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리빙 앤 조이] 가족은 천사가 되고… 세상은 천국이 된다

■ 가족 나눔으로 진화하는 코리아 기부 문화<br>기부·자원봉사 경험이 리더 자질 키워<br>굿네이버스 통해 가족단위 국제 결연<br>후원 형태 생일파티로 기부금 모금도

최근 들어 기부의 형태가 개인에서 가족으로 확산되고 있다. 부부가 해외 결연 아동을 후원하거나 부모와 함께 어릴 적부터 기부에 참여하는 등 선진국형 기부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사진=굿네이버스 제공

또 한해가 저무는 신호는 여러가지다. 도심 여기저기서 들리는 구세군의 종소리, 어느 기업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냈다는 신문 기사, 사회저명인사가 연탄을 나르는 뉴스 등도 그런 신호들 중 하나다. 연말연시는 '기부의 계절'이라 불러도 될만큼 우리의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일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추운 겨울이 힘겨운 주변의 이웃, 주린 배를 움켜쥐고 하루하루를 버티는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을 생각하는 손길은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가 선진국 공여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의 24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국내 기부 문화는 더 한층 탄력받게 됐다. 세계 역사상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사례는 현재까지 한국밖에 없다고 하니 경제 성장과 더불어 '나눔의 성장'까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들어 또한가지 주목할만한 점은 기부의 형태가 개인에서 가족으로 확산되는 것이다.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SKK GSB) 유필화 부학장은 "경제 규모의 성장에 맞게 특정 시기가 아닌 평상시 기부 문화 정착에 대한 의식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기부가 시장 경제에 사람의 가치를 더하는 새로운 문화로 정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연시를 더욱 따뜻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가족 나눔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봤다. ◇'나눔 교육'을 실천하는 가족 나눔 부모와 자녀, 부부, 가족 전체가 한 뜻으로 함께 기부나 봉사 활동을 하는 것을 가족 나눔이라고 한다. 가족간 유대를 강화하고 자녀들에게 어릴 때부터 나눔의 가치를 교육시킬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가족 나눔은 직접 기부, 가족 기금 만들기, 가족 경조사 기념, 가족 재단 만들기 등 실생활에서 방법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어릴 적부터 기부 교육을 받은 선진국의 경우 기부가 가족 문화로 정착돼 있다. 미국의 경우 기부지수(국내총생산에서 기부액이 차지하는 비율)가 1.7%에 달하며 네덜란드는 0.9%, 호주는 0.68%, 영국은 0.7%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정확한 기부 지수가 확립돼 있지 않다. 가장 가까운 기준으로 추산해봐도 1인 당 국내 총생산(GDP)에서 기부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0.5%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나눔 교육의 부족에서 찾고 있다. 윤보애 굿네이버스 간사는 "기부나 자원봉사 등을 접하면서 자란 아이들은 사회성, 창의성,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미래의 리더에게 필요한 소양들을 키워나갈 수 있으며 특히 부유한 가정에서 과잉보호로 자란 아이들이라도 나눔 교육을 통해 자신도 남을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고 설명했다. ◇"나눔 통해 진짜 사랑 알게 됐어요" "지난 3월 부모님과 함께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라는 책을 읽었어요. 지구촌에는 저처럼 행복한 친구들만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읽고 난 후 마음이 아팠다는 이규석(11) 군은 부모님에게 어려운 친구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고 온 가족이 나눔을 실천할 수 있을 방법을 찾기 위해 회의를 했다. 규석이의 용돈으로는 지속적인 도움을 주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온가족이 해외 아동과 결연을 맺어 꾸준히 지원하기로 했다. 굿네이버스를 통해 스리랑카에 살고 있는 따루시(6)를 소개받은 규석이는 따루시를 소중한 여동생으로 생각하게 됐다. 따루시를 도우면서 나눔의 즐거움에 빠지기 시작할 무렵 규석이는 또 한 명의 친구를 만나게 됐다. 엄마와 함께 굿네이버스 홈페이지를 보다가 혈우병에 걸려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는 영규(10) 군을 알게 된 것. 규석이는 몸이 아파 마음대로 뛰어놀지 못하는 친구 이야기를 듣고 맘이 아팠다. "내가 어떻게 하면 친구를 도울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일 좋아하는 컴퓨터 게임을 참으면서 영규의 고통을 나누기로 했어요." 규석이는 컴퓨터 게임을 하지 않는 대신 '규석이의 영규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모금 활동을 시작했고 이 사실이 주변 어른들에게 알려지면서 성금이 조금씩 모였다. 지난 3월부터 모인 성금이 50만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젠 매주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사람까지 생겼다. 굿네이버스를 통해 방글라데시의 수마이야 악터(7) 양을 후원하고 있는 권영혜(32) 씨는 6살짜리 딸과 3살짜리 아들을 둔 엄마다. 자신의 아이와 비슷한 또래 아이들이 학교도 못 다니고 힘들게 일하며 살아야 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는 권 씨는 해외 아동 결연 활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권 씨는 "매달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기부하는게 부담이 돼 고민했지만 천진난만한 내 아이들의 웃음을 수마이야도 갖게 하고 싶다는 소박한 욕심이 더 컸다"고 말했다. 권 씨는 후원을 시작한후 아이들이 달라져 더 감사하다고 했다. "나눔이 뭔지, 왜 서로 도와야 하는지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내 아이들이 수마이야를 위해 먹고 싶고 사고 싶은 걸 참고 저금통에 동전을 하나씩 넣는 것을 보니 대견하고 뿌듯했어요." ◇나의 작은 1%가 누군가엔 100%의 희망 일 년에 한 번 뿐인 생일, 부부의 소중한 결혼기념일, 내 아이의 첫 생일 등 누구에게나 값지고 소중한 날이 있다. 이 생애 최고의 순간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를 도우면서 뜻깊게 기념하겠다는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가 진행하는 '내 생애 최고의 날'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이 캠페인은 생일나눔, 돌잔치나눔, 결혼나눔, 기념일나눔 가운데 본인이 참여를 원하는 나눔의 형태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일시 후원과 정기 후원 모두 가능하다. 예컨대 생일파티를 후원 파티로 진행해 여기서 모인 성금을 기부하기도 하고 친구에게 생일 선물 대신 친구의 이름으로 후원하고 기부금 영수증을 선물로 준다. 또 돌을 맞은 자녀의 이름으로 정기 후원을 약속하거나 돌 잔치에 선물을 받는 대신 빈곤아동 돕기 모금 활동을 벌여 아이의 이름으로 기부하기도 한다. 예비 신랑 신부들의 경우 결혼식에서 화환을 사절하는 대신 화환 비용을 기부 단체에 기부하거나 축의금 또는 신혼 여행 비용의 일부를 아껴 기부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부모님 환갑, 칠순, 프로포즈 받은 날 등 특별한 기념일을 기억할 수 있도록 특정 금액(예를 들어 프로포즈 받은 날이 11월 25일일 경우엔 11만 2,500원)을 정해 매년 매월 정기적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도 있다. 굿네이버스 교육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연수(58) 잠원초등학교 교장은 지난 1월 굿네이버스 베트남 지부에 동료 교장들과 함께 자원봉사를 갔다가 베트남의 빈곤한 현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박 교장은 시어머님 백순 기념으로 진행하려던 가족들의 단체 해외여행을 포기하는 대신 기부에 참여하기로 시어머니와 가족들의 뜻을 모았다. 그렇게 모아진 기금으로 박 교장 가족은 캄보디아에 5개의 우물을 선물했다. 백순인 시어머니, 돌을 맞은 손녀, 딸, 사위, 자신의 이름으로 각각 우물 한 개씩을 만들었다. 두 돌 생일을 앞둔 정소율 양의 부모는 굿네이버스 사무실에 찾아와 생일 기부를 했다. 엄마, 아빠는 어린 소율이에게 나눔을 가르치기 위해 1년동안 매일 1,000원씩 모은 돈에 정성을 보태 총 50만원을 기부했다. 어머니 손명숙(34) 씨는 "소율이가 자라면서 나눔의 소중함을 알고 생활 속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아이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매년 생일마다 나눔을 실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가족 나눔 첫 걸음

월 3만원이면 아프리카 어린이 교육·식사 해결 누구나 착한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몰라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기부도 마찬가지다. 좋은 취지를 공감하고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기부는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누구나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된다. 굿네이버스가 알려주는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가족 나눔 방법들을 소개한다. ▦온 가족이 해외아동과 1대1 결연 맺기=아시아나 아프리카 최빈국에서 살고 있는 아동들은 절대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이들과 1대 1 결연을 맺고 월 3만원 정도의 후원금을 내면 성장 과정에 필요한 교육ㆍ식사ㆍ보건 등을 종합적으로 도와줄 수 있다. 해외아동 결연은 원할 경우 아동의 프로필과 사진을 볼 수 있으며 매년 아동의 편지와 성장 보고서도 받을 수 있다. ▦기쁜 날엔 기쁨을 나눠 두 배로 만들기=굿네이버스 '내 생애 최고의 날' 캠페인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기념일을 축하하며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캠페인이다. 선물, 축하금, 케이크, 화환 대신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기부하는 형태로 참여할 수 있다. 생일 나눔, 돌잔치 나눔, 결혼 나눔 등이 있다. ▦주말엔 여행보다 가까운 보육원ㆍ양로원 방문하기=굿네이버스 32개 국내 지부에서 진행중인 지원 사업은 봉사자들을 항상 기다리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위한 학습지도, 지부별 프로그램 보조, 아동학대예방을 위한 서명 캠페인, 저소득 가정 방문 등 뜻 깊은 봉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