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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UN사무총장 "성폭력, 어떤 환경서도 용인될 수 없어"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연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5일 ‘세계 여성의 날(3월8일)’ 기념 유엔 연설에서 각국 지도자들에게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를 종식시킬 것을 촉구했다. 반 총장은 전세계 여성 다섯명 중 한명은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는 통계를 거론하면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혐오스러운 일이며 인간성에 반하는 일이다. 이는 유엔헌장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여성에 대한 폭력은 어떠한 맥락과 형태로든, 어떤 환경하에서든 용인될 수 없는 것”이라며 모두가 힘을 합쳐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또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 6일자에 특별 기고문을 실어 “더 이상의 야만적인 범죄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반 총장은 기고문에서 최근 ‘성폭력이 전쟁의 도구로 쓰이는’ 아프리카 콩고를 방문해 성폭력 피해 여성을 만났을 때 느낀 참담함을 소개한 뒤 “의사들이 그 여성의 부상을 치료할 수는 있겠지만 영혼도 치료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조제프 카빌라 민주콩고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성폭력 문제와 맞서 싸울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면서 분쟁지역 지도자들의 책임 있는 대처를 촉구했다. 국제의회연맹(IPU)이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세계 188개 국가의 여성 의원 비율은 평균 18.3%였으며 가장 높은 국가는 56.3%를 기록한 아프리카 르완다였다. 지난 1995년까지만 해도 여성 의원 비율이 11.3%에 불과했던 르완다는 여성에게 전체 의석의 30%를 의무적으로 할당하도록 한 법 규정을 마련한 뒤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미국은 17.0%를 기록해 북한(57위), 중국(공동 52위), 아프가니스탄(28위)보다 낮은 71위에 그쳤다. 한국은 13.7%로 85위에 올랐으며 북한은 20.1%로 한국보다 높은 57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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