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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식품업체의 사투

주요 포장 식품업체의 매출 감소 규모는 작년 한 해에만 40억 달러에 달했다. 소비자들이 신선식품과 유기농 식품 쪽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슈퍼마켓 거인들은 돌아선 소비자의 마음을 되찾아 올 수 있을까? BY VETH KOWITT PHOTOGRAPHS BY ADAM LEVEY

간단한 테스트가 있다. 다음 용어들을 크게 말해보는 것이다. 인공색소와 인공향료. 살충제. 방부제. 고과당 콘시럽. 생장호르몬. 항생제. 유전자변형식품.

이 용어 중 하나라도 당신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거나, 입에 쓴맛이 돌게 하거나, 입술이 파르르 떨릴 정도로 분노케 하는 것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거대식품업체가 직면하고 있는 수십 억 달러짜리 문제의 일부분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당신은 팽창하고 있는 소비자층의 한 일원으로서, 전 세계 유명 거대 식품업체 일부가 사업방식을 변경하도록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난 2월 열린 컨슈머 애널리스트 그룹 오브 뉴욕 Consumer Analyst Group of New York(CAGNY) 회의에서 나온 발언들을 살펴보면 이런 생각이 일면 타당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CAGNY 회의는 포장상품업계의 연례모임이다).


거대 젤리업체 CEO 리처드 스머커 Richard Smucker는 자신과 이름이 같은 회사에 대해 “우리 사업을 보면서 스스로 ’어떻게 혁신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곤 한다”고 말했다. 콘아그라 Con Agra-소유한 식품 브랜드 29개 각각이 올리는 연간 소매 매출이 1억 달러에 달한다-의 CEO는 크레딧 스위스 Credit Suisse의 애널리스트 로버트 모스코우 Robert Moskow에게 ’큰’것이 ’나쁜‘ 것이됐다고 한탄을 했다. 캠벨 수프 Campbell Soup Co.의 CEO 데니즈 모리슨 Denise Morrison은 “제대로 된 식품경험을 하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점점 더 많아진다는 걸 알고 있다”며 “거대식품업체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심해지면 두려워할만한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거대식품업체를 영원히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소비자들이 경직된 거대식품업체의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소비자의 의구심을 잘 나타내는 수치가 있다. 모스코우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25개 식품 및 음료업체들은 2009년 이후 18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잃었다. 그는 “녹아 내리는 빙하와 같다. 매년 조금씩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기업 에드워드 존스 Edward Jones에서 주요 포장식품업체 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잭 루소 Jack Russo는 “그들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면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본래 ‘가공(processing)’고대의 염장과 건조에서부터 현대의 인공방부제에 이르기까지-이라는 기술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을 해롭지 않게 만들려는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가공식품 자체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설문조사기관 번스타인 Bernstein에서 실시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가량이 식품 시스템을 믿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모스코우는 소비자들이 가공식품의 편의성을 여전히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그들 마음 속의 추가 확실하게 기울었다. 25일이 지나도 상하지 않는 빵을 보면서 의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원하는 건 매우 분명하다. 바로 단순함이다. 다시 말해 더 적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체를 알기 힘든 성분이 없을수록 좋다는 얘기다.

소비자들은 오랫동안 발음하기도 힘든 라벨 상의 항목을 곧 거대식품업체의 제품-보통 식료품점 중앙 통로진열대를 가득 채웠던 끝없는 통조림과 박스들-과 동일시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대안이 생겼다(나중에는 대안 쪽으로 더 많이 기울었다). 대안이 등장하면서 그 규모가 연간 1조 달러에 달하는 식품소매시장에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콘아그로의 공동설립자이자 전 CEO인 스티브 휴스 Steve Hughes-현재 천연식품업체 볼더 브랜드 Boulder Brands를 운영한다-는 현재의 변화 속도가 매우 빨라서, 5년 후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식료품점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이 일을 37년 간 해왔다”며 “이 업계에 들어온 이후 지금이 가장 역동적이고, 혁신적이며, 변화가 심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물건을 구입하고 있지만, 원치 않는 성분이 더 적다고 믿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우가 더욱 잦아졌다. 이러한 선택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세이프웨이 Safeway, 웨그먼스 Wegmans, 월마트Wal-Mart 등에서도 가능해졌다. 타깃 Target 같은 체인점들은 매출이 시원찮은 기존 제품을 고집하지 않으면서, 적극적으로 새로운 제품에 점점 더 많은 진열대 공간을 내주고있다. 요구르트업체 초바니 Chobani, 햄프턴 크리크 Hampton Creek(식물원료로 만든 인기 마요네즈를 판매한다), 네이처스 패스 Nature’s Path, 에이미스 키친 Amy’s Kitchen, 라이프웨이 푸드 Lifeway Foods(케피어 kefir라 불리는 유사 요구르트 음료를 생산한다) 등의 제품이 그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소매업체들은 자체 브랜드도 개발하고 있다. 크로거 Kroger의 천연식품 제품라인 심플 트루스 Simple Truth는 2년 만에 연 매출 12억 달러라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리고 진열대 자체가 필요치 않다는 사실을 깨달은 업체가 많아지면서 변화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2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는 천연 및 유기농 식품업체 헤인 셀레스철 Hain Celestial은 아마존 Amazon이 자사의 미국 내 10대 벤더 중 하나라고 밝히고 있다.

유기농무역협회(Organic Trade Association)에 따르면, 진정한 식품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유기농 식품 매출이 지난 10년 간 3배 증가했다. 작년 한 해에만 11%가 늘어 359억 달러를 기록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스핀 Spins은 거의 모든 부류의 천연식품 매출이 주요 소매업체에서 증가한 반면, 기존 식품업체들의 절반 이상은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또 다른 변화가 거대식품업체의 두려움을 증폭시키고 있다. 중앙 진열대를 아예 둘러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번스타인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미국 내 포장식품 연간판매량은 1% 이상 떨어졌다. 별로 큰 감소량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들의 배를 채우는 식품업계에선 더 크고 엄청난 변화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다른 전통적인 업계에서처럼 ‘작지 않은 변혁 (Disruption)’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거대 식품업체가 신생 소규모 식품업체에 포위된 형국이라고도 할 수 있다.

기존 포장식품업체들이 이런 공격을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다. 몇몇 업체들은 소형 천연식품업체를 인수해 천연식품업계에 진입하려 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기업은 제품 조리법을 크게 바꿀 방법을 찾고 있다. 일례로 크라프트 푸드 Kraft Foods의 경우, 대표적인 맥앤치즈 제품에서 합성색소와 인공방부제를 제거할 계획이다. 타이슨 Tyson은 계육용 닭에 인간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미 자사 제품 치리오스 Cheerios에서 유전자변형식품을 제외시켰던 제너럴 밀스 General Mills 도 요플레 Yoplait 요구르트의 당분 함량을 25% 줄였다. 이 모든 변화가 지난 반 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포춘은 식품업계 주요 기업들이 다가오는 위협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수 개월 동안 취재를 진행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거대식품업체가 갑자기 약자로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소비자들은 ‘곳간을 담은 포장(the barn on the package)’을 비판적으로 보게됐다. 이 용어는 스토니필드 팜 Stonyfield Farm의 공동설립자이자 회장인 게리 허시버그 Gary Hirshberg가 사용한 말이다. 거대 식품업체가 자사 제품에 ‘천연’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우는 것을 의미한다. 식품업계에서 쓰는 근거 없는 용어로, 실제로 의미하는 바는 정확하지 않다. 미 식약청조차 이 용어를 정의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제품구입 때 좀 더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어 ‘곳간’이라는 표현의 매력이 사라지고 있다. 허시버그는 “거대식품업체가 진정한 천연식품을 제공한다고 주장해도, 이에 대한 의구심과 회의론은 거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진정성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업계 거인들은 천연식품 브랜드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에드워드 존스의 애널리스트 루소는 “모든 이가 원하기 때문에 (기업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고 지적했다. 유기농 식품업체 네이처스 패스의 공동설립자이자 대표인 애런 스티븐스 Arran Stephens는 1년 간 회사의 매각의사를 타진하는 연락을 50건이나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주요업체의 이름을 다 떠올려봐도, 우리에게 접근하지 않은 곳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회사의 매각을 거절하고 있다).

지금은 다논 Danone에 매각된 요구르트 사업을 운영하기도 했던 허시버그는 “이 기업들이 진화의 가속화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캠벨의 CEO 모리슨은 실제로 가속화를 추진해왔다. 그녀는 거대식품업체의 우려에 대해 비교적 솔직하게 말하는 CEO다. 그녀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회사를 넘겨받은 2011년에 이미 ‘캠벨의 무게 중심을 바꿔야’ 한다는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캠벨의 주요 사업인 수프의 전망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업계 분석업체 엔피디 그룹 NPD Group이 지난 10년 동안 통조림 수프 소비량을 분석한 결과, 저녁 식사에선 18%, 점심 식사에선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Euromonitor International에 따르면, 이 사업의 전체 시장규모가 줄고 있는 것은 물론, 캠벨의 점유율 자체도 감소하고 있다. 2005년 49%를 차지했던 캠벨의 미국 내 점유율은 2014년 들어 42%까지 떨어졌다.

변화가 필요했다. 가장 빠른 방법 중 하나는 변화의 주체를 흡수하는 것이었다. 모리슨은 수년 간 볼트하우스 팜 Bolthouse Farms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녀가 시장조사를 하다가 신선제품 진열대에서 발견한 주스와 스무디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였다. 모리슨은 캠벨의 V8 브랜드 때문에 음료시장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당시 매장에서 목격한 그 음료는 낯선 것이었다. 볼트하우스를 소유하고 있던 사모투자 전문업체가 2012년 매각을 추진했을 때, 모리슨은 행동을 결심했다. 이사회를 설득하는 일이 우선이었다. 오랫동안 장애물로 여겼던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볼트하우스는 과일과 채소음료를 판매하면서, 당근 재배 및 포장 사업도 진행 중이었다. 기후에 큰 영향을 받는 구식 농장사업은 캠벨을 비롯한 포장식품업체 입장에선 매력을 느낄 수 없는 분야였다. 실제로도 캠벨 이사회에선 처음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이사는 모리슨에게 “당근이라고 데니즈? 정말인가?”라고 되물었다. 하지만 결국 숫자가 이사진을 설득했다. 볼트하우스가 개척 중이던 소위 포장 신선식품 분야는 이미 그 규모가 186억 달러에 이르고 있었다. 게다가 전망도 밝았다.

2012년 캠벨은 15억 6,000만 달러를 들여 볼트하우스를 인수했다. 현재 볼트하우스의 매출은 대략 그 절반 정도에 이른다(8억 달러 이상). 모리슨은 그 다음 해에 유아용 식품 생산업체 플럼 오가닉 Plum Organics을 2억 4,900만 달러에 인수했다 (현재 매출은 9,000만 달러를 상회한다). 캠벨의 총매출이 83억 달러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새로운 사업분야들의 덩치가 크다곤 할 수 없다. 하지만 두 사업분야 모두 그 자체로 변화의 분위기를 발산하고 있다. 모리슨이 캠벨을 ‘유기농 당근 재배업체’라 불러도 그럴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인수합병은 의도했던 무게중심 전환에도 효과적이었다. 식품업계에서 ‘ 주변( the perimeter)’ 이라 부르는 쪽에 좀 더 가까워진 것이었다. 신선식품을 진열하는 슈퍼마켓의 바깥 쪽을 의미하는 것으로, 성장 전망이 좋은 분야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모리슨이 볼트하우스를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DNA까지 닮으려 했다는 점이다. IT업계의 트렌드를 쫓아 기존의 식품업체들도 공격적으로 인수와 고용을 추진하고 있다. 신생 식품업체를 인수하면서 좀 더 기민한 관리운영방식이나 천연식품 분야의 노하우를 배워보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모리슨은 볼트하우스의 대표였던 제프 던 Jeff Dunn을 캠벨의 새 ‘포장신선’ 부문 책임자로 임명했다. 던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임무를 맡았다(향후 목표를 밝히진 않았다). 제너럴 밀스도 상당히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다. 큰 인기를 누리던 ‘진짜 성분 (real ingredients)’ 맥앤치즈업체 애니스 Annie’s를 인수한 것이다. 제너럴 밀스의 선임 부사장이자 미국 소매사업 최고운영자인 제프 하르메닝 Jeff Harmening에 따르면, 제널럴 밀스는 애니스의 브로커를 활용해 자사의 다른 제품을 천연식품 소매업체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인수방식에는 태생적인 리스크도 존재한다. 식품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앨런 머리 Alan Murray는 “모기업이 불안정한 신생업체를 흡수해 자사의 ’ 기계‘ 에 편입시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창업문화로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생사업이 경직된 집단사고에 물든다는 것이다.

스토니필드의 허시버그는 주요 식품업체들이 자사의 능숙한 감각과 충분한 자금, 그리고 공급망을 활용해 급성장 중인 신생사업을 뒷받침할 순 있지만 “자사 브랜드와는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게 안 하면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경고했다. 켈로그 Kellogg는 자사 브랜드 카시 Kashi를 샌디에이고에서 모기업 본사가 위치한 미시간 주 배틀 크리크 Battle Creek로 옮기는 실수를 범한 적이 있다. 그 후 브랜드 매출이 감소하자, 다시 운영부서를 원상 복귀시켰다. 펀드 평가업체 모닝스타의 에린 래시 Erin Lash는 “켈로그는 카시를 보호할 수 있는 곳에 두려 했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카시가 매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모리슨은 이 메시지를 이해한 것 같다. 볼트하우스의 운영진(던 포함)을 뉴저지 주 캠던 Camden에 위치한 본사에 편입시키지 않고, 캘리포니아 주 베이커즈필드 Bakersfield에 그대로 두고 있다.

모리슨은 ’ 포장에 곳간을 담는 것‘ 이상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다. 2013년 플럼이 기업의 사회 및 환경적 목적을 회사정관에 명시하며 공익기업을 목표로 하겠다고 결정하자, 이를 지지한 것이다. 이런 변화는 모리슨이 이끌어내고 싶었던 기업문화 요소 중 하나이다. 이사진은 이제 일상적인 대화 중에도 좀 더 건강한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공’이나 ‘제조’보단 ‘조리’나 ‘보존’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직원들도 ‘제조공정’보단 ‘조리법’을 따른다고 표현하고 있다.

진정성 여부와 상관없이, 이 정도의 변화는 충분하지 않다. 제너럴 밀스는 애니스를 인수하며 큰 활기를 얻었다. 하지만 귀여운 토끼 로고와 전폭적인 지지자들에도 불구하고, 건강에 초점을 맞춘 이 업체의 매출은 모기업 매출 179억 달러 중 1%에 불과한 상황이다.

캠벨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수프가 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매출의 55%와 총 영업이익의 70%를 올리고 있다. 모닝스타는 수프 매출이 최근 들어 조금 주춤한 모습을 보였을 뿐, 영업이익은 20%를 상회해 다른 대부분의 포장식품 사업분야보다 훨씬 더 큰 마진을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플럼과 볼트하우스의 음료 사업은 그 반대다. 두 제품라인의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뤘지만, 마진은 비교적 크지 않은 편이다(사실 캠벨의 전체 마진은 두 업체를 인수하면서 하락세를 보였고, 이는 몇몇 월가 애널리스트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캠벨은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패턴 변화 정도에 상관없이 볼트하우스처럼 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는 캠벨의 이사마크 알렉산더 Mark Alexander-미국 슈퍼마켓 진열대에 끝없이 늘어선 통조림(앤디 워홀 Andy Warhol의 작품에도 등장한다) 사업부문 책임자-가 어려운 임무를 맡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이 오래된 수프 제품의 마진이나 매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있는 그 어떤 것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캠벨이 급성장 중인 분야에 투자하려면 ’거대한 경제적 엔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알렉산더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건강에 관련된 새로운 경향이 생겨났고, 미국인들은 이를 위해 기꺼이 많은 것을 포기할 것이다. 하지만 초콜릿과 사탕에 작별을 고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건 분명하다. 여타 포장식 품업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하락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부분적으론 이러한 식품을 일종의 욕구해소 통로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있기 때문에 제과업체들이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이다.

단 것을 좋아하는 전 세계 사람들 덕분에, 허시 Hershey는 크레딧 스위스가 선정한 ‘ 최근 5년간 가장 크게 성장한 미국 식품 및 음료 대기업’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2009년 53억 달러였던 매출은 2014년 74억 달러로 급증했으며, 동종업계 내 점유율도 상승했다.

그렇다면 허시는 식품업계의 변화에도 걱정할 필요가 없을까? 그렇진 않은 것 같다. 순수 미국업체인 허시의 이사진도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큰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세계 소비자의 68%는 라벨의 모든 성분을 알아볼 수 있길 바라고 있으며, 40%는 가능하면 성분의 종류가 많지 않은 식품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시 글로벌 연구개발부서 수장 윌 파파 Will Papa는 “소비자들은 전반적인 건강증진과 자신이 먹는 식품 등을 연관 지어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단것을 원하는데, 맛있으면서도 건강에 좋기를 바라는 것이다.”

‘즐거움을 제공하는 식품’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단 식품이 건강에도 좋아야한다고 생각하는 건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현상이다. 그리고 이 현상은 파파가 ‘비합리적인 소비자’라고 칭하는 변화와 일맥상통한다. 허시에 합류하기 전까지 피앤지 P&G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파파는 “예전에는 휴대폰이 잘 터지면 추가 요금을 낸다거나, 잘 안 터지면 요금이라도 저렴해야 한다는 식이었다”며 “그런데 지금 소비자들은 휴대폰이 잘 터지면서도 요금까지 저렴하기를 원한다. 많은 분야에서 이것이 가능해지다 보니, 모든 분야에서 같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몸에 해로운 것을 먹을 때, 유사한 식품 중에선 그것이 건강에 가장 좋기를 바란다는 얘기다.

허시는 지난 2월 자사 제품을 ‘단순한 성분’으로 바꾸고 있다고 발표했다. 현재 추세에서 한 발 앞서 나가기 위해 큰 혁신을 시작했다. 게다가 허시에서 가장 오래된 제품인 밀크 초콜릿 Milk Chocolate 바와 키세스 Kisses에서부터 이같은 혁신을 시작했다. 성장호르몬 알비에스티 rBST로 사육한 소의 우유나 인공 착향료, 유전자변형식품 중 하나 정도만을 빼는 것이 아니라, 이들 모두를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성분을 대신해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는 우유, 설탕, 바닐라 같은 성분만을 식품에 넣을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말 쯤엔 밀크 초콜릿 바와 키세스 제품 모두에 ‘ 명료한 라벨’ 이 붙게 된다. CEO 존 P. 빌브레이 John P. Bilbrey는 “우리가 원하는 회사 운영 방식 측면에서 정말 총괄적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허시가 처음 직면했던 장애물은 이 노력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걸 공급업체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었다. 허시의 수석 부사장이자 최고 공급망 책임자인 테리 오데이 Terry O’Day는 “우리 스스로가 일종의 골칫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공급업체들은 우리에게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비용 증가는 얼마나 될 것인지 등을 토로했다. 비용을 밝혔을 때 우리가 움찔하지 않는지 시험해보는 것이었다.” 유전자 변형 식품이 아닌 옥수수 감미료를 찾으려 하자, 미국 내에서 확보할 수 있는 양이 너무 적었다. 그래서 벤더 한 곳이 허시에서 원하는 성분을 생산하려고 아예 운영방식 자체를 바꿨다. 성장호르몬 알비에스티를 사용하지 않은 소의 우유로 성분을 대체하겠다고 발표하자, 100년간 가업을 이어오며 허시에 우유를 공급한 업체들은 그 논리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오데이는 “사업방식을 실제로 바꿔달라고 그들에게 요청했다. 그러자 불만이 터져 나왔다”고 말했다.

현재 허시는 성분 변경을 통한 추가 비용을 감당하면서 다른 곳에서 비용을 절감할 방법을 찾고 있다. 빌브레이는 “공급망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가 증가하면 비용 또한 줄어들 것이라고 확신했다.

손익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나 사업운영에서 나타날 문제점과는 별개로, 한 가지 넘어야 할 장애물이 더 있다. 허시의 식품 과학자들이 해결해야 할 가장 난감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바로 기존의 다양한 허시 제품의 맛을 무슨 일이 있더라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파도 “맛은 그대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개는 유전자 변형식품을 제거하고도 맛을 유지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합성 바닐린 vanillin을 천연 바닐라로 대체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바닐라는 무가당 초콜릿의 맛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만, 다른 농작물과 마찬가지로 작물 자체마다 맛이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초콜릿 제조업체는 지난 수년 간 맛에 변동이 없는 합성 바닐린을 대신 사용해왔다. 천연성분으로 바꾼 후에도 밀크 초콜릿의 맛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는 현재 허시의 쇼콜라티에 짐 세인트 존 JimSt. John이 맡고 있다. 그는 “소비자는 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허시의 맛 성분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난관은 유화제 대체방안이다. 허시는 오랜 세월 소비자들을 갸우뚱하게 만들었던 성분 중 하나인 PGPR, 즉 폴리글리세롤 폴리리시놀레이트 Polyglycerol Polyricinoleate를 제외시킬 예정이다. 이 성분의 역할은 초콜릿이 형틀에 잘 흘러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세인트 존과 동료들은 제품 혼합물에 코코아 버터를 더 추가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바 제품의 칼로리는(건강에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미명하에) 210에서 220으로 높아질 것이다.

허시가 또 하나의 유화제인 레시틴 lecithin-성분 분리를 막는 역할을 한다-에 접근하는 방식은 조금 다르다. 일반 소비자는 레시틴의 정체를 금방 알 수 없겠지만, 이 유화제는 콩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인공 성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허시는 자사 웹사이트에 이 내용을 게재할 예정이다.

허시는 다른 브랜드 제품-아몬드 조이 Almond Joy나 페퍼민트 패티 Peppermint Pattie 등-의 성분 변화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더 큰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여전히 고심 중이다. 킷캣 Kit Kat에서 글루텐 Gluten을 빼야 할까 또 독특한 졸리 랜처 Jolly Rancher는 어떻게 할 것인가(그 어떤 마케팅 변화로도 건강에 좋은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없다). 오데이는 “내가 모든 소비자를 대변할 순 없다. 하지만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설탕과 옥수수 시럽으로 만든 식품을 먹으면서 100% 천연 성분을 기대하진 않을 것이라곤 감히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도 허시는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다. 파파는 “결국 비합리적인 소비자 문제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해야만 한다. 우리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네슬레 Nestlé는 2014년 제프 해밀턴 Jeff Hamilton을 다시 미국으로 불러들여 냉동식품 사업의 회생을 주문했다. 가장 저조한 사업은 린 퀴진 Lean Cuisine이었다. 1981년 시작한 린 퀴진사업이 내세운 낮은 칼로리와 낮은 지방함유라는 메시지는 식단조절과 체중감량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거의 30년 간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2010년 들어 브랜드의 하락세가 시작됐다. 지난 5년 간 매출이 약 4분의 1이나 감소했다.

해밀턴은 미국을 떠나 10년 간 캐나다, 스위스, 호주 등지에서 네슬레를 위해 일했다. 고국으로 돌아온 그는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해밀턴이 시드니 사업을 위해 처음으로 미국을 떠났던 2005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 소비자들에게 건강에 좋은 식품의 절대적인 척도는 칼로리와 지방의 양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 ‘천연’ , ‘유기농’ , ‘글루텐 무함유’ 같은 용어를 포함한 새로운 척도가 등장했다. 더 중요한 건 식단조절과 관련된 모든 요소가 사라져버렸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 Nielson에 따르면, 놀랍게도 ‘식단조절’ , ‘라이트’, ‘낮은’, ‘절감’과 같은 이름이 붙은 제품의 단위 매출은 2013년에만 11% 감소했다. 그 전에도 수년 간 성장이 정체되어 있었다.

식품업계 전체로 보면 엄청난 패러다임의 변화였다. 그래서 해밀턴은 2014년 4월 네슬레 린 퀴진 브랜드의 틀을 바꿔 건강의 새로운 척도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그는 현재 린 퀴진 마켓플레이스 Lean Cuisine Marketplace 라인 출시를 준비하며, 네슬레가 ’ 현대식 건강 도우미‘ 라 부르는 영역을 활용하려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글루텐 무함유, 유기농, 고단백질 또는 채소 추가 등의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마켓플레이스 사업의 시작은 번개처럼 신속했다. 최소한 식품업계의 관행에 비춰보면 그렇다. 과거에는 이 같은 제품개발에 평균 18개월에서 24개월이 걸렸다. 네슬레 미국 사업부문을 이끌고 있는 폴 그림우드 Paul Grimwood는 혁명적인 새시대에 과거 같은 사업 일정을 고수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식품업계에서 전에 볼 수 없었던 빠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림우드는 사람들이 새로운 식품경향을 받아들이는 속도에 대해 “아마도 지금이 역사상 가장 빠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린 퀴진이 헤쳐나가려는 문화적인 역풍은 식단조절에 반대하는 정서보다도 더 강력하다. 미국 소비자들이 냉동식품까지 기피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린 퀴진이 직면한 어려움은 배가되고 있다. 닐슨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12개월 간 전체 냉동식품 분야 단위 판매량은 2.5% 감소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냉동식품은 신선식품의 반대를 의미한다.

네슬레는 저조한 냉동식품 판매량에 영향을 받지 않는 부문을 찾아,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에이미스 키친 Amy’s Kitchen이 출시한 ‘ 천연 및 유기농’ 제품 같은 하위 제품라인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론 오하이오 주에 5,000만 달러 규모의 연구개발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건강에 좋은 냉동식품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할 계획이다. 이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크레딧 스위스는 지난 4월 내놓은 네슬레 관련 보고서를 통해 ‘초대형 식품업체가 거대 식품업계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업분야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것인가? 투자자들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현재의 상황을 정리하기도 했다.

기존 거대식품업체들이 직면한 존폐의 위기는 헤인 셀레스철과 같은 기업을 보면 더욱 뚜렷하게 알 수 있다. 지난해 매출 22억 달러를 기록한 헤인은 대기업으로 향하는 과도기 업체다. 설립자이자 CEO인 어윈 사이먼 Irwin Simon은 2020년 목표가 매출 50억 달러 달성이라고 밝힌 바 있다. 헤인은 그릭 갓스 요거트 Greek Gods Yogurt에서 테라 칩스 Terra Chips에 이르는 천연식품 및 유기농 식품과 맞춤형 건강식품 분야 브랜드 50개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제품의 0% 이상이 유전자변형 성분을 함유하고 있지 않으며, 40% 가량은 유기농이다( 요즘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는 두 가지 요소다). 그 결과, 헤인은 2013년은 물론 2014년에도 포춘 선정 ‘초고속 성장 기업(the fastests growing companies) 순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하겐다즈 Hagen-Dazs와 슬림패스트 SlimFast에 잠시 몸담았던 사이먼-스스로도 모순적이라는 점을 인정한다-이 헤인을 설립한 건 20년도 더 지난 일이다. 그는 예전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소비자들은 체중감량을 간절히 원하지만 지속적인 노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1993년 11월 헤인이 상장됐을 때, 시가총액은 750만 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 가치는 60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에드워드 존스의 루소는 “그들에게선 오래되고따분한 가공식품업체의 멘탈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헤인의 전략은 단순하다. 주요 제품을 선택, 천연식품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이 기업은 사이먼이 ‘죽거나 죽어가고 있는 브랜드’라고 부르는 쪽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56세인 캐나다 토박이 사이먼은 “소비량이 증가하지 않는 분야는 많다. 우리는 그런 부분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이먼은 자체 브랜드를 시작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대신 소규모 브랜드를 사들여 육성한다. 이 때 해당 제품을 집으로 가져와 아이들이 먹는 것을 보면서 잠재적인 인수대상을 시험해본다고 한다. 그는 “아이들이 손대지 않으면, 브랜드 인수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헤인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사이먼은 여전히 여러 애널리스트로부터 마진 때문에 시달림을 당하고 있다. 마진이 기존 식품업체들에 뒤처지기 때문이다. 그는 “거의 매일 두들겨 맞는 문제”라며 “하지만 고맙게도 성장하는 방식 또한 여느 업체와 다르다”고 말했다. 사이먼은 유전자변형식품이 아니거나, 유기농이거나, 인공 성분을 함유하지 않은 경우, 마진의 10~15%를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탐욕스러운 거대 식품업체들이 정말로 그 수준의 마진을 포기 할 수 있는지 되묻는다. “오늘날 대기업들은 애니스와 스몰 플래닛 Small Planet처럼 되기를 원하지만, 유전자변형 식품이 함유된 제품도 판매하고 싶어한다.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 결단을 내려야 한다.”

편이 갈리며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는 유전자변형식품 표기 문제는 지금 거대식품업체들이 직면한 딜레마를 잘 보여준다. 규제당국을 비롯해 저명한 과학계 인사들은 유전자변형 식품이 안전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설문조사에 응한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유전자변형 식품 정보를 표기해 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럼에도 거대식품업체들은 수백 만 달러를 쏟아 부으며 관련정보 표기를 의무화하는 각 주의 법안들을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

소토니필드의 허시버그는 “CEO 입장에서 소비자 편에 서는 것이 가장 똑똑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유전자변형 식품 라벨표기를 지지하는 단체 ‘저스트 레이블 잇 Just Label It’의 공동설립자로 이 조직의 의장을 맡고 있다. 해당사안과 관련이 깊은 인물이다.

캠벨 수프가 논란의 한 가운데 서 있다. 2개 주에서 라벨 표기 반대운동에 자금을 지원하다가 중단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모리슨은 소비자에게 유전자변형 식품 정보를 알려야 한다는 주장에 항상 찬성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50개 주 각각에 별도의 법을 제정하기보단 단일 연방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3개 공장에서 수프를 만들어 전국으로 운송한다”며 “버몬트로 운송하는 제품과 다른 지역으로 운송하는 제품의 라벨이 다르면 곤란하다”고 토로했다.

이런 생각이 의회에 영향을 주면서, 거대 식품업체들이 지지하는 법안이 현재 하원에 계류 중이다. 자발적으로 전국 라벨표기 표준을 만들고, 주에서 별도의 라벨을 의무화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 법안의 내용이다. 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소비자들에겐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거대 식품업체의 경쟁자들이 이를 지렛대 삼아 마케팅에 기꺼이 활용할 것이다. 볼더 브랜드의 CEO 스티브 휴스는 거대식품업체들에 대해 “전투에선 이겨도 전쟁에선 패배하는 아주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자신의 ‘입맛’에 자금(혹은 시간)을 투자한 사람들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는 형태의 비즈니스를 하는 식품업체가 큰 각광을 받고 있다. 몇몇 CEO들은 이 같은 사실을 빠르게 포착해냈다. 해당 분야에서 활기를 띠는 신생사업에 자금이나 시간을 투자한 인물을 아래에서 찾아보자. 몇몇 CEO들의 투자 열정은 대단하다(별미라는 장점이 그들을 유혹한다). 다른 CEO들의 경우는 좀 더 규모가 작고 지속가능성이 큰 식품사업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 윤리적으로 올바른 선택이기도 하다.

로버트 아이거 Robert Iger
월트디즈니 Waltdisney Co. CEO
브루클린에 본사를 둔 앰플 힐스 크리머리 Ample Hills Creamery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어본 후, 이 사업의 설립자인 부부에게 다짜고짜 전화를 걸어 자신의 멘토링을 받도록 설득했다.

마크 베니오프 Marc Benioff
세일즈포스닷컴 Salesforce.com CEO
다채로운 방식으로 수많은 업체를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이끌었던 베니오프는 최근 햄프턴 크리크가 9,0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기여했다. 덕분에 햄프턴 크리크는 채식주의자용 마요네즈와 계란 무함유 제품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었다.

에번 윌리엄스 Evan Williams
미디엄 Medium CEO 트위터 전 CEO
윌리엄스는 블루 보틀 Blue Bottle에 투자한 여러 IT 분야 설립자 가운데 한 명이다. 블루 보틀은 베이 에어리어 Bay Area에서 시작한 커피 체인으로, 향이 강한 제품과 고객 맞춤형 개별 커피 판매를 통해 순수주의자들(purists)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잭 도시 Jack Dorsey
스퀘어 Square CEO 트위터 전 CEO
도시는 자신의 다양한 식습관에 대해 여러 번 얘기한 바 있다(극단적인 채식주의를 시도하다가 피부가 오렌지색으로 변한 적도 있다). 최근 언리얼 Unreal 의 영상에 카메오로 깜짝 출연하기도 했다. 언리얼은 좀 더 건강에 좋고 지속 가능한 성분의 사탕을 개발하고 있다.

조너선 캐플런 Jonathan Kaplan
퓨어 디지털 Pure Digital 설립자 (플립 카메라 Flip Cameras 개발자)
자신의 회사를 시스코 Cisco에 매각한 캐플런은 구이 치즈로 눈을 돌렸다. 올해 말까지 자신이 설립한 체인업체 멜트 The Melt(‘천연성분 100%’를 표방한다)의 전국 지점을 50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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