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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의 재도약

회사를 벼랑 끝에서 구해낸 쓰가 가즈히로 Kazuhiro Tsuga 대표가 다시 이익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을 들려준다. By Peter Elkind

파나소닉은 쓰가 가즈히로 대표의 ‘응급’ 처방이 없었다면 파산했을 것이다. 그는 올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onsumer Electronics Show·CES)에서 포춘과 독점 인터뷰를 했다. 쓰가 대표는 지난 2012년 6월 최고경영자에 취임한 이후 이 전자 대기업을 쇄신한 주인공이다. 그는 가장 큰 일본 기업 중 한 곳인 파나소닉을 살리기 위해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당시 파나소닉은 큰 위기에 빠져 있었다. 2012년 회계연도 손실액만102억 달러에 달했다. 과당 경쟁으로 이익이 급감했던 TV와 휴대폰 같은 소비재 가전 사업에 초점을 맞춘 잘못된 전략 탓이었다. 쓰가 대표는 “당시 신속하게 손실을 줄일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소비재 가전 중심의회사에서 탈바꿈해야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래서 그는 일부 제품 생산을 포기하고, 공장 폐쇄와 외주 생산을 단행했다. 또 579개 계열사를 거느린 파나소닉의 문어발식 경영을 5개 사업부문으로 통합, 3개 전략 지역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최소한5% 영업 이익을 내지 못하는 모든 사업부문의 회생을 시도해보고, 그게 안 되면 모두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또 온갖 방법으로 비용을삭감했다. 전통에 얽매인 일본 기업에서 평생 헌신한 사람이라기보단 미국식 인수합병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쓰가 대표는1950년부터 줄곧 지급해 온 파나소닉의 분기별 배당금부터 중단했다. 임원급에게 주었던 동계 보너스를 35% 삭감했고,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도 임금 삭감을 단행했다. 35명의 임원에게 제공했던 회사 차량과 운전기사 (그는 여전히 차량과 운전기사를 보유하고 있다)를 없앴고, 회사가 후원했던 유명 배드민턴과 야구팀의 자금 지원도 중단했다. 오사카 본사직원 수를 7,000명에서 130명으로 대폭 축소했고, 파나소닉 전체직원(그가 취임할 당시 33만 762명이었다) 중에서도 6만 8,000명을 감축했다.

한편 자동차용 전자제품 생산, 아시아 ‘ 친환경’ 주택건설,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테슬라 모터스 Tesla Motors 와의 적극적 제휴를 통한 전기차 배터리 생산 등 B2B 사업 확대에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우리는 95년이나 된 매우 보수적인 기업이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일론의 창의력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파나소닉은2014년 회계 연도에 영업이익을 냈고, 배당정책도 회복했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TV 제조업체로 알려진 파나소닉의 소비재 가전제품은 전 세계 매출에서 차지하는비율이 23% 정도다(북미의 경우15%에 불과하다). 현재 파나소닉은 전략적 인수 기업을 물색하면서 연 매출을 2018년까지 10조 엔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2015년 회계 연도 매출은 7조 7,500억 엔으로 예상된다). 쓰가 대표가 취임한 후 기업 주가는2배 이상 올랐다.

55세에 대표로 임명된 쓰가는 기업 혁신가다. 하지만 대표로선 예상 밖의 인물이었다. 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그는 1979년졸업 이후 파나소닉 한 곳에서만 일해왔다. 대부분 R&D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는 경험이 더 많은 선배 관리자들을 제치고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필자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Las Vegas Convention Center 의 작은 회의실에서 쓰가 대표를 인터뷰했다. 그는 8명의 직원을 대동하고 나타났다. 자리는 이름이적혀 있는 지정석이었다. 48분간진행된 인터뷰 동안, 직원들은 집중해서 그의 말을 경청했다. 또 조심스럽게 시간을 확인하며 간간이 대표가 영어로 말하는 것을 도왔다.

쓰가 대표는 회사의 2012년 위기가 변화를 꾀하는 데 오히려 호기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그때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통해 파나소닉-1918년 설립된 이기업은 일본에선 오랫동안 마쓰시타Mat sushit a 로 알려져 있었다 이‘매우 급하고’ ‘ 정말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을 세상에 알렸다. 그는 “우리는 변해야 했고 회사를 쇄신해야 했다. 그런 관점에서 정말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쓰가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자동차 애호가다. 그는 1980년대 중반 산타 바버라 캘리포니아 대학 유학 시절 몰았던 1965년형 포드 머스탱Ford Mustang 에 대해 향수에 젖은 듯 이야기했다. 그는 현재도 테슬라와의 협업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파나소닉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기가팩토리’-그 규모가 상당해 현재의 세계 배터리 생산량이 2배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는 대규모 리튬 이온 배터리생산시설 건설 및 운영에 관해 협력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테슬라가 약속한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배터리 비용을 낮추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통해 전기차 판매가가 3만 5,000달러로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50억 달러 규모의 기가팩토리가 현재 레노Reno 외곽의 네바다 사막에 건설되고 있다. 최고경영자 머스크는 2020년까지 50만 대( 현재 테슬라 생산량의 10배이상이다)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대담한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머스크는 “배터리 생산 파트너사인 파나소닉이 기가팩토리 건설 비용 중 약 40%에 해당하는 20억 달러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바 있다.쓰가 대표는 이에 대해 “수십억 달러를 약속한 적은 없고, 초기 투자금으로 8단계에 3억 달러를 투입하는 것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그는 총 투자 금액과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테슬라전기차의 수요가 예상보다 적으면, 우리도 투자를 늦출 수밖에 없다. 그건 당연한 것이다.”하지만 쓰가 대표는 태양광 패널과 자동차 거치용 에너지 저장장치(stationary energy storage)를 위한 배터리를 개발할 기회와전기차 부품의 시장 점유율을 늘릴 기회가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그는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 다양한 측면에서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누가 전기차에대해 가장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을까?’라고 자문하곤 했다. 그리고 정답을 테슬라에서 찾았다. 바로 이 점이 그들과 긴밀하게 협업하는 이유다.”

머스크의 창의적 시도 중 일부는 고루한 파나소닉에게 효과가없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건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쓰가 대표는 “그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난관에 직면해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지녔다. 그것이 그와 함께 일하고 싶은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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