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시장에서는 ‘목표전환형 펀드’가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단기간에 설정액이 급증하고 있는 이 상품은 전통적인 공모펀드와 구조부터 다르다. 공모펀드가 별도의 만기 없이 장기적으로 운용되는데 비해 목표전환형 펀드는 사전에 설정된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주식 중심의 공격적인 포트폴리오에서 국내외 채권 등 안전 자산으로 자동 전환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목표전환형 펀드를 주목할 만한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예금 이자나 고배당주의 배당수익률을 상회하는 동시에 과도한 기대를 배제한 현실적인 수익률 구조를 갖고 있어서다. 수익에 대한 ‘적정선’이 명확히 제시되므로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둘째, 예상보다 빠른 기간에 펀드 설정 당시 제시했던 목표를 달성하며 투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만족할만한 수익을 제공하며 우수한 트랙 레코드를 쌓아가는 것이다. 최근 삼성자산운용에서 출시한 목표전환형 펀드를 예시로 들어보면 ‘삼성 알아서투자해주는 EMP 목표전환형 3호’, ‘삼성 글로벌 CoreAI 목표전환형 1호’ 펀드들은 각각 출시한 지 29일, 45일 만에 목표 수익률 7%를 달성했다.
셋째, 운용 전문가들이 투자자들을 위해 정해진 목표에 기반해 시장 상황에 따라 효과적으로 투자 의사결정을 수행해준다. 불확실한 시장 환경 하에서 안정성과 전문성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다. 투자자들이 직접 해외주식의 매수∙매도 거래를 할 순 있겠지만 이 경우 계속 시장 상황을 분석하면서 직접 의사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불확실성과 부담을 직접 감수해야 한다.
최근 목표전환형 펀드에서 주목받는 분야는 ‘인공지능(AI)’이다. 반도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로보틱스 등 방대한 AI 생태계 가운데 핵심 종목을 골라내고, 짧은 기간 내 목표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은 AI라는 거대한 테마에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에게 ‘입문용’ 역할을 해줄 수 있다. 투자자들은 AI 관련 종목의 성격을 체험해보며,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AI는 단기 테마가 아닌, 산업 전반의 구조를 바꾸는 장기적 변화의 중심축이다. 생성형 AI를 넘어 물리적 AI로의 확장, 초거대 인프라 투자 등은 단기간에 끝날 이야기가 아니다.
결국 목표전환형 펀드는 단기성과를 안정적으로 실현하려는 전략으로서 유효하지만 AI, 휴머노이드 등 혁신적 테마에 대한 장기 투자 관점이라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두 전략은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호 보완될 수 있다. 단기성과 확보는 목표전환형 펀드를 통해, 장기적 자산 증식은 공모펀드나 ETF를 통해 이루는 투트랙 전략이야말로 현명한 투자자의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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