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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와 '딴판' 된 실업급여…자발적 이직자도 준다
사회사회일반 10분전정부가 현 제도 상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자발적 이직’에 대해서도 실업급여(구직급여)를 1회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실업급여 중독’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반복·부정 수급자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실업급여제도의 근간마저 흔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동부는 2027년 시행을 목표로 자발적 이직자 청년에게 생애 1회 실업급여를 주는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이 제도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도 전일 국무회의에서 “자발적 이직이라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직장 내 괴롭힘 등 청년 스스로 못 견뎠던 점도 있다”며 제도 도입 필요성을 설명했다. 자발적 이직자에 대한 1회 실업급여 지급 제도는 심각한 청년 고용난 해결 방안 중 하나로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 고용은 구조적인 문제가 된 지 오래다. 청년 고용률은 16개월째 하락세다. 쉬었음 청년은 5년 동안 약 10만 명이나 늘면서 청년 인구의 5.5%를 차지한다. 이들이 취직을 포기하는 배경 가운데 하나는 첫 직장에 대한 불만이 꼽힌다. 지난해 청년의 첫 직장 근무 기간은 평균 1.6개월에 그쳤다. 퇴사 사유를 보면 절반이 근로 여건에 대한 불만족이다. 이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금전적 지원(실업급여)을 통해 청년의 재취업 의지를 높이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하지만 자발적 이직자에 대한 실업급여 지급은 원칙적으로 제도의 취지에 반한다. 실업급여는 갑작스러운 실직자에 대한 생계 안정과 재취업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실업급여 재원인 고용보험기금의 재정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만큼 건전하지 않다. 고용보험기금의 실업급여 계정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약 3조 5941억 원이다. 기금에서 상환해야 할 공공자금관리기금 예수금을 고려하면 4조 1267억 원 적자 상태다. 근로자와 사업주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실업급여를 정부가 청년 고용 정책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실업급여는 지급액이 추세적으로 오르고 있는 최저임금과 연동되는 구조(하한액)로 설계된 탓에 실업급여에 의존하거나 부정하게 수급하려는 유인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실업급여는 반복수급이 늘면서 제도 자체가 일종의 모럴해저드의 상징처럼 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하지만 수급 자격이나 수급 횟수처럼 실업급여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기금 재정까지 나쁜 상황에서 실업급여를 청년 고용 정책에 활용하는 것은 선심성 행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정부가 재정 지원을 펴려면 실업급여가 아닌 일반 재정으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청년 고용 대책인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 추진안에서 자발적 이직자 1회 실업급여제도 추진안을 담았다가 최종 단계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제도는 국정과제에 담겨 현 정부 임기 내 시행이 유력하다. 정부는 이날 대책에서 매년 15만 명 규모의 장기 미취업 청년을 선별해 심리 상담부터 취업 알선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장기 미취업 청년 규모를 산정해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인공지능(AI) 인력 지원 사업을 확대해 기업이 원하는 청년 인재를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산업재해 감축, 임금체불 근절 등 근로 조건을 개선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청년 연령을 현행 29세에서 34세로 늘려 지원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이날 정책을 발표하면서 “(대책 이름인) ‘보장제’는 청년 누구도 포기하지 않고 일터에서 존중받으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보장하겠다는 것”이라며 “청결한 화장실, 냉난방 같은 기본적인 환경이 모든 일터의 상식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단독]서울대, 글로벌인재학부 신설…국제본부 '국제처' 승격 추진
사회사회일반 10분전서울대가 대학 내 국제화 담당 기관을 처(處) 단위로 승격시키고 외국인 입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글로벌인재학부 신설을 추진한다. 10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서울대학교 교육·연구·행정·공헌 국제화의 고도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는 “글로벌 전략·기획·연구 기능 강화를 위해 국제처를 신설한다”는 조직개편안이 담겼다. 서울대는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기존 국제협력본부를 국제처로 승격시키는 방안에 대해 기획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대 대학혁신센터 정책과제로 수행된 연구 보고서에는 구민교 전 국제협력본부장 등 서울대 교수 9명이 참여했다. 연구 보고서의 핵심 주장은 기존 4처 체계(교무처·연구처·학생처·기획처)로 이뤄진 행정조직에 국제처를 신설해 국제화 정책의 ‘관제탑’을 만들자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대는 학부대학 내 글로벌인재학부를 신설하는 방안도 내부 심의 중이다. 글로벌인재학부는 외국인 신입생을 학부로 유치하고 한국어 실력을 함양시키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진급 시 대학 내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연계함으로써 외국 정규 유학생 확대를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에서 재학 중인 외국인 학부생은 1383명으로 연세대(4740명), 고려대(4471명)의 약 30% 수준에 불과하다. 신설되는 국제처는 외국인 교원 유치를 위한 행정 지원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정책으로 각국에서 ‘미국 핵심 인재 모셔오기’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 최상위권 대학인 서울대가 이에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존 디모이아 서울대 역사학부 교수는 “한국어 구사가 어려운 외국인 교수들은 아파트 계약과 행정절차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다”며 “외국인 교수들의 행정 시스템 적응을 돕는 획기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여의도 대교, 시공사 선정 또 유찰…삼성물산 수의계약 가능성↑[집슐랭]
부동산정책·제도 12분전삼성물산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사업 무혈입성을 눈앞에 뒀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두 번의 입찰 모두 유찰돼 곧장 수의계약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두 차례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던 삼성물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은 2차 시공사 입찰 현장 설명회를 개최한 결과 삼성물산이 또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유찰됐다. 이번 설명회는 지난 1차 입찰에서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응찰하며 유찰되자 열렸다. 지난 2일 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1차 입찰이 유찰된 데 이은 두번째 유찰이다. 현행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시공사 입찰에 2곳 미만의 업체가 참여하면 유찰된다. 또 2회 유찰 시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다. 조합은 오는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시공사 수의계약 사업참여제안을 받고, 같은 달 31일 홍보설명회 및 총회를 공고할 예정이다. 1차 홍보설명회는 11월 8일, 2차 홍보설명회 및 총회는 11월 15일로 예정됐다. 1975년에 준공된 대교아파트는 576가구 규모의 대교아파트를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상 49층, 지하 5층의 초고층 4개 동, 총 912가구로 계획됐으며, 주민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부대복리시설과 근린생활시설도 함께 조성될 계획이다. 이 단지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 1호 사업지로, 조합 설립 7개월 만에 정비계획 고시, 11개월 만에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으며 여의도 12개 주요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
무리한 투자·경영권 방어에…40년 만에 흔들린 ‘무차입 경영’ [시그널]
증권국내증시 12분전고려아연의 재무지표가 최윤범 회장 취임 뒤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수천억 원대 투자가 이사회 논의 없이 집행됐고, 실적을 내지 못하는 신사업과 경영권 방어 비용이 겹치면서 수십 년간 유지해온 ‘무차입 경영’ 기조는 사실상 무너졌다. 차입금이 급증하고 이자 부담이 불어나면서 재무 안정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이자비용은 지난해 상반기 250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100억 원으로 상승했다. 불과 1년 사이 현금이 4700억 원 줄고 차입금이 3조 7000억 원 넘게 늘어난 결과다. 고려아연의 올 6월 말 기준 순차입금은 3조 3000억 원에 달한다. 과거 무차입 기조를 자랑하던 회사가 불과 1년 만에 순차입 기업으로 바뀐 셈이다. 차입 확대가 단기간에 이뤄지면서 이자비용이 급격히 불어나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핵심 사업인 제련 부문은 여전히 견조하다. 단일 제련소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온산제련소를 기반으로 한 제련사업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27.6% 늘었고, 매출총이익률도 전년 수준을 지켜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과 경기 둔화라는 악재 속에서도 안정적인 생산 능력과 원가 관리 역량을 입증한 셈이다. 하지만 연결 기준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자회사 적자와 각종 비용이 본업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갉아먹으면서, 본업의 성과가 그룹 전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트로이카 드라이브’ 줄줄이 적자…차입 폭증 최 회장이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트로이카 드라이브’ 신사업은 여전히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차전지 소재 개발을 맡은 케이잼, 제련 부산물 재활용을 담당하는 켐코, 호주 합작사 선메탈홀딩스, 신재생에너지 법인 페달포인트 등은 모두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모회사의 반복적 자금 지원에도 개선은 지연됐고, 지난 1년간 이들 자회사에서만 1000억 원이 넘는 순손실이 발생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까지 단행됐다는 점이다. 영풍·MBK 연합이 이사회에 합류하기 전 집행된 원아시아파트너(5600억 원), 미국 이그니오홀딩(5800억 원) 투자를 비롯해, 올 상반기에는 심해채굴업체 TMC(약 1200억 원) 투자가 이사회의 의결 없이 경영진의 전결로 이뤄졌다. 고려아연은 “자기자본 대비 비중이 낮아 이사회 결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영풍·MBK파트너 측은 “매출이 없는 기업에 대한 투자라면 규모와 무관하게 충분한 사전 논의가 필요했다”고 반박했다. TMC는 상업 채굴 허가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여서 투자 회수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신사업이 자금을 빨아들이는 동안 재무구조는 빠르게 흔들렸다. 순차입금이 단기간에 수조 원 불어나면서 이자 비용은 지난해 수백억 원 수준에서 올해 들어 네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고려아연은 매년 1조 원 안팎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하는 회사지만, 본업에서 번 현금이 효과적으로 축적되지 못한 채 외부로 유출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실시한 2조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공개매수도 영향을 미쳤다. 신용평가사들은 “경영권 분쟁과 무리한 자금 집행이 단기간 내 부채비율을 급등시켰다”고 지적했다. 경영권 방어 비용과 지배구조 리스크 경영권 방어를 위한 비용 지출도 재무구조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고려아연은 2023년 6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지급수수료(법률·컨설팅 비용 등)로 1401억 원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후 1년간 지출은 3244억 원으로 2.3배 늘었다. 매출 대비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4%에서 2.3%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최소 1000억 원 이상이 오너 경영권 방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비용 증가는 수익성 지표에도 반영됐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8.3%에서 6.9%로 낮아졌고, 환율·평가손익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3500억 원에서 2700억 원으로 줄었다. 본업인 제련사업이 안정적 실적을 이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신사업 적자와 방어 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깎아낸 것이다. 지배구조 불안도 문제로 지적된다. 낮은 지분율의 오너가 사실상 경영을 주도하는 구조에서, 이사회가 독립적 견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면 비슷한 방식의 투자와 비용 집행이 반복될 수 있다. 이른바 ‘경영대리인(에이전트 프라블럼)’ 이슈다. 다만 외부 주주 합류 이후 이사회 감시가 강화되면서 전결 중심의 투자 관행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여전히 세계적 수준의 제련 경쟁력과 현금창출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분쟁과 지배구조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 재무 안정성 회복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법 기술자' 코칭으로 의도적 순환출자…공정거래법마저 무력화 [시그널]
증권국내증시 12분전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은 기업 지배구조 논란을 넘어 공정거래 제도의 허점이 드러난 사례이기도 하다. 최대주주인 영풍(000670)·MBK파트너스 연합의 의결권을 제한하기 위해 고려아연 경영진이 해외 손자회사를 활용해 의도적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만든 사실이 드러나면서 ‘법의 빈틈을 겨냥한 편법 행위’라는 비판이 적잖았다. 특히 이 과정에 국내 굴지의 대형 로펌들이 깊숙이 개입해 법이 허용하는 한계선을 시험하는 설계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더욱 파장이 컸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순환출자나 상호출자 관련법에 루프홀(규제 구멍)이 있는 것 같다"며 "해외 기업을 이용한 우회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에서 편법적 순환출자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고려아연의 임시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올 1월 22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는 보유 중이던 영풍 주식 10.3%를 호주의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넘겼다. 이 거래로 고려아연→선메탈홀딩스→SMC→영풍→고려아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됐고, 상법상 순환출자 구조 내 회사들 간의 의결권은 제한됐다. 이로 인해 영풍은 다음날 주총에서 표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고, 최 회장 측은 단 한 번의 지분 이동으로 상대 진영의 무기를 빼앗으며 경영권을 지켜냈다. 논란의 핵심은 이 과정에서 법의 취지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점이다. 공정거래법은 신규 순환출자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규제 대상을 국내 계열사에 한정해두고 있다. 해외 법인인 SMC는 형식상 규제에서 빠져 있었고, 최 회장 측은 이를 근거로 합법적 방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사례를 두고 “법 조항을 정면으로 어기지는 않았지만 입법 목적을 교묘히 피해간 전형적 탈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국내 대형 로펌의 자문을 받아 상법과 공정거래법 등을 검토하며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초기에는 김앤장이 핵심 자문을 맡았고 임시주총 관련 가처분 소송은 담당 변호사가 율촌으로 이직하면서 율촌이 새로 선임됐다. 업계에서는 법률 자문 과정에서 해외 손자회사를 활용한 구조가 마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걸린 상황에서 법률 전문가들이 제도의 빈틈을 찾아내 이를 실제 지분 구조로 옮겨 놓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법률가들이 제도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순환출자를 설계했다는 점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며 “이런 방식이 용인되면 앞으로도 유사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공정위는 올해 5월 고려아연과 KZ트레이딩(구 서린상사)에 조사관을 보내 영풍 지분 매입 자금 흐름과 거래 구조를 살펴봤다. KZ트레이딩이 SMC의 결제 대금을 댄 정황까지 확인되면서 단순 지분 이동을 넘어선 기획 논란이 커졌다. 정치권도 움직여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외 계열사까지 규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입법조사처도 규제 범위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번 사안의 본질은 형식적 합법과 실질적 위법 사이의 경계에 있다. 최 회장 측은 “법 조문상 문제없다”는 주장을 폈지만, 공정위가 입법 취지를 들어 탈법으로 판단하면 경영권 방어 수단은 불법 구조가 된다. 주총 하루 전날 해외 계열사로 지분을 넘기고 이를 통해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봉쇄하는 행위가 과연 주주와 시장의 이익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적지 않은 소액주주와 투자자들은 회사 자원이 경영진 지위 유지에 쓰였다는 점에 불만을 드러냈다. -
프로티나 사흘만에 35% 급등하자…JP모건 대거 차익실현[시그널]
증권국내증시 12분전글로벌 운용사 JP모건자산운용이 코스닥 상장사 프로티나(468530)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지분 5% 이상을 확보했다는 공시에 주가가 단기간 크게 오르자 한꺼번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프로티나는 JP모건자산운용이 이달 5일부터 8일까지 장내에서 자사 주식을 24만 6029주(2.27%)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JP모건은 이 기간 프로티나 주식을 주당 2만6000원대에서 모두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JP모건은 이달 3일 프로티나 지분 5% 이상을 취득했다고 처음 공시하며 주요 주주로 등극했다. 이때 주당 인수가격은 평균 1만 5000원대에 이뤄졌다. JP모건의 프로티나 지분 매입 소식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주가는 짧은 시간 내 급등했다. 특히 공시 이튿날인 이달 4일 24.68% 급등한데 이어 5일과 6일에도 각각 6.10%, 1.92%씩 오르며 상장 후 최고가(2만6600원)를 다시 썼다. 사흘 동안 상승률은 약 35%에 달했다. 한 투자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운용사가 코스닥 상장사 지분을 대거 취득했다는 사실이 시장을 자극하면서 주가가 단기간 급등했다"며 "JP모건은 이번 주가 상승을 차익 실현 기회로 판단하고 일시에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JP모건의 평균 매수 단가와 매도 단가를 고려하면 수익률은 40%를 상회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2015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원창업으로 설립된 프로티나는 세계 최초로 단일분자 수준의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 상용화에 성공한 PPI 빅데이터 기업이다. 프로티나는 SPID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마커 개발 솔루션(PPI PathFinder)과 항체 최적화 및 항체-항원 빅데이터 생성 솔루션(PPI Landscape)를 상용화해 신약 개발 초기부터 임상 단계까지 신약 개발 전주기에 걸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프로티나는 글로벌 제약사와 다년간의 기술검증 과정을 거쳐 현재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의 임상시험 검체 분석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
약가 우대·신속허가·AI 타고…희귀질환 신약이 뜬다
산업기업 14분전희귀질환 신약 개발의 가치가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그간의 평가를 뒤로 하며 재조명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작게 추산되던 신약이 막상 출시 후에 급성장하는 사례가 여럿 등장한 데다 희귀질환 신약의 특성상 가격도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희귀질환 신약 개발을 장려하며 신속한 품목허가 방안들을 마련해 둔 것도 장점이다. 여기에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은 희귀질환 신약 개발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드팩토(235980)는 최근 신약 후보물질 ‘백토서팁’의 골육종 환자 대상 임상 2상 환자 모집을 시작했다. 메드팩토가 기존에 대장암 중심이던 백토서팁의 개발 방향을 희귀질환인 골육종 중심으로 전환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유럽·일본·중국 등 8개국 대장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158억 달러(약 22조 원)에 달하지만 골육종 환자는 서구에서 인구 10만 명당 약 0.3명이 발생할 정도로 희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드팩토는 백토서팁을 골육종 타깃으로 개발할 때 잠재력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희귀질환은 환자 수가 워낙 적기 때문에 시장 규모를 미리 가늠하기 어렵고, 혁신신약이 등장했을 때 블록버스터(연매출 10억 달러 이상)가 되기도 한다”며 “희귀질환 신약으로 품목허가를 받으면 약가 우대를 받아 고가에 팔리기 때문에 환자 수가 적어도 매출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바티스의 유전자치료제 기반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는 2020년 출시 후 1년 만에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블록버스터 의약품 반열에 올랐다.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하지만 1회 투여 비용이 약 20억 원에 달한다는 특징이 있다. 더 나아가 글로벌 의약전문매체 피어스파마에 따르면 7월 기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의약품 10개 중 8개가 희귀질환 치료제다. 시장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는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규모가 지난해 기준 1850억 달러(약 257조 원)에서 2028년 2700억 달러(약 375조 원)로 4년간 약 46%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ODD)을 받으면 신속하게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임상 2상 결과만으로도 품목허가를 받아 시장에 조기 진입할 수 있다. 백토서팁을 비롯해 이엔셀(456070)의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 ‘EN001’, 온코닉테라퓨틱스(476060)의 췌장암 치료제 ‘네수파립’, 젬백스(082270)앤카엘의 진행성 핵상마비 치료제 ‘GV1001’ 등이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일동제약(249420)의 계열사 아이디언스가 전날 700억 원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발표한 ‘베나다파립’도 FDA에서 위암 분야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최근에는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희귀질환 신약 개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GC녹십자(006280)는 최근 지질나노입자(LNP)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희귀질환 신약 비임상 연구를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E)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회사 관계자는 “AI 분석으로 기존 LNP 기반 치료제의 간 독성과 과도한 면역반응 문제를 극복했다”며 “AI를 활용해 지질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최적의 LNP를 선별하는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
한국 양궁, 세계선수권 남자단체 3연패
문화·스포츠스포츠 15분전한국 양궁이 안방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리커브 남자 단체전 3연패를 이뤄냈다.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으로 꾸려진 한국 리커브 남자 대표팀은 10일 광주 5·18 민주광장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 6일째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엘리슨 브레이디, 트렌턴 코울스, 크리스천 스토더드가 나선 미국에 6대0(56대55 57대55 59대56)으로 이겼다. 한국은 2021년 양크턴 대회부터 이 종목 우승을 놓치지 않고 3연패를 이뤄냈다. 이번 메달은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의 첫 금메달이기도 하다. 남자 개인전과 혼성 단체전 우승 도전에 거푸 실패한 김우진은 3관왕에 오른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함께한 김제덕, 이우석과 다시 한번 금메달을 합작해내며 마지막에 활짝 웃었다. 이는 김우진의 통산 10번째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이다. 김제덕과 이우석은 통산 3번째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따냈다. 앞서 열린 혼성전 결승에서는 김우진과 안산(광주은행)이 스페인의 엘리아 카날레스, 안드레스 테미뇨에게 2대6으로 패해 은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양궁의 세계선수권대회 혼성전 연속 우승 행진은 7연패에서 끊겼다. 안산, 임시현(한국체대), 강채영(현대모비스)으로 이뤄진 여자 대표팀은 여자 단체전 3위 결정전에서 인도를 꺾고 동메달을 수확했다. 11일에는 리커브 남자 개인전, 12일엔 여자 개인전 메달 주인공이 가려진다. -
[사진] 성난 네팔 민심…불붙은 궁전
국제정치·사회 16분전네팔 정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접속 차단’에 반발한 대규모 시위대가 9일(현지 시간) 정부와 의회 건물이 모여 있는 싱하 더르바르 궁전에 난입해 불을 지르면서 건물에 불길이 치솟고 있다. 시위대가 교도소를 습격해 수감자 900여 명이 탈옥하면서 폭동으로 번지고 있다. 유혈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총리가 사퇴했으나 시위가 더욱 격화하면서 대통령이 피신하고 군 병력이 도심에 배치되는 등 국가비상사태로 치닫고 있다. EPA연합뉴스 -
계절 착시 걷어내니…美일자리 증가 '반토막'
국제경제·마켓 16분전미국 통계 당국이 연간 일자리 증가 규모를 종전 발표보다 절반가량 낮춘 수정치를 내놨다. 고용 찬바람이 통계로 확인되면서 이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점치는 전망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9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증가한 비농업 일자리 수가 올 3월 나온 종전 통계(179만 명)보다 91만 1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2002년 이후 23년 만에 최대 감소 폭으로 해당 기간 동안 미국의 일자리 증가 폭이 종전 통계보다 매달 7만 6000명 적었다는 뜻이다. 여가·숙박업 일자리가 17만 6000명으로 가장 많이 줄었고 이후 전문·비즈니스(15만 8000 명), 소매업(12만 6200명) 순이었다. CNBC는 “거의 모든 부문의 일자리 수가 하향 조정됐다”고 전했다. 노동통계국은 매년 연간 통계 고용 데이터에서 연초·연말이나 비·성수기 등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수정치를 내놓는다. 최종 확정치는 내년 2월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의 고용 악화가 통계로 재차 확인되면서 이달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이달 나온 8월 비농업 부문 고용자 증가 폭은 2만 2000명으로 전망치(7만 5000명)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상대로 금리를 낮추라고 계속 압박해왔고 파월 의장도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 “정책 기조 조정이 필요하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방 금리 선물시장은 9월 연준의 금리 인하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보고 있으며 인하 기조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고용 악화의 원인을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탓으로 돌렸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록적인 수준의 저조한 일자리 증가는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가 재앙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동통계국이 올 5·6월 일자리 증가 수를 원래보다 20만 명 이상 낮춘 수정 통계를 발표하자 당시 노동통계국장을 전격 경질하고 보수 성향 이코노미스트를 새 국장으로 앉혔다. 다만 관세정책이 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은 금리 인하를 좌우할 또 다른 변수다. 7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9% 상승해 관세발 인플레이션이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는 것을 막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연준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임시 법원 명령을 내려 달라는 쿡 이사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쿡 이사는 당분간 연준 이사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게 됐으며 16~17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도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정은보 이사장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출발점…거래소도 코스피 5000 기여할 것"
증권증권일반 17분전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코스피 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을 맞아 "거래소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 코스피 5000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정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오늘 사상 최고치 경신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극복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3314.53포인트로 4년 2개월 만에 전고점 기록을 새로 썼다. 정 이사장은 "코스피는 1983년 처음 발표된 이래 우리 경제의 온도계이자 자본시장의 대표 지수의 역할을 해 왔다"며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오랜 노력의 결실이자 자본시장 역사의 새로운 출발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올 들어 코스피는 G20 국가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 중이기도 하다. 정 이사장은 "상장사들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시장감시에 힘 쓰겠다"며 주주환원 기조 강화와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아울러 최근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의 선전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거래 시스템 개편을 두고도 "24시간 거래, 결제주기 단축 등 거래 인프라의 혁신도 차질 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스라엘, 중재국 카타르까지 때렸다…휴전협상 물 건너가나
국제정치·사회 18분전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 카타르 수도 도하의 하마스 근거지를 전격 공습하면서 가자지구 휴전안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휴전 협상의 무대이자 중동에서 가장 큰 미군기지가 위치한 우방 카타르까지 타격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사실상 이스라엘이 휴전 협정 의사가 없음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집트와 튀르키예 등 다른 중재국도 하마스와 연루될 경우 언제든 이스라엘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중동 전역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하마스 고위급 인사를 노려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하마스 정치국원들의 주거용 건물을 공습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에 따르면 이번 공습에는 전투기 15대와 무인기(드론)가 투입돼 이스라엘 본토에서 1800㎞ 떨어진 표적에 미사일 10발을 투하했다. 이번 공습의 성공 여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매체 알아라비야는 휴전 협상 대표단을 이끄는 하마스 정치국 부의장 칼릴 알하야와 또 다른 고위급 자헤르 자바린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하마스 새 수장 칼레드 메샬도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알하야의 아들과 보좌관 등 5명만 숨졌다며 고위급 사망을 부인했다. 이번 공격으로 카타르군 장교 1명도 사망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폭격 직후 이스라엘 군은 성명을 내고 “하마스 테러 조직의 고위급 지도자를 겨냥해 정밀 타격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중재국을 공격한 데 대해 국제사회는 충격과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쟁을 치르는 지난 2년간 하마스와 연대하는 친이란 무장세력을 노려 레바논과 시리아, 예멘 등에서 군사작전을 벌인 적이 있지만 중재국을 직접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카타르는 미국의 우방국이자 중동의 대표적인 분쟁 중재 허브로 2012년부터 미국 요청에 따라 도하에 하마스 정치국 사무실을 운영해 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공격을 단행하면서 “우리는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고 싶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종전 원칙을 받아들였다”며 하마스의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네타냐후의 주장과 달리 하마스는 최근 휴전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오는 분위기였다. 하마스는 지난달 영구적 휴전을 목표로 60일간의 교전 중단, 두 차례에 걸친 인질 석방 등이 포함된 새 휴전안에 동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격이 이뤄진 시점도 하마스 휴전 협상 대표단이 모여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안을 논의하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하마스는 휴전 전에 인질을 석방하라는 미국 측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인질 석방을 우선시한 트럼프 행정부의 휴전안이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에 명분을 제공하기 위해 하마스가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초유의 중립국 공습 사태에 국제사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카타르와 함께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중재하는 이집트와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변 걸프국과 아랍연맹(AL)이 일제히 규탄 성명을 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도 “휴전과 인질 석방에 긍정적 역할을 해온 카타르를 이스라엘이 공격했다”며 “카타르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침해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0일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안보리 긴급회의는 알제리와 파키스탄 등이 소집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례적으로 이스라엘의 공습에 거리를 두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공습 직후 트루스소셜에 “오늘 오전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공격하고 있다는 보고를 미군으로부터 받았다”며 “공격은 네타냐후 총리가 한 결정이지 내가 한 결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주권국가이자 미국의 긴밀한 동맹국인 카타르에 일방적으로 폭격을 가하는 것은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휴전 협상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당장 카타르 당국은 공습 여파로 가자지구 휴전 협상 중재를 잠정 중단하겠다는 뜻을 미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란 특사를 역임한 로버트 말리는 이번 공습에 대해 “이웃 국가들이 휴전을 위한 정치적 해결법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시점에 이스라엘은 완전한 파괴와 무조건적인 항복을 원한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이 어디에 있어도 안전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집트나 튀르키예도 잠재적 표적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하마스 지도자들과의 만남 자체를 꺼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
기업 매출 1년 반 만에 역성장…수익성도 악화
경제·금융경제동향 20분전올해 2분기 우리나라 기업 매출 증가액이 1년 반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 산업 부진과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성장 둔화 우려가 현실화한 셈이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만 6067개 가운데 표본조사 대상인 4233개 기업의 전년 동기 매출은 0.7% 줄었다. 기업들의 성장성 지표인 매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3년 4분기 -1.3%를 기록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제조업의 매출 부진 영향이 컸다. 제조업 매출 증가율은 -1.7%로 나타났다. 특히 석유화학 매출 증가율은 –7.8%로 2024년 3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갔다. 유가 하락과 설비 가동률 둔화로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반도체가 포함된 기계·전기전자 업종의 매출 증가율도 1분기 5.9%에서 2분기 2.2%로 떨어졌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고부가가치 제품군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매출 증가율(20.7%)이 워낙 높았던 기저효과가 발목을 잡았다. 기업들의 수익성도 둔화됐다. 2분기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작년 2분기 6.2%에서 5.1%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은 7.1%에서 5.1%로 낮아졌다.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을 받은 운송장비업의 이익률이 7.6%에서 2.7%로 크게 고꾸라진 영향이다. 이익 둔화는 이자보상비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 전체의 이자보상비율은 2분기 323.5%로 전년 동기(418.2%) 대비 크게 하락했다. 이는 기업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4분기(188.2%)보다는 개선됐지만 2015년 이후 평균치(486.2%)에는 여전히 못 미쳤다. 한은은 “성장성 악화는 상호 관세와 품목별 관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철강·자동차를 비롯해 석유화학, 건설 등 전반적인 업황 부진에서 비롯됐다”며 “다만 2분기에는 반도체 업종에서 재고자산 평가손실 등 일회성 비용 요인이 작용한 만큼 3분기에는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
몸값 정점에…K뷰티 기업들, IPO·투자유치 대신 매각[시그널]
증권국내증시 21분전인수합병(M&A) 시장에서 K뷰티 브랜드들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투자 유치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브랜드사들이 경영권 매각을 저울질하고 나섰다. 현 시점이 가장 높은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적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비건 화장품 브랜드 ‘딘토’를 운영하는 트렌드메이커가 경영권 매각을 검토 중이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2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했으나, 최근에는 아예 회사를 매각하는 방안으로 방향을 틀고 원매자 물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시장에서 매출이 늘고 해외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화장품 그룹들의 관심도 예상된다. 트렌드메이커는 투자 유치보다 매각을 통해 더 높은 기업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스킨케어 브랜드 ‘라비앙’을 운영하는 피에스인터내셔널도 비슷한 상황이다. 인플루언서 박현선 대표가 100% 지분을 보유한 이 회사는 한때 IPO를 추진하며 소수 지분 투자 유치에 나섰다. 주관사까지 정하고 절차를 밟았지만, 최근 일부 원매자가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매각 가능성이 부상했다. 상장에 필요한 시간과 불확실성을 감수하기보다, 현 시점을 매각 타이밍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K뷰티 브랜드사들이 잇달아 매각에 나선 배경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해외 소비자들은 한국산 화장품을 혁신적이면서도 품질 좋은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비건·클린 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 대기업들이 한국 브랜드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뷰티 산업에 대규모 자금을 들고 들어오는 투자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몇 년 사이 K뷰티 M&A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최대 몸값을 실현할 타이밍이 지금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상장사들이 받는 주기수익비율(PEF)이 20~30배에 이르고, 비상장 브랜드사들도 글로벌 자본의 관심 덕에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몸값이 정점에 있을 때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물론 글로벌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 가능성은 언제든 밸류에이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진 않다. IB업계 관계자는 "K뷰티의 글로벌 인기가 절정에 달한 지금, 매각을 통해 최대 몸값을 실현하려는 기업과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투자자의 이해가 맞물리고 있다"며 "결국 K뷰티 업계는 투자 유치 중심에서 M&A 중심으로 무게를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
특검, 한동훈 증인신문 청구…한동훈 "더 말할 것 없다"
정치국회·정당·정책 21분전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내란 특검이 자신을 공판 전 증인신문 청구를 한 데 대해 “더 말할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국회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진술 확보를 위해 법원에 공판 전 증인신문을 청구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누구보다 먼저 여러 의원, 당협위원장, 당직자들과 함께 위헌 위법한 계엄 저지에 앞장섰다”며 “그 자세한 경위에 관하여 지난 2월에 발간한 책, 여러 언론 인터뷰, 다큐멘터리 문답 등으로 제가 알고 있는 전부를 이미 상세히 밝힌 바 있다”고 썼다. 그는 “저는 이미 밝힌 그 이상의 내용에 대해 말할 것이 없다”면서 “아울러 특검의 군부대, 교회, 공당 등에 대한 과도한 압수수색과 언론을 이용한 압박에 대해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의 이 같은 주장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 등을 겨냥한 내란 특검의 과도한 수사에 협조 의사가 없다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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