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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앤조이] 니콘 사용기

"렌즈 성능·색감 매력적"


[리빙앤조이] 니콘 사용기 "렌즈 성능·색감 매력적" ‘남자는 니콘, 여자는 캐논.’ 35㎜ SLR(Single Lens Reflex:일안반사식 카메라)을 처음 잡던 시절에 귀동냥을 통해 듣던 말이다. 필름을 일일이 감아가며 사진 한 장 한 장에 온 신경을 쏟던 그 때, 이 말은 마치 성서의 한 구절 같았다. 남성 사진가들이 많던 당시, 아마추어건 프로건 35㎜ SLR은 니콘으로 통하던 때다. 특히 ‘니콘’이란 두 글자가 주는 그 강인함이란. 물론 양성평등이 보편화된 지금, DSLR이 대세인 요즘 이 말은 아무 의미가 없다. 하지만 아날로그적 감성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이들에게 이 말은 여전히 버릴 수 없는 신념이다. 니콘 브랜드의 마니아라면 영원히 변치 않길 바라는 굳은 바람이다. 분명한 것은 필름카메라(필카) 시장에서는 니콘의 장악력이 확고했다는 점이다. 한국전쟁당시 종군 기자들의 목과 손에 걸려있던 카메라에도 대부분 ‘Nikon’이란 영문이 새겨져 있었다. 특히 MF(Manual Focus)렌즈가 강점인 니콘은 사진 초심자들 또한 반드시 처음 만나게 되는 브랜드였다. 개인적 편차가 있지만, 니콘 렌즈가 주는 높은 선예도나 특유의 색감은 니콘 필름카메라 마니아층을 두텁게 만들었다. 하지만 니콘의 ‘전설’은 DSLR(Digital Single Lens Reflex)로 넘어오면서 흔들렸다. 한 치 앞을 먼저 내다본 캐논의 기술력은 AF(Auto Focus)의 우수성에서 니콘을 흔들더니 결국 DSLR 플래그쉽 모델에서 니콘의 아성을 위협했다. 캐논 1D를 시작으로 많은 니콘 마니아들이 캐논으로 몰려갔다. 캐논의 장점은 이밖에도 35mm필름과 같은 크기의 CMOS 사용, 좀 더 빠른 연사 속도, 넓은 화각으로 필카용 렌즈를 그대로 DSLR에도 사용가능 하다는 것 등이다. 2002년 필자가 호주에 있을 때 본 캐논 카메라 지면 광고는 니콘 마니아로선 충격이었다. 이 광고에는 흔히들 ‘대포’라고 부르는 400mm이상의 장초점 렌즈를 가지고 스포츠현장을 지키는 스포츠 사진기자들의 한 그룹이 있었다. 그 아래 짧은 카피를 ‘하얀 렌즈는 캐논을 의미한다(White lens means Canon)’로 적었다. 사진 속엔 80% 이상의 사진기자들이 하얀색 카메라 렌즈를 지니고 있다. 프로페셔널 스포츠 사진가 직업군에서 캐논이 대세라는 짧고도 강렬한 명제였다. MF에서 AF로 변화되면서 순간의 기록을 강조하는 스포츠 사진기자들의 손에 어떤 카메라가 들려있느냐에 따라 아마추어의 인식도 변한다. 이 광고가 일반 사진가에게 주는 의미가 컸음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필자가 요즘 DSLR이 어떻게 팔리는 지 CJ홈쇼핑에서 물어봤더니 캐논과 니콘의 비율이 6대4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요즘 들리는 이야기로는 니콘이 보급형 DSLR 시장에서 새로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한다. 언젠가부터 플래그쉽 ‘왕좌’는 캐논에 내줬지만 보급형 DSLR 시장에서는 점점 그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신문사에서 사진기자로 일할 때는 캐논을 썼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 니콘 브랜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필자로서는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그러나 사진 장비는 그저 도구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 불변의 법칙이다. 니콘이냐 캐논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 시간에 무엇을 담아내고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처음 ‘기록’의 의미와 ‘성찰’의 순간을 가르쳐준 사진기 브랜드이기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왔던 니콘이 필름카메라 시절 지녔던 명성을 다시 회복하는 순간이 오길 기다려 본다. /강성곤 입력시간 : 2007/01/3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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