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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ㆍ러 테러반대, 美영향력 확대엔 경계

왕년의 '주적(主敵)' 미국이 테러에 대한 응징으로 밀어붙이려는 21세기 첫 전쟁을 중국과 러시아는 어떤 속내로 보고 있을까.테러 발발 당시부터 최근까지 양국은 미국에 대해 전례없는 지지를 표명해왔다. 베이징과 모스크바 주재 미 대사관앞에는 피해자 애도 인파가 쇄도했고 헌혈 희망자들의 모습은 이들 국가사이 유대를 상징하는 듯 했다. 그러나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 행동이 임박해지면서 이들 국가의 태도는 바뀌고 있다. 국제 정치 전문가 대부분은 이에 대해 미국의 군사 움직임을 지켜보는 중ㆍ러 양국의 시각이 영국 등 미국의 전통 우방과의 그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중국 무엇보다 미국이 아프간 텔레반 정권을 붕괴시키고 친미정권을 수립할 경우 자신의 뒷마당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확대된다는 점에 내심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중국의 장쩌민 국가주석이 18일 서방 정상들과의 전화에서 사건 전개에 극히 미온적 태도로 돌변한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 중국이 중앙아시아 이슬람 세력과 비공식적 유대관계를 확대하고 있는 점도 드러내기 힘든 중국의 고민이다. 중국이 이번 사태를 자신들의 문제와 연계, 정치적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19일 중국은 주방자오(朱邦浩) 외교부 수석대변인이 "미국은 테러리스트와 분리주의자에게 이중 잣대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 최근 사태를 타이완ㆍ티벳 문제와 연결, 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러시아 걸프전을 비난했던 러시아가 미국을 지지해온 이유는 우선 국제사회에서 비난받고 있는 체첸 문제와 관련이 있다. 즉 미국의 반테러 동맹에 참여, 체첸과의 전쟁을 그들 테러에 대한 응전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려는 계산이 숨었을 거란 분석이다. 그리고 러시아 영향권 아래 중앙아시아와 자국내 이슬람 소수 인종사이에 과격 이슬람 원리주의가 전파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는 시각이 있다. 이 같은 상황속 19일 아나톨리 크바쉬닌 러시아 합창의장은 미 군사작전에는 협조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테러에 반대하면서도 중앙아시아가 미국의 아프간 공격의 전초기지로 사용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모스크바=김대환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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