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삼성SDI가 내년에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알짜 사업인 화학 부문을 매각하기로 한데다 전지 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 속도도 늦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삼성SDI 주가는 우울한 실적 전망에 4개월 반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동부증권은 18일 보고서를 통해 "내년 삼성SDI의 영업이익 전망을 기존 2,110억원 이익에서 679억원 적자로 대폭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증권사 추정 평균 내년 영업이익이 1,172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대규모 적자로 돌아서는 셈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가 내년 상반기 롯데그룹에 화학 사업부를 매각하면 든든한 현금 창출원을 잃게 된다"며 "내년에도 중대형 전지의 영업적자 감소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소형 2차전지 부문의 흑자전환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삼성SDI는 올 들어 3·4분기까지 화학 사업에서 1,74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전지 사업에서는 3,14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화학 부문의 올해 영업이익은 2,3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지 사업의 적자를 화학 사업이 메꿔주는 구조인 것이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확실한 수입원인 화학 사업은 사라지고 수익성이 불확실한 전지 사업이 남은 것이 시장의 눈높이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동부증권 외에도 최근 증권사들이 잇달아 적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실적에 대한 부정적 전망 탓에 삼성SDI 주가는 이날 전날 대비 7.45%(9,500원) 떨어진 1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쳐 지난 7월31일(-9.30%)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전기차 산업 기대감에 힘입어 9월부터 상승세를 탔고 이달 16일에는 12만9,000원까지 올랐다. /김창영기자 kc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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