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수순의 묘 제4보(33~46) 노승일ㆍ바둑평론가 흑33부터 다시 본다. 유창혁이 과감하게 33으로 몰아 버린 것은 그나름의 깊은 수읽기를 하고 난 용단이었다. 흑33으로 두자면 백이 즉시 36의 자리에 끊어오는 수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그곳에서 큰 패가 나는 경우에 만패불청을 할 각오가 서있어야 하는 것이다. 유창혁은 백에게 결정적인 팻감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그가 상정한 진행은 참고도1의 백1 이하 12(4는 2의 왼쪽 이음)였다. 백3이라는 팻감을 외면하고 4로 꽉 잇는다는 것이 포인트. 귀의 수상전은 흑승이다. 그런데 그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백이 참고도1의 백1을 두어놓지 않고 그냥 실전보의 백34로 먼저 모는 '수순의 묘'를 놓친 것이었다. 큰 패를 걸어놓지 않고 그냥 몰면 흑35의 응수는 절대수가 되는 것이다. 이곳을 굴복시켜 놓고 비로소 장쉬는 문제의 자리 36에 끊었다. 백38이라는 팻감을 외면할 수는 없으므로 결국 흑41의 뼈저린 후퇴가 필연이 되고 말았다. 이 후퇴는 원래 유창혁의 수읽기 속에는 없었던 최악의 수순이었다. 사이버오로 해설실의 강훈9단은 끌끌 혀를 차며 말했다. "유창혁이 보기 좋게 한 방 먹었습니다." 백42로는 참고도2의 백1로 두고 흑2면 백3으로 요충을 점령해도 백이 유망한 바둑이다. 그러나 장쉬는 백46으로 움직이는 강경책을 들고 나왔다.(40…37의 왼쪽) 입력시간 : 2007/04/1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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