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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괜찮아요! 수술할까봐 많이 놀랐죠?

후유증 걱정 없는 허리디스크 비수술치료 선호

극심한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허리디스크의 경우 수술 후유증과 부작용 우려 등이 부각되면서 최근 비수술치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한방병원에서 한 허리디스크 환자가 척추를 바로잡는 추나요법을 받고 있다. /서울경제DB


환자 80% 이상 물리치료로 호전

발병 초기엔 2~3주 안정하고 온찜질·초음파 치료 병행 필요

척추관협착증땐 '신경성형술' 좋아… 주사 안쓰는 추나수기요법도 효과

걸을 땐 가슴·허리 꼿꼿이 펴고 다리 꼬는 습관 고쳐 예방 노력을


주부 배금자(53·가명)씨는 최근 극심한 허리통증을 느껴 인근 병원을 찾았다가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아직 수술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지 않아 약물복용과 물리치료 등을 병행하며 2~3주 정도 안정을 취하라는 말을 들었다. 배씨는 "허리디스크라 하면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 줄 알고 겁이 났었는데 수술을 안 받게 돼서 다행"이라며 "증상이 나빠져도 가능한 비수술 치료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인이 가장 많이 입원하는 질환이 허리디스크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입원치료가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수술치료가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허리디스크는 일단 느껴지는 통증이 극심하기 때문에 통증을 단시간 내 없애줄 수 있는 수술치료가 많이 시행됐으나 수술 부작용과 후유증 발생을 우려해 최근에는 양방과 한방 모두 비수술치료를 선호하는 추세다.

조보영 연세바른병원 원장은 "인구의 80% 이상이 평생 한 번씩은 허리통증을 경험할 정도로 허리디스크는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라며 "허리디스크를 치료한다고 하면 대부분 수술을 먼저 생각하지만 실제로 허리통증 환자의 상당수는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한 만큼 수술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수술치료를 받을 것인지, 비수술치료를 받을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일단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한다.

구성욱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디스크 발병 초기 약 2~3주간 안정하면 증상이 가벼운 경우 대개 호전되는 경우가 많고 더운 찜질과 초음파치료·물리치료 등이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진통제를 복용해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자주 재발되고 발 부위의 마비증상 등 신경에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의 대표적인 증상은 허리통증과 다리저림이다. 누워서 다리를 쭉 뻗은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올려보면 통증이 심해지는데 이때 다리를 올리기 힘들수록 증상이 심하다고 보면 된다.

아주 심할 때는 발목에 마비가 발생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대소변 마비, 성 기능 장애가 발생하는데 이때는 응급수술을 받아야 한다.



구 교수는 "현재까지 척추 수술방법 중 가장 확실하고 성공률이 높은 안전한 수술방법은 미세현미경 수술법이나 디스크 환자 중 실제 수술을 요하는 경우는 10~20% 정도"라며 "80~90%의 디스크 환자는 안정을 취하거나 물리치료만으로도 통증이 어느 정도 치유될 수 있는 만큼 환자 개개인의 디스크 탈출 정도와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디스크 환자의 경우 환자의 양다리를 쭉 뻗게 하고 눕힌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올리면서 허리나 다리가 땅기는 정도를 살펴보게 된다. 증상이 심할수록 다리를 올리기가 힘들다. 정상일 경우 다리를 90도 이상 쭉 올릴 수 있으나 디스크 환자는 대개 50~60도 미만이고 심한 경우는 10~20도밖에 올라가지 않는다. 이후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 디스크 확진을 하게 된다.

발병 초기에는 허리에 더운 찜질을 하고 초음파치료나 마사지·물리치료와 함께 소염진통제와 근육이완제를 복용하게 된다. 이 같은 치료법을 최소 4주 이상 시행해도 낫지 않거나 재발할 경우 다른 치료법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치료 전 단계로 고려할 수 있는 대표적인 비수술치료법으로는 경막외강 유착박리술과 경막외 내시경 시술, 고주파 수핵감압술 등을 꼽을 수 있다.

흔히 신경성형술이라고 불리는 경막외강 유착박리술은 통증 부위에 직경 1㎜ 정도의 카테터를 삽입해 직접 약물을 주입, 유착이나 염증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인 신경주사와는 달리 신경에 유착된 조직을 떼어낼 수 있어 근본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 원장은 "신경성형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받은 안전한 시술법으로 진통 효과가 뛰어나며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연간 150만명 이상의 환자가 시술을 받고 있다"며 "만성 허리통증이나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수술 후 신경유착이 생겨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등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크가 파열됐거나 재발했을 경우에는 경막외 내시경 시술(내시경적 경막외강 신경근 성형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꼬리뼈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 통증의 원인이 되는 부위를 직접 보면서 레이저로 치료하는 방법이다. 파열돼 빠져나오거나 돌출된 디스크의 크기를 줄여 신경 압박을 완화해 통증을 개선해주는 원리다. 시술시간이 짧고 마취에 대한 부담이 없어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에게도 적합한 시술법이다.

양방의 주사치료 등의 부담스럽다면 한방 비수술치료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다만 치료 효과를 보기까지는 수개월의 시간이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 단점이다.

한방의 허리디스크 치료는 삐뚤어진 척추를 바로잡는 추나수기요법과 항염증 효과와 면역력 향상 효과가 뛰어난 벌의 독이나 한약을 정제해 통증 발생 부위의 경혈에 직접 주입하는 약침요법, 염증과 통증을 줄여주는 한약제를 이용하는 한약요법 등이 있다. 디스크로 인해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환자에게는 동작침법이라는 응급침술을 시술하기도 한다.

박병모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평소의 나쁜 자세와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허리디스크가 발생하거나 재발될 수 있다"며 "의자에 앉을 때는 다리를 꼬거나 허리를 구부정하게 앉지 말고 되도록 허리를 꼿꼿이 펴고 보행시에는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걷는 것이 척추를 바르게 유지하는 기본자세"라고 설명했다. 50분 정도 앉아 있을 경우 5분 정도는 일어서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허리디스크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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