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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열 제일은행장 인터뷰/“계열사 매각땐 경영정상화 낙관”
입력1997-07-17 00:00:00
수정
1997.07.17 00:00:00
◎‘기아자 3자인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지금은 경영진 문책보다 사태수습 할 때『기아그룹에 대한 부도방지협약 적용은 기아자동차를 살리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
유시열 제일은행장은 기아그룹의 부도방지대상 선정은 최근 기아그룹의 유동성이 극도로 악화돼 어쩔 수 없이 이뤄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유행장은 그러나 기아그룹의 주력기업인 기아자동차는 경영상 별 문제가 없기 때문에 나머지 계열사 매각 등 자구노력이 착실히 진행된다면 기아자동차는 멀지않아 정상 경영이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유행장은 하지만 세간에서 나돌고 있는 소문처럼 기아자동차를 S그룹 등 3자에 인수하는 일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고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그룹 부도방지대상 선정이라는 어려운 결단(?)을 내린 유행장을 16일 상오 제일은행장실에서 만나 채권은행단의 입장과 그동안의 경위를 들어봤다.
기아그룹의 어려움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닌데 갑자기 부도방지대상으로 선정된데 대해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그동안 여러차례에 걸쳐 기아그룹측에 특단의 조치를 요구했다. 매일매일 결제에 회부되는 어음규모가 적지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아측은 최근 제2금융권으로부터 교환에 돌아올 어음이 많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알아서 막을테니 걱정말라는 식으로만 대답하고 이렇다 할 대처방안은 마련하지 못했다. 또 은행간 협조융자도 2금융권에서 채권회수에 나서는 바람에 이뤄질 수 없었다. 이 때문에 14일 김선홍 회장에게 최후 통보를 했다.
당시 김회장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회장은 제일은행 등 채권은행에서 막아달라는 얘기만 되풀이했다.
앞으로 기아그룹의 향방은 어떻게 되는가.
▲부도유예기간중에 채권은행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자구노력이 이뤄지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주력기업인 기아자동차의 경우 자체 경영에는 별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안다. 다만 기아자동차가 기아특수강, 기산, 아시아자동차 등에 2천억∼3천억원씩 자금을 지원하다보니 기아자동차까지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번 부도방지대상 선정은 주력기업인 기아자동차를 살리기 위한 조치로 이해해달라.
기아자동차의 제3자인수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인데.
▲기아자동차의 3자인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채권은행으로서 전혀 생각해본 적도 없다. 대주주도 없는데 어떻게 주식을 확보해 3자에게 인수시킬 수 있겠는가. 다만 기아자동차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들, 특히 기아특수강이나 기산, 아시아자동차 등에 대해서는 3자인수가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채권은행단도 기아그룹 계열사의 매각에 대해 어느 정도 금융지원을 해 줄 생각이다.
그렇다면 이번 부도방지대상 선정이 기아그룹의 주인을 찾아주기 위한 조치는 아니라는 말인가.
▲그런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김선홍 회장체제에 대해 경영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데.
▲책임문제는 거론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책임추궁보다는 사태수습이다. 사태수습을 위해 어떤 체제가 효율적인지 생각해야 한다.<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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