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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내년 경영 키워드는 새판짜기] 신사업 키워 수익구조 다변화·3세 경영 안착 '투트랙 전략'

삼성<br>非전자 경쟁력 키우고 건설부문 통합 여부 관심<br>현대차<br>양보다 질적 성장 주력… 브랜드 혁신에 포커스<br>LG<br>휴대폰 글로벌 점유율 두 자릿수 달성 노려

지난 8월28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기업 회장단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박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이 인사하고 있다. /서울경제DB


10대 그룹 경영기획실장인 K씨는 요즘 며칠째 밤잠을 설치고 있다. 본격적으로 내년 경영계획을 짜야 할 시기가 돌아왔지만 급박하게 돌아가는 대내외 환경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좋을지 아무리 골몰해도 뾰족한 묘안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K실장은 "경제연구소에서 작성한 내년 경제지표들은 불확실성투성이고 기존 주력사업은 지속 성장을 장담하기 어려운데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한 신사업들은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여기에 오너 3세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밑그림을 내년 경영계획의 큰 틀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그의 고민을 더하게 한다.

삼성ㆍ현대자동차ㆍLG 등 주요 그룹들이 일제히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착수하면서 이들 그룹의 내년 경영전략 초점이 어디에 맞춰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그룹들은 현재 경제연구소 등의 내년 경영환경 분석을 바탕으로 각 계열사별로 경영계획 초안을 작성 중이며 다음달이면 경영계획의 대체적인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현시점에서 내년 사업계획을 짜는 기업들의 고민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기존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신규사업을 활성화해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3세들의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한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즉 사업과 후계구도의 양 측면에서 새로운 판을 짜는 것이 각 그룹 내년 경영전략 수립의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선 삼성그룹은 그룹 차원의 사업구조 재편과 비전자계열사의 경쟁력 제고에 내년 경영계획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은 이미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을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하고 삼성SDS와 삼성SNS를 합병하는 등 사업구조 재편에 시동을 걸었다.

일단 내년 경영전략에서 드러날 삼성의 사업 재편은 건설과 화학 부문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부문은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취득에 나선 가운데 삼성물산ㆍ삼성에버랜드ㆍ삼성엔지니어링ㆍ삼성중공업 등이 각각 운영 중인 건설사업의 통합 여부가 관심사다. 화학 분야에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최대주주인 삼성석유화학과 패션사업을 떼어내고 소재 전문업체로의 변신을 선언한 제일모직의 행보가 변수다.

특히 이들 사업 재편은 오너 3세의 경영권 승계 및 사업 분할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이건희 회장이 해외 출장길에 오른 지 35일 만에 귀국한 만큼 삼성의 내년 경영계획 수립작업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경영의 키포인트를 '질적 성장'과 '브랜드 혁신'에 두고 세부적인 경영계획을 짜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강조하는 질적 성장은 자동차사업에서 기존의 양적 확대를 자제하고 영업이익률을 높이는 데 치중하자는 전략이다. 무리한 생산과 판매를 자제해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고객에게 보다 높은 가치를 제공해 제값을 받아야만 세계 5위의 위치를 지킬 수 있다고 현대차그룹은 보고 있다. 또한 품질이 어느 정도 올라온 만큼 브랜드 이미지를 혁신하는 것도 중요한 경영과제다. 특히 내년 경영계획의 주요 목표인 해외시장 확대와 관련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역할이 어느 정도 늘어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 밖에 해외공장의 생산비중을 높이고 현지 맞춤형 차량을 추가 개발하는 등의 현지화 강화도 꾸준히 추진해나가려 한다"면서 "굵직한 신차를 성공적으로 발표하고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LG그룹의 내년 경영전략은 '시장 선도주의 강화'와 '수익성 발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구본무 LG 회장이 줄곧 강조해온 시장 선도주의 중심의 경영기조를 내년에도 계속 이어가는 가운데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 들어 스마트폰의 부활 등 시장 선도주의의 성과물이 하나둘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상품을 발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

주요 사업 부문별 세부 경영전략을 살펴보면 휴대폰사업을 총괄하는 MC사업본부의 경우 내년에 글로벌 시장점유율 두자릿수 달성에 도전하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초고해상도(UHD) TV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차세대 고화질 프리미엄 제품군을 앞세워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GS그룹의 경우 내실경영을 기조로 삼아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이 같은 기조에 계열사별로 진행하는 사업의 업황에 따라 경영계획을 구체화한다는 전략이다. GS그룹 관계자는 "다음달 초부터 계열사별로 경영계획안 수립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SK와 한화 등 총수가 구속 중인 그룹은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총수 형제 구속이라는 사상 최대 위기를 맞은 SK그룹의 관건은 '차세대 그룹을 이끌 신사업 발굴'이다. 문제는 총수의 구속으로 큰 결단이 필요한 신사업 발굴이라는 프로젝트를 수립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를 더욱 안정시켜 현재의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그룹 관계자는 "굵직한 해외 프로젝트들이 거의 멈춘 상태"라며 "새롭게 사업구조를 만들거나 그릴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한화도 김승연 회장의 부재에 따라 올해 경영계획을 확정하지 못했지만 현재 비상경영위원회가 출범함에 따라 내년의 경우 연간 경영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투자 가이드를 제시하기 어려운 점 등 비상경영위원회의 역할에 한계가 있는 만큼 경영계획이 얼마만큼의 구체성과 방향성을 지니게 될지는 현재 한화 내부적으로도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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