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토요비즈] 구조조정 칼바람 속 성과급 희비… 반도체·정유 '표정관리' 조선은 '언감생심'

■ 인센티브의 경제학

그룹·업종마다 산정방식 제각각… 삼성 한때 연봉의 최대 50% 챙겨

LG 기본급의 0~3배 '보너스 개념'

車 등 제조업은 일괄보상이 대세



올해 말 구조조정 칼바람이 매서운 가운데 직장인들도 얇아진 성과급 봉투를 감수해야 할 분위기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도체·정유 등 일부 업종의 경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해 해당 기업 직원들은 내년 초에 지급될 '보너스'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주요 기업들은 많든 적든 일회성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연봉제를 도입한 곳은 급여를 통해 개인 성과에 따른 보상을 실시한다. 성과급은 직원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일회성 지급을 통해 조직의 성과를 보상하고 회사의 이익을 공유하는 취지에서 지급된다.

그룹별로 보면 국내에서 가장 공격적인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곳은 삼성이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이 철저히 반영된 결과다. 삼성은 지난 2001년 현재 성과급 제도의 틀을 완성했다. 삼성의 성과급은 반기마다 한 번씩 사업부별 성과를 기초로 월 기본급 대비 성과급을 지급하는 생산성격려인센티브(TAI·옛 PI)와 매년 초에 전년도 성과를 토대로 연봉 대비 산출한 성과급을 주는 성과인센티브(OPI·옛 PS)가 있다. OPI는 삼성 계열사들의 초과이익금의 최대 20%를 임직원에게 분배한다. 삼성은 최대 연봉의 50%를 OPI로 주기 때문에 같은 직급이라도 한 해 벌어들이는 돈이 수천만원까지 차이가 나고는 한다. 올해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일부 사업부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아 삼성 임직원들의 성과급 봉투도 대체로 얇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의 성과급 제도는 "잘 될 때는 대박"이지만 실적이 안 좋거나 이익규모가 크지 않은 전자 이외의 계열사 경우에는 '빛 좋은 개살구'일 때가 있다.

LG그룹은 삼성에 비해 변동성이 작은 성과급 제도를 유지한다. 실적에 따라 기본급의 0~300%선을 지급한다. 기본급은 연봉의 20분의1로 월급보다는 작다. 성과급을 '연봉의 일부'로 여기는 삼성 직원들과는 달리 LG의 경우 말 그대로 '플러스 알파'의 보너스 개념이다. 올해는 LG전자의 세탁기 사업부와 LG디스플레이·LG화학 등에서 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가 강성인 자동차·조선업 등의 제조업에서는 사업본부 단위의 성과 보상이 아닌 일괄 보상이 주를 이룬다.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임단협을 통해 '기본급 450%+900만원'의 성과급을 일괄 지급 받았다. 개인별 성과에 따른 성과급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워낙 비중이 작아 큰 의미가 없다. 올해는 중국시장 부진과 환율 악재 등 어려움을 겪은 자동차 업계의 성과급 봉투는 그리 두껍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노사 간 임금단체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곳이 현대·기아차의 경우 연내 타결이 불투명해 성과급 지급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조선업계도 올해의 경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3사가 일제히 조(兆) 단위대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순수한 의미의 성과급은 현대중공업만 지급할 예정이다.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해(통상임금의 100%)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선에서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밖에서 보기에 기본 월급에 웃돈을 받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상 원래 받는 연봉이나 같다"며 "퇴직금이나 추가 근무 수당을 낮추기 위해 기본급 인상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구조"라고 설명했다.

정유업은 내년 초 성과급을 기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업종이다. 정유 4사가 지난해 유가 하락으로 총 2조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올해는 총 5조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같은 업종 내의 기업들끼리 성과급을 두고 서로 눈치를 보는 경우도 많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업계 1위인 회사가 성과급을 얼마나 주는지가 다른 회사의 성과급 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귀띔했다.

같은 그룹에 속해 있어도 각각의 업황과 실적에 따라 성과급 산정 기준이 다르다. 이 때문에 다른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입사 동기와 비교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가 생긴다. 재계 5위권의 한 그룹사 관계자는 "똑같이 그룹 공채로 입사했는데 계열사가 다르다는 이유로 성과급이 극과 극인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정한규 한국능률협회 팀장은 "국내 기업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대부분 인사평가와 성과급 제도를 도입했다"며 "갈수록 기본급의 비중은 줄고 성과급은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혜진·유주희·임진혁기자 hasim@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