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는 지난해부터 출시한 신차들에서 검증된 '디자인 기아'의 가치를 전부 불어 넣은 차다. 여기에 독일 폭스바겐의 파사트를 벤치마킹 했다는 소문이 더해져 K5에 대한 반응은 벌써부터 폭발적이다. 지난 4월 초 시작한 사전 예약 대수가 이달 말로 2만 대를 돌파했다. 기아차로서는 근래 10년 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랜저라는 강자를 꺾은 K7에 이어 K5가 'K시리즈'의 성공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어떤 요소가 K5의 대박을 예고하고 있는지 속속들이 해부해 본다. ◇운전자의 의도를 읽는 핸들링=기아차는 지난 25일 강원도 양양 일대에서 K5 언론 시승회를 열었다. 시승차량은 사전 예약 대수의 7%를 차지한 직분사 GDI를 탑재한 2.4 모델. 캠리 2.5 모델과의 비교 시승에 이어 솔비치~통일동산을 왕복 주행했다. 엔진이 같아서 인지 주행 성능은 쏘나타 2.4와 비슷하다. 제원상 201마력, 25.5kg.m의 성능을 낸다. 중형 세단 치고 토크가 높아 치고 나가는 힘이 좋다. 가속 페달을 세게 밟지 않아도 운전 내내 힘이 남아도는 것 같았다. 사운드 튜닝을 해서 엔진음도 경쾌한 편이지만 RPM이 높아지면 소음에 가까운 소리가 나는 점이 아쉽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예리한 핸들링이다. 핸들링이 젊은 차를 만드는 브랜드로 방향을 설정한 기아차는 K7에 이어 K5에도 탄력적인 핸들링 성능을 부여했다. 핸들링은 캠리와 비교 시승을 진행한 슬라럼 코스에서 돋보였다. 운전자의 의도를 벗어나지 않는 정확한 핸들링이 일품이었다. 더욱이 과격한 커브를 틀어도 자세가 심하게 흐트러지지 않았다. 반면 캠리는 핸들링이 무난했고 K5 보다 흔들림이 있는 편이었다. 여기서 기아차의 차세대 차체제어장치(VDC)인 VSM의 기능이 돋보였다. 이는 차량 스스로 미끄럼을 감지해 바퀴 브레이크 압력과 엔진 출력을 제어하는 VDC, 바퀴 잠김을 방지해 주행 방향을 제어하는 브레이크 잠김 방지 장치 ABS, 언덕길 출발시 차량이 뒤로 밀리는 것을 방지하는 경사로 밀림 방지 HAC 기능을 동시에 포괄적으로 수행한다. 승차감은 하체가 딱딱한 K7을 떠올리면 부드러워졌지만 쏘나타와는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디자인의 카리스마=디자인은 절제돼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 아래 인테이크 그릴을 두고 '과하다'는 평이 나오지만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여기에 블랙베젤을 적용한 HDI 헤드램프와 스마트 코너링 램프는 야간 주행시 매력 포인트로 작용할 것 같다. 옆 모습은 최근 경향을 반영하듯 스포티한 쿠페형이며 벨트라인과 측면 윈도우의 경사각을 높여 역동성을 더했다. LED 타입의 리어콤비램프, 타원형의 노출형 트윈머플러, LED 보조 제동등, 투톤 리어범퍼 등으로 뒤태를 고급스럽게 완성시키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실내 디자인은 독특하다. 운전석 도어에서 계기판과 센터페시아까지 이어지는 라인이 운전자 쪽으로 9.8도 가량 틀어져 있다. 운전자에게 안락함과 편리함을 선사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상대적으로 조수석 탑승자는 고립된 느낌이 들 수도 있을 듯하다. 착시현상일까. 조수석이 좁게 느껴진다. 시트 포지션이 상당히 낮아 독일차를 벤치마킹한 것을 대번에 알 수 있다. 차체의 전고는 쏘나타 보다 낮은데도 헤드룸이 더 넉넉하다. 코너에서 자세를 잡아주도록 디자인된 시트 등받이 옆 부분이 올라와 있는 세미버킷 방식도 벤츠 차량 등에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세계 최초 편의사양=국산메이커는 신차를 낼 때마다 편의사양에 '최초'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듯 하다. K5에도 수많은 '최초'가 붙는다. 세계 최초로 중형 세단에 바이오케어 온열시트가 적용된 것을 비롯해 ▦온열 스티어링 휠, HID 헤드램프 & 스마트 코너링 램프, 핸들 정렬 알림 기능(국내 최초) ▦액티브 에코 시스템(승용 최초) ▦급제동 경보시스템, 크루즈 컨트롤, 앞좌석 통풍 시트(동급 최초) 등을 자랑한다. 특히 바이오케어 온열시트는 고분자 코팅 및 은성분이 함유된 원단을 적용, 원적외선이 방출돼 인체의 생체기능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