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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삼청동이 소란하다

평소 조용하기로 유명한 서울 삼청동 일대가 북적인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부부처 통폐합에 대한 의도를 밝히면서 해당 부처 공무원은 물론 이해관계자들까지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정부 이후 1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여성가족부는 여성단체들이 나서서 폐지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른 부처에서 일하고 있는 한 여성공무원은 “여성가족부의 경우 굳이 별도 독립부처로 진행할 만한 사업도 부족하다”면서 무조건적인 부처폐지 반대 움직임에 대해 답답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여성 단체들은 만약 보건복지부에 흡수되더라도 ‘여성’이라는 이름만은 계속 살아남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한의사협회ㆍ대한한의사협회 등 의료계가 일제히 반대의사를 밝히면서 들고일어났다. 일부에서 거론되는 것처럼 여성가족부와 보건복지부의 통합부처이름이 ‘여성복지부’ 등 ‘보건’이라는 명칭이 빠지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농림부로 통합 가능성이 높은 해양수산부 역시 각종 해양 관련 산하단체까지 합세한 부서폐지 반대광고와 부산ㆍ여수 등 해양 관련 단체관계자들의 상경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사실 잃어버린 10년을 이번 참에 확 뜯어고치겠다는 인수위의 성급한 의도와 움직임도 이런 복잡한 상황을 부추긴 일면도 적지 않다. 부처 통합범위와 규모가 대대적일 것이라는 초기 입장과 달리 시간이 갈수록 폐지부처 수가 적어지는 분위기로 돌아가는 것. 막바지로 갈수록 각 부처와 이해관계자들이 인수위에 요구하는 내용의 수위는 점점 높아질 것이고 일부에서는 실력행사까지 불가피할 수 있다. 새 정부 출범 전부터 첫 단추를 잘못 채울 경우 앞으로 5년 내내 시끄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수위와 새 정부가 일정한 기준과 잣대를 보여주지 않는 한 잃어버린 10년을 넘어서는 ‘시끄러운 5년’은 뻔해 보인다. ‘실용’정부의 ‘실용’이라는 단어의 뜻이 국민의 원하는 그대로 계속 유지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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