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입니다. 어제까지와는 단절된 새로운 세상의 시작입니다. 오랜 기간 겪어왔던 좌절로부터의 단절이고, 만년 3위로부터의 단절입니다. 이번에 2.1GHz 주파수 경매에 우리가 단독 입찰하게 됨으로써 우리의 가슴 아픈 숙원을 풀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우리가 경쟁사들과 당당히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다는 존재감을 널리 알린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진정 우리의 ‘설움의 과거’를 말끔히 씻을 때가 온 것입니다.”
지난 2011년 7월,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한 통의 편지를 임직원들에게 보냈다. 국내 최초 4G(4세대 이동통신) LTE 상용화에 성공한 것을 자축하고 ‘4G LTE 1등’을 위한 의지와 다짐을 담은 편지였다. 하지만 대다수 업계 전문가들은 LG유플러스의 이 같은 자신감에 의문을 제기했다.
무엇보다 기존 경쟁사와 비교하면 한참 뒤처진 LG유플러스가 과연 LTE 하나만으로 기존 판을 깰 수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 견해가 우세했다. 이후 4년여가 지났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같은 걱정은 기우(杞憂)였다. 요즘 이동통신업계 ‘막내’ LG유플러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실적은 그야말로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가입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그동안 LG유플러스를 지겹게 따라다니던 ‘만년 3위’라는 꼬리표도 조만간 떼어낼 듯하다. 그렇다면 통신업계 형님들과의 경쟁에서 LG유플러스가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취임 6주년을 맞은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의 남다른 통찰력을 성장의 키워드로 꼽고 있다. 그동안 LG유플러스는 이상철 부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탈(脫) 통신’과 ‘롱텀에볼루션(LTE)’을 앞세워 조금씩 성장의 기틀을 닦아왔다.
그리고 4G시대 개막과 동시에 만년 3위라는 설움을 씻어낼 채비를 갖췄다. 포춘코리아가 ‘새 삶의 창시자(New Life Creator)’라는 기치를 내걸고 성장의 고삐를 죄고 있는 LG유플러스의 놀라운 반전과 그 속에 담긴 전략을 살펴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더 이상 LG유플러스를 ‘통신업계 꼴찌’, ‘만년 3위’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적어도 최근의 LG유플러스는 2위를 넘보는 ‘강력한 3위’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이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의 요즘 행보를 지켜본 통신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대다수 통신업계 종사자들은 이 같은 의견에 동조한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여파와 영업정지 이슈로 시끌벅적했던 상반기 이동통신시장에서 LG유플러스는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단적인 예가 바로 가입자당 매출(ARPU)이다. ARPU는 통신사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ARPU가 높을수록 고액의 요금을 내는 우수 이용자가 많음을 의미한다. ARPU에서 LG유플러스는 지난 2분기 기준 3만 6,173원을 기록했다. 이는 업계 1위 SK텔레콤의 3만 6,601원에 근접한 수치이자 KT의 3만 4,879원을 앞선 기록이었다.
영업이익은 더욱 놀라운 수준이었다. 지난 2분기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1,924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96%나 증가한 수치다. 그야말로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LG유플러스의 지난 2분기 LTE 가입자 수 역시 1분기 대비 3.5% 늘어난 91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무선 가입자의 78.6%에 달한다.
실적 상승을 이끈 요인은 그동안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강조해온 동영상 사업의 성장과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의 증가다. 우선 동영상과 사물인터넷 사업은 이상철 부회장이 올 초 제시한 ‘ 새 삶의 창시자’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이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와 4월 용산 신사옥 입주 행사 등에서 꾸준히 이 전략을 언급하며 LG유플러스의 미래가 동영상과 사물인터넷, 5G 네트워크 등에 달려 있음을 대외적으로 천명해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LG유플러스의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유플러스는 단통법 시행 이후에도 원활한 가입자 증가세를 지속 중”이라며 “LTE 환경에서 높아진 경쟁력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이익 창출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유플러스의 성장세는 단기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지난 2011년 취임 이후 꾸준히 ‘탈 통신’과 ‘LTE’를 앞세워 성장의 기틀을 닦아온 업계 최장수 CEO 이상철 부회장의 선제적 경영 전략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
‘새 삶의 창시자’ 전략 본격 가동
“새로운 ICT 시대에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입니다. 가치창출의 중심이 더 이상 공급자가 아닌 고객으로 바뀌게 되는 새로운 세상입니다. 올해는 ‘새 삶의 창시자(New Li fe Creator)’ 전략의 원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남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창조 정신으로 ‘출기제승(出奇制勝·기묘한 전략을 써서 승리함을 일컫는 사자성어)’ 하여 글로벌 통신시장의 변화를 선도합시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의 올해 신년사에는 LG유플러스가 나아갈 길이 정확히 명시돼있다. 다가올 5G 시대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갈고 닦아 궁극적으로 사물인터넷 (IoT·Internet of Things) 시장의 변화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발언이었다.
이 부회장을 설명하는 한 단어는 바로 ‘통찰력’이다. ‘강한 3위’ LG유플러스의 저력 역시 이 부회장의 ‘통찰력’을 빼고서는 설명할 수 없다. 이상철 부회장은 소위 통신업계의 마당발이다. 서울대 전기공학과 학사, 미국 듀크대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이 부회장은 지난 1976년 미국 웨스턴 유니언 스페이스컴에 입사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통신위성 설계를 담당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82년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국내 생활을 시작한 이 부회장은 이후 KT 대표, 정보통신부 장관, 광운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민·관·학을 모두 거친 ‘통신업계의 산 역사’라고 불러도 손색이없다.
하지만 통신 전문가인 이상철 부회장에게도 LG유플러스 대표이사직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이동통신시장은 SK텔레콤과 KT가 양분하고 있었다. 당시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은 한마디로 ‘무늬만 3위’였다. 강자들 틈바구니에서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2010년 1월 당시 통합 LG텔레콤 대표이사 자리에 취임한 이 부회장의 고민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LG텔레콤 입장에서나 이상철 부회장 입장에서나 모두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었다. 여기서 이 부회장의 첫 번째 통찰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바로 ‘탈 통신’ 전략이었다. 이 부회장은 당시 언론 간담회에서 자신의 ‘ 탈 통신’ 전략을 이렇게 소개했다. “제가 생각하는 탈 통신 전략의 결과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고객의 모든 생활을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고객은 한 명입니다. 기업 고객, 홈 고객, 개인 고객으로 나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거죠. 고객은 결국 한 사람이라는 생각, 이것이 바로 탈 통신의 포인트입니다.”
당시 이 부회장이 내세운 ‘ 탈 통신’ 전략은 통신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2010년 당시만 해도 국내 이동통신업계를 강타했던 키워드는 다름 아닌 ‘스마트폰’이었다. 모든 통신사가 좀 더 다양한 스마트폰 단말기를 유치하는 데 혈안이 됐던 시점이었다. 스마트폰 단말기에 집중하고 있던 통신시장에서 ‘탈 통신’은 다소 낯선 개념일 수밖에 없었다.
이 부회장은 세간의 이목에 아랑곳없이 마이웨이를 고수했다. 그리고 취임 6개월 후인 지난 2010년 7월, 사명을 LG유플러스로 바꾸고 ‘탈 통신’을 위한 새 출발을 선언했다. 사명에서부터 ‘텔레콤’을 지워 ‘탈 통신 기업’의 이미지를 쌓아나가겠다는 전략이었다.
‘탈 통신’ 사업전략의 적중
새롭게 출범한 LG유플러스는 ‘탈 통신’추진 조직을 신설하고 개인화·융합화·공유라는 3대 핵심 가치를 선포했다. 그리고 교육·유틸리티·미디어·광고·자동차·헬스케어 등을 주요 영역으로 선정하고 집중적으로 탈 통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우선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인터넷TV 등 온 가족의 통신요금을 일정 수준의 상한 금액으로 지정하고 상한 금액의 최대 두 배에 달하는 무료 혜택을 제공하는 ‘온 국민은 요(yo)’ 요금제를 출시해 통신시장에 가족할인요금제 경쟁을 촉발했다.
또 통신사업자 중 처음으로 개방형 모바일 광고 플랫폼인 ‘유플러스 애드(U+AD)’와 가입 통신사와 관계없이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전화 앱 ‘유플러스 070’도 출시하며 고객 서비스의 다변화를 이끌어냈다.
그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시장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페이스북 및 트위터와 SNS 분야 사업협력을 체결한 LG유플러스는 통신사 최초로 한국형 트위터 ‘와글’과 위치 기반 서비스(LBS) ‘플레이스북’ 등 자체 SNS를 출시하며 탈 통신 전략의 고삐를 죄었다.
이 밖에도 글로벌 거대 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와 중소기업 솔루션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제휴를 체결하고, 국내 의료기관과 제휴를 맺으며 의료서비스 솔루션,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 도전에도 적극 나섰다.
특히 LG유플러스는 탈 통신 가속화를 위한 비장의 무기로 중소기업과의 폭넓은 상생협력을 앞세웠다. 중소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해외 업체들이 독점해왔던 통신장비 시장에서 디지털 광중계기, 대용량 라우터(Router·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연결시켜주는 장치) 장비 등을 공동 개발하는 등 동반성장을 위한 행보도 이어나갔다.
이처럼 탈 통신 전략이 조금씩 가시화될 때 무렵,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LG유플러스를 찾아왔다. 바로 4세대 통신망, 이른바 ‘롱텀에볼루션(LTE)’의 상용화였다. 사실 LG유플러스가 정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주파수 문제였다. 지난 2006년 정부는 2G(CDMA) 종료에 이은 3G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국내 이동통신사들에게 WCDMA와 IMT-2000 사업권을 할당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통신 3사는 한결같이 WCDMA를 희망했다. 당시 글로벌 시장의 대세는 WCDMA였다. 주요 통신용 칩 제조사들도 IMT-2000 관련 칩 개발을 접고 WCDMA로 넘어가는 추세였다.
하지만 통신 3사 중 WCDMA 사업자로 선정된 기업 목록에 LG유플러스는 없었다. 결국 LG유플러스는 이른바 2.5G로 불리던 CDMA2000으로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는 LG유플러스에겐 치명타였다. 2.5G와 3G에서 사용 가능한 주파수의 가장 큰 차이는 ‘통화품질’이었다. 미묘한 차이였지만 사용자들은 ‘통화품질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LG유플러스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어찌 보면 이때부터 LG유플러스의 ‘흑역사’가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상철 부회장도 3G에서 뒤처진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4G에서 확실히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난 2011년 진행된 4G 주파수 경매 당시, 이상철 부회장은 LG유플러스를 ‘가난한 농부’에 빗대며 4G서비스 주파수 획득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가난의 대물림이 더 이상 거듭돼서는 안 된다”며 “농부가 경작할 농지가 없으면 생업을 이어갈 수 없는 것처럼 우리도 경쟁을 위한 최소한의 자원은 있어야 한다”고 읍소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경쟁업체들은 주파수대역 경매에서 배제됐다. LG유플러스는 주파수 경매에 단독 입찰해 기어코 4G서비스에 필요한 2.1㎓ 주파수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선제적인 LTE 투자로 주도권 잡아
4G서비스를 위한 기반은 마련됐다. 하지만 이후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무엇보다 회사 내부에서 ‘ LTE회의론’ 이 고개를 들었다. 이유는 만만치 않은 투자 금액 때문이었다. 당시 LTE 전국망 구축에 필요한 예산은 무려 1조7,000억 원에 육박했다. 이상철 부회장의 고민도 점차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때 이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사람이 바로 구본무 LG그룹 회장이었다. 구 회장은 “단기 경영실적에 연연하지 말고 네트워크 구축 초기 단계에서부터 과감히 투자하라”고 지시했다. 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LTE 전국망 구축을 9개월로 단축할 수 있었던 것도 구 회장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의 ‘ LTE 올인’ 승부수는 성공을 거뒀다. 국내 최초 LTE 서비스 상용화에 이어 ▲세계최초 LTE 전국망 구축 ▲세계 최초 VoLTE( Voice over LTE·LTE망을 이용한 음성통화) 서비스 상용화 ▲세계 최초 100% LTE 상용화에 성공하며 LTE 선도기업으로서 통신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이상철 부회장은 LTE 상용화에 성공한 직후,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LTE 시대가 되면 통신시장은 완전히 바뀝니다. 무선 인프라가 유선에 버금가는 속도를 제공하고 데이터, 음성 및 비디오가 모두 패킷 형태의 IP 데이터로 처리되면서 3G에서는 불가능했던 영상 세계가 새롭게 열리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LTE로 생활패턴이 바뀌고 훨씬 더 개인 중심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줄 ‘스마트 비서’를 갖게 됩니다. 우리는 이제 어떤 네트워크에서도 제공하지 못했던 100Mbps의 ‘궁극의 속도(The Ultimate Speed)’와 함께 진정 고객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새로운 세계를 열어줄 무기를 우리 손에 쥐게 된 것입니다.”
LTE 상용화 4년, 탈 통신 전략을 내세운 지 5년이 지났다. 그동안 LG유플러스는 이전과 다른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이 부회장 취임 전인 2009년과 비교하면 괄목상대(刮目相對)하게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LG유플러스의 매출은 10조9,998억 원, 영업이익은 5,763억 원이었다. 이는 2009년 매출 4조9,587억 원, 영업이익 3,562억 원과 비교하면 각각 121.8%, 61.8% 증가한 수치였다.
이상철 부회장과 LG유플러스는 이제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LTE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전략으로 ‘탈 통신’ 기업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이상철 부회장은 또 다른 전략의 필요성을 자신의 평소 지론인 ‘S커브’에 빗대어 이같이 설명한다. “기업의 성장기에는 그야말로 성장의 고삐를 바짝 조여야 합니다. 하지만 성장이 멈춘 후에도 조이기만 한다면 이는 기업이 망하는 지름길이나 다름없죠. 성장이 멈추면 새로운 S커브를 그려야 다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성장세, 가파른 성장세, 성장 정체 단계로 나뉘는 S커브처럼 기업의 성장에도 한계가 있다는 뜻이죠.”
이 부회장이 말한 첫 번째 S커브는 LTE 서비스다. 그리고 이동통신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현 상황에서 그는 새로운 S커브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부회장이 제시한 LG유플러스의 두 번째 S커브는 바로 ‘미센트릭(Me-Centric)’이다. 미센트릭은 나 자신보다 나를 잘 이해하고 알아서 챙겨주는 ‘나’를 중심으로 한 기술 패러다임이다. 이는 ‘고객 중심 가치 창출’이라는 이상철 부회장의 경영 철학이 담긴 패러다임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4G에 이은 5G가 곧 미센트릭 시대의 서막을 열 핵심 기술이라며 5G 시대에 대한 선제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이상철 부회장은 말한다. “지난 30년 동안 컴퓨팅 파워는 100만 배 넘게 커졌습니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는 미센트릭 사회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죠. 특히 5G시대에는 과거 소수의 백만장자만이 누리던 수많은 특권이 일반 대중들의 몫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5G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며, 이는 개개인이 중심이 되는 미센트릭 시대의 초석으로서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것입니다.”
LG유플러스는 미센트릭 DNA 이식을 위해 종전 브랜드와 슬로건을 과감히 버리고 ‘ U+ LTE ME’ 라는 새로운브랜드를 선보였다. 나(Me) 즉, 고객 입장의 브랜드로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이 이름에 담겼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공격적인 사물인터넷 비즈니스
미센트릭 전략이 녹아든 새로운 시장이 바로 사물인터넷 (IoT) 이다. IoT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정보통신 분야에서도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외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은 오는 2020년이면 IoT 시장규모가 약 7조 달러(한화약 8,204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LG유플러스뿐 아니라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도 IoT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LG유플러스는 이미 실생활에 접목 가능한 다양한 IoT 서비스를 출시·상용화하며 이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상철 부회장 역시 “오는 2020년 글로벌 IoT 1등 기업이 되겠다”며시장 공략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홈IoT는 LG유플러스 IoT 전략의 핵심 서비스다. 말 한마디로 조명을 끄고, 외부에서 가스를 잠글 수 있다. 실시간 전력 사용량을 확인하고, 깜빡하고 켜놓은 전자제품을 스마트폰 하나로 끌 수 있다. 이처럼 사용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IoT 서비스를 통해 ‘IoT 시장’의 선도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업계 최초로 선보인 가스제어서비스 ‘가스락’을 기반으로 안전 분야와 에너지 분야에서 IoT서비스 라인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올인원 (All-in-One) 가전으로 찬사를 받은 일체형 셋톱박스를 통해 시장을 선도 중인 ‘U+tvG’ 서비스 역시 강화해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특히 소비자에게 IoT 개념을 알리고 접점을 늘리기 위해 선보인 ‘IoT@Home’ TV 광고가 마케팅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공지능을 갖춘 세계 최초 소셜 홈 로봇인 ‘지보(JIBO)’의 개발사인 미국 ‘지보’에 200만 달러를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LTE이노베이션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의 IoT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등 IoT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또 다른 LG유플러스 미센트릭 시리즈인 ‘ LTE비디오포털’ 역시 서비스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고객의 비디오 시청 이력과 패턴에 따라 비디오를 추천해주는 맞춤형 서비스인 ‘ LTE비디오포털’ 을 앞으론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기반으로 일상생활을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소통의 장으로 진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가 LTE비디오포털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수익성과 직결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LTE비디오포털 사용을 위한 전용 요금제 가입자의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일반 가입자의 2배인 약 8기가바이트( GB)에 달한다.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가입자 추가 유치에 성공할 경우, 가입자당 평균매출액(ARPU) 상승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 중 LTE비디오포털의 콘텐츠 수급을 대폭 늘리고, N스크린(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기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을 통한 비용 효율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LG유플러스가 국내시장에서 LTE와 IoT 서비스를 앞세우고 있다면 글로벌 시장 전략의 키워드는 다름 아닌 ‘ 전자결제’ 다. 이상철 부회장 역시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전자결제사업은 LG유플러스의 미래를 책임질 것”이라며 전자결제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최근 LG유플러스는 KB국민카드와 함께 중국 최대 신용카드사인 유니온페이의 모바일 카드 발급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유니온페이 응용프로그램이 탑재된 유심(USIM) 개발 및 검증을 완료하고 유니온페이결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중국 인민은행 카드 인증센터’의 인증 절차도 마무리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9월부터 중국 내 500만여 개 유니온페이 결제 단말기에서 이용 가능한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의 모바일 카드결제서비스를 모바일 카드를 발급받은 고객에게 제공 할 예정이다. 국내 가맹점을 대상으로 NFC 방식의 결제 단말기를 보급하고, 중국인 관광객들도 국내 가맹점에서 모바일 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 역시 선보일 예정이다.
전자 결제 서비스로 글로벌시장 공략
이미 LG유플러스는 최근 전자결제 서비스의 외국환 업무를 시작했다. 외국환 업무는 내국인과 외국인 사이의 지급과 결제업무를 의미한다. 원래 외국환 업무는 은행의 고유 영역이었다. 하지만 지난 6월 국회가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도 외국환 업무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면서 LG유플러스도 기회를 얻게 됐다. 현재 PG사업을 하는 국내 통신사는 LG유플러스가 유일하다. LG유플러스는 외국환 업무가 가능해짐에 따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해외직구(직접구매)족을 타깃으로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 ‘페이나우’의 전자결제 외국환 업무를 강화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직구 고객 대상 전자결제 외국환업무에서 기반을 닦은 뒤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할 계획”이라며 “20여 년 동안 쌓아온 사업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외 전자결제시장에서도 성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IoT 등 탈 통신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들이고 있다.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에서 카타르 1위 이동통신사 오레두(Ooredoo)와 홈IoT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하고 ‘맘카2’ 등 홈IoT 서비스 및 단말기를 수출하고 있다. 중소기업 유브릿지와 공동 개발한 차량용 미러링(Mirroring·특정 기기의 화면을 다른 기기의 화면으로 전송해 보여주는 기술) 서비스 ‘카링크(Car Link)’의 수출 계약을 체결, 인도네시아·대만 통신사와의 협력을 통한 현지시장 진출 등 다양한 경로의 글로벌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LG유플러스는 이상철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LG유플러스의 사옥 이전은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용산 신사옥으로 이전하며 5년간의 남산 시대를 마무리 지었다. LG유플러스의 ‘ 용산 시대’ 개막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용산이 약 30여 년 전 LG유플러스의 전신인 LG데이콤이 국내 최초로 데이터 통신서비스를 시작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상철 부회장은 용산 신사옥 입주 행사에서 “우리는 용산에서 LTE에 이어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라는 큰 미션을 부여받고 있다”며 “다시 한 번 미래를 향한 큰 소명 의식을 가지고 제2의 도약을 이뤄내자”고 역설했다.
이상철 부회장은 남산에서 LG유플러스를 LTE 대표 통신사로 성장시켰다. 그렇다면 그는 용산에서 어떠한 통찰력으로 제2의 도약을 이끌어낼까? 이 부회장과 LG유플러스의 도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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