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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오는데 한 R&D 현실은 '암울'

■ 미래부 IITP 실태조사

119곳 중 39곳만 "관련 R&D"… 27곳은 정부과제 예산 의존

전문인력 50명 이상 단 3곳… 16곳은 10명도 안돼 열악

단기성과 도출 기술에만 '쏠림'… 체계적 인력양성·협력체 필요

인공지능 R&D 연구소·대학·업체 현황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의 '두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연구개발(R&D)은 미약한 것으로 지적됐다. 자체 연구개발(R&D)를 하는 업체나 연구기관이 적은데다 그마저도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고 당장 수요가 많은 기술에만 연구가 쏠리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R&D 기획·관리 전담기관인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에 따르면 올해 IITP 과제에 참여한 119개 연구소·대학 소속 연구팀과 업체 중 인공지능 관련 R&D를 하는 곳은 39곳에 그쳤다. 30곳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과학기술원, 서울대·고려대·성대 등 대학,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정부출연연구기관이며, 나머지 9곳은 중소 업체와 스타트업이다.

39곳 중 27곳이 인공지능 정부과제 예산을 따내는 식으로 재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민간투자를 병행하는 경우와 자체예산을 갖고 있는 곳은 각각 8곳과 5곳에 불과했다. IITP의 조근희 책임연구원은 "그룹으로 정부과제에 참여하다 보니 개별적으로는 막상 수 천만 원만 받아가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 전문인력도 32곳이 50명 미만이고, 그 중 16곳은 10명 미만에 불과했다.

단기간 내 성과를 낼 수 있거나 시장 수요가 많은 기술에만 연구가 몰리는 것도 문제다. 음성인식이나 자연어 처리 등 기술을 아우르는 언어인지와 사진·동영상 속 객체와 행동 등을 파악하는 시각인지, 이를 위한 딥러닝(기계학습) 비중이 65%였다. 언어·시각인지나 딥러닝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관련 서비스나 제품을 내놔 시장의 주목도가 큰 분야다. 반면 인지컴퓨팅이나 슈퍼·고성능 컴퓨터 등 장기 연구가 필요한 분야에 도전하는 비중은 낮았다. 2013년 '10년 과제'로 연구비 1,070억 원이 책정된 엑소브레인(Exobrain)이나 229개 기업·공공기관이 참여해 작년 돌입한 딥뷰(Deep View), 올해 11월부터 2020년까지 진행되는 슈퍼컴퓨터 원천기술 R&D 등 미래부 중심의 장기·대형 프로젝트는 그나마 최근에서야 시작했다.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과거와 달리 컴퓨팅과 데이터 기술이 발달해 인공지능 연구가 점차 꽃피는 분위기이나 외국 선도기술을 따라 하고 상업화가 쉬운 기술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인공지능의 기초 작동 원리인 알고리즘 개발보다는 당장 응용이 가능한 연구만 하는 경우가 태반을 넘는다"고 아쉬워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SK플래닛과 엔씨소프트 등 인터넷·게임 회사들이 음성인식과 딥러닝 기술을 개발하고 일부 제품·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나 구글이나 IBM, 애플과 바이두 등 외국 경쟁사에 비하면 미약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도 올해 초에 와서야 가정용 로봇 개발 벤처업체인 지보(JIBO)에 200억 원을 투자하고, 이달 스마트카 전자장비 사업에 뛰어들며 인공지능 관련 기술개발을 예고했다. 2011년 이미 자연어 소통이 가능한 슈퍼컴퓨터 '왓슨'을 만든 IBM,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기만 하면 세계 90개 언어를 번역해주는 번역기(translate)를 개발한 구글,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심층학습연구소(IDL)을 세운 바이두는 저만치 앞서 있다.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별로 단·중·장기로 나누고, 정부는 시장이 못하는 중·장기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춰 연구기관들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산학연 협력체를 만들어 시장 수요와 연구 현장을 연계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 스탠포드대는 아우디, 카네기 멜론대는 포드와 손잡고 연구소를 만들어 인공지능 기술과 인력을 육성하고 있고, 메사추세츠공대(MIT) 연구소는 자동 로봇 청소기와 사족 보행 로봇 스타트업을 배출해내기도 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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