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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취업 열기, 꽃샘추위도 녹여, 李 행장 "학력보단 긍정적 사고가 중요"

우리은행 고졸 채용설명회 가보니…<br>"취지는 좋은데 계속될지…" 참석자들 '기대반 우려반'<br>우리은행 올 200명 채용 40명은 남자 행원 뽑기로

이순우(오른쪽) 우리은행장이 7일 서울 소공로 본점에서‘고졸 신입행원 채용설명회’에 참가한 학생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호재기자

"지금의 분위기가 일시적인 흐름으로 그치는 것은 아닌지. 취업 후 진학은 어떻게 되는지…."

7일 서울 회현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 4층. 전국의 95곳 특성화고 3학년 학생 400여명과 교사 100여명이 참석한 우리은행 고졸 채용 설명회의 열기는 꽃샘추위가 무색할 만큼 뜨거웠다. 선망의 대상인 은행에 취직할 수 있다는 기대와 설렘 못지않게 설명회장에는 '걱정'도 함께 묻어났다. 고졸 채용이 일시적인 흐름으로 그치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5명의 학생을 데리고 온 민칠기 일신여상 취업담당 교사는 "취업하는 게 특성화고 취지에 맞는 만큼 (고졸 채용 바람은) 아주 긍정적"이라면서도 "지속 여부가 솔직히 가장 걱정"이라고 말했다.

설명회는 학교별로 5명으로 국한시켜 각 학교는 선별해 학생을 데리고 왔다. 이 때문에 95개 특성화고 학생 모두 성적이 뛰어나 취업과 진학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교사들은 고졸 채용 바람이 지속되지 않으면 잘못된 선택을 지도했다는 자괴감에 빠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김성심 경기여상 교사는 "갈등하는 학생들에게 '선 취업ㆍ후 진학'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는데 그게 현실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교사 역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고졸 채용이 확대되면 학력 인플레이션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학생들은 특히 취업 후 진학과 더불어 정규직 전환 여부에 질문을 집중했다.

고원명 우리은행 인사부 차장은 "2년 근무 후 종합평가를 하는데 1년 단위로 이뤄진다"면서 "성실히 업무를 하면 정규직 전환은 물론 공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특히 "초기 연봉은 2,400만원 정도 되는데 정규직 전환 후 대졸 신입직원들이 쓴 비용 등을 감안할 때 더 높을 수도 있다"고 말하자 얼굴이 환해졌다.

7일 우리은행의 고졸 채용 설명회에 참가한 학생들의 표정에는 은행에 취직할 수 있다는 설레임이 가득했다. 이미정 안산디자인문화고 학생은 "생각지도 못했던 기회다. 회계∙워드∙컴퓨터 등의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앞으로 더 노력해 꼭 은행권 취업에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날 참석자들은 먼저 취업한 선배들이 취업 전략을 설명할 때는 숨소리도 줄인 채 집중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에 채용돼 서울스퀘어지점에서 근무하는 김지혜(19) 주임은 "무엇보다 당찬 포부를 가져야 한다"고 밝힌 뒤 '면접에서는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라' '금융 자격증을 취득해라'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라' 등을 조언했다.



설명회 자리에서는 학생들보다는 교사들이 더 꼼꼼히 메모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전용규 군산상고 교사는 "은행 창구의 텔러 업무는 학생들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취직을 위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다양한 것을 묻고 메모해뒀다"고 말했다. 전 교사는 이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라북도 군산에서 새벽 버스를 타고 학생 4명과 상경했는데 군산여상은 지난해 은행을 포함해 모든 금융권에 총 9명의 학생들을 취직시켰다고 귀띔했다.

은행권이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상반기에 채용설명을 하는 데 대해 학교도 반겼다. 좋은 학생들을 금융권에 더 많이 취직시킬 수 있기 때문.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특성화고의 교사는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보통 상반기 많이 취직을 한다"면서 "은행권이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상반기에 채용에 나선 것도 그런 분위기를 감지했기 때문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이런 분위기에 고무된 듯 특유의 웃음으로 "처음에는 고졸 행원을 다른 은행처럼 20~30명 뽑을까 생각했었는데 (지난해 뽑은) 고졸 행원들의 근무성적이 좋아 채용 규모를 대폭 늘렸다"고 소개했다.

실제 지난해 85명의 고졸 행원을 채용했던 우리은행은 올해 200명으로 채용 규모를 두 배 이상 확대했고 이 중 40명은 고졸 남자 행원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이 행장은 직접 학생들과의 상담하기도 했다. 이 행장은 "자격증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라며 "고객을 상대하는 은행원으로서 항상 밝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역시 좋은 고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도 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으로서는 처음으로 고졸 채용 설명회를 갖는 만큼 상당히 많은 신경을 썼다"면서 "예상보다 훨씬 호응이 좋아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설명회 열기가 뜨거워서인지 종합설명회와 함께 10개의 부스에서 진행된 상세 설명회는 오전9시에 시작됐지만 점심시간을 한참 넘어서야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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