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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처럼 느끼는 ‘딥러닝’ 기술이 진화한다

[FORTUNE'S EXPERT] 안병익의 ‘스마트라이프’

사람처럼 생각하고 감정까지 느끼는 컴퓨터의 등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상상을 현실로 바꿔줄 인공지능 컴퓨터의 핵심기술은 바로 ‘딥러닝’이다.

“난 달 위에 누워 있네. 내 사랑 곧 달려가려네. 그곳은 고요하고 별이총총하지. 우주에서 우린 시간을 삼켜버렸지. 우린 여기 까마득히 멀리있네.” 운영체제(OS)와 사랑에 빠진 남자를 그린 영화 ‘그녀(Her)’에서남자주인공은 운영체제 여성과 함께 노랫말을 만들고 함께 노래를 부른다. 여자는 이야기한다. “당신을 정말 사랑해요. 하지만 여기가 지금 내가 있는 곳이에요. 이게 지금의 나예요.” 영화는 이 운영체제를 이렇게 소개한다. “그녀는 단순한 운영체제가 아닙니다. 또 하나의 의식입니다.

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는 시대가 오면 어떻게 될까?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딥러닝 Deep Learning’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딥러닝 기술은 컴퓨터가 마치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울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과 기계학습 (machine learning) 분야 중 하나다. 쉽게 말해 딥러닝은 컴퓨터가 인간처럼 생각하고 학습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사물과 데이터를 군집화(유사하거나 서로 관련 있는 항목끼리 묶어주는 방식)하거나 분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딥러닝은 원래 신경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안된 기술이다.1980년대 캘리포니아 대학 심리학자와 컴퓨터학자의 신경망 연구를 요약한 ‘PDP(Parallel Distributed Processing)’라는 저서에서 ‘딥러닝’이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당시 학자들은 딥러닝을 위한 학습방법으로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과 ‘비지도학습(unsupervised learning)’의 두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지도학습은 컴퓨터에게 먼저 정보를 가르치는 방법이다. 예컨대 수많은 형태의 ‘자동차’ 사진을 입력해 컴퓨터가 미리 자동차 패턴을 학습하게 한 다음, 학습된 결과를 바탕으로 ‘자동차’ 사진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같은 기계학습 알고리즘은 대부분 지도학습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비지도학습은 학습 과정 없이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현재 ‘딥러닝’기술의 시초라 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만 가능했던 비지도학습 방식을 구체화 한 사람은 바로 영국의 천재 수학자 튜링이었다. 1936년 튜링은 자신의 연구 보고서 ‘튜링머신’에서 어떤가상의 기계가 스스로 저장된 기호들을 읽어 처리하고 그 상태에 따라 다른 상태로 전이할 수 있도록 만든다면, 어떠한 연산이든 스스로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튜링의 연구를 기반으로 글로벌 IT기업들은 딥러닝에 대한 상용화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현재 글로벌기업 중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구글’이다. 구글은 음성인식과 번역뿐만 아니라 로봇 인공지능 개발에도 딥러닝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구글은 2012년 스탠퍼드 앤드류 응 Andrew NG교수와 함께 1만 6,000개의 컴퓨터로 약 10억 개 이상의 신경망을 만든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을 구현해냈다. 구글은 이 기술을 활용해 컴퓨터가 별다른 프로그램 없이 유튜브에 등록된 수많은 동영상 중 고양이 영상을 인식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컴퓨터가 영상에나온 고양이의 형태와 생김새를 인식하고 판단하게 만들어 고양이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학습하게 한 것이다.

딥러닝 기술은 구글 서비스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구글 검색의기본인 ‘페이지 랭크 Page Rank’ 알고리즘은 딥러닝 기술의 일종인 ‘텍스트 마이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밖에도 유튜브의 추천 영상, 구글 스트리트뷰의 건물주소 인식, 구글 나우의 음성인식, 구글 플러스의 사진태깅 등 구글이 서비스하는 요소요소에 딥러닝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뉴욕대 얀 리쿤 Yann LeCunn 교수와 함께 딥러닝기술을 적용한 얼굴인식 알고리즘 ‘딥페이스’를 개발한 바 있다. 딥페이스는 전 세계 페이스북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얼굴 이미지의 일부만으로도 사용자를 판별해내는 기술이다. 딥페이스 알고리즘의 인식 정확도는 약 97.25% 수준인데, 이는 인간 눈의 정확도인 97.53%와 거의차이가 없다. 이 밖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 프로젝트인 ‘아담Adam’을 개발해 MS 윈도폰의 지능형 음성비서 ‘코타나’, 검색엔진 ‘빙Bing’과도 연동시킨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아담’의 목표는 시각 데이터를 활용해 모든 사물을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IBM도 최근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하고 수집하는 딥러닝 회사 알케미API를 인수해 이사업 분야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IT 강국으로 떠오른 중국의 주요 기업들도 딥러닝에 대한 연구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 기업 바이두는 지난 2014년 약 3억달러를 투자해 실리콘밸리에 딥러닝 연구소를 설립하고 앤드류 응 박사를 영입해 본격적인 기술 연구와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바이두는 이미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마음에 드는 옷을 사진으로 찍어 검색하면 상품을 찾아 가격정보와 상품정보 등을 보여주고, 바로 온라인 구매로 연결해주는 이미지 검색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타오바오역시 지난해 타오바오 모바일 앱을 출시하고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의류 제품 사진 검색 및 구매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딥러닝 기술의 발전이 앞으로 미래 산업지도를 크게 바꿀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 Ray Kurzweil은 “인공지능이 계속 진화하고 사용이 늘어난다면, 10년 안에 인간의 지적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옥스퍼드대 닉 보스트롬 Nick Bostrom 교수는 2050년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적 능력 수준의약 50%에 도달하고, 2075년에는 약 90% 수준에 이를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딥러닝은 이제 영상인식, 음성인식 등 전통적인 인공지능 분야를 넘어 쇼핑, 자동차, 로봇, 금융, 교육, 재난재해, 건설, 교통, 공공, 에너지, 국방, 엔터테인먼트 업종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신산업을 창출하는 강력한 힘이 될 전망이다. 다양한 딥러닝 모델 및 알고리즘이 계속 진화하고 발전해 운영체제와 친구가 되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안병익 씨온 대표는…

국내 위치기반 기술의 대표주자다. 한국지리정보 소프트웨어협회 이사, 한국공간정보학회 상임이사, 한국LBS산업협의회이사를 역임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포인트아이대표이사를 지냈고, 지난 2010년 위치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씨온을 창업해 현재 운영 중이다. 건국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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