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단기 급등에 현기증을 느낀 투자자들이 잇따라 환매에 나서면서 국내 펀드 시장규모가 3년4개월 만에 300조원 아래로 주저 앉았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전체 펀드 설정액은 지난 25일 299조4,03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26일에도 1조원 가까이 빠져나가면서 298조4,366억원을 떨어졌다. 펀드 설정액이 300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07년 12월 이후 3년4개월만에 처음이다. 특히 25일에는 국내 주식형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에서 각각 2,412억원, 2조6,880억원의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펀드는 코스피지수 2,000돌파로 국내 증시가 최대 호황을 누렸던 2007년 12월12일 300조531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 ‘펀드 300조원 시대’를 열었다. 당시 펀드 시장 성장의 일등공신은 주식형펀드로 연초 43조원에 불과했던 설정액이 116조원을 넘어서며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후 국내 펀드 시장은 2009년 4월22일 사상최고치(393조4,965억원)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고점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주식형펀드에 대한 집중적인 환매에 나서면서 2009년5월 이후 46조원이 증발이나 증발했다. 특히 최근에는 단기성 투자자금으로 분류되는 MMF의 자금 이탈이 두드러졌다. MMF에서는 올들어 8조3,030억원의 뭉칫돈이 빠져나가면서 5개 펀드 유형 중 최대 순유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ㆍ해외펀드를 합친 주식형펀드에서 7조6,560억원, 채권형에서 6조3,790억원이 이탈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유출 규모가 많은 것이다. 투자자들의 펀드 이탈에 대해 전문가들은 개인들이 직접투자에 나서거나 자산 리밸런싱과정에서 펀드 투자자금을 랩어카운트, 주가연계증권(ELS) 등 대안투자상품으로 옮기면서 일부 환매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이달 2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순매수 규모는 1조2,758억원을 기록했고 대우, 현대, 우리, 삼성 등 9개 증권사 랩어카운트 판매잔고도 이 기간 3조9,937억원 순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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