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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 앞. 개점 전부터 수십 명의 중국인이 문앞에 몰려들었다. 이날 에비뉴엘에서 목격한 고객의 십중팔구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이었다. 백화점 본점 상황도 마찬가지. 한 매장 직원은 "내국인들은 할인상품을 찾지만 유커들은 신상품에 지갑을 연다"며 "내점 유커의 70~80%가 상품을 구매했다"고 전했다. 백화점 본점 12층에 위치한 면세점 역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인기 화장품은 구매 개수를 제한할 만큼 상품들이 날개 돋친 듯이 팔렸다.
중국 국경절 연휴(10월1~7일)를 앞두고 메르스 사태로 급감했던 유커들이 대귀환을 시작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번 연휴에 방한하는 유커는 사상 최대인 21만명이다. 유통가는 물론 여행·숙박·의료·외식·카드 업계와 재계·지자체 등이 총출동해 '유커 특수 대작전'에 나섰다. 특히 유통업계가 주도하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도 10월1일 시작되며 중국 국경절 연휴와 겹치는 등 '외국인이 밀고 내국인이 끄는' 내수 회복을 위한 '쌍끌이 골든위크'의 막이 올랐다. 신세계 관계자는 "돌아온 유커들이 쇼핑·외식·숙박 등 다수 업종에서 소비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내국인의 경우 올 추석 상품권이 선물세트보다 더 팔린 점을 보면 상품권 소진이 소비회복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지난달 말 시작된 자동차·가전 등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를 필두로 10월 말까지 '코리아 그랜드세일' 등 대규모 행사까지 더해져 내수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가를 필두로 상하이·베이징·광저우 등에서 열린 한국관광행사 등 국가 차원의 노력이 더해지며 일본 등으로 향했던 중국인들이 빠르게 돌아오고 있다"며 "정부 주관 세일 행사 등에도 역대 최대 업체들이 참여해 소비진작의 계기를 만들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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