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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속도 내는 미국. 첫 단추 뀄다.
입력2011-09-08 19:54:33
수정
2011.09.08 19:54:33
하원의 19일 비준안 처리가 마지막 고비. 9월 조기비준 가능성 속 돌출 정치변수 발생하면 지연될 수도
미국 하원이 7일(현지시간) 일반특혜관세(GSP) 제도 연장안을 처리했다. 따라서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의회 비준 동의를 위한 민주ㆍ공화당의 합의 프로세스 중 첫 단계를 넘어서게 됐다. 돌발적인 정치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달 중에 한미 FTA 비준을 마무리 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내년 1월 한미 FTA 발효를 위해서는 우리 국회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날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GSP는 미국이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제품의 관세를 인하ㆍ면제해주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이 아니라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그렇지만 GSP는 한미 FTA 이행법안과 무역조정지원제도(TAA) 등의 처리와 패키지로 묶여 있어 한미 FTA 비준을 위한 양당 합의 수순의 출발선으로 해석된다.
미 상원의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넬 공화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휴회돌입 직전 ‘휴회가 끝난 직후 TAA 제도 연장안을 처리한 뒤 한미 FTA를 비롯한 3개 FTA 이행법안을 처리한다’는 ‘추진계획(path forward)’에 합의했다.
이 합의를 실천하기 위해 한미 FTA 비준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5단계의 프로세스는 ▦하원의 GSP 연장안 처리 ▦상원의 GSP 연장안+TAA를 포함한 수정안 처리 ▦하원으로 TAA 수정안 재송부 시점에 행정부의 한미 FTA 이행법안 의회 제출 ▦하원의 한미 FTA 이행법안+TAA 수정안 병행처리 ▦상원의 한미 FTA 이행법안 처리 등이다.
현재 시나리오대로라면 오는 15일께 상원의 GSP+TAA처리가, 19일께 하원의 TAA+FTA 처리가 예상돼 19일이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극우보수파인 티파티의 의사진행 방해가 최대 걸림돌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의회가 이같이 단계별로 TAAㆍFTA 등 새로운 안을 포함시켜 복잡한 절차로 추진하는 것은 백악관ㆍ민주당과 공화당이 각자가 원하는 TAA 연장안 통과와 한미 FTA 비준을 모두 담보 받기 위해서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 보니 단계별로 쌍방이 원하는 일종의 ‘인질’을 잡은 뒤 주고 받기 식으로 한미 FTA 이행법안과 TAA 연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처리하는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 의회가 서로 믿지 못해 신뢰가 형성되지 않았는데 GSP가 처리된 것은 풀리기 시작하는 실마리”라며 “모의축조심의 등이 다 마쳐졌기 때문에 이르면 이달 말 미국 일정이 끝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다른 의사 일정이 우선시되거나 정치현안이 돌출할 경우에는 10월로까지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은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전략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돌발변수가 발생할지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미 주사위를 던진 이상 관건은 우리 국회다. 특히 우리는 FTA 비준안과 함께 13개 관련 법안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 발효를 위해서는 서둘러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서 연구위원은 “미국은 이르면 2주 내에 모든 절차가 해결될 수도 있다”면서 “최소 상임위 상정을 해야 논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국회도 속도를 내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도 “(미국 비준과) 비슷한 시기에 하려면 우리 시간이 여유롭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며 “9월, 10월이 FTA가 현실화되느냐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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