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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문불출 최태원 "그룹 영향 최소화할 것"

당분간 자숙… 신년교례회도 참석 안할 듯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뒤 두문불출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개인 가정사가 그룹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최 회장이 당분간 자숙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당초 오는 1월4일 열릴 SK그룹의 신년교례회에 3년 만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 29일 노 관장과의 이혼 계획을 밝힌 후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은 1월20일 선출 예정인 대한핸드볼협회와 국민생활체육전국핸드볼연합회의 초대 회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출마 자체를 고사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2008년부터 수감 전까지 5년 이상 핸드볼협회장을 맡은 바 있다.

최 회장은 최대한 개인 차원에서 이혼 문제를 풀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소송이 아닌 대화로 노 관장과의 문제를 해결해 그룹 경영에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혼 소송을 할 계획이었으면 편지로 심경을 고백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간을 갖고 대화로 문제를 풀 것"이라고 밝혔다. 또 "비난을 각오하고 (가정사에 대해) 커밍아웃을 한 것"이라며 "모든 게 내 잘못이다. 내 책임이 크다"고 가정 문제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최 회장은 편지 공개를 통해 노 관장에게 공개적으로 이혼을 요구한 것처럼 비치는 데 대해서도 미안한 마음과 부담감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자신의 편지가 공개된 29일 밤 서울 연희동의 노태우 전 대통령 자택을 찾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노 관장은 노 전 대통령의 딸이다. 노 전 대통령은 12월 천식으로 9일간 입원했다 퇴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만나지 못하고 장모인 김옥숙 여사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SK 관계자는 "어른들이 편지 공개로 입을 상처를 생각해 직접 찾아가 설명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노 관장은 편지 공개 이후 서울 서린동 SK빌딩의 아트센터 나비에는 출근하지 않고 있지만 30일 경기도 고양시의 백마부대에서 열린 병영독서카페 기증식에 참석하는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백마부대(9사단)는 노 전 대통령이 사단장으로 복무했던 곳이다.

최 회장이 이혼 문제를 소송이 아닌 개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히면서 편지 공개 이후 동요하던 SK그룹 임직원들도 점차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나돌던 이야기가 정리돼 홀가분한 측면도 있다"며 "지난해 10월 최고경영자 세미나를 통해 수립한 새해 경영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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