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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나홀로 수출 대박' K뷰티 비결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정책팀장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정책팀장


"중국 시장은 한국에 컬러 TV가 보급된 1980년대 같아요. 당시 화려한 색감에 푹 빠졌던 소비자가 늘며 화장품·의류 판매는 날개를 달았지요" 한 화장품 회사 임원의 말이다.

올 들어 5개월 연속 수출액이 줄고 감소 폭도 매달 커지고 있지만 화장품 등 뷰티 제품 수출(1·4분기)은 전년 동기 대비 갑절을 넘기고 있다. 뷰티 제품이 주목을 받자 비누·치약·의약품 등 생활용품 수출도 잇따라 늘고 있다.

경기 회복 지연으로 교역량 감소,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엔저 등 새로운 대한민국 수출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하는 전환기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조금이라도 미적거리면 '노화(老化)'가 일어나는 수출 시장에서 K뷰티의 성장은 최근 부진했던 국내 수출기업에 몇 가지 이정표를 제시한다는 생각이다.



K뷰티 성장의 가장 큰 원천을 꼽으라면 창조적 융합 아이디어가 통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상남자도 바른다는 BB크림. 원래 독일에서 피부 재생용으로 쓰이던 의료 연고를 우리 중소기업이 화장품으로 재창조해낸 것이다. BB가 지난 10년간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수출 대박 상품에 올라 지금은 화장품의 본고장 유럽 명품기업까지 '한국 베끼기'를 넘본다는 점은 우리 수출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피드도 강점이다. 한국에서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1~2주면 시제품이 나온다고 할 정도다. 이는 클러스터형 생산구조 덕분이다. 실제로 충북에서는 원료 공급, 가공, 화장품 제조, 용기 포장 기업까지 인근에 있어 사업화가 세계의 어느 기업보다 빠르다. 최근에는 창조경제혁신센터까지 출범해 순발력과 창의성은 배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제도적 환경을 십분 활용한 점도 성공 포인트다. '전지현 립스틱' '송혜교 크림' 등 제품 출시 초기 이미지를 한류와 연계한 마케팅 전략은 중국·동남아 시장 개척에 큰 역할을 했다. 정식 서명을 마친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도 마찬가지다. 넓어진 교역의 다리를 활용하기 위한 기업들의 재빠른 움직임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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