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새해 '빅 이노베이션' 구호 아래 메뉴에서 디자인까지 모든 것을 새롭게 바꿀 생각입니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만난 이영덕(67·사진) 한솥도시락 회장은 미래 성장 전략을 '변화'라는 두 단어로 표현했다. 디자인과 메뉴를 바꾸는 등의 시도로 기존 20~30대 젊은 층에서 중장년층까지 고객 층을 넓혀 새롭게 도약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창립 21주년을 맞아 시작한 '후레쉬(F·R·E·S·H) 한솥' 프로젝트를 앞세워 또 한 번 성장을 예고했다. 후레쉬 프로젝트는 친근한(Friendly)·신선한(Refresh)·즐거운(Enjoy)·안전한(Safe)·정직한(Honesty)이라는 의미로, 한솥도시락이 기존 상품주의에서 고객 지상주의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한솥도시락은 1993년 이 회장이 외식 사업에 뛰어들면서 내놓은 도시락 전문 브랜드다. 현재 전국에 67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변화를 준 부분은 도시락 용기다. 지금까지 포장재와 차별화를 시도하기 위해 보울 용기를 도입했다. 또 소비자가 쉽게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데워 먹을 수 있도록 용기 소재도 종이로 바꿨다. 기존 반찬 밑에 깔았던 스파게티를 신선한 치커리로 교체하는 등 고객 건강도 배려했다. 그동안 도시락 용기에 함께 담던 김치도 별도 포장해 이취(異臭) 문제를 해결하는 등 한층 깔끔한 도시락으로 변화했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도시락 용기와 내용물을 바꿔 상품 제작이 쉬워져 고객 대기시간이 크게 줄었다"며 "바쁜 현대인에게 시간을 절감해주는 의미있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신 메뉴 도입도 도시락 용기와 함께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이끌고 있다. 한솥도시락은 지난해 여성층과 중장년층을 겨냥해 샐러드 시리즈와 건강 비빔밥 메뉴 등을 연이어 출시했다. 또 어린이 고객층 확대를 위해 EBS 어린이 대상 교육 애니메이션 '로보카 폴리' 주인공 캐릭터를 용기 디자인 등에 적용한 폴리도시락 메뉴도 선보였다.
그는 "빅 이노베이션은 디자인, 상품, 점포 등 핵심 부문을 개혁하겠다는 청사진"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주 구매층인 10~20세대에서 나아가 중장년층과 여성 고객까지 아우르는 도시락 브랜드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가맹점주와의 상생도 변화 못지않게 이 회장이 신경쓰는 부분이다. 창사 이래 22년간 신규 점주 교육을 이 회장이 직접 맡아 진행할 정도다. 또 자금이 부족한 서민 창업자를 돕기 위해 '엔젤 가맹점' 제도도 운용 중이다. 이 제도는 초기 창업 자금이 부족한 예비 창업자를 위해 본사가 초기 투자를 대신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본사가 직접 점포를 5년간 임차하고, 인테리어, 시설 투자 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창업자는 해당 사용료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가맹 대상자로 선정된 창업주는 5년간 점포 운영권을 보유할 수 있으며 연장도 가능하다. 한솥도시락은 2012년 서울 도곡동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4개 엔젤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 회장은 "전체 가맹점 중 3분의 1이 10년 이상 된 점포"라며 "불황에도 창업 투자비용 대비 월 5%의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한 시스템이 오랜 기간 점포 운영을 가능하게 만든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은퇴 창업, 업종전환자 등 불황기의 생계형 창업자들이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올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할 생각"이라며 "이를 통해 '따끈한 도시락으로 지역 사회에 공헌한다'는 한솥도시락의 경영철학도 이어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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