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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4월 28일] '아라카르트' 도입 신중해야
입력2008-04-27 17:58:01
수정
2008.04.27 17:58:01
[기자의 눈/4월 28일] '아라카르트' 도입 신중해야
뉴미디어부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범위 확대보다 '아라카르트(A la carte)' 도입이 PP에는 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지난 24일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사장단 워크숍 토론회장. PP 관계자들은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아라카르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아라카르트란 메뉴에서 고른다는 의미의 프랑스어. 시청자가 자신이 원하는 채널만을 선택해 방송을 볼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우리나라에서는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에서 기본 패키지 채널에 추가로 시청자들이 채널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부분 실시되고 있다.
문제는 아라카르트 도입이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는 점이다. 겉보기에는 아라카르트만큼 시청자를 위한 제도가 없다. 케이블과 IPTV 등에서 쓸데없는 채널을 빼고 내가 원하는 채널만 돈을 내고 보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시청료도 몇 개 채널만 선택하면 그만큼 낮출 수 있다. 사업 초기 채널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IPTV 사업자들도 아라카르트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아라카르트가 가져올 파장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아라카르트가 전면 실시되면 KBSㆍMBCㆍSBS와 이들의 자회사, 온미디어와 CJ미디어 등 유력 PP를 제외한 나머지 채널은 시청자들에게서 철저히 외면 받을 것이다. 이 경우 공익을 추구하거나 다양한 성격의 PP들이 문을 닫게 돼 방송의 다양성은 무너지게 된다. 시청료도 마찬가지다. 규모의 경제라는 게 있다. 시청자들이 채널 몇 개만을 선택해 보면 그만큼 채널공급 단가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패키지로 수십 개의 채널을 선택하는 것이 비용 대비 효과가 더 높을 수 있다.
우리나라 유료방송 시장의 가입자당 매출액(ARPU)은 미국ㆍ일본 등에 비해 형편없이 낮다. 이런 상황에서 아라카르트 도입은 ARPU를 더 낮추는 등 유료방송 시장질서를 왜곡할 수 있다. 아라카르트 도입의 경우 부분실시 방안을 포함해 조심스럽게 검토돼야 한다. 그것이 유료방송 시장을 정상화하고 진정한 시청자 복지를 위한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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