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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의 고성능 무인 자동차

GFMI 메탈크래프터스 캘리포니아 공장에서 쉐보레 FNR을 조립하는 모습.





▶중국 진출 10주년을 기념해 쉐보레가 출시한 과감한 콘셉트카는 엄청난 구동 성능을 자랑한다. 단, 차량의 자율주행을 통제한다는 가정하에서다. 포춘이 쉐보레의 모기업 GM이 추진하고 있는 이 무모한 도전을 단독 취재했다. By Sue Callaway◀

한 비밀스러운 프로젝트를 위해 디자이너 · 엔지니어 · 기능공 수십 명이 몇 달간 캘리포니아 주 파운틴 밸리 Fountain Valley 에 있는 평범한 상업용 건물에 틀어박혀 구슬땀을 흘렸다. 15년 후의 자동차 운전 방식을 예측해 보자는 게 이 프로젝트의 목표였다. 이들의 작업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모터쇼장을 빛낸 최고의 콘셉트카 상당수를 만들어낸 회사, GFMI 메탈크래프터스 GFMI Metalcrafters 소유의 공간이었다.

마치 격납고처럼 생긴 곳이었다. 비밀번호를 알아야 입장할 수 있는 이곳에서, 이들은 현시대를 훌쩍 넘어선 차를 완성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었다. 차에 사용된 기술과 소재 중 일부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었다.

GM의 쉐보레 FNR: 중국의 젊은 층을 겨냥한 양산형 콘셉트카로, 4월 상하이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 차의 이름은 쉐보레 FNR이다. 쉐보레가 그동안 출시한 콘셉트카 중 에서도 가장 독특한 이 차는 모기업 GM이 무인자동차 시장에 던진 출사표다. FNR은 완전 자동으로 무인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로, GM과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합작벤처 PATAC이 개발했다. 중형 세단과 IT 인포테인먼트 솔루션의 결합인 FNR은 강철보단 스마트폰에 더 관심이 많은 중국의 젊은 소비자를 정조준하고 있다. 쉐보레는 이 차를 2015 상하이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했다. 데뷔를 앞둔 FNR의 모습을 포춘이 살짝 훔쳐봤다.

FNR은 사용자의 시리 Siri *역주: 애플의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절친한 친구 (BFF, Best Friends Forever), 핏비트 Fitbit *역주: 웨어러블 헬스 기기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고자 한다. 쉐보레는 이 차를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전 세계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쉐보레 중국 판매 및 마케팅을 총괄하는 샤론 니시Sharon Nishi 는 “통근 시간, 근무 시간, 가족과 보내는 시간 등 세상 어디를 봐도 현대인은 늘 시간에 쫓기는 모습”이라며 “그런 현실이 FNR의 탄생에 일조했다”고 말했다. 최근의 무인자동차 개발 경향과 대조적으로, FNR은 일반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FNR은 2030년을 가정한 차다. GM은 이 무렵이면 무인주행기술이 크게 발전해 일반 가정에서도 이용할 수 있을 만큼 비용이 낮아질 것이라 예상한다. 또 중국 등 개도국에서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와 도로 증가로 교통 정체 문제 해결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고, 인프라 개발 수요도 아직 높기 때문이다.

FNR의 외관은 미래적인 분위기의 고성능 차라는 느낌을 준다. 엔진은 중앙이 텅 빈 타이어 휠의 가장자리에 위치한다(이 기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FNR의 굴곡진 외장 패널은 탄소섬유 등 각종 합성 소재로 제작된다. 경량화와 함께 공기 흡입량을 높여 차체에 공기역학적인 흐름과 극적인 요소를 추가했다. 두 개의 시저 도어 scissor door *역주: 경첩이 문 앞에 달려 있어 뒷부분이 하늘로 들려 올라가는 문은 연꽃처럼 열린다. 디자인의 백미는 차체 안팎에 부착된 밝은 푸른색 LED 전구 수천개다. PATAC의 수석 디자이너 카오 민 Cao Min이 이끄는 팀이 상하이의 명물인 빛 축제에 대한 경의를 담아 LED를 제작했다.

내부를 살펴보면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운전을 아예 잊을 수도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FNR의 전동 좌석에는 인터넷도 장착돼 있다. 탑승자는 편안한 자세에서 심박수, 혈압, 기분 등을 측정하는 것은 물론, 온도와 속도, 조명의 조절도 가능하다. 차내에서 수면을 취하거나 작업을 할 경우, 좋아하는 음악도 고를 수 있다. 차내의 대형 스크린에 뜬 지도를 치우고, 스프레드시트 작업을 시작하는 과정도 무척 간편하다. 중앙 제어판에 있는 화면 제어용 유리구슬을 손으로 쓸어서 조작하면 된다. GM의 글로벌 제품 개발 담당 부사장 마크 로이스Mark Reuss 는 “사용자가 근무 중일 때, 혹은 정비를 위해 서비스 센터로 무인 이동 중일 때도 FNR은 사용자의 심부름을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FNR이 목표로 하는 수준의 자동 주행을 구현하기 위해선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순수 무인 주행차 생산의 전 단계로서, GM은 야간 식별, 적응형 정속 주행 장치(cruise control), 브레이크 보조 장치 등 능동형 안전(active-safety) 기술을 탑재한 모델을 늘리고 있는 중이다. GM은 최근 3년간 쓴 연 70억 달러 규모의 연구개발비 중 상당 부분을 무인주행 연구에 썼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자동차 간의 ‘ 대화’ 를 통해 추돌을 방지할 수 있는 차량 상호통신 기술을 2017년형 캐딜락 CTS 모델에 장착, 업계 최초로 출시한다는 목표를 가지고있다. GM의 안전전략 및 자동차 프로그램 담당 글로벌 디렉터 존 캡 John Capp 은 “단계별 접근 방식이다. 2010~2011년에 도입했던 기술 중 일부는 현재 양산형 차에도 조금씩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아우디와 메르세데스 벤츠 등 고급 차 중심 제조사들이 자동주행 차의 양산에 더 가깝게 다가간 상황이다. 그러나 GM은 2030년쯤 되면 현재의 차이가 별 의미가 없게 될 것이라 예상한다. GM 중국지사의 디자인 담당 부사장 브라이언 네스빗 Bryan Nesbitt은 “소비자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온갖 신기술들을 경험하고 교감하게 될까? 신기술은 소비자를 도와줄까, 아니면 짐이 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여러 신기술을 하나로 통합하는 기업이 앞서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달 메탈크래프터스 방문에서는 이런 거시적 경쟁 구도가 너무나 먼 미래처럼 느껴졌다. FNR의 시제품 제작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었다. 수작업으로 도색한 FNR의 본체 패널 수천 장을 붙이는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다른 한편에선 약 73m 길이의 LED조명을 테스트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한 기술자가 길이 약 4.9미터의 FNR을 원격 조종해 특수 제작한 운반용 컨테이너 내부로 조심스럽게 실었다. 컨테이너의 목적지는 상하이였다.

왼쪽부터 다임러-벤츠, 아우디, 테슬라, 볼보.



◇무인자동차 경쟁의 선두 주자

업계 선두 주자들의 무인차 개발 관련 최신 동향을 소개한다.

◇다임러-벤츠

지난 1월 F 015 무인자동차 콘셉트카를 발표했다. 메르세데스의 디스트로닉 플러스 Distronic Plus는 업계에서 가장 진보된 부분자율 주행 시스템이다.

◇아우디

1월 합법적 도로주행이 가능한 무인 차를 선보였다. 자동차 기술업체 델피 Delphi는 센서를 탑재한 자율주행 아우디의 미대륙 횡단 프로젝트에 성공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트 Elon Musk가 올여름까지 소프트웨어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을 통한 주행을 선보이겠다고 공언했다.

◇볼보

자체 능동형 안전시스템을 통해 추돌사고로 생기는 자사 차량의 사망자 수를 2020년까지 0으로 낮추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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