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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서울포럼2015] "시스템생물학이 저성장 탈출 돌파구"

■ 세션3 강연자 조광현 KAIST 석좌교수

화이자·GSK 등 선진 제약사 아직 걸음마 단계

한국 'IT+바이오' 융합 땐 엄청난 시너지 효과


36세의 나이로 KAIST 교수직은 물론 테뉴어(정년보장)까지 취득한 파격의 주인공. 전기 및 전자공학으로 학사와 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공학통(通)이지만 이후에는 전혀 다른 길인 의과대학(서울대) 부교수로도 재직한 인물. 최근 3년 동안 네이처·사이언스 등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저널에 무려 34편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전 세계 유명 석학이 참여하는 '시스템생물학 백과사전' 프로젝트의 공동 편집위원장.

오는 27~2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서울포럼 2015' 세션3 바이오 부문에서 강연할 조광현 KAIST 석좌교수 이야기다. 조 교수는 포럼에 앞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바이오산업은 선진국 중심의 다국적 제약업체가 장악하고 있지만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이 융합한 '시스템생물학'이 발전하며 '판'이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시스템생물학이 급부상해 정통 의학으로는 보지 못했던 생체 현상들을 파악할 수 있게 됐고 이에 따른 신약 개발 등 경제적 기회가 샘솟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행히 선진 제약업체들도 아직 시스템생물학 분야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며 "우리의 우수한 IT와 BT가 융합하면 엄청난 시너지를 내며 전 세계 바이오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중국 제조업의 추격과 포화상태로 치닫는 스마트폰 시장 등으로 우리 경제의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가운데 시스템생물학이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조 교수는 "현재 바이오 업계 후진국이 신약을 개발하려면 평균 15년 이상의 기간과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야 하며 이마저도 90% 이상이 실패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막대한 자본력과 앞선 기술을 가진 선진 다국적 제약업체가 산업을 장악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는 "시스템생물학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스템생물학이란 IT를 활용해 개개의 세포 등이 전체 인체 시스템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연구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연구 결과를 수학모델로 만들어 데이터베이스한다.



예를 들면 현재 우리 의학은 자동차의 엔진·핸들 등 개개(세포 등)의 모양과 특성에 대해서는 파악하고 있지만 전체 시스템 아래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인체 시스템하에서 세포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IT를 접목해 길이 열렸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수십만번의 무작위 실험을 통해 운이 좋아야 개발할 수 있었던 신약을 이제는 선별적 실험을 통해 비교적 이른 시간 안에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세계적 제약업체들의 움직임은 어떨까. 조 교수는 다행히도 모두가 비슷한 출발선상에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시스템생물학은 주목을 받은 지 10여년 밖에 되지 않았다. 화이자·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유수 제약업체들이 시스템생물학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이제 시작한 단계"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IT와 인재에다 상당 수준으로 올라온 BT 기술을 접목하면 엄청난 시너지를 낼 것이다. 우리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기초과학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우리는 이런 다른 분야 간 융합 산업에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시스템생물학이 발전한다면 저성장에 허덕이는 우리 경제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저임금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는 중국에 가로막혔고 스마트폰도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지식기반 산업구조로 발전해야 하며 시스템생물학이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전기·전자공학으로 박사학위까지 받고서도 바이오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된 특이한 이력에 대한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복잡한 기계의 원리를 분석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기계가 움직이도록 하는 전기·전자공학을 연구하다 문득 '우리 몸도 일종의 시스템인데 왜 이를 시스템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제어하는 연구는 없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했다"고 전했다. 그는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없었던 지난 1999년부터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시작했다. 15년 넘게 관련 연구를 하다 보니 우리가 충분히 앞설 수 있는 분야라는 확신이 든다. IT와 의학의 결합을 낯설게 생각하지 말고 틀을 깨는 사고로 의료 혁명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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