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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전기료 인상이 능사인가


찜통더위와 전력대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국민들 앞에 정부여당은 전력요금 개편안을 내밀었다. 연료비 연동제와 가정용 누진단계 축소를 골자로 한 방안이다. 그러나 누진단계를 축소하더라도 연료비 연동제를 실시하게 되면 전기요금이 인상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물론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값싼 전기료 때문에 전기를 펑펑 쓴다는 지적도 있지만 가정용 전기사용량만 따지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주지하다시피 한국 경제는 제조업 중심의 수출 주도 경제체제로 전기료 인상은 기업의 대외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이 된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60%에 가까운 경제현실에서 제품의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전기료 인상은 신중해야 한다.

또 전기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전기료 인상은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업을 비롯한 전산업에서 원가상승을 유발하고 교통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의 압박요인으로 작용해 전반적인 물가상승을 일으키게 된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경제와 서민생활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기료 인상이 민감한 사회적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이유다.

전기료가 너무 싸기 때문에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다시 검토해봐야 한다. 현재 보면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 한전의 6개 발전자회사를 통해 전체 필요 전력의 90% 정도가 생산ㆍ거래ㆍ공급되고 있고 민간발전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다. 공기업인 한전 자회사들과 민간발전사는 전기를 손해보고 팔지 않는다. 매년 순이익이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에 이른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과거 한전이 생산과 공급을 전담하던 체제에서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따라 이같이 복잡한 체제로 개편됐다. 전기요금에서 충당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통해 이런 체제를 뒷받침해주고 있는데도 운영과정에서 돈이 줄줄이 세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력요금 개편안을 꺼내기 전에 전력산업 체계에 비효율성과 낭비적 요소는 없는지 먼저 점검해봐야 한다. 또 국가전력수급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 비상용 발전기를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평소에는 전기가 남아도는데도 여름과 겨울 불과 며칠간 피크시에 전력대란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각 기업과 공공기관에 2,680만㎾(상용 470만, 비상용 2,218만)의 자가발전설비가 있기 때문에 그 10분의1만 활용해도 전력난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현재는 강제절전으로 조업단축의 손실을 입은 기업 등에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보조비를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 대신에 자가발전으로 전력생산을 늘리도록 설비보완과 연료비를 지원해주면 조업중단도 방지하고 전력난도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전력산업기금은 이런 용도로 사용해야 하는 게 아닌가. 무턱대고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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