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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유럽 채권 '밴드왜건 효과' 주의하라

존 테일러 AB자산운용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

존 테일러
AB자산운용
채권포트폴리오
매니저

얼마 전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대한 우려로 미국·독일 등 주요국의 국채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또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개시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또 한 번 출렁거릴 가능성이 높다.

유럽으로 시각을 좁혀보면 유럽의 정책 결정자들이 이러한 변동성 확대를 막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금융시장이 출렁일 때 채권의 매입 속도 및 구성을 변화시키면서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 양적완화의 효과가 유럽 채권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진 이유는 'QE 프로그램'이 지난 1월 도입될 당시 대부분의 유럽 채권들이 이미 매우 낮은 일드(yield)에 거래됐기 때문이다. ECB의 국채 매입이 가속화되면서 4월 말까지 유럽 채권의 약 30%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게 됐다.

마이너스 수익률인 채권에 투자할 경우에는 보다 높은 가격에 채권을 되팔아야 이익을 볼 수 있다. ECB의 양적완화가 내년 9월까지 진행될 예정인 만큼 투자자들은 유럽 채권가격이 당분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양적완화 조기 종료설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매입한 채권의 희소가치가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갖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5월 채권시장은 걷잡을 수 없이 폭락했다.

국채 가격의 변동성이 클 때는 채권의 수익을 통해 손해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투자자들이 유럽 채권시장에 대한 중장기적인 기대를 갖고 투자한 것이 아니라 양적완화의 혜택을 보기 위해 모두 비슷한 종류의 채권에 투자했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로 보인다. 변화된 투자심리와 유럽 채권시장 내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이 동시에 거래를 하면서 채권 매각은 가속화됐고 수개월간 얻은 수익이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 국채 가격이 폭등했던 지난해 10월에는 일부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과도한 리스크 회피 성향을 드러내며 투자 방향을 변경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국채시장도 '밴드웨건 효과(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입하는 것)'로 인한 가격 변동성을 피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은 시장 분위기에 편승하는 태도를 삼가야 한다. 최근 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주변국의 국채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높은 수익률과 듀레이션이 긴 채권을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다만 많은 투자자들이 동시에 시장에 몰릴수록 상승 잠재력은 반감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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