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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이냐 청산이냐 팬택의 마지막 도전

9일 3차 공개매각 돌입… 4월이 마지노선


팬택이 2차 인수·합병(M&A)까지 무산되면서 다시 안개 속에 휩싸였다. 법원에서는 3차 재매각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렸지만 또 다시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 못한다면 청산이 불가피해 보인다.

8일 법원과 팬택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미국 자산운용사인 원-밸류에셋매니지먼트 컨소시엄이 인수대금을 납부하지 않아 매각 논의를 백지화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3차 공개 매각 절차를 밟기로 결정했다.

법원은 매각 과정의 투명성을 답보하기 위해 3차 매각은 공개입찰을 추진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원-밸류에셋매니지먼트 컨소시엄처럼 매각 대금을 일시금으로 지불하고 매각을 조속히 마무리할 능력을 갖춘 인수자라며 수의계약 방식도 허가할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팬택이 독자적으로 버틸 수 있는 자금 여력이 4월까지 한계이기 때문이다.

법원은 이르면 9일 재매각 공고를 내고, 매각 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을 재촉해 빠른 시일 내에 팬택 인수자 찾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팬택의 향후 시나리오는 2가지다. 매각이 아니면 청산 뿐이다. 독자 생존이 불가피한데다 3차 매각까지 인수자가 나오지 않는다며 법원으로서도 팬택의 청산 카드를 꺼내들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법원 역시 팬택이 제조업 벤처신화 1호'란 상징적 의미가를 감안해 3차 매각을 진행할 의지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현재 적당한 인수 후보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난관이다. 업계는 일단 마지막으로 여겨지는 3차 매각 인수 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큰 후보군으로는 SK그룹을 꼽고 있다.

SK그룹이 자금력이 높은데다 SK텔레콤(통신)과 SK하이닉스(반도체) 등 SK그룹 계열사와 연계하면 '통신-부품-단말기' 삼각편대를 이뤄 ICT(정보통신기술)와 전기전자 분야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 SK그룹이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사업적 시너지 효과 차원에서 팬택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3차 공개매각이 무산되면 팬택은 결국 청산 절차를 밟는 것이 불가피하다. 중국 등 해외 업체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이들은 공장을 제외한 특허 등의 기술만을 사들이는 분리 매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국내 기술력이 고스란히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 법원으로서도 부담이 크다. 게다가 매각 주관사가 밝힌 청산가치(1,500억원)가 존속가치(1,100억원)보다 높다는 조사 결과가 있어 팬택에 대한 사형 선고를 내릴 명분도 충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법원이 3차 공개매각에 나선다는 것은 팬택이 갖고 있는 벤처신화 1호라는 상징적 의미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라며 "현재로는 SK그룹 등 자금력이 높은 대기업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4월을 마지노선으로 팬택은 결국 청산 절차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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