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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건설사 ABCP 보증 15兆 PF부실 해결 복병으로

개인 투자자들에 판매 만기연장 요구 쉽잖아<br>자금난 빠진 건설사들 막다른 골목에 내몰려


국내 시공능력평가 순위 30위 이내 건설사가 지급 보증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이 지난해 말 현재 15조1,90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부토건 사례에서 보듯이 ABCP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별도로 건설사를 옥죄어 부실 PF 문제해결의 또 다른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서울경제신문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공시된 건설사들의 2010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시공능력 30위권 이내 건설사 한 곳당 ABCP 보증잔액은 평균 5,063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ABCP 보증내역이나 PF대출이 아예 없는 5개 업체를 제외한 수치이다. ABCP는 보통 만기가 3개월에서 6개월로 짧은데다 건설사가 지급보증을 선다는 점에서 부실 PF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중 개인들에게 판매된 ABCP는 만기연장을 요구하기도 쉽지 않아 자금난에 빠진 건설사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고 있다. 법정관리 철회를 놓고 대주단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삼부토건도 ABCP 상환자금 마련이 가장 큰 난관이었다. 자금난에 처한 건설사 입장에서는 채권단이 PF대출을 만기 연장해주더라도 CP 상환자금이 없으면 부도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추가 대출지원 없이는 생존이 어려운 실정인 것이다. 최근에는 고금리 ABCP에 눈독을 들였던 거액 자산가들도 이를 외면하고 있다. 자금난을 겪는다는 소문이 나면 시장에서 차환발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이 절반씩 지급보증을 선 헌인마을 PF사업장의 경우 PF대출 4,270억원의 절반가량인 2,100억원이 ABCP 형태로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됐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향후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부활하더라도 건설사가 보증을 선 ABCP가 PF대출 및 건설사 회생에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ABCP를 발행한 사업장은 PF도 문제지만 ABCP 상환 문제도 크다"며 "앞으로 ABCP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새로운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BCP(Asset-Backed Commercial Paper)=특수목적회사(SPC)가 매출채권ㆍ회사채ㆍ부동산 등의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어음. 부동산 관련 ABCP는 건물을 지을 땅, 건설사 보증, 분양수입 등을 당보로 발행한다. 건설사가 지급보증 등으로 신용을 보강하고 은행이나 증권사는 차환발행이 안 될 경우 ABCP를 대신 사주는 매입약정을 맺는다. 따라서 사업에 문제가 생겨 현금유입이 원활하지 않거나 금융시장 불안으로 차환이 안 되면 건설사나 금융회사가 해당 채무를 모두 떠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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