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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구案실행 잘될지…" 불안한 안정

"자구案실행 잘될지…" 불안한 안정현대사태 타결이후 전망 현대문제 해결은 반년 이상 시장을 옥죄어온 불안요인을 제거했다는 점에서 시장 선순환을 위한 긍정적인 요소가 분명하다. 그러나 사태해결이 선순환을 위한 근본 동인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은 섣부르다는 해석이 강한 것도 사실이다. 중견기업의 자금난은 여전히 계속되고, 이들을 위해 조성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CBO)도 예상과 달리 왜곡된 형태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 특히 자금공급의 핵심 축인 은행이 「9월 생존게임」을 앞두고 있어 대출시장의 전반적 위축은 불가피하다. 기업들은 적어도 연말까지는 겉포장만 화려한 지표금리 하향안정 속에서 두자릿수 실세금리에도 돈을 구하지 못하는 「풍요 속 빈곤」에 시달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시장은 일단 웃었는데… 종합주가지수는 14일 현대해결에 화답이라도 하듯 장 초반부터 강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특히 사태의 주역인 현대건설은 장 초반부터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협상 당자사마저 부담스럽게 하는 결과를 토해냈다. H증권 애널리스트는 『한달 가까이 현대로부터 파생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투자자들의 자족(自足)』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타결이 시장의 중장기 호재로 작용할 것인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김경신 리젠트증권 이사는 『자구실행과 지배구조 개선이 조기에 뒤따라야 한다』며 『특히 외국인들의 시각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은행장들이 현대의 만기연장을 9월 말로 정한 것은 역설적으로 이때까지는 가시적 자구실행을 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현대는 아직도 금융시장의 휴화산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가시지 않는 중견기업의 자금난 7일 3시장 지정기업인 비더블유텍에 이어 12일에는 낮익은 기업인 꼬까방이 4,200만원을 결제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자금시장 관계자들은 지난 2개월 동안 시장 불안원인이 됐던 상당수 중견기업들이 여전히 몸을 추스리지 못한 채 연명하고 있다고 말한다. 시중은행 자금담당 임원은 『3~4개 중견기업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견기업들은 특히 최근 금리 하락세를 반영한 경제정책에 불만을 토로한다. 대다수 중견기업들은 10~12%의 대출금리를 물고 있는데 7%대의 지표금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 오히려 지표-실세금리간 격차가 갈수록 커지는데 대한 박탈감만 심해지고 있다. 리젠트증권 김이사는 『한 학급 3~4명의 실력만 갖고 반 전체의 실력을 평가하는 상황』이라고 일갈했다. ◇자금시장 3대 공급원 여전히 위축 기업자금 공급원인 은행·채권·주식시장이 여전히 활력을 찾지 못하는 기운이다. 김이사는 『현대해결로 자금공급 문제가 조금은 풀릴지 몰라도 근본 해결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주식시장 침체로 유상증자가 막힌 데 이어 채권시장 활력소로 기대됐던 프라이머리 CBO도 효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투기등급 채권규모는 4조7,000억원 규모. 그러나 5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프라이머리 CBO에서 소화할 수 있는 투기등급 채권은 불과 1조3,000억원에 불과, 기업들의 자금난은 계속될 것임을 엿보게 한다. LG증권이 발행한 CBO 내 투기채권 비중이 44%에 달했던 데 반해 대우증권의 11일 발행분(4,350억원)은 투기등급이 20%, 이달 말 발행예정인 현대증권의 CBO(5,000억원)도 2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심각한 것은 은행대출이다. 9월 금융지주회사 편입대상을 선별할 경영평가를 기다리고 있는 은행권은 벌써부터 몸사리기에 들어갔다.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여기에 은행별 최고 1,000명에 달하는 인원감축이 예정돼 있어 창구직원들의 대출심리 기피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정책대응, 낙관은 금물 정부는 현 채권펀드로 약발이 먹히지 않으면 10조원 펀드를 추가로 설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선결조건이 있다. 채권시장의 양극화 속에서 해소할 길은 보증기관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보증여력을 확대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리젠트증권 김이사는 『정부관료만으로 정책대응이 어렵다면 중견기업과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참여하는 상설기구를 만들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의류업체 자금담당 임원은 『현대는 웃을지 몰라도 나머지 중견기업 자금담당자들은 고통스런 하루하루가 계속되고 있다』며 『정책당국자들의 섣부른 낙관주의가 오히려 기업들을 사지로 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입력시간 2000/08/14 19:3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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