뿐만 아니라 호주에서도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이 지속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해외 시장에서도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점치고 있는 듯하다. 최근 미국 기준금리 결정 방향에 대한 해외의 한 경제전문가 설문조사에서는 65.1%의 참여자들이 6월 미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조만간 FOMC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는 성급한 바람이라는 느낌이 있다. 미국의 실물 경제는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이 직원들을 대량으로 해고하고 실업급여를 청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미국 실업률은 3월에도 3.5%로 낮았다. 유통산업에서의 매출과 제조업 생산도 건실한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SVB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계 불안이 완전히 진화됐는지는 알기 어렵지만 현재까지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신속하고 일치된 대응으로 SVB 파산의 충격 파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물경제는 여전히 좋고 미국 인플레이션율은 중앙은행의 목표보다 여전히 높다. 최근 인플레이션율이 다시 하락하고는 있지만 4월 중순 발표된 미국 미시간대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월에 비해 크게 상승해 인플레이션 위험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이 같은 점들을 고려한다면 미국 중앙은행의 조속한 금리 인하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미국 중앙은행의 조속한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은 것처럼 급속한 금리 인상 역시 어려워 보인다. 먼저 물가상승 압력이 많이 약해졌다. 3월에 다시 상승하던 인플레이션율이 4월에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으로 세계 공급망이 붕괴할 것이라는 불안도 최근 국제 화물 운송 운임이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판단된다. 약화된 물가상승 압력에 더불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 중앙은행이 다시 급속하게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달 초 산유국 협의체인 OPEC+ 국가들이 갑작스럽게 결정한 원유 생산량 감축은 현재까지는 원유가격을 크게 끌어올리지는 못했지만 세계 경제의 회복에 불확실성을 추가했다. 대외 정세의 불확실성 뿐만 아니라 미국 내 정치 불확실성도 미 중앙은행의 경제 운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미 의회와 정부의 갈등으로 미 연방정부의 채무 한도 조정이 여름까지 타협되지 않으면 2011년과 같은 채무한도 조정 실패 위기 (debt-ceiling crisis)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가상승 압력의 약화, 채무한도 조정 실패 가능성,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 때문에 작년 하반기와 올해 초에 있었던 급속한 기준금리 인상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제 충격은 항상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경제 예측은 어렵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되는 여러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5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되거나 베이비스텝 인상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금리 인하로의 방향 전환은 현재 시점에서는 일러 보인다. 또 미 중앙은행이 베이비스텝을 밟는다면 미국에서 채무한도 조정 실패 위기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원화가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
올 1분기 신생 유니콘 수, 1년새 10분의 1로 급감
국제 국제일반 2023.04.24 18:40:01올해 1분기에 등장한 신생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사)이 지난해의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미국 조사 업체 CB인사이트의 자료를 인용해 올 1분기에 탄생한 유니콘이 13개사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분기 113개의 유니콘이 생긴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10분의 1로 급감한 것이다. 분기 기준으로는 6년 만에 가장 적었다. 업종별로 보면 인공지능(AI) 관련 업체가 4곳으로 가장 많았고 국가별로는 미국이 8곳으로 최다였다. 전체 유니콘 수는 1206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3월의 경우 유니콘 수가 1095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나 급증했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급변했다. 신생 유니콘이 급감한 것은 금리 인상 및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의 영향으로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스타트업이 조달한 자금은 586억 달러로 지난해 1분기보다 60%나 급감했다. 1회 조달액이 1억 달러를 넘는 이른바 ‘메가라운드’도 90건으로 약 80% 줄었다. 미국 벤처캐피털 DCM벤처스의 하라 겐이치로 대표는 “미국에서 금융 완화가 한창이었던 시기에 높은 평가를 받으며 자금을 수혈했던 기업의 추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딜로이트토마츠그룹에서 벤처 기업 지원을 맡고 있는 기무라 마사유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SVB의 대출에 의지하던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지장이 생겼다”며 “이들 기업의 성장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닛케이는 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챗GPT의 흥행으로 생성형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벤처캐피털이 보유한 대기 자금도 사상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
이창용 "SVB 유사 사태 대비해 금융권 공조해야"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3.04.24 18:30:00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향후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와 유사한 이벤트가 국내에서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관계 당국과 금융기관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8개 은행의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렇게 말했다. 이 총재는 “은행권 현안을 포함한 주요 금융·경제 이슈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간담회에는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을 비롯해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관계자가 참석했다. 은행권은 SVB 사태 이후 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은은 이달 11일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시행한 대출 적격 담보 증권 범위 확대 조치의 종료 기한을 당초 이달 말에서 7월 말로 3개월 추가 연장한 바 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한은이 최근 SVB와 크레디트스위스 사태 이후 금융안정 차원에서 대출 적격담보증권 확대조치를 한편 중소기업대출비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금융 시장 안정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
[투자의 창] 증시 전환기가 오고 있다
증권 증권일반 2023.04.24 17:53:48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글로벌 거시 환경과 주식시장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 역시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해 연초 이후 상당한 랠리를 이어왔다. 단기 급등으로 어느 정도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기업 이익의 턴어라운드(흑자 전환)에 힘입은 전반적인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비중이 큰 반도체와 철강·화학,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종의 실적이 하반기에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나 최근 소비 지표들을 보면 미국 경제는 5% 이상의 고금리 상황을 장기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워 이르면 연내 혹은 내년 초에는 기준금리 인하로 방향을 틀것으로 보인다. 5월이나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이 아마도 금리 인상 사이클의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 물가 하락과 같은 긍정적인 뉴스와 소비·고용 지표 등을 둘러싼 경기 둔화 우려의 목소리가 혼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간이 갈수록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에 관심을 높여나갈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경기 둔화는 증시에 부담 요인이 되겠지만 금리 하락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전환기에는 새로운 투자 기회들이 나타난다.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업종에 우선 관심을 둘 만하다. D램 업황은 현재 수요 측면에서 최악의 상황을 지나고 있다. 서버와 모바일·PC 등 대부분의 전방 수요가 부진하다. 삼성전자마저 감산에 돌입한 지경이다. 반도체 가격 하락기에는 최종 수요자나 유통 채널이 구매 시기를 최대한 늦추면서 보유 재고를 소진하고 재고가 지나치게 줄면 다시 주문을 늘리면서 자연스럽게 수요와 가격이 회복하는 단계에 들어선다. 하반기에는 반도체 고객들의 재고 확충과 완만한 수요 회복만으로도 감산 효과가 빠르게 나타날 것이다. 챗GPT에서 보듯 반도체의 전방 시장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더 높은 성능과 더 낮은 원가를 향한 기술 혁신도 빠르다. 공정의 미세화를 위해 신규 장비와 소재가 사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반도체 기업에 투자할 때는 기술 혁신 과정에서 수요가 증가하는지, 첨단 기술을 보유해 진입장벽을 확보했는지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 소재의 국산화에 따라 점유율이 증가하는 기업도 매려적일 수 있다. 연초 이후 일부 업종과 종목에서 쏠림 현상이 발생했고 이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단계에 들어섰다. 성장주의 대세 상승기에는 실적 전망과 밸류에이션이 동시에 치솟아 주가를 견인한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 이르면 실적 전망에는 변화가 없는데 밸류에이션만 오르는 경우가 있다. 점진적인 차익 실현과 새로운 투자 기회들을 모색할 시기가 오고 있다. 종목 선정과 거시경제 환경 및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어려운 투자자라면 펀드에 간접투자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
美, 보험 등 비은행 금융사 규제 강화
산업 기업 2023.04.23 15:47:39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으로 인한 금융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미국 정부가 보험, 헤지펀드, 가상화폐 거래소 등 비은행 금융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21일(현지 시간) 금융안정감독위(FSOC)에서 관련 지침 변경 방침을 밝혔다. 새 지침은 건전성 기준을 강화하고 비은행 금융사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감독 대상인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SIFI)’으로 지정하는 절차를 이전보다 용이하게 하는 내용이다. 옐런 장관은 회의에서 트럼프 정부 당시 만들어진 지침과 관련, “2019년 지침은 지정 절차에 부적절한 장애물을 만들었다”면서 “당시 추가된 절차는 법이 요구하는 것이 아니며 유용하지도, 실현 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SIFI 지정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리먼 브라더스 등의 부실 문제에 대응하면서 비은행 금융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제기돼 도입된 제도다. FSOC는 오바마 정부 때 GE캐피털 등 4개 사를 SIFI로 지정했으나 트럼프 정부 때 모두 지정에서 해제됐다. FSOC는 이날 위원회가 금융 안정성에 대한 잠재적 위협을 식별, 평가, 해결하는 것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프레임워크도 추진키로 했다. -
"美 연준, 중형은행 자본건전성 규제 부활 검토"
국제 국제일반 2023.04.21 21:57:52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형 은행의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은행권 불안을 야기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연준은 자산규모가 1000억~7000억 달러 사이인 은행 약 30곳을 자본건전성 규제 대상에 다시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금융위기 이후 미국 금융당국은 일정 자산규모 이상 은행에 대해 건전성 감독기준을 강화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에 대상 은행을 대폭 축소했다. 연준은 이르면 올 여름 구체적인 제안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규제가 2019년 이전 수준으로 다시 강화되면 US뱅코프,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 트루이스트파이낸셜, 캐피털원파이낸셜 등 중형 지방은행이 규제 대상에 다시 포함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밖에도 연준은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의 평가손익을 장부에 반영하지 않아도 되도록 한 예외 규정도 손볼 것으로 보인다. 최근 파산한 SVB는 미 국채로 구성된 매도가능증권에 주로 투자해 왔는데, 기준금리 급등으로 미 국채 가격이 하락하자 20억 달러에 가까운 손실을 입고 증권 일부를 매각했다. 이를 두고 이러한 손실이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됐다면 SVB와 투자자들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은행 파산 사태와 관련해 중형 지방은행에 대한 당국의 감독 강화를 지시했다. 마이클 바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도 상원 청문회에서 자본 건전성 규제 강화를 예고한 바 있다. -
[여명]벤처 장애물 더 걷어내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21 06:00:00정부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벤처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20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혁신 벤처·스타트업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보증·융자와 연구개발(R&D) 등에 정책자금 10조5000억 원을 추가로 지원키로 했다. 지난 1월 29조7000억 원 투자 계획에 이어 3개월 만에 추가 지원대책이 나온 것이다. 이날 대책에는 은행의 벤처 펀드 출자 한도를 2배 늘리고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이 국내 창업기업의 해외 자회사에 투자할 경우 국내 기업 대상 투자로 간주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부가 불과 3개월 만에 벤처 지원 추가 대책을 내놓은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른 금융시장 경색 등으로 벤처 업계가 빙하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1·4분기 국내 벤처펀드 결성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8.6%나 줄었다. 내수 침체와 수출부진 등으로 경기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창업 불씨마저 꺼지면 우리 경제는 사면초가에 빠지게 된다. 정부가 이날 추가 대책을 내놓은 것은 어떻게 해서든 경기회복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러면 이걸로 충분한 것일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정부가 이날 정책자금 지원 중심의 대책을 내놨지만 경제를 살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장벽부터 제거해 줘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날 정부 대책에는 아쉬운 점이 엿보인다. CVC만 하더라도 이런저런 규제 때문에 여전히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2021년 12월부터 일반 기업의 지주회사도 중소기업 창업투자회사나 신기술사업 금융전문회사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CVC로의 자금 유입은 저조하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창업투자회사 신규 투자 규모는 6조7640억 원에 그쳤다. 금산분리 규제 완화가 되기 이전인 2021년(7조6802억 원)보다 11.9%가 줄었다. 이처럼 CVC 투자가 부진한 것은 규제와 관련이 있다. 물론 투자 감소가 전적으로 규제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난마처럼 얽힌 규제는 기업들이 CVC 투자를 머뭇거리게 한다. 공정거래법상 CVC는 총자산의 20%를 초과하는 금액은 해외 기업에 투자할 수 없고 부채비율도 200%로 제한돼 있다, 펀드 내 외부자금 유치도 40%까지만 허용된다. 계열사나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는 투자할 수가 없다. 이날 대책에는 이런 핵심 규제에 대한 언급이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일부 정부 부처는 금산분리 규제를 더 풀 경우 대기업에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하지만 얽히고설킨 규제를 놔두고 민간 기업의 벤처투자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부는 공정 등을 명분으로 대기업을 규제하나 미국 등 벤처 투자가 활발한 나라들은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별도의 제약을 가하는 경우는 없다. 구글과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거대 기업들이 창업투자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4차 산업혁명은 더 가속화될 것이다. 이제 디지털 전환은 기업 생존의 필수요소가 됐다. 이런 혁신의 원천을 기업 내부에서만 찾는 것은 한계가 있다. 기업들이 CVC 설립을 통해 외부에서 참신한 사업 아이디어를 찾아 나선 이유다. 정부가 민간 투자 확대를 통한 경기 회복을 바란다면 좀 더 과감하게 CVC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 이를 통해 2000년대 초반과 같은 벤처 붐을 다시 일으켜야 한다. 침체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를 살리고 산업 구조조정을 이루는 길은 여기에 있다. -
외환 스와프 확대했지만…무역적자에 맥없이 출렁이는 원화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4.20 17:58:13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 만에 40원 가까이 뛰어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변동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역대 최대로 벌어진 위태로운 상태에서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에 외국인 배당 역송금, 중국 리오프닝 효과 부재로 인한 국내 경기 침체 우려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환율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이 1430원을 돌파했던 지난해 10월보다 수준 자체는 낮더라도 변동성이 극심해 외환 리스크가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9원 내린 1322.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일보다 3.89원 오른 1329.5원으로 출발해 장중 최고 1332.3원까지 오르면서 연고점을 돌파했다. 환율이 133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29일(1342.0원) 이후 약 4개월 만에 처음이다. 다만 이날 오후 위안화 반등과 독일 물가 발표 등으로 환율은 하락 반전해 1319.0원까지 급락했다가 소폭 반등한 채로 마감했다. 이날 환율이 장중 급등한 것은 전날 영국의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1%로 발표돼 시장의 예상(9.8%)을 넘어선 것에 따른 긴축 우려의 여파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가 재점화되면서 달러화지수(DXY)가 소폭 반등했는데 원·달러 환율은 더욱 크게 반응한 결과다. 영국과 독일 물가에 출렁일 정도로 시장이 극도로 예민한 상태인 만큼 당국의 환율 안정 의지도 통하지 않고 있다. 13일 외환 당국이 국민연금과 외환 스와프를 다시 체결하면서 규모를 350억 달러로 키우겠다고 발표하자 환율은 급락해 14일 장중 최저 1294.7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약발은 일주일도 가지 못하고 4거래일 만에 1330원 저항선까지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외환 스와프가 시의적절한 조치였지만 지속력이 크지 않다는 것만 확인했다는 반응이다. 문제는 원화가 뚜렷한 방향성 없이 맥없이 출렁이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달러화지수와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발생하면서 방향성을 상실했다. 19일 기준 달러화지수는 연초 대비 1.5% 하락했다. 그런데 원·달러 환율은 연초 대비 5.2% 상승하면서 주요국 통화 중에서도 가장 큰 폭으로 상승(원화 가치 절하)했다. 통상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데 올해 들어 달러와 원화 가치가 함께 절하된 것이다. 특히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발생한 3월 초 이후 달러화지수는 2.4%가 떨어졌는데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소폭 올랐다. 원화 변동성이 커진 것도 특징이다. 종가만 보면 원·달러 환율은 3월 2일 1315.3원에서 이날 1322.8원으로 겨우 7.5원 올랐다. 자칫 환율 변화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원·달러 환율은 3월 내내 하루 10원 이상 급등락을 반복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기준 선진국 10개국과 신흥국 23개국 등 33개국과 변동성을 비교했을 때 원화가 가장 심하게 위아래로 출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 유로존 재정 위기, 2014년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2018년 미중 무역 분쟁 등 주요 이슈 때와는 다른 예외적 현상이다. 이렇듯 원화가 달러화와 탈동조화 움직임을 보이거나 변동성이 커진 것은 대외 요인보다는 대내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무역수지 적자가 꼽힌다. 무역수지는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 적자가 258억 6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14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이어지면서 경상수지마저 1~2월 두 달 연속 적자가 났다. 한은도 최근 이례적인 환율 변동의 상당 부분이 무역수지 적자 충격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리오프닝 반사이익 없이 국내 경기가 침체 가능성이 커진 것도 원화 약세 요인이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0.4%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까지 역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중(對中) 수출이 감소하면서 경기 펀더멘털이 흔들리는 점도 불안 요소다. 단기적으로는 이달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등 수급 문제까지 겹친 상태다. 환율 불안 기저에는 역대 최대인 1.50%포인트까지 벌어진 한미 금리 역전이 자리 잡고 있다. 내외금리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줄었다고 해도 역전 폭이 더 확대되거나 장기화하면 불안은 커질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가치 안정을 위해서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리스크 완화도 필요하지만 대내 리스크 완화도 중요하다”며 “중국 경기 회복세가 약한 가운데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폭된다면 원화 가치가 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
NH證, 경쟁사에 ‘어퍼컷’…“한국금융지주, 부동산PF 4.6조 부담”
증권 증권일반 2023.04.20 11:35:09NH투자증권(005940)이 20일 한국금융지주(071050)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부담이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며 투자 의견을 ‘보류’로 유지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한국금융지주에 대해 “타사와 마찬가지로 경상이익은 우수하나 향후 추가 PF 충당금 설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계열사(저축은행·캐피탈)에 86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행보를 고려하면 아직은 부담스럽다는 판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3000억 원대 PF 충당금 적립에 이어 올해도 적립금 부담이 커진다는 관측이다. 한국금융지주의 합산 PF 잔고는 한국투자증권 2조 6000억 원, 한국투자저축은행 1조 원, 한국투자캐피탈 1조 원 등 총 4조 6000억 원이다. 유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의 PF 잔고는 대형 증권사 중 가장 큰 것”이라며 “지난달 계열 저축은행과 캐피탈에 각각 4200억 원, 4400억 원의 자금을 수혈하기로 결정한 것도 불안정한 경기 상황을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외 매크로 불확실성이 확대될 때 높은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부담 요인” 이라며 “주가 역시 실적 개선이라는 호재보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제2금융권 우려 등 부정적인 요소를 더 크게 반영하는 모습이라 투자심리 개선이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윤 연구원은 기업금융(IB) 부문과 관련해서는 “투자형 IB는 지난달부터 본 PF 및 선순위 위주로 서서히 사업을 재개 중”이라며 “그룹사 손익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영업에 의존해온 만큼 일시에 사업을 축소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한국금융지주의 올 1분기 연결 지배순이익을 2394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265.7% 증가하는 수준이다. 윤 연구원은 “저축은행의 경우 캐피탈 영업은 양호했으나 충당금이 설정될 예정이고,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화채 100억 원 손실도 영업이익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한국금융지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류로 제시하며 목표 주가를 6만 5000원으로 유지했다. 보류는 향후 1년간 주가가 목표수익률의 -15∼15%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로 부정적인 축에 속한다. -
“美 VIX 하락 과도…증시 변동성 대비하라”
증권 해외증시 2023.04.20 10:29:02월가에서 활동 중인 노현철 쿡(Cook) 캐피털 그룹 매니징 파트너(전무)가 최근 변동성 지수(VIX) 움직임에 대해 “과한 측면이 있다. 앞으로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 매니징 파트너는 19일(현지 시간) 서울경제신문 유튜브 채널 서경 마켓 시그널과의 인터뷰에서 “VIX가 17 아래로 움직이고 있는데 이 정도면 골디락스 국면을 의미한다. (지금 상황을 고려하면) 조금 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이 헤지를 할 기회일 수 있다”며 “앞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침체에 관해서는 “미국 노동시장이 둔화하고는 있지만 침체가 온다고 볼 수는 없는 수준”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은행 위기 이후 신용경색 확대에 따른 침체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 매니징 파트너는 “에버코어ISI가 최근 56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전과 이후 신용(대출) 접근성에 대해 설문을 한 게 있는데 굉장히 타이트해졌다고 답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5월 0.25%포인트(p) 금리인상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무조건 인상을 멈출 것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고도 했다. 노 매니징 파트너는 “연준은 데이터를 보고 할 것이다. 중단할 수도 있겠지만 무조건적으로 인상을 중단한다고만 생각하면 순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최근 증시 움직임과 기준금리, 경기침체 가능성 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다. 노 매니징 파트너와의 인터뷰 전문은 유튜브 서경 마켓 시그널의 ‘노현철의 월스트리트 뷰(Wallstreet View)’ 코너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는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로 시작해 한국투자공사(KIC) 글로벌 주식운용 담당, 화이트 웨일 그룹(White Whale Group)의 헤지펀드 운용 총괄을 거쳐 지금은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쿡 캐피털 그룹에서 매니징 파트너로 일하고 있다. -
“연준, 일부 은행 대출심사 강화”…“공화, 부채상한 1.5조달러 증액제안”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증권 해외증시 2023.04.20 06:42:00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미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넷플릭스와 테슬라가 약세를 보이면서 혼조세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03% 오른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01%, 0.23% 떨어졌는데요. 유럽 국채금리가 뜀박질하면서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연 3.63%대까지 상승했습니다. 국채금리 오름세에 달러인덱스도 한때 102.2까지 올랐는데요. 어제 월가의 예상보다 크게 낮은 신규 가입자 수를 유치한 넷플릭스는 이날 주가가 3.17% 빠졌습니다. 장마감 후 실적을 내놓은 테슬라는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24% 감소한 25억1000만 달러였는데요. 영업이익률이 11.4%로 전분기(16%)나 전년 대비(19.2%) 크게 하락했습니다. 이날 2.02% 하락마감한 테슬라는 실적 발표 뒤 4.5% 가까이 빠지기도 했죠. 추가로 이날 지역은행들의 실적과 베이지 북이 관심사였는데요. 오늘은 국채금리와 지역은행, 베이지 북, 증시 전망 등을 짚어보겠습니다. “英, 두 자릿수 인플레에 주요국 국채금리 연쇄 상승”…“US뱅크 예금 194억 달러↓·웨스턴 얼라이언스 20억 달러↑” 먼저 영국 상황 간단히 보죠. 이날 영국은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10.1%라고 밝혔는데요. 시장 예상치 9.8%를 웃돌았습니다. 높은 에너지 가격과 파업, 코로나19 이후 일손 부족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죠. 2월 수치(10.4%)보다는 낮았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입니다. 인플레이션 타깃(2%)과 비교하면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인데요. 식품 가격 상승률이 무려 19.1%로 1977년 이후 최대입니다. 에너지와 농산물을 제외한 근원 물가도 6.2%에 달하죠. 이렇다 보니 월가에서는 영란은행(BOE)의 최종금리(terminal rate·터미널 레이트)를 올려 잡았습니다. 다음 달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했던 모건스탠리는 5월 BOE의 0.25%포인트(p) 인상과 함께 “6월에도 가능성이 있다”고 입장을 바꿨는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BNP파리바, RBC 캐피털도 5월 0.25%p 인상할 것으로 봅니다. 현재 BOE의 기준금리는 4.25%인데요. 도이치뱅크는 BOE가 5월과 6월, 각각 0.25%p씩 올려 최종금리가 4.75%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더 높은 최종금리는 ‘영국 국채금리 상승→유럽 국채금리 동반상승→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까지 이어지는데요. 예상보다 높은 영국의 두 자릿수 물가는 다른 나라에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해줍니다. 어제 3.72% 안팎이었던 영국의 10년 물 국채금리가 이날 장중 3.875%까지 올랐고, 10년 물 독일 국채금리도 2.53% 선을 돌파했는데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 고문은 “영국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미국의 2년 물 국채를 포함해 대부분의 선진국 국채금리에 상승 압력을 줬다”고 설명했습니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영국 데이터에 미 국채금리가 상승했으며 투자자들은 (인플레 수치에 따라서는) 연준도 인상을 중단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는데요. 연장선에서 금리에 민감한 미국 지역은행 상황은 다소 엇갈렸습니다.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 있는 시티즌스 파이낸셜 그룹의 경우 이날 발표한 주당순이익(EPS)이 1.1달러로 월가의 예상을 밑돌았는데, 올 1분기에만 예금이 4.7%(85억 달러) 빠졌는데요. 대출도 20억달러가량 줄었습니다. 예금과 대출, 수익성 감소가 같이 나타난 셈인데요. 대출은 지역 경기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겠죠. US뱅크의 경우 3월 말 현재 예금이 5053억 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약 3.7%(194억 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왔는데요. 같은 기간 대출도 0.1% 감소했습니다. 앨리 파이낸셜은 예금은 소폭 늘었지만 EPS가 전망을 밑돌고 자동차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했죠. 이는 자동차 대출부실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블룸버그는 “앨리의 이익 하락은 미국 자동차 대출의 위험을 강조한다”고 했는데요. 반면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크는 이날 24.12% 폭등했습니다. 이 은행은 1분기에 60억 달러의 예금유출이 있었지만 이달 들어 14일까지 20억 달러가 새로 들어왔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등했죠. 동시에 예금보호를 받는 예금의 비중이 3월 말 68%에서 14일에는 73%로 올라갔다고 했는데요. 이는 특정 기관에서 대규모로 예금을 유치한 게 아니라 소액을 쪼개서 받았다는 의미로 다양성 측면에서 좋아진 겁니다. “베이지 북, 미국 소비 비슷하거나 약간 감소”…“지역은행, 24일 퍼스트리퍼블릭 실적이 고비” 웨스턴 얼라이언스 효과는 적지 않아서 아직 실적을 내놓지 않은 퍼스트리퍼블릭뱅크(12.4%)와 피프스 서드 뱅크콥(3.13%) 등도 줄줄이 올랐는데요. 지역은행 전체적으로도 긍정적 영향을 줬죠. 메트로폴리탄 은행은 예금이 전분기 대비 3%가량 빠졌지만 대부분이 암호화폐 관련이라고 알려지면서 17.7% 상승했습니다. 다만,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크 사례는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는데요. 예금이 다시 들어오고 있다는 점은 좋지만 빠르게 다시 늘어난 예금의 대가(예. 높은 수신금리 및 수익성 감소)가 무엇인지 따져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당장은 예금이 느니까 환호성을 지를 수 있어도 그 뒤까지 봐야 하는데요. 이 은행의 1분기 순이자이익은 이미 전기 대비 5% 넘게 하락했습니다. 분기 EPS도 1.28달러로 월가 예상(1.95달러)보다 크게 낮죠. 앞서 설명드린 시티즌스 파이낸셜만 해도 올 순이자이익 성장률 전망치가 11~14%에서 5~7%로 떨어졌습니다. 다가오는 경기침체 가능성과 상업용 부동산은 지역은행의 손실을 더 키울 수 있는데요. 무보험 예금이 줄어든다는 것도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거액으로 거래하는 고객이 대출과, 투자상품 쪽에서 돈을 더 벌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죠. 예금을 잘게 쪼개야 하면 수익성 있는 고객이 대형 은행으로 갈 수 있는데요. 크리스 베론 스트래테가스 파트너는 “대형 은행과 소형 은행 사이의 양극화에 충격을 받았다”며 “JP모건체이스는 수익이 안정화하고 있지만 소형사는 최저점을 새로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지역은행 실적은 24일에 있을 퍼스트리퍼블릭뱅크가 관건인데요.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사태)과 대형은행의 공동예금으로 목숨을 부지한 퍼스트리퍼블릭뱅크의 자료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지역은행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날 나온 베이지 북은 “몇몇(Several) 지역에서 은행들이 높아진 불확실성과 유동성 우려에 대출 기준을 강화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베이지 북은 4월10일까지의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3월 베이지 북 이후 실리콘밸리은행(SVB) 영업정지와 은행 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지역은행들의 상황을 일부 들여다볼 수 있는데요. 대출 기준 강화는 심사를 깐깐하게 한다는 뜻으로 대출 감소로 이어져 경기둔화 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전문가들이 걱정해오던 하반기 침체의 첫 걸음인데요. 베이지 북을 통해 최소 은행 위기 이후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대출 감소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거죠. 앞으로 2분기, 하반기에 은행권 대출이 어떻게 흘러가느냐가 중요해졌습니다.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보듯 일부 지역은행의 예금과 대출이 줄었고 경기가 확 좋아질 일은 없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은행들이 계속 보수적일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는데요. 나중에 나올 연준의 ‘시니어 론 오피서 오피니언 서베이(Senior Loan Officer Opinion Survey)’를 보면 좀 더 알 수 있을 겁니다. 상업용 부동산이 얼마나 버티느냐도 중요한데요. 베이지 북은 또 “최근 몇 주 간 전반적인 경제활동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소비자 지출은 일반적으로 증가하지 않거나 약간 감소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물가 상승률은 둔화하는 것처럼 보이고 있음에도 전반적인 수준은 완만하게 상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베이지 북은 고용과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신용에 대한 접근 길이 좁아지면서 미국 경제가 정체했다고 평가했다”며 “전체적으로는 경제가 견조한 수준이라고 본 3월 초에 나왔던 베이지 북의 톤보다 한 단계 낮아진 것”이라고 해석했죠. “VIX 또 하락, 증시 방향성 없는 거래 지속”…“할인판매에 매출 맞춘 테슬라, 영업마진은 뚝” 실제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약 114억 달러어치의 회사채가 투자적격에서 부적격 등급으로 강등됐습니다. 지난해 전체 규모의 60%에 해당한다고 하는데요. 올해의 등급 하락 속도는 2020년 이후 가장 빠른 것으로 올해 이 같은 ‘추락천사(Fallen Angels)’들의 규모가 600~8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경기둔화 및 은행 위기 이후 금융권의 신용 감소와 맞물릴 수 있는 대목인데요. 27일 나올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는 현재 블룸버그 집계치 중앙값이 전기 대비 연율 기준 2.0%입니다. 아직 예측처가 8곳으로 적긴 한데요. 모건스탠리가 1.2%를 제시한 반면 JP모건증권의 마이클 페롤리는 3.3%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 1.5%까지 떨어졌던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 예상치는 현재 2.5%까지 올라와 있는데요. 씨티는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4%로 상향 조정하면서 미국의 침체 진입 시점을 3분기에서 4분기로 늦추긴 했습니다. 중국이 생각보다 좋고 미국이 좀 더 버틸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인데요. 공급망 기술업체 플렉스포트(FlexFort)가 미국의 수입 현황과 가계소비를 따져보니 최소 여름 때까지는 침체 없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침체 시점이 뒤로 밀렸을 뿐 사라진 건 아닙니다. 네이선 시츠 시티 이코노미스트는 “은행의 극심한 긴장 상태는 완화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리스크는 계속되고 있으며 최근의 은행 위기는 은행의 자산과 예금, 수익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는 대출감소를 포함해 신용 공급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연방정부 부채한도에 관해서는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이 한도를 1조5000억 달러 늘려 내년 3월 말까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막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현재 한도는 31조4000억 달러인데요. 물론 조건이 달려있습니다. 정부가 쓸 곳을 조정할 수 있는 재량지출을 1300억 달러 감축하고 향후 상승률도 1%로 묶겠다는 건데요. 민주당은 조건없는 증액을 원하지만 협상의 희망은 있는 겁니다. 추가로 지금까지 실적을 내놓은 S&P500 기업 53개 가운데 83%가 월가의 예상을 웃돌았다고 하는데요. 미 경제 방송 CNBC는 “지금까지 1분기 실적은 시장의 공포를 이기고 있다”고 했습니다. 시장은 전반적으로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인데요. 어제 3대 지수 변화폭이 동시에 0.1%p를 밑돈 것 2021년 11월15일 이후 처음이라고 하죠. 마켓워치는 “지수는 연중 최고치에 가깝지만 1분기 어닝 시즌이 시작하면서 방향성 없는 거래에 변동성이 약해지고 있다”고 봤는데요. 보기에 따라 산디 브라가 애스피리언트의 최고 고객담당 임원은 “투자자들은 기업 이익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걱정해왔고 확실히 이런 면이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시장은 그것에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LPL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는 “시장이 대부분의 경제 및 금융 뉴스에 대해 꽤 우호적이다. 주식시장은 승자와 패자가 하루하루 바뀌는 시소게임을 하고 있다”고 봤는데요.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이날도 하락하면서 16.4대까지 떨어졌습니다. 2021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하죠. 월스트리트베츠에서는 최근의 VIX 움직임이 2008년과 묘하게 비슷하다는 추정이 있기도 한데요. 앞으로 큰 변동성이 찾아올 것인지 아니면 한동안 좋을 건지 좀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구독을 하시면 월가와 미국 경제, 연준에 관한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는 매주 화~토 오전7시5분에 서울경제신문 유튜브 채널 ‘서경 마켓 시그널’에서 생방송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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