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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의 기괴한 과학] 유전자 조작 킬러의 탄생

올 여름 개봉되는 공상과학(SF) 영화들은 유달리 두려운 주제들이 많다. 과연 어디까지가 공상이고, 어디까지가 과학적 사실일까.

유전자 조작 킬러의 탄생
영화 ‘쥬라기 월드’에서는 돈에 눈이 먼 과학자들이 포악한 돌연변이 공룡 ‘인도미누스 렉스(Indominus Rex)’를 창조하고, ‘히트맨: 에이전트 47’에서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극도로 뛰어난 암살자가 태어난다.

미국 라이스대학의 생명공학자 마이클 딤 박사에 의하면 다행히 인류는 아직까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살인자의 특성을 가진 생명체를 만들어낼 능력이 없다. 생명체를 만드는 일은 엄청나게 어려우며, 예측 불가의 변수들도 너무 많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명체의 탄생을 방해하는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또한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생명체는 종종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죽기도 한다. 즉 유전자 조작으로 뭔가 대단한 결과가 나오리라는 기대는 시기상조다. 다만 지금도 다수의 연구자들이 유전자 조작 킬러처럼 윤리적 문제를 촉발할 수 있는 연구들을 수행하고 있다. 일례로 얼마 전 중국의 연구자들은 용도 폐기된 인간 배아를 유전자 조작해 혈액장애 유발 유전자를 찾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변이를 일으켰다.

물론 연구팀은 인간을 대상으로 해당실험을 실행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런 실험은 인간 대상의 유전자 조작 기술을 완벽히 다듬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할 수순이라는 점에서 향후 악용될 우려를 배재할 수 없다는 게 미국 에모리대학 윤리센터 폴 루트 울프 박사의 설명이다. 또한 오늘날의 많은 유전자 조작 기술은 간접적 이기는 해도 인간을 대상으로 한다.



인간의 장내 미생물들이 기분과 비만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착안, 장내 미생물의 유전자를 조작함으로써 군인들의 판단력 제고 또는 비만 치료 방안을 찾는 연구들이 그 실례다. 펜타곤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도 현재 혈액형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수혈 가능한 혈액, 수혈자에게 항생물질을 공급하는 혈액의 개발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전쟁터는 윤리의 완벽한 사각지대다. 때문에 언젠가 군대의 비호 하에 인간의 유전자를 조작,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술들이 개발될 개연성을 배재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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