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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사퇴 압박·이사회와 갈등·실적 부진까지…속 타는 립부 탄
국제기업 2025.08.08 17:42:453월 인텔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5개월 만에 위기를 맞고 있다. 인텔의 부활을 외친 탄 CEO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의 지속 여부를 놓고 이사회와 갈등하면서 손발이 묶였다. 최근에는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는 논란이 촉발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그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실적 부진 속에 ‘정치적 리스크’까지 겹치며 경영 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적자 행진 중인 인텔 파운드리 사업의 지속 여부를 놓고 탄 CEO와 이사회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프랭크 예어리 인텔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이사진은 적자를 감당하면서 파운드리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2021년 파운드리 사업에 다시 진출한 인텔은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인텔 파운드리 부문은 2분기에만 31억 7000만 달러(약 4조 39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투자은행(IB) 출신인 예어리 의장은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해 엔비디아나 아마존에 매각하는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탄 CEO는 파운드리 사업이 인텔의 부활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확보 전략에서 파운드리 사업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탄 CEO는 인공지능(AI)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AI 기업 인수도 추진했으나 이사회가 심의를 이유로 시간을 끌면서 인수 시기를 놓쳤다. 인텔 관계자들은 “탄 CEO가 이사회로 인해 회사를 혁신하는 데 손발이 묶였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인텔 CEO는 심각한 갈등 상황에 있으며 즉각 사임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다른 해법은 없다”고 적었다. 앞서 미국 상원 정보위원장인 톰 코튼 의원은 탄 CEO가 몸담았던 케이던스디자인이 중국 군사대학에 칩 설계 제품을 판매한 혐의를 인정하고 1억 4000만 달러(약 1943억 원)가량 지불하기로 한 사실을 문제 삼았다. 그는 “탄 CEO가 수백 개의 중국 첨단 제조 및 반도체 기업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 중 최소 8개 기업은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한편 인텔은 2분기 29억 달러(약 4조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2023년 4분기 적자 전환 이후 6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美 "김여정 담화 관심…6·25 유해송환 위해 北과 협상 의지"
국제정치·사회 2025.08.08 17:41:50미국 국무부에서 대북특별부대표를 겸하는 세스 베일리 동아태국 부차관보 대행이 7일(현지 시간) “우리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최근 담화를 포함해 북한 지도부에서 나온 고위급 성명들을 봤다”며 “김여정의 담화를 관심 갖고 주목하고 있다(note with interest)”고 말했다. 베일리 부차관보 대행은 이날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연례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한국전쟁 참전 용사 유해 송환과 관련해 “미국은 미군 장병 유해 송환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이자 양자 목표 중 하나로 생각한다는 점을 북한에 분명히 밝혀왔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정책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 협상에 관여할 의지가 있다”고 전했다. 앞서 김여정은 지난달 29일 대미 담화를 통해 “우리 국가의 불가역적인 핵보유국 지위와 근본적으로 달라진 지정학적 환경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며 “새로운 사고를 바탕으로 다른 접촉 방식을 모색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가수반과 현 미국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공동성명 내용과 달리 비핵화는 더 이상 안건으로 다루지 않겠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은 서두르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친 셈이다. 북한이 대남 담화에 이어 하루 만에 대미 담화까지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해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한미 양국은 한반도 평화 및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는 데 입장이 같다”며 “정부는 북미 회담 재개를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 역시 여러 차례 밝혔다”고 했다. -
[단독] 한은, 공공 뺀 '순 민간 고용지표' 만든다
경제·금융경제동향 2025.08.08 17:41:47정부에서 발표하는 일자리 통계가 국민들의 체감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순민간고용’ 일자리 지표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고용지표는 공공 부문 일자리가 섞여 있어 정확한 시장 흐름을 읽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이달 말 공개되는 수정경제전망에 민간고용만을 반영한 순수 증가치를 반영해 발표하기로 했다. 이번 경제전망에서는 5월 0.8%로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등에 대한 수정치가 함께 공개된다. 새 고용지표를 통해 경제전망을 좀 더 정교화한다는 게 한은의 목표다. 그동안 한은 안팎에서는 우리나라 고용지표가 미국 등과 달리 민간과 공공 부문을 구분하지 않아 기업 중심의 부문 고용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은은 이에 따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토대로 정부의 직접 일자리 예산 정보를 종합 활용해 공공 부문 고용 효과를 통계에서 제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 지표 개발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진단과 기준금리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고용지표가 실제보다 긍정적으로 해석될 위험이 크다는 우려 탓이다. 실제 통계청의 6월 고용동향을 보면 15~64세 고용률은 역대 6월 기준 최고인 70.3%에 이르렀다. -
'주식·사면·임명' 얽힌 실타래…'휴가 복귀' 李 지지율 시험대
정치대통령실 2025.08.08 17:41:12닷새간의 여름휴가를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상승세였던 지지율을 지키며 하반기 국정과제를 풀어갈 해법을 마련했을지 주목된다. 주식 양도소득세 개편으로 악화된 여론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복권은 지지율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갑질과 자질 부족으로 낙마한 여성가족부와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도 여론 변화에 민감한 이슈다. 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달 4일부터 거제 저도 ‘청해대’에서 여름휴가를 보낸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로 올라와 주말부터 업무에 복귀한다. 당장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두고 당·정·대가 협의에 들어가고 법무부는 조 전 대표를 포함한 광복절 특사를 이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대주주 범위를 둘러싼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이춘석 의원의 ‘차명 거래’ 의혹까지 터지면서 정부 정책은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휴가 중 이 의원에 대해 조속한 수사를 지시하고 당에서 제명 조치를 내린 것은 대주주 범위를 둘러싼 여론 악화 흐름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관건은 50억 원의 현행 기준을 유지하느냐다. 10억 원으로 강화할 경우 결국 이 대통령의 지지율 변화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대통령실은 시장을 보겠다는 기류다. 하루이틀 주식시장 변동성은 대주주 기준만이 요인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조 전 대표의 사면·복권 문제도 지지율 변화의 관전 포인트다.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이 ‘공정’에 민감한 2030세대의 민심 이반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난제 중의 하나다. 형기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은 ‘부모 찬스’ 등 기존 논란을 재점화시켜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재촉할 수 있다. 또 여가부와 교육부 등 추가 인선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후보자에게 결격 사유가 있을 경우 국정 동력은 재차 흔들릴 수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여론에 남달리 민감한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국민임명식(15일)을 앞두고 더욱 숙고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美, WTO 종식선언…"이젠 트럼프 라운드"
국제정치·사회 2025.08.08 17:40:35미국이 30년간 지속돼온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종식을 선언했다. 관세와 제조업 보호에 방점을 찍은 ‘트럼프 라운드’로 중국을 견제하는 새로운 국제 무역 질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우리가 세계 질서를 재편한 이유’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WTO가 주도하고 실체가 없는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하는 현재의 세계 무역 질서는 지속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A4용지 5장 분량의 글에서 WTO 체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1995년 이후 30년간 미국은 외국 상품과 서비스, 근로자와 자본을 위해 장벽을 허물었다”며 “하지만 다른 국가는 미국의 시장 접근을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각국은 보조금을 주고 임금 인상을 억제했으며 느슨한 노동 및 환경 기준을 유지하고 환율을 조작하는 등 일련의 조치로 대미 수출을 인위적으로 확대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이로 인해 중국이 이득을 봤다고 콕 집어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일자리와 경제 안보를 잃었다”면서 “반면 국영기업과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내세운 중국이 WTO 체제의 최대 승자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리어 대표는 “미국에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세계 무역 질서를 개혁하려고 한다”며 “우리는 ‘트럼프 라운드’를 목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각국의 시장 개방 및 대미 투자를 요구한 것을 과거 다자 무역 협상에 빗대 ‘라운드’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는 새 체제의 특징으로 고율 관세를 지렛대로 한 미국 제조업의 부활, 각국의 시장 개방, 대규모 대미 투자 등을 꼽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무역정책의 핵심 인사인 그리어 대표가 상호관세가 발효한 날 이 같은 기고를 하면서 WTO 체제는 사실상 와해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효율성을 중시하던 미국의 무역정책이 바뀌면서 각국의 통상정책에도 연쇄적인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
"광주 뜻대로 내란 척결" …정청래, 강공 굳히기
정치정치일반 2025.08.08 17:40:26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전남 무안에서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호남 민심 잡기’ 행보를 이어갔다. 정 대표는 전체 권리당원의 3분의 1이 몰려 있는 호남에 ‘표 나는 지원’을 약속하며 내부 결집을 노렸다. 한편으로는 “광주 영령들이 바라는 뜻대로 내란 세력을 척결하겠다”며 국민의힘과 거듭 각을 세웠다. 정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광주광역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정 대표는 참배를 마친 뒤 “만약 윤석열(전 대통령) 일당의 비상계엄이 성공했다면 이재명 대통령도, 정청래도 불귀의 객이 되어 어디에서 시신도 찾지 못하고 혼령만 모시는 처지가 됐을지 모른다”며 “내란 책임자들을 철저하게 단죄하지 못하면 언제 또다시 윤석열과 같은 독재자가 나타나서 대한민국의 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할지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표는 ‘내란 사과 없이는 국민의힘과 협치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그는 “노상원(전 국군정보사령관) 수첩을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 그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이려 했는지”라며 “그 노상원 수첩과 타협할 수 있나. 악수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거듭된 야당과의 대립각 행보에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 대표가 국민의힘을 예방하지 않는 것은 야당 무시가 아니라 합헌 정당으로 돌아오라는 정중한 요청”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 발언 자체가 굉장히 위헌적인 발언”이라며 반발했다. 정 대표는 밖으로는 대야 강공 모드를 이어가는 한편 안으로는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 지지층 결집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이달 2일 취임 후 첫 일정으로 전남 나주 수해 현장을 찾았다. 6일에는 지명직 최고위원에 호남 3선 서삼석 의원을 지명했다. 그는 이날 전남 무안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숭고한 희생과 헌신에 표시 나게, 실천으로 보답해야 할 때”라며 “호남발전특위에서 호남 발전 방향에 대해 보고하면 그 내용을 가지고 정부와 협상하겠다”고 했다. 이날 구성한 호남발전특위 위원장으로는 서 의원을 임명했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 불참한 광주·전남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향해 “이렇게 하면 안 된다”며 불호령을 내렸다. 그러면서 조승래 사무총장에게 “왜 안 왔는지 사유를 조사해 보고해달라”고 지시했다. 당내 비주류 출신인 정 대표가 ‘기강 잡기’를 시도했다는 해석이다. -
공모주도 ‘K조선 훈풍’…에스엔시스, 청약 증거금 10.5兆 확보 [시그널]
증권IB&Deal 2025.08.08 17:40:24조선 기자재 통합 솔루션 기업 에스엔시스가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주 청약에서 증거금 10조 4914억 원을 확보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청약에서는 총 31만 5834건의 청약이 접수됐으며 경쟁률 1472 대 1을 기록했다. 앞서 에스엔시스는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739.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 밴드 상단인 3만 원으로 확정했다. 이달 19일 코스닥에 입성할 예정으로 상장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이 맡았다. 에스엔시스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생산 능력 확대, 연구개발(R&D) 혁신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기존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데이터센터, 반도체, 해양, 풍력 등 하이엔드 전력설비 시장 확장을 통한 글로벌 에너지 전력 솔루션 리딩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또 방산 분야의 제어 및 전력 계통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 신규 함정 건조사업에 확대 적용을 추진할 예정이다. 배재혁 에스엔시스 대표는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 청약에서도 회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믿고 지지해주신 투자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상장 이후에도 선제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조선해양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
임윤아 "악마 모습, 우리의 방어기제…상처 위로해 줄 '따뜻한 동화'죠"
서경스타영화 2025.08.08 17:39:22임윤아(사진)는 걸그룹 출신 중 가장 성공한 배우로 꼽힌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차곡차곡 커리어를 쌓아왔다. K팝 대표 걸그룹 소녀시대로 활동하며 판타지 속 존재 같아 보였지만 배우로는 달랐다. 영화 ‘공조’에서 허당기있는 처제, ‘엑시트’에서는 산악회 출신 연회장 직원, 드라마 ‘킹더랜드’에서 정규직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실습생 등 코믹부터 일상까지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13일 개봉하는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에서는 낮에는 청순하지만 밤이 되면 돌변하는 선지를 연기했다. ‘낮 선지’와 ‘밤 선지’가 너무 달라 1인 2역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임윤아는 ‘악마가 이사왔다’에 대해 “사람에 대한 상처가 많은 이들을 위로하는 따뜻하고 진심이 담긴 동화 같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작품은 청순하고 유순한 선지가 새벽만 되면 악마에 씌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하고 혼자서 딸을 챙기는 아버지(성동일)가 믿음직하고 착해 보이는 길구(안보현)에게 선지의 보호자가 돼 달라고 부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임윤아의 말처럼 이 작품이 상처 입은 사람들을 위한 동화인 이유는 선지가 새벽만 되면 악마의 지배를 받는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본능적으로 막아내기 위해 악마로 변신하는 것인데 악마라기보다는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방어 기제이자 보호색일 수 있다. 임윤아는 “‘낮 선지’도 악마로 변신하는 ‘밤 선지’의 감정을 진심으로 느끼면서 연기했다”며 “악마라는 설정도 무섭다기보다는 사람에 대한 상처와 두려움이 큰 친구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악마가 씌어 낮과는 완전 다른 사람이 되는 선지의 모습을 보며 관객들은 자신의 상처와 방어 기제를 마주하게 되고 길구의 한결 같이 따뜻한 보살핌에 위로를 받는다. 선지와 길구가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모습은 동화 같지만 웹툰을 떠올리게 하는 코믹한 장면들은 웃음을 선사하다. ‘공조’와 ‘엑시트’ 등에서 임윤아가 주로 상황이 만들어주는 웃음을 선사했다면 이번에는 코믹 연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과장된 표정과 몸짓은 우리가 봐왔던 임윤아가 아닌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 이에 대해 그는 “캐릭터가 만화적이라 현장에서 해볼 수 있는 것은 시원하게 다 했다”며 “이처럼 에너지가 넘치는 캐릭터는 처음이었지만 선보일 수 있는 폭도 그만큼 크고 자유로웠다”고 설명했다. 임윤아가 2019년 조정석과 출연한 영화 ‘엑시트’는 942만 관객을 동원했다. 올해는 앞서 개봉한 조정석 주연의 ‘좀비딸’과 경쟁을 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두 영화는 딸이 악마에 씌거나 좀비가 되는 설정을 비롯해 코믹 힐링 가족 영화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조정석 못지않게 출연작이 모두 흥행한 임윤아는 “두 작품 다 잘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우리 영화가 앞자리가 계속 바뀌면서 흥행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근현대사 함께한 태극기 210점 만나다…대한민국역사박물관서 특별전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8 17:39:00‘데니 태극기’ ‘파리 만국박람회 태극기’ ‘광제호 태극기’ 등 1890년대 대한제국 시대 태극기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 때까지 100여 년에 걸친 태극기와 관련 자료 210여 점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자리에 모였다. 이 가운데 ‘파리 만국박람회 태극기’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것이다. 8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태극기, 함께해 온 나날들’ 특별전 개막식이 열렸다. 전시는 11월 16일까지 진행된다. 한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이번에 전시된 태극기를 통해 우리가 지나온 시간들을 함께 떠올려보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어떤 마음으로 내일을 준비해 가는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에 전시된 210여 점 가운데 실물 태극기는 18점으로 국내 소장 17점과 프랑스 소장 1점이다. 프랑스 소장 1점은 1900년 개최된 파리 만국박람회에 마련된 ‘대한제국관’에 출품된 태극기로 추정되는 유물이다. 현재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에 소장돼 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외에 1901년 ‘신축진찬도 병풍’ 속 태극기, 1904년 제작돼 1910년까지 운항된 서해 경비정 ‘광제호’에 걸려있던 태극기(1904년), 백양사 괘불함에서 발견된 ‘백양사 태극기(1910년대)’, 임시정부 요인들과 동고동락했던 ‘임시의정원 태극기’ 등이 눈길을 끈다. 남아 있는 태극기로는 1891년 ‘데니 태극기’가 가장 오래됐지만 아쉽게도 이번엔 복제품이 전시됐다. ‘진관사 태극기(1919년)’ ‘동덕여자의숙 태극기(1908년)’도 복제품이다. 이번 전시는 외교의 무대부터 독립을 외치던 거리 뿐 아니라 전쟁 이후 폐허가 된 땅, 민주주의의 함성이 울려 퍼지던 역사의 현장, 우리의 소소한 일상 속에서도 늘 함께 한 태극기를 조명하고 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측은 “이번 특별전은 우리 역사 속에서 태극기가 함께 했던 순간들을 조명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와 마음을 되짚어보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
[동십자각] 기재부의 나라는 없다
오피니언사내칼럼 2025.08.08 17:38:39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경제 관료가 ‘이게 기획재정부의 나라냐’며 한탄했다. 과도한 권한을 비판하는 말이 아니었다. 새 정부 들어 힘이 빠질 대로 빠진 조직의 초라한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한때 ‘경제 컨트롤타워’로 불리며 정부 정책을 좌지우지하던 기재부는 이제 인사에서도, 정책에서도, 협상에서도 모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인사 패싱이다.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 참모진이 거의 갖춰진 가운데 유독 기재부 1급이 전통적으로 맡아오던 경제성장수석실 성장경제비서관 자리만 공석이다. 반(反)기재부 기류 속에서 그나마도 금융위원회 출신이 갈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무역 협상에서도 존재감은 옅었다. 최근 한미 무역 협상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최종 타결을 위해 미국에 갔지만 현지 브리핑을 앞두고 핵심 내용은 이미 대통령실이 발표했다. 4월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가 줄라이 패키지를 직접 발표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예산실의 힘도 빠졌다. 이 대통령은 경기지사 시절 기본소득과 기본주택에 반대하던 당시 기재부 장관을 향해 ‘이게 기재부의 나라’냐고 쏘아붙였다. 불신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끝에 예산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예산실장이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마다 직접 참석해 발언을 메모한다. 12조 원 규모의 민생 지원금에 보편·차등 결합안을 낸 것도 예산실이다. 예산실의 뻣뻣함이 사라진 것이다. 결국 문제는 사람이다. 그는 공직사회를 ‘로봇 태권V’에 비유하며 조종석에 철수나 영희 중 누가 앉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과거 기본소득 도입이나 전국민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을 놓고 기재부를 비판했지만 최종 결정권은 당시 대통령에게 있었다. 13일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기재부 예산 기능 분리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조직 개편과 관계없이 기재부의 권한과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그럼에도 반도체 100% 관세 부과,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협상, 내년도 예산 편성, 경기 침체 대응 등 과제는 쌓여 있지만 무력감만 커지고 있다. ‘이게 기재부의 나라냐’는 말은 이제 현실과 맞지 않는다. 중요한 건 조직을 어떻게 개편하느냐가 아니라 그들을 어떻게 ‘일하게’ 만드느냐다. -
이스라엘, 가자지구 점령 군사 작전 승인…‘완전 장악’ 밀어붙인다
국제정치·사회 2025.08.08 17:37:22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를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그의 발언 직후 이스라엘 안보 내각이 가자지구 완전 점령을 목표로 한 군사작전 첫 단계를 승인하면서 이스라엘군의 진격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을 사실상 방관하고 있는 미국은 레바논 헤즈볼라에 대한 무장 해제 협상안을 제시하며 ‘저항의 축’ 압박에 힘을 보태고 있다. 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이날 새벽 가자지구 북부 도심 지역인 가자시티를 완전히 점령하는 군사작전의 첫 단계를 승인했다. 이스라엘 정부가 5개 사단, 5만 명의 병력을 투입해 5개월에 걸쳐 가자시티를 완전 점령하고 주민 100만 명을 이주시키는 것이 골자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등 일부 당국자가 남은 인질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재고를 요청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하마스에 붙잡혀 있는 인질과 가자지구 주민의 인명 피해, 이스라엘 군인 중에서도 사망자가 더 나올 수 있다며 점령 대신 휴전 합의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가자지구에서 영양실조로 99명이 사망했고 7월에는 6세 미만 어린이 약 1만 2000명이 급성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날 이스라엘 예루살렘과 텔아비브에서도 시위대 수천 명이 모여 인질 석방과 종전을 촉구했다. 페페 알랄루 전 예루살렘 부시장도 “더 이상 가만히 지켜볼 수가 없었다”며 “이스라엘은 도덕적 나침반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이번 결정은 전날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전체를 장악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언한 직후 나온 조치다. 네타냐후는 7일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전체 가자지구를 장악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렇게 할 의향”이라며 “우리는 하마스의 끔찍한 공포로부터 우리를 해방하고, 가자 주민들을 해방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네타냐후가 가자지구 점령을 원한다는 사실은 이스라엘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육성을 통해 공식적으로 가자지구 점령을 천명한 것은 이스라엘 일각의 반대에도 가자지구 장악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을 방관하면서 사실상 승인하고 있다. 이와 함께 레바논 헤즈볼라와 무장해제 협상을 추진하며 저항의 축에 대한 공동 압박에 나섰다. 이날 로이터는 레바논 각료 회의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이 레바논에 올해 말까지 헤즈볼라를 무장해제하는 대신 레바논 내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종료하는 방식의 협상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레바논 정부가 15일 내에 헤즈볼라의 무장해제에 대한 약속을 법령으로 발표하고 이스라엘도 남부 레바논에 보유한 진지에서 철수를 시작하는 것이다. 또한 미국과 프랑스·사우디아라비아 등은 레바논의 재건을 지원하고 레바논 경제 부흥을 위한 경제 회의를 조직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레바논이 이러한 협상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폴 모르코스 레바논 정보장관은 각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계획에 대해 전체 내용을 논의하지는 않았고 미국이 제안한 목표만 논의하고 승인했다”며 선을 그었다. 헤즈볼라의 기반인 시아파 세력도 무장해제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협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
한국 오니 살아난 윤이나, 연이틀 '노보기쇼'
서경골프골프일반 2025.08.08 17:36:53윤이나(22)에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는 특별하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을 발판 삼아 상금과 대상 포인트, 평균 타수 1위에 올랐다. 우승 한 번에 준우승 네 번, 3위 세 번의 꾸준한 성적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했다. 지난해 트로피를 들면서 그는 “여러 감정이 드는 우승”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룰 위반 늑장 신고에 따른 1년 6개월 출전 정지 징계 뒤 복귀해 처음 맞는 우승이었다. 올해도 윤이나는 같은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하고 있다. 올해 데뷔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빅 리그의 쓴맛을 보고 있는 터라 우승하면 또 한 번 눈물을 쏟을지도 모를 일이다. 윤이나는 8일 제주 서귀포의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파72)에서 계속된 제12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 원) 2라운드에서 버디만 8개를 쓸어 담았다. 전날 6언더파로 선두와 2타 차 공동 5위였던 그는 합계 14언더파로 2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섰다. 이틀간 버디 14개를 골라내는 동안 보기는 0개다. LPGA 투어 대회에서 노 보기 라운드가 없던 윤이나는 전날 올해 첫 ‘보기 프리 라운드’를 치렀고 이날도 보기를 모르는 경기를 이어갔다. 64타는 올해 개인 최소타 타이다. 4월 미국 LA 챔피언십 3라운드 때 쳐봤다. 첫날 아쉬움은 4개의 파5 홀에서 모두 파로 돌아선 것이었는데 이날은 파5 홀에서 버디만 3개를 챙겼다. 세 번 다 날카로운 웨지 샷으로 세 번째 샷을 핀에 붙여 간단히 타수를 줄였다. 이날 페어웨이 한 번, 그린을 두 번 놓쳤을 뿐이고 퍼트도 26개밖에 안 했다. 그린 적중 때 퍼트 수는 1.5개다. LPGA 투어 신인 윤이나는 17개 대회에서 톱10 진입이 한 번도 없다. 시즌 일정이 아직 많이 남기는 했지만 지금 흐름이면 내년 시드 유지가 어려울 수도 있다. 미국 진출 이후 처음 국내 대회에 나선 윤이나는 열성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없던 힘을 내고 있다. 그는 대회 2연패에 대해 “너무 간절히 원하면 오히려 더 안 되더라. 김칫국 마시지 않겠다”며 “과정에 집중하는 골프를 하고 싶다”고 했다. 윤이나와 이틀간 같은 조로 경기한 방신실과 황유민은 나란히 8언더파로 반환점을 돌았다. 페어웨이가 물러 런이 거의 생기지 않는데도 윤이나는 270야드 넘는 장타를 펑펑 날려 대부분의 홀에서 방신실과 황유민을 거리에서 앞섰다. 올해 벌써 2승을 올린 방신실은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을 나갔다가 바로 이 대회에 나섰다. 방신실·황유민은 내년 미국 진출을 노린다. 두 선수가 꿈을 이루고 윤이나가 ‘생존’하면 내년부터 장타 3인방의 미국 무대 활약이 LPGA 투어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된다. 박성현도 8언더파다. 윤이나처럼 미국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박성현은 전반에 4타를 줄였지만 15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적어 흐름이 끊겼다. 티샷을 오른쪽 러프로, 두 번째 샷을 벙커로 보낸 끝에 4온 2퍼트로 홀아웃했다. 통산 3승을 올린 고지우의 동생인 고지원, 6월 더헤븐 마스터즈 우승자 노승희가 12언더파 공동 2위다. 지난주 공동 2위로 데뷔 첫 우승을 놓친 고지원은 곧바로 우승 기회를 또 잡았다. 이세희가 11언더파, 이다연·성유진 등이 10언더파로 뒤를 이었고 첫날 이븐파에 그쳐 컷 탈락 위기였던 박현경은 7타를 줄이며 반등했다. -
[이성엽의 테크 프론티어] 미중 패권전쟁과 AI 주권 확보
오피니언사외칼럼 2025.08.08 17:36:50인공지능(AI) 기술은 2010년대 초반 딥러닝에 이어 2022년 생성형 AI 등장 이후 최근 에이전틱 AI까지 자율성과 적응성을 점차 확대하면서 빠르게 발전해 사회의 모든 부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엊그제 ‘GPT 5.0’ 등 연일 새로운 파운데이션 모델이 발표되면서 국가 간 기술 주도권 선점을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과 중국은 AI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전략을 수립했다. 미국은 지난달 23일 AI 인프라, 혁신, 안보를 3대 축으로 하는 ‘AI 액션 플랜’을 발표했다. 계획의 중점은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기술 영역을 포함하는 이른바 ‘풀스택 AI 패키지’를 우방국에 수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을 비롯한 우방국들의 중국과의 AI 협력을 배제함과 동시에 각국의 소버린(주권) AI에 대한 제한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같은 달 25일에 발표한 ‘글로벌 AI 거버넌스 행동 계획’에서 포용과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을 의미하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을 지원함으로써 이들 국가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미국이 규제 완화를 통한 혁신과 실용을, 중국은 협력과 개방을 통한 안정적 발전을 추구하는 차이가 있으나 양국 공히 우방국이나 제3세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AI 패권 확대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국은 소버린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가대표 AI 모델’ 개발을 위해 산학연관이 힘을 합치고 있는데, 산학연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술과 역량을 결합하고 정부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 등 인프라를 지원하는 민관 합동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소버린 AI에 대한 불신과 오해가 여전하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이 아무리 노력해도 미국과 중국 수준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자체 모델 개발 대신 외산 모델을 사용하더라도 산업 특화 AI에 집중하자는 현실론이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모델, 데이터, 클라우드, 기술, 반도체, 응용 산업 등 소버린 AI 역량 요소를 모두 가진 유일한 국가다. 또 소버린 AI는 국내 데이터를 외부에 유출하지 않음으로써 데이터의 보안과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고 독도의 영유권 분쟁 등 역사·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에서 한국의 가치관과 문화를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소버린 AI는 우리에게 기회가 있으며 필요성도 인정된다. 기초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응용 AI는 가치 창출에 한계가 있으며 기술 종속을 피하기도 어렵다. 다만 실행에서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전략을 추진함과 동시에 AI 전환을 위한 특화 분야에서는 외산 모델도 사용하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자체 모델은 국방 등 공공 AI만이 아니라 기업과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모델이어야 한다. -
트럼프 관세 폭탄 맞은 車업계 2분기 손실만 16조원…“팬데믹급 충격"
국제국제일반 2025.08.08 17:36:1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의 재정적 타격을 안겼다. 관세 타격을 상쇄하기 위한 가격 인상과 미국으로의 생산 이전 모두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업계에서는 비용 부담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2분기 관세로 인한 손실 규모는 총 118억 달러(약 16조 4000억 원)에 달한다. 올해 순이익은 공장 가동을 중단했던 팬데믹 시기 이후 최저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 4월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5월부터는 자동차 부품까지 관세 대상에 포함시키며 유럽·아시아 자동차 제조사들을 압박해왔다. 일본 도요타는 관세로만 2분기 영업이익이 30억 달러 줄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예상치보다는 14억 달러 줄었지만 여전히 큰 타격이다. 폭스바겐(15억 1000만 달러), GM(11억 달러), 포드(10억 달러), 혼다(8억 5000만 달러), BMW(6억 8000만 달러)가 뒤를 이었으며 현대차(6억 600만 달러)와 기아(5억 7000만 달러)는 총 11억 7000만 달러(약 1조 60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마쓰다·닛산도 각각 4억 7000만 달러 수준의 타격을 입었다. WSJ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상위 10개 자동차 제조사의 올해 순익이 전년 대비 약 25% 줄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세 타격이 유독 컸던 도요타는 실적 전망치도 낮춰 잡았다. 내년 3월까지 이어지는 회계연도에만 관세 부담이 총 95억 달러(약 13조 원)에 달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44%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일본 주요 완성차 업체 7곳의 연간 영업 감소분을 연간 2조 6833억 엔(약 25조 원)으로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당초 예상과 달리 자동차 업체들이 곧바로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으면서 상당 기간 비용 부담을 안고 갈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업계에서는 가격을 섣불리 인상했다가 소비자 수요 위축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제프리스의 필립 후쇼아 애널리스트는 “먼저 가격을 올렸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표적이 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생산 이전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의 제조사는 동일 모델을 여러 공장에 나눠 병행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생산지를 옮기려면 대규모 설비투자와 공급망 조정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언제든 정치 환경이 바뀔 수 있는 불확실성 속에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배경에서 일부에서 추진 중인 생산 이전도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GM은 40억 달러를 들여 현재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쉐보레 이쿼녹스와 블레이저를 미국에서 제조할 계획이지만 실제 전환은 2년 뒤에나 가능하다. 일부 업체들은 기존 미국 내 생산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쥐어짜기 전략’을 쓰고 있다. GM은 인디애나주 포트웨인 공장에서 픽업트럭 생산을 늘리는 대신 캐나다 생산을 줄여 올해 관세 비용의 10%를 상쇄한다는 방침이다. 닛산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의 생산을 일본에서 테네시주로 옮겼고, 혼다는 미국 공장에 추가 근무조를 투입해 생산량을 늘리는 안을 검토 중이다. WSJ는 미국의 관세 부과가 자동차 산업의 ‘지역화’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미·유럽·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이 규제·기술·소비자 취향 차이로 점점 분리되면서 판매지와 가까운 곳에서 설계·제조하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메르세데스벤츠는 중형 SUV GLC 생산을 유럽에서 미국 앨라배마주로 이전했고, 중국 시장용 대형 SUV GLE는 중국 현지 생산으로 전환했다. 독일 완성차 업체인 아우디도 BMW·메르세데스벤츠 대비 미국 내 생산 비중이 작아 더 높은 관세를 부과받게 되자 미국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
"동물 학대한 주인, 소유권 제한해야 마땅"
사회피플 2025.08.08 17:36:14“동물 복지는 동물이 생태적 습성에 맞는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인데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으니 최소한 고통을 줄이고 숨통이라도 트이게 해주는 것입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세계 고양이의 날(8일)’을 앞두고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철창 속에서 반복되는 출산을 강요받던 강아지, 실험실로 향하는 유기견의 눈빛은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 고양이의 날은 국제동물복지기금(IFAW)이 고양이에 대한 인식 개선과 유기묘 입양 등을 위해 2002년 창설했다. 26일은 ‘세계 개의 날’이다. 둘 다 2000년대 들어 동물 복지가 강조되면서 생겨난 기념일이다. 그는 “고양이의 날과 개의 날이 제정된 것은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이 확산한 데 따른 것”이라면서도 “사람들이 많이 키우는 동물일수록 많은 유기와 학대가 발생한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고통을 호소하는 모든 생명체는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신념으로 2000년 동물자유연대를 설립한 조 대표는 이제 한국 동물 복지의 제도적 토대를 다져가는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그는 과거 유기견 구조를 돕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을 키워왔다. 조 대표는 “동물 복지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강아지 공장이라 불리는 번식장을 보면서였다”며 “작은 철창 안에 빼곡히 들어찬 강아지들의 모습은 큰 충격이었다”고 회상했다. 국내에서 1991년 동물보호법이 제정됐지만 실효성은 없었다. 그는 “당시 동물 학대에 대한 법적 처벌은 고작 벌금 20만 원 수준이었고 그마저도 잘 집행되지 않았다”며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동물자유연대를 만들고 동물 복지 실현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동물 구호 활동과 법·제도 개선에도 집중해왔다. 공장식 축산의 대표 격인 ‘배터리 케이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식품 기업과 협약을 맺고 2028년까지 배터리 케이지에서 생산되는 계란이 아닌 동물 복지란으로 모두 전환한다는 약속을 이끌어낸 것도 이 단체의 성과 중 하나다. 조 대표에 따르면 다행히 2010년 전후를 기점으로 한국 사회의 동물 복지 인식은 바뀌고 있다. 시민들의 인식 변화와 정치권과의 협력이 맞물리면서 가져온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 ‘개 식용 금지’를 꼽았다. 그는 “지난해 개식용금지법이 제정됐는데 몇 십 년 걸릴 것 같았던 게 이렇게 빨리 가능하게 될 줄 몰랐다”며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해 다른 동물 보호 단체, 시민들, 정치권이 노력한 결과로 이런 변화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소·돼지는 먹고 왜 개는 안 되냐”며 동물 차별을 언급한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개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가족처럼 여기는 동물을 식용 산업에 넣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감성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개뿐 아니라 새로운 동물을 식용 대상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 대표는 동물보호법의 개선 과제로 ‘소유권 박탈’ 조항 신설을 꼽았다. 그는 “학대 현장을 눈앞에서 보고도 동물의 법적 소유권이 학대자에게 있다면 구조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현재 동물보호법 내용이 반려동물 중심인데 농장·야생동물도 동등하게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 복지는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동물 복지에 관심은 있지만 막연함을 느끼는 시민들에게 조 대표는 “동물쇼 보지 않기, 동물 카페에서 동물 만지지 않기부터 시작해볼 것을 제안한다”며 “동물도 고통을 느끼고 감정적으로 호소할 줄 아는 생명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게 동물 복지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올해 말 동물복지포럼을 개최해 동물권과 동물 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를 꾀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그간 동물 복지 관련 캠페인과 입법 중심으로 활동했는데 이제는 학문적 접근도 할 예정”이라며 “과학적 데이터와 인문학적 연구가 동물 복지의 필요성을 뒷받침해줄 수 있어 이번 포럼을 계기로 한국의 동물 복지 담론이 깊어지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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