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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한국 정치 다양화에 기여" "다른 종교와 갈등 우려" 팽팽

기독자유민주당 공식 출범… 종교·정치계 논란<br>기민당 "친북·좌파 척결 앞세워 원내 진출 반드시 이룰것"<br>"정교 분리 원칙 파괴·극우정당 전락할 수도" 목청 커<br>여의도 순복음교회 원로 목사 등은 줄줄이 불참 밝혀

기독자유민주당 창당 대회가 열린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의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한관계자가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독자유민주당

[이슈 인사이드] "한국 정치 다양화에 기여" "다른 종교와 갈등 우려" 팽팽 기독자유민주당 공식 출범… 종교·정치계 논란기민당 "친북·좌파 척결 앞세워 원내 진출 반드시 이룰것""정교 분리 원칙 파괴·극우정당 전락할 수도" 목청 커여의도 순복음교회 원로 목사 등은 줄줄이 불참 밝혀 나윤석기자 nagija@sed.co.kr 기독자유민주당 창당 대회가 열린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의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한관계자가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독자유민주당 보수 성향의 목회자들이 '기독자유민주당(기민당)'을 만들어 정치에 참여한다. 이들은 내년 총선에서 의석을 확보해 기존 정치권의 이념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에게 새로운 가치와 희망을 심어주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오랜 기간 정교 분리의 원칙이 지켜져 온 우리 사회에서 기독교 정당이 출범하고 의회에 진출해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커지자 '성(聖)과 속(俗)의 바람직한 역할과 경계'를 두고 다시금 논란이 불붙고 있다. 정당 조직의 자유를 명분으로 삼는 쪽에선 새로운 형태의 정치 집단이 한국 사회의 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다른 쪽에선 정교분리 원칙의 파괴로 종교 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며 기민당이 내건 정책을 문제 삼으며 극우정당 전락 우려도 제기하고 있어 파문이 커지고 있다. 보수 성향 목회자들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의 한 교회에서 창당 대회를 열고 기민당을 공식 출범시켰다. 창당준비위원장인 김충립 목사를 당 대표로 선출한 기민당은 이날 친북·좌파 척결, 수쿠크법·동성애법 저지 등을 주요 정책으로 제시했다. 인터넷 아이디 실명제 도입, 강력한 법치제도 확립, 향락산업 근절도 그들이 내건 정책에 포함됐다. 기민당은 창당 취지문에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고 이념과 지역 갈등으로 지친 국민에게 새로운 가치와 희망을 심어주는 주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독교 정당의 국회 진출 시도가 처음은 아니다. 2004년 17대 총선에 나선 한국기독당은 전체 유효투표 가운데 1.07%를 득표하는데 그쳤으며 2008년에는 기독사랑실천당이 44만3,775표(2.59%)를 획득해 원내 진출에 실패했다.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출하려면 최소한 3% 이상을 득표해야 된다. 기민당은 내년 총선에서는 다른 결과를 자신하고 있다. 지난 총선 때와 달리 창당서부터 선거까지 충분한 시간을 확보한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의석을 확보해 '세(勢)'를 과시할 수 있는 정치 집단으로 올라서겠다는 각오다. 기민당은 우리 정치의 고질병으로 이념 갈등 고착을 꼽고 있다. 한국 정치의 스펙트럼을 한 뼘 넓히면서 뿌리 깊은 이념 대결을 해소하겠다는 것이 기민당이 스스로 내건 창당 명분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립대학의 교수는 "그리스도의 이념을 충실히 구현할 수 있다면 기독교 정당의 출현이 반드시 색안경을 끼고 볼 일은 아니다"라며 "다만 특정 종교의 이익에 다른 모든 것을 종속시키는 정당이 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거세다. 특정 종교가 정치 세력으로 조직화할 경우 타 종교와의 갈등이 유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다른 많은 국가들과 달리 종교 간의 유혈 분쟁 없이 민주사회로 이행했다"며 "종교가 권력의지를 지닌 정치세력이 되면 다른 종교와의 갈등이 야기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현 교수는 "이후 모든 종교가 너도나도 정당을 만들겠다고 나서면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지켜온 정교분리 원칙도 함께 허물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창당 대회에서 기민당은 자신들의 선결 과제가 '친북·좌파 척결'임을 분명히 했다.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반(反) 자본주의 세력만큼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포섭할 수 없다는 것이다. 창당한 지 일주일도 채 안 된 기민당에 벌써부터 극우정당의 딱지가 붙은 까닭이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당 창당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특정 세력의 제거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비전과 내실이 빈약함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공동선을 이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정치가 생각이 다른 세력을 '악'으로 지목한다면 민주주의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교계 내부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있다. 기민당은 뜻을 같이 하는 일부 기독교인들의 집단일 뿐인데 마치 그것이 교회 전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오해 받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불만이다. 기민당 창당을 두고 논란이 일자 창당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던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김삼환 명성교회 담임목사 등 대형 교회 목사들이 줄줄이 불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창당과 관련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최성주 홍보부장은 "기본적으로 우리는 정교분리 원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지는 안 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무상급식ㆍ광우병 파동 등 사회 이슈가 있을 때마다 일부 성직자와 종교 단체는 스스럼없이 의견을 개진했다. 그때마다 보수 세력 일각에서는 종교인의 정치 훈수에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곤 했다. 이번 기민당 창당 논란을 계기로 기독교 정당의 원내 진출을 막는 것은 물론이고 종교의 현실 참여 자체를 봉쇄해야 한다는 다소 과격한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종일 뉴라이트전국연합 대표는 "성과 속은 전혀 다른 두 세계"라며 "정당 창당뿐 아니라 현실 참여도 자제시키면서 종교가 본연의 역할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시민사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택수 교수는 "정당을 만들어 직접 현실 정치에 뛰어드는 것과 사회 이슈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라며 "종교인도 성직자이기 이전에 시민 사회의 구성원인 만큼 정치나 사회 문제에 관해 개인적 의견을 피력하는 것을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헉! 어느 정도기에… 한나라도 민주도 떨고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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