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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靜)-空` 작가 이목을전 개최

정사각형 작은 되박 여러곳에 흩어져 소복히 담겨있는 대추들이 서로 튕겨져 나올 듯하다. 이 대추들은 여름내내 햇빛을 잘 받았는지 토실토실하게 영글어 맛나 보인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나무도마에는 두마리의 도루묵이 얹혀있다. 생선은 막 잡아올린듯 싱싱해 보이고 바로 손맛이 뛰어난 아낙네의 요리로 밥상에 올려질 듯하다. 나무판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남녀 하얀 고무신은 잘 닦여진 모습이 주인의 깔끔함과 함께 오랜만에 나들이를 떠나는 설레임도 함께 느낀다. 서울 팔판동에 위치한 갤러리 도올 기획의 `이목을`전에서 느끼는 가을 풍경이다. 가을그림은 이밖에도 나무판을 캔버스 삼아 감이며 퉁퉁한 늙은 호박이며 사과 등과 같은 정물을 손으로 그 촉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정감 어리게 그려내고 있다. 작가 이목을은 오랫동안 대구에서 버스로 3시간이상 들어가는 한적한 농촌 한 귀퉁이에 작업실을 두고 있지만, 전시는 늘 서울에서 하는 국내서 흔치 않은 지역작가다. 그래서 작가에게 있어 작품의 소재란, 가을이면 지천으로 널린 감과 대추 그 안에서 멀리 하늘을 향해 꼿꼿이 서 있는 솟대를 벗삼아 살아가는 자연 그대로 작가자신의 일상생활인 것이다. 그의 필로그라피를 보면 해외전을 많이 가진 기록이 있다. 그만큼 해외에도 좋은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의 작업이 나이테가 드러내 보이는 오래된 우리 나무라든가, 우리 할머니들이 오랫동안 써왔던 반닫이 등의 앤틱가구에 세월을 느낄 수 있는 그림들이 여백과 함께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비울줄 아는 미덕`일 것이다. 작품에서도 역시 비워진 것과 채워진 것, 그리지 않는 것과 그리는 것과의 상호관계가 주된 관심사다. 작가는 그려진 사물보다는 `고요(靜)-空`이라는 주제로 그려지지 않은 여백에 더 많은 관념(觀念)을 담고자 한다. 이목을씨작품은 극사실주의 화폭의 이미지만큼 가격도 명쾌하다. 많은 콜렉터들이 작품의 매매를 화상과 조용히 하는 반면에 이작가는 작품 오픈과 함께 `이목을 명제 및 가격표`를 제시한다. 그 가격은 화랑에서 사든 지방의 작업실을 오든 가격은 에누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가격은 작품당 많게는 2,000만원(`고요- 사과`)에서 작게는 150만원(`고요-친구`)까지 다양하다. (02)739-1405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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