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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ESS 사업서 에디슨 '진화론' 떠올리다

구자균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장


구자균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회장

시장 올 247억달러서 ’20년 2배 급성장

52MW 규모 상용화 반드시 성공시켜야

1880년대 에디슨과 테슬라가 벌인, 이른바 ‘전류 전쟁’이 테슬라가 주창한 ‘교류’의 승리로 막을 내린 후 지금까지 교류 송전이 세계 표준으로 굳어졌다. 하지만 100여 년 후 신재생에너지와 분산전원,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직류전원이 급증하면서 새삼 에디슨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에디슨은 이미 130년 전 “전력을 저장했다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느냐 없느냐는 지점에서 인류는 인간과 유인원으로 나뉜다”고 말한 바 있다. 일찌감치 전력산업의 진화(Evolution)가 ‘에너지의 저장’에 의해 이뤄질 것이라 예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력 분야에서 새로운 종(種)으로 진화하기 위한 노력이 세계 각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얼마 전 52MW 규모의 주파수조정용(FR) ESS 상용화에 돌입했다. ESS는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설비다. 전기 사용량이 낮을 때 전력을 저장했다가, 사용량이 최고조에 오르면 방전시켜 발전기 역할을 하는 ‘피크 쉐이빙(Peak Shaving)’ 기능을 한다. ESS를 전국적으로 구축하면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화력발전소 추가 건설을 줄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전력계통을 운용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을 필두로 한전은 2017년까지 6,250억 원을 투입해 500MW 규모로 ESS를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해외 대용량 주파수조정용 ESS 용량은 40MW 이하 수준으로, 이번 사업이 완료되면 한국은 세계 최대 주파수조정용 ESS 사이트를 보유하게 된다.



세계 각국이 이미 수년에 걸쳐 ESS 상용화에 열을 올려 왔음에도, 정작 스마트그리드 선도국가로 인정받은 한국의 상용화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사업으로 우리나라는 일거에 세계적 주목을 받게 됐다. 가까이 중국, 일본은 물론 북미, 유럽도 이번 사업을 보고 적잖이 당황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더불어 한전 및 관련 기업들이 상용화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실제 전력시장에서 ESS를 활용하는 경험과 실적을 쌓을 ‘주춧돌’을 마련한 것이다.

지난달 필자는 필리핀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 주관 아시아클린에너지포럼에 참석해 ‘스마트에너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당시 기존 전력망의 효율화와 더불어 클린 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ESS에 기반한 전력효율화 솔루션을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각국 에너지 분야 고위정책결정자, 투자자 등 전문가들이 한국의 스마트에너지 기술에 대해 질문했고, 특히 ESS의 기술 수준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무려 7,000만명이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인데 앞으로 15년 이내에 에너지 수요는 2배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에너지 인프라에만 4조 달러 이상 투입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을 넓혀 세계적으로 ESS 시장은 올해 247억 달러에서 2020년이면 414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파수조정용 ESS 사업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에디슨의 말처럼 ESS에 전력산업 패러다임 ‘진화’의 성패가 달렸다. 머지않은 훗날 이번 사업을 통해 가장 먼저 ‘진화’를 이룬 한국이 글로벌 ESS 시장을 석권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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